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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씨잼 (C Jamm)

Melo2013.10.24 22:42추천수 15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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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light] 씨잼(C Jamm)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에서 아마추어 MC가 급격하게 주목받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별한 점이 있지 않은 이상 아마추어 MC의 결과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적은 편이며, 그런 한계를 뚫어내려면 실력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갖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언제나 이런 상황에서도 가장 좋은 돌파구는 역시 뭐니뭐니해도 '실력'이다. 최근 들어서 뛰어난 실력과 캐릭터에 많은 기성 아티스트들의 극찬을 곁들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개성있는 MC, 씨잼을 만나고 왔다.

* 본 인터뷰는 섹시 스트릿($exy $treet)의 멤버인 키보(Keebo) 님과 엄코PD 님이 자리에 동석하였음을 사전에 공지합니다.


LE: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회원 분들에게 인사, 그리고 씨잼 님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자기소개 부탁 드릴게요.

C: 힙합엘이 회원 분들 안녕하세요. 저는 인터넷 시작 페이지가 힙합엘이에요. 매일 들어가서 돌아다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이트에 제 인터뷰가 올라간다는 게 신기하고, 저를 반가워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인천에서 섹시 스트릿이라는 크루로 활동하고 있는 섹시 스트릿의 리더, 씨잼이고요. 제주도 출신이에요. 그리고 작년 11월 16일에 [What The Nice]라는 첫 믹스테입을 발표했고요. 그 이후에 저희 크루의 컴필레이션 믹스테입인 [We Yello]를 발표했고요. 그리고 코드 쿤스트(Code Kunst)의 [Hear Things]라는 앨범에 “1-2”라는 트랙에 참여했고요. 그리고 제가 피처링한 곡도 몇 개 나올 거예요. 그런 와중에 있는 사람이에요.





LE: 최근에 새 싱글 “A-Yo”라는 발표하셨어요. 공식적인 첫 데뷔 싱글이니 소개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A-Yo”는 일단 작업하게 된 게 되게 재미있는데, 제가 믹스테입을 준비하고 있을 때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New Slaves”의 영상을 보고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들떠 있는 상태였어요. 근데 그날 밤에 저희 크루의 비와이(BeWhy)가 비트를 찍어서 보내줬었는데, 원래는 그 친구가 그 비트를 쓸 거였어요. 근데 그걸 제가 받자마자 벌스를 그냥 써버려서 이거 내가 쓴다고 하고 바로 작업이 된 곡이에요. 그리고 원래 이 곡 말고 다른 곡을 데뷔 싱글로 내려고 했거든요. 근데 이 곡이 생각보다 느낌이 있고, “A-Yo”라는 제목도 되게 본격적이라서 이걸로 가게 됐어요. 지금 저의 생각을 담은 곡이에요. ‘내가 짱이 될 거다. 이 사람들아.’라고 얘기하는 그런 곡이죠.





LE: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볼게요.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하도록 할 텐데, 우선 이름을 씨잼이라고 짓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어렸을 때 가사를 쓰고 그랬을 때, 어떤 제 친구가 전자사전을 새로 샀었어요. 전 그때 전자사전을 처음 만져보는 거라서 되게 재미있어서 그 친구가 사용하지 않을 때 항상 제가 가지고 놀았거든요. 그러다 언제는 가사를 쓰다가 잠이 들었는데, 제가 손으로 어쩌다 전자사전을 눌렀는데, C.J까지 눌렀던 걸로 기억해요. 근데 거기에 ‘C-Jam’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그게 미국에서 코카인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슬랭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가 제가 랩네임을 생각하고 있던 때였는데, 뭔가 그 단어에 꽂혔어요. 근데 또 그냥 고유명사 그대로 쓰긴 또 싫어서 m을 하나 더 붙여서 이름을 만들었어요.





LE: 그럼 그 이름을 짓게 된 시기가 몇 살이었던 건가요?

그때가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LE: 근데 코카인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를… (웃음) 약간 어감이 좋아서 정하신 것 같기도 해요.

네. 그렇죠.





LE: 처음에는 어떤 계기로 힙합 음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갈 때, 그때 흔히 말하는 자의식 과잉이란 게 오잖아요. 양아치스럽고 싶고… 중학교 3학년이 되니까 괜히 ‘이제 난 중학교 3학년이니까 남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면서 남자의 음악인 힙합을 듣겠다고 하고 용돈으로 힙합 앨범을 샀어요. 그때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의 “8:45 Heaven”이 들어있는 [Sky Is The Limit]를 샀는데, 그다음에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앨범을 사고 거기서 되게 많이 충격을 받았어요. 작사에 자기 이름이 나와 있는 것에 되게 놀랐어요. ‘자기가 가사를 다 쓰는구나. 자기 얘기를 하는구나.’라고 느끼면서 그때부터 저한테 힙합이 되게 신기하게 다가왔어요. 그래서 저는 거의 힙합을 듣기 시작한 순간부터 가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게 힙합 음악을 듣게 된 계기고, 그때 마침 신기하게도 3학년 올라가서 만난 친구들이 다 힙합을 듣고 있었어요. 당시에 나왔던 “Die Legend”에 참여했던 도끼(Dok2)같은 랩퍼도 오히려 친구들이 알려주고 그랬어요. 근데 그 친구들은 그냥 열심히 살고 있고, 저는 갑자기 이렇게 랩을 하고 있는데 신기하죠.





LE: 그럼 학창시절을 제주도에서 보내신 건가요?

태어나기는 인천에서 태어났는데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시기에 제주도로 가서 16살까지 있다가 고등학교 때 인천으로 왔어요.





LE: 씨잼 님이 가장 열렬하게 힙합엘이 샤웃아웃을 해주시는 아티스트 분이라서 외국힙합을 더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지만 시작은 한국힙합이었던 거네요?

네. 그렇죠.





LE: 2009년에 홀로 크루를 만들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목표나 지향점, 원하는 바가 있어서 크루를 만들었던 건가요?

제가 되게 충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가사도 되게 충동적으로 많이 쓰거든요. 제가 그때 혼자 인천에 왔는데, 인천에는 힙합을 듣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솔직한 말로 제가 좋아하지도 않는 배치기 같은 분들 노래가 버스에 탄 다른 사람 MP3에서 나와도 자다 깰 정도로 주변에 힙합을 듣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리고는 어떻게든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전에 제 스스로 만든 크루를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외국 여배우 중에 제일 좋아하는 여배우가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인데요. 스칼렛 요한슨하면 떠오르는 게 가슴하고 입술이었어요. 그런 걸 마인드맵으로 그리면 겹치는 부분이 ‘섹시’라는 부분이라서 ‘섹시’를 일단 썼어요. 그러고 나서 뒤에 무슨 단어를 넣어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스트릿’이라는 말을 붙였는데, 그것도 어감이 괜찮아서 섹시 스트릿으로 하게 됐어요. 그러고 언제 학교에서 가사를 쓰고 있는데, 그때 저희가 수준별 교환수업을 했거든요. 교환수업을 하러 온 어떤 친구가 자기네 반에도 힙합을 하고 싶어하는, 가사를 쓰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다고 해서 그 친구한테 찾아갔어요. 이병윤이라는 학생한테 제가 찾아가서… (전원 웃음) ‘너 비트박스 할 수 있어? 한번 해봐.’라고 하고 랩도 바로 들어봤었죠. 그런 다음에 ‘너 우리 크루 들어올래?’라고 제안을 했는데, ‘너희 크루에 누구 있어?’라고 물어보길래 ‘나.’라고 했죠. (전원 웃음) ‘너 랩네임 뭘로 할래?’라고 물어보니까 ‘나는 비와이야.’라고 하고, 그렇게 해서 비와이가 크루에 합류하게 됐죠. 2학년 때는 LB(Lazy bones)라는 친구가 저희랑 같은 학교라서 만나게 됐고, 제이조(J-Zo)는 저랑 같은 체대입시학원에 다니다가 만나게 됐어요. 그 친구는 그냥 야외운동을 나갔는데, “길을 막지마”를 흥얼대는 걸 듣고 제가 듣기 좋아서 ‘너 힙합 할 마음 없냐?’라고 하면서 같이 하게 됐죠. 키보 형은 제가 크루를 플레이어들로만 구성하지 않고 호미들도 이래저래 구했거든요. LB가 데려온 크루 친구 중에 작곡을 전공하는 친구가 있었는데요. 그 친구가 새로 만든 곡으로 학원에서 공연을 하는데, 그 친구가 만든 곡이 마침 힙합 느낌이 나는 곡이어서 비와이를 학원에 다니는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크루 친구라고 학원에 데리고 가서 얘가 여기다 랩 할거라고 해서 그 곡에 랩파트를 비와이가 하게 되고 공연에도 서게 되었거든요. 근데 그 곡의 보컬이 키보 형이었어요. 그래서 만나서 같이 (크루를) 하게 됐죠. 그때 키보 형은 뭔가 확실히 하고 싶어서 확답을 안 내렸었어요. 간을 보고 있었는데, 저를 보고 바로 마음을 굳혔다는 그런 일화가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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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bo(이하 ‘K’): 제가 학원에 있으면 비와이가 가끔 놀러 왔어요. 모의고사 날만 학교가 일찍 끝나니까 그때 막 놀러 왔는데, 자기 크루 리더가 있다고 해서 씨잼을 데리고 왔는데, 프리스타일을 엄청 잘한다고 했거든요. 들려달라고 했더니 바로 하더라고요. 근데 그때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아직도 씨잼이 뭘 내놓더라도 그때의 충격을 이기지 못해요. 그때는 이런 모습도 아니었거든요. 안경 쓰고, 머리도 진짜 짧고, 완전 고등학생이 나이키 프로핏 입고… 땀복 있잖아요, 땀복. 교복 바지 이만큼 내려 입고 와서 바로 랩을 하는데 되게 느낌이 있어서 바로 크루를 한다고 했죠.





LE: 그래서 지금 멤버가 씨잼, 키보, 비와이, 제이조, LB라는 분이 계시고…

네. 그리고 최근에 여기 엄코PD 님도… (전원 웃음) 영입됐어요. 동네도 같은 인천이거든요.





LE: 아까도 말씀해주셨듯이 씨잼 님이 제주도 출신이라 알고 있었는데, 제주도 출신은 아니신데, 나머지 멤버 분들은 인천 출신이신 건가요?

네. 그렇죠.

엄코PD(이하 ‘엄’): 저는 서울 출신…

저도 태어난 건 서울에서 태어났을 걸요? (전원 웃음) 아닌가? 기억이 안 난다.

K: 이 두 친구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저도 인천에서 태어나서 인천에서 자랐고, 나머지 친구들도 다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LE: 리듬파워 분들과 친분이 있으신 것 같던데, 인천으로 맺어진 인연인 건가요?

네. 그런 것도 있고 리듬파워 형들이 저랑 같은 학교에요. 인하부고 선배… 인하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선배님들이었는데… (전원 웃음) 언제는 저희 학교 축제를 하는데 리듬파워 형들이 공연하러 오신 거예요. 그때가 [리듬파워] EP가 나왔던 시절이었는데, 오셔서 공연하고 가시는데 제가 그때 저도 힙합을 하고 싶다면서 주차장 쪽에서 프리스타일을 했어요. 형들을 붙잡고… 그때 형들이 되게 충격을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불쑥 프리스타일을 하고, 그때 목 쪽에다가 보드마카로 비와이가 씨잼이라고 타투 같은 걸 해줬거든요. (웃음) 근데 그 이후로 2012년에 제 첫 믹스테입이 나올 때까지 저를 기억하고 계셨던 거예요. 제가 혹시 모르실까 봐 나중에 트위터로 멘션을 보냈는데, 기억하시더라고요. 또, 그 이후에 만나고 하면서 점점 돈독해졌어요.





LE: 사실 한국에서 지역 레프리젠트를 하는 랩퍼나 지역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인천 같은 경우에는 리듬파워 분들이나 라임어택(Rhyme-A-)같은 분이 있는데, 그런 분들을 보면 리스펙이라든가, 왠지 모를 동질감 같은 것이 들 것 같아요.

맞아요. 근데 저는 솔직히 말하면 브랜드화하고 싶은 마음? 저한테는 그랬어요.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에 엄청난 애정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제가 사는 곳과 힙합이란 음악이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근데 사실 제가 더 대표하고 싶은 곳은 제주도예요. 그래서 제주도 출신이라고 해요.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믿으시니까… (웃음) 설명하기가 복잡하니까요.





LE: 근데 앞에서 언급했던 분들은 인천을 레프리젠트하는 가사나 곡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섹시 스트릿 분들은 그런 분들보다 인천을 대표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 것 같은데요. 특별히 그렇게까지 크게 하고 싶지는 않으신 건가요?

저희가 딱히 꼭 그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은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저희끼리 그렇게 하자고 말한 적은 없어요. 그냥 은연중에 서로의 벌스들을 보면서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K: 저희는 가사에 인천이라고 조금씩 나오기는 해요. ‘I-Town’이라고 많이 하거든요. 근데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한 건 없는데, 아마 씨잼의 다음 믹스테입에서 그런 곡이 한 곡 정도는 있을 것 같아요.





LE: 저도 사실 나잇대가 여기 계신 세 분과 비슷한데, 저희 세대의 랩퍼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힙합플레이야(Hiphopplaya)의 자작녹음게시판 같은 곳에 녹음물을 많이 올렸잖아요. 인터넷으로 활동한 경우가 굉장히 많았었는데, 혹시 씨잼 님이나 섹시 스트릿 분들도 그런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없을 거예요. 아, LB 그 친구는 아마 몇 번 올렸던 적이 있는 것 같기는 해요. 그 친구는 되게 베일에 싸여 있어서 오래 봤는데도 저도 아직 확실히 어떤 친구인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근데 저는 장비 자체도 아예 없고 해서 활동을 하지는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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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사실 그런 활동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 섹시 스트릿이 부각이 많이 되었는데요. 인정받게 된 어떤 특별한 계기나 사건이 있었을 것 같아요. 전환점이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제가 첫 믹스테입이 나왔을 때 제가 리스펙하는 분들에게 멘션을 다 보냈었거든요. 거기서 들어주신 분들이 조금 기억을 하셨던 것 같고요. 그리고 굳이 프로, 아마추어를 구분 짓는 건 좀 그렇지만, 아마추어 MC들끼리 대관료를 n분의 1로 내고서 하는 공연이 있잖아요. 언제는 한번 게스트가 올티(Olltii)였어요. 근데 올티가 거기서 제 믹스테입 곡을 듣고 되게 좋아했었어요. 그래서 ADV에 가서 저에 관해 얘기를 했는데, JJK 형도 알고 계셨더라고요. 그렇게 처음으로 제가 알고 있는 랩퍼들에게 인정받게 된 거죠. 그러고 나서 ADV의 DJ 켄드릭스(DJ Kendrickx) 형이 주최하는 공연인 합캐스트(Hopcast)에 서고 하면서 조금씩 몇몇 분들이 알게 되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직 힙합을 듣는 팬분들 중에 저를 아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아티스트 분들이 조금 더 알고 계신 것 같아요.





LE: 사실 트위터를 보면서 기성 아티스트들이 신예 아티스트를 이렇게까지 극찬하는 건 사실 씨잼 님 말고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은 아티스트들이 샤웃아웃을 해주고, ‘이 친구 정말 잘한다.’라고 얘기해주는 케이스는 정말 보면서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가면 갈수록 더 인정을 받으시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기성 아티스트 분들 중에 몇몇 분들은 제가 되게 어렸을 때부터 저에게 영웅이었던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저를 동료로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렇게 샤웃아웃을 해주시니까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엄마에게도 막 자랑했거든요. XXL에 실렸던 ‘싸이 외에 알아야 할 15인의 한국 랩퍼’에 선정된 딥플로우(Deepflow)가 나를 이렇게 칭찬했다고 캡쳐해서 보여드렸어요.





LE: 좋아하시던가요?

네. 엄마는 되게 좋아하세요. 제가 힙합을 하겠다고 말씀드린 게 20살 때였거든요. 그래서 그때 약간 배신자 같은 간지가 형성되어서… (웃음) 그러다가 어느 정도 제가 간절히 하고 싶어하는 걸 엄마가 아셨고, 그래도 뭔가를 조금씩 조금씩 하니까 엄마도 되게 좋아하세요. 자랑스러워하시고요.





LE: 아까 n분의1로 공연비를 모아서 여는 아마추어 공연을 하셨다고 했는데, 사실 홍대 힙합 공연에서는 어느 정도 클래스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 아마추어 MC들끼리 모여서 하는 공연이 있고, 그런 공연인데 메인 게스트로 기성 아티스트 분을 섭외해서 하는 공연이 있고, 완전히 메인이 되는 공연이 있는데요. 비교적 메인이 되는 공연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나갔던 공연은 어떤 공연이었나요?

K: 그건 아마 DJ 켄드릭스가 주최했던 합캐스트일 거예요. 그리고 그 다음에 어글리 정션(Ugly Junction) Vol.23… 근데 합캐스트가 맞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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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때는 반응이 어땠나요? 그런 공연은 처음이어서 관객들이 잘 몰랐을 텐데…

이건 되게 저의 주관적인 생각인데, 다른 MC들이나 리스너들이 보는 느낌이 되게 듣보잡 보는 반응이었어요. ‘저 사람 뭐지? 저 사람들은 누구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니까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해야 하나요? 그냥 저의 자만심에서 비롯된 생각이긴 한데… (전원 웃음) 어쨌든 그런 이야기를 듣긴 들었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았을 거라고…





LE: 들어보니까 섹시 스트릿이 음악도 음악이지만, 무대에서 진짜 잘한다고 들었어요. 저는 사실 공연을 많이 안 가는 편이라서 섹시 스트릿 분들 무대를 영상으로밖에 못 보긴 했는데, 어쨌든 입소문으로 계속 들리는 얘기가 ‘섹시 스트릿이라는 크루는 공연을 정말 잘한다.’ 같은 얘기더라고요. 확실히 공연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뇌리에 꽉 박혔던 것 같아요.

저희가 공연을 하면 지금은 엄코 형이 오시면 엄코 형이 비디오를 찍어주시고, 그전에는 호미들 중에 몇 명이 와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줬었어요. 그래서 그걸 보고 저희도 고쳐야 할 점 같은 걸 찾으려고 해요. 모니터링을 하는 거죠. 근데 원래는 그런 의도가 아니라 무대에 있는 저희가 너무 신기해서 보던 건데… 지금 보면 계속 오그라든다든가, 하지 말아야겠다 싶은 게 되게 많은데, 다행히도 저희가 신나하는 모습을 많이들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는 더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 (전원 웃음) 문장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LE: 저희가 조금 애매하게 얘기해주셔도 후작업으로 정리를 해드리니까 편하게 얘기하시면 됩니다.

괄호하고 웃음 이런 거… (전원 웃음) 이건 전원 웃음.





LE: 진짜 많이 보신 티가 나네요. (웃음) 그럼 공연을 하실 때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는, 또는 잘하는 노하우라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싶은 게 있나요? 공연할 때의 방향, 지향점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건 저희끼리 얘기를 하지는 않았는데, 제 생각은 그냥 관객들이 100%로 놀려면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은 200%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목사님 중에 천관웅 목사님이라는 분이 계시는데요. 그분이 찬양을 되게 엄청 턴업(Turn-Up)하시거든요. (전원 웃음) 근데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이 100% 놀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200%를 놀아야 한다고요. 그 말을 좋게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어요.





LE: 섹시 스트릿이라는 크루 이름도 특이하지만, 처음 섹시 스트릿을 알았을 때 크루 단위로 움직이는 것도 신기하더라고요. 특별히 롤모델이 있어서 그렇게 움직이시는 건지, 뜻이 있어서인지 궁금해요.

롤모델이라고 하면 되게 많은데요. 일단은 딱히 전략이 있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일단은 그렇게 하는 게 재미있어요. 이제는 다른 멤버들이 단독으로 나가서 뛸 수 있는 작업물들이 나오면 그렇게도 할 생각이에요.





LE: 섹시 스트릿이라는 이름과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 앨범 명과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Yello’인데, 어떤 의미에서 외치는 건가요?

제가 고등학교 때 비와이랑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요. 거기서 ‘VD’라는 걸 되게 강조했어요. 책에 ‘VD=R’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게 ‘Vivid Dream = Realization’이라는 뜻이에요. 책이 되게 재미있어요.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일화도 나와요. 그분은 어떤 영화사에 가서 비어있는 사무실에 자기가 감독인 척하고 들어갔대요. 그러다가 거기서 영화를 만들게 된 거예요. 저도 꿈을 크게 꾸는 걸 즐기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스윙스(Swings)라는 랩퍼에게 되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 취소됐던 바스코(Vasco) 형의 ‘Molotov Cocktail’ 공연에서 처음 MC로서 만난 거라서 거기서 스윙스 형이 저를 보고 많이 좋아해 주셔서 작업을 같이 하는 VD를 생각했어요. 그중에서 하나는 제일 빡센 건데, 제 VD 중 하나가 한국에서 하는 힙합을 우리가 꼭 외국말로 하지 않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를 자기네 말로 번역해서 듣는 거예요. 그래서 글로벌적인 샤웃아웃이랄까요? 인종을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Yello’라는 단어를 외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전에 제가 혼자서 곡이나 카톡 프로필 같은 데다가 ‘Yello Weezy’라고 썼거든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저희가 서로 합의한 것 없이 같이…

K: 저희는 항상 ‘어떤 걸 하자’라고 하지 않고 누가 이걸 생각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그걸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운명? 그래서 저희는 ‘뇌의 공유’라는 말을 많이 해요. 씨잼이 어떤 말을 내뱉으면 진짜 그 당시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그랬어요. ‘Yello’라는 것도 저랑 씨잼이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비와이가 와서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도 항상 그걸 생각하고 있었다고요.





LE: 저는 개인적으로 ‘Yello’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게 좋다고 보는데요. 항상 저도 한국에서 힙합을 하는 사람들이 사실 ‘Nigga’라는 말을 쓸 수는 없잖아요. 흑인이 아니니까요. N-Word를 쓰면 욕을 먹는 것도 있고요. 그런데 그렇다고 한국에서 힙합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Yella’라는 말을 쓰면 어떨까 싶었거든요. 안 어울릴 수도 있긴 한데, 그게 더 맞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K: 그래서 안 그래도 씨잼도 당시에 그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자기도 힙합을 좋아하고 그런 흑인들이 하는 말을 하고 싶고, 탐이 났는데, 자기는 그런 걸 할 수 없으니까 대신할 표현을 찾고 만들고 싶어했어요. 그리고 마침 ‘Yello’라는 표현이 생각난 거죠. 물론, 다른 사람들이 그런 표현을 미리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저희는 저희가 제일 처음 썼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처음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LE: 이건 좀 다른 얘기이긴 한데, 식케이(Sik-K)라는 랩퍼 분이 계속 ‘YELOWS MOB’이라고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건 저희가 일으키고 싶은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펠링이 다르긴 하지만요. 만약에 식케이가 저희보다 더 커져서 식케이가 쓰는 표현이 더 유명해져도 딱히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근데 제가 더 커져야죠.

K: 맥락 자체는 저희와 거의 동일한 것 같아요.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 크게 신경은 안 써요.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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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사실 누가 하는 게 더 유명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같이 하면서 문화를 만든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다시 [We Yello] 믹스테입 얘기를 좀 더 해보면, 전체적으로 클랩 뮤직, 서던 사운드를 지향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요. 사실 요즘은 트랩 스타일이 더 유행이잖아요. 근데 믹스테입에서 보여주는 랩 플로우나 비트의 스타일이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려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는 의지 같은 게 보인다는 느낌도 들어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일단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는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은 거 같아요. 방금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전원 웃음) 일단 트렌드를 막 따라가지 않는 건 저희의 개인적인 욕심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부끄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말씀해주셔서 알았어요. 저는 트랩이라는 장르의 규정을 몰라요. 어떤 게 트랩인지… 제가 하는 것 중에서도 트랩이 있고 그런 줄 알았어요. 딱히 어떤 걸 하자고 하기보다는 막 나오는 거죠. 비와이가 비트 만드는 것 중에서 좋은 것에다가 하거든요. 비트가 되게 예전에 만들어진 것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딱히 저희는 트렌드를 따라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LE: 사실 그런 게 스타일적인 부분에서 보면, 서던 사운드나 클랩 뮤직이 2000년대 중후반에 유행했던 스타일이잖아요. 요즘 트렌드랑은 많이 안 맞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도 그런 스타일을 지향하시는 거 보면 그쪽 음악을 특별히 더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저는 딱히 어떤 게 트렌드인지까지는 잘 몰라요. 그래서 그냥 제가 좋은 걸 하죠.





LE: 사실 씨잼 님이 받는 평가에 비해 섹시 스트릿의 다른 멤버들은 그 정도의 좋은 평가를 못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요. 그런 부분에서는 한 크루의 수장으로서 나름의 책임감이나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일단 비와이는 전에 믹스테입이 한번 나왔었고요. LB는 얼마 전에 나왔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Bumping되지 않은 거 같아요. 저희가 더 개인적으로 뭔가를 보여드려야죠. 그리고 저의 책임감은 딱 하나에요. 저의 크루 리더로서의 책임감은 물론, '어떻게 하면 저희가 다 같이 잘 될까?'라는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자고 하기보다는 제가 더 보여줘서 다른 크루 멤버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레 느끼는 게 더 좋은 거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처음 힙합을 들을 때 아무도 저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다른 랩퍼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 제가 느낀 거 같아요. 그래서 제 책임감은 그냥 엄청 잘하는 거예요. 제가 엄청 잘해서 그들에게 보여줄 게 많이 있는 거죠. 그리고 전체적인 일들을 거의 키보 형이 다 해주시는데요.





LE: 어떤 일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냥 정치적인 것들? 저희가 장난으로 형이 정당이고, 저는 박근혜… (전원 웃음) 저는 그냥 나가서 랩하고 형은 뒤에서 뭔가를… 저는 그게 더 편한 거 같아요. 그리고 저보다 더 그런 것들을 많이 아시니까…





LE: 앞으로 섹시 스트릿이라는 크루가 어떤 정체성이나 방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저의 욕심은 그 전에 저의 멤버 하나하나가 자기만의 그라운드에서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것들이 모인 크루가 섹시 스트릿. 그냥 저희가 힙합 하는 사람들 중에서 제일 세졌으면 좋겠어요. (웃음)





LE: 음악적인 방향은 지금과 비슷한 색깔로 가는 것인가요?

아마 그럴 것 같아요. 지금 같은 스타일로 갈 건데 지금 같은 스타일을 제가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웃음)

K: 아무래도 멤버 각자도 다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 같이 했을 때는 지금과 같은 느낌이 많이 나올 것 같고, 각자 하는 건 각자의 느낌에 맞춰서 하게 될 것 같아요.





LE: 멤버 중에 비디오 쪽으로는 엄코 님을 영입하셨는데, 음악 관련해서는 특별히 더 영입할 생각이 없으신가요?

그럴 것 같아요. 저희가 인원수를 딱 잘라놓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봤을 때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같이 하는 게 안될 것 같고, 또 제가 딱히 찾아보지도 않고 늘릴 생각도 없을뿐더러… 부정적인 생각일 수도 있는데,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하시는 분들이나 저와 비슷한 분들이나 마음 맞을 일은 드물 것 같아요.





LE: 사실 크루라는 게 레이블이 아니다 보니까 친분 같은 것도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음악적인 부분만 보고 크루로 하기에는 인간적인 부분들이 많이 개입되기 때문에 선뜻 영입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섯 명이 뭉쳐있던 것도 있고, 한 사람이 새로 들어오면 빠르게 스며들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런 것 같아요. 엄코 형도 장난으로 괜히 들어왔다고 그러거든요. 같이 정신이 이상하게 오염되고 있다고… (웃음) 저희가 약간 저희만의 세계가 있거든요. 이상한 데서 웃고, 어떻게 보면 여자들이 안 좋아할 것 같은 그런 개그를 되게 재미있어해요. 더럽기도 하고, 어디가 포인트인지 모르겠지만, 저희한테는 재미있는 개그죠. 지금은 (엄코 형이) 저희보다 더 정신이 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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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섹시 스트릿 이야기를 길게 해봤는데, 씨잼 님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해요. 가사들을 자세히 보니까 ‘한국의 위지’라는 문구를 쓰고, 릴 웨인(Lil Wayne)이 롤모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많은 아티스트 중에서 릴 웨인이 가장 큰 롤모델이 된 이유가 있나요?

이걸 멋있게 말하고 싶은데… 저는 롤모델이 되게 많은데요, 한국에 있는 사람들로 하면 너무 가깝고, 미국은 더 크잖아요. 미국이 세계 힙합 시장을 거의 다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롤모델을 두 명 고르자면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릴 웨인인데요. 둘이 되게 스타일이 다른데, 조금 더 끌리는 게 릴 웨인이거든요. 입 모양? (손으로 < 표시를 하며) 부등호! (웃음) 제가 닮고 싶은 모습이 더 많아요. 이것도 제 느낌인데 칸예 웨스트가 하는 건 ‘More Than Music’, 음악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거 같아요. 릴 웨인은 그냥 ‘Music’. 이렇게 느껴지거든요. 많이 닮고 싶어요. 그래서 릴 웨인 같은 감성으로 한국어 랩을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똑같은 식으로 펀치라인을 구사하면 한국 사람 정서에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고 해서 저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그 사람이 시럽을 너무 많이 마시는 거 빼면 저는 다 존중해요.





LE: 릴 웨인의 작품이나 싱글 중에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나 앨범은 어떤 것인가요? 아니면 가장 처음 들었던 것도 좋고요.

처음 들었던 건 “A Milli”였어요. 방글라데시(Bangladesh)가 만든 비트 자체도 놀라웠고, 릴 웨인을 그때 처음 들었는데 미국 평론가나 그런 사람들이 ‘릴 웨인은 투팍(2Pac)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해서 되게 호기심이 많아졌어요. ‘어떻게 감히 투팍을 넘겠다고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계속 듣다 보니 저도 모르게 중독되어 가는데 키보 형이 릴 웨인을 완전히 칭송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때 저는 정말 릴 웨인만 들었거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딱히 없는 것 같고요. 제일 좋아하는 라인은 그게 있어요. ‘Life is a bitch, Death is a sister. Sleep is the cousin, what a fuckin’ family picture’. “6 Foot 7 Foot”에 있는 가사인데, 제가 오랫동안 철학적으로 생각했거든요. 삶이 Bitch인데 Death와의 사이가 가깝고 Sleep은 Cousin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욕만으로도 이런 표현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지금 다 풀어낼 수는 없지만, 이 Cousin을 건너서 Sister에게 가기 전까지, 이 가까운 둘의 관계 속에서 최대한 저를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릴 웨인을 보면 바보같이 스케이트 타고 바지 이만큼 내리고 하지만, 단 두 줄로 몇 시간 동안 저를 생각하게 한 그 힘이 세서 한층 더 존경하게 되었어요.





LE: 사실 최근 들어 릴 웨인이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걸 보면 어떤가요? 아쉬움이 남거나 그런 건 없나요?

물론 아쉬워요. 되게 아쉬운데 존중하고 믿고 있어요. 저는 그 사람과 크게 관련 있는 게 아니니까 제가 그 사람에게 영향을 받을 게 있으면 받고 본받는 거라서 딱히 바라는 건 없어요. 충분히 존경하기 때문에… 아, 좀 더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스케이트를 좀 더 빨리 잘 탔으면 좋겠어요. (전원 웃음) 그렇게 오래 못 타는 것도 힘든데.





LE: 죽는다는 기사가 떴을 때 좀 식겁하셨을 것 같아요.

그때 되게 깜짝 놀라면서도 그게 아닐 거라고 저도 모르게 생각했어요. ‘아닐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그렇게 믿으면 안 죽는 거다.’라고 생각했었죠. (웃음).





LE: 릴 웨인의 작업량은 공격적이고 많은 편인데, 그런 허슬하는 부분도 많이 본받고 싶나요?

네, 맞아요. 릴 웨인이 가사 안 쓰고 랩 하는 것도 신기해요. “Swagger Like Us” 녹음하는 걸 봤는데, 자기가 가이드 녹음을 하는 것 같은데 할 때마다 라인들이 계속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충격을 받았어요. ‘가사를 안 쓰고 작업을 하는구나… 와…’ 했죠. 그래서 저도 밖을 돌아다니면서 가사를 준비해서 바로 녹음한 게 있어요. 전 믹스테입 [What The Nice]에 있는 “Yellow Monster”라는 곡이었는데, 한 번 성공했는데 한국어로는 그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서 나중에 또 도전해보고 싶지만 당장은 못할 것 같아요.





LE: 롤모델이 많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아마 각각 부분적인 면모에서겠죠? 릴 웨인 외에도 닮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어떤 아티스트가 있나요?

칸예 웨스트는 ‘More Than Music’을 잘 보여주고 있고, 퍼포먼스 같은 것도 되게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릴 웨인은 일단 자기가 엄청 즐기면서 하는 스타일이라면 칸예 웨스트는 그걸 사람들한테 어떻게 예술적으로 표현할지를 고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아요. 요즘은 (릴 웨인보다) 더 영향을 받아요. 그래서 “A-Yo”를 싱글 발표 전에도 공연했는데, 훅에서 커버에 나와 있는 자세 그대로 가만히 서 있는 그런 퍼포먼스를 했거든요. 그것도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거였어요. 저는 가만히 서 있고 훅은 아주 간단하게 해서 저의 등장을 알리고 싶었어요. 한국 힙합에 이런 놈이 나온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그런 걸 했거든요. 칸예 웨스트의 영향을 받아서 한 것 같아요. 음악을 소리로만이 아니라 보이는 걸로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한국에서 아직까지 막 선보여지고 그러진 않아서 그런 걸 제가 누구보다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또 한 명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인데요. 신인 중에서 넘사벽 같은 존재잖아요. 저도 한국에서 그렇게 되고 싶어요. 그래서 항상 저는 외부에서 작업 제의가 들어오면 혼자 생각하기를, 예를 들어 프로듀서 앨범이라고 하면 ‘거기 피처링한 사람들 내가 다 이겨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랩퍼한테 피처링 제의가 들어오면 ‘이 사람을 내가 이겨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어느 때나 제일 잘하고 싶어요.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주니까요. 제가 잘했다고 생각해도 사람들도 다 그렇게 똑같이 생각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게 해요.





LE: 그러면 “베스킨라빈스”에서는 어떤가요?

(전원 웃음) 저는 일단 JJK 형을 되게 리스펙하거든요. 일단 스타일도 다르고… 딱히 규정짓기 어렵고, 저는 자신 있어서 그 곡을 녹음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서 평화롭게 해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원 웃음).





LE: 아까 말씀하셨던 가만히 서 있는 퍼포먼스를 했을 때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요? 어리둥절했을 것 같은데…

그걸 훅에서 하고 인트로에서도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랩을 시작하거든요. ADVMC 공연이랑 합캐스트에서 했었는데, 처음에는 크루 친구들도 의아해했어요. ‘쟤가 뭐하는 거지? 좀 웃겨 보이는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나중에 곡이 끝나고 나서는 멋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제 목표였어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각인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연구했고, 그 퍼포먼스가 되게 이상하지만 제 공연을 봤을 때 한 번쯤은 신선하고 멋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의도가 실패하면 할 수 없지만요. ADVMC에서는 리스너 분들이 힙합에 대한 이해도가 풍성해서 그런지 괜찮았는데, 합캐스트에서는 좀 약이 올랐어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당시 쇼미더머니 2에 나오셨던 분들이 라인업에 있었거든요. 저는 그분들을 탓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근데 쇼미더머니 2에서 힙합을 알고 싼값에 TV에 나오는 이들을 보러 오겠다는 그런 분들 있잖아요. 다른 랩퍼들 랩 할 때는 가만히 있고 그분들이 나올 때만 환호하는 분들. 처음에 서 있다가 랩을 한 뒤에 다시 서 있다가 벌스를 시작하는데 웃더라고요. 소리가 들리게요. 근데 사실 그 당시에는 진짜 약이 많이 올랐거든요. 웃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그게 들려서 혹시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기분이나 제 무대를 망치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은 안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쩔 수 없고 제가 더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뭔가를 강요할 생각은 없어서 그냥 멋있다면 좋은 거고, 그걸 같이 즐길 수 없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LE: 저는 개인적으로 씨잼 님 랩을 들으면서 든 생각이 발음을 되게 꼭꼭 눌러 담으면서 한 글자 한 글자에 강세를 주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런 부분들이 서던 사운드에 최적화된 랩이라고 느껴지는데 이것 역시 릴 웨인의 영향이 있었던 건가요?

네, 릴 웨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이런 질문을 받게 되어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전원 웃음) 제가 항상 그렇게 의도하거든요. 매 음절에 발성을 박아 넣는다는 식으로 해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제가 랩한 거에 가장 도움을 많이 준 MC가 릴 웨인, 그리고 노토리어스 비아지(Notorious B.I.G)에요. 노토리어스 비아지는 붐뱁 스타일이지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서던 사운드를 정말 좋아해서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붐뱁도 하게 될 것 같아요.





LE: 사실 그런 스타일이 서던 스타일의 곡에서는 좋지만 넓게 스펙트럼을 생각했을 때 다른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저는 안 그럴 것 같아요. (웃음) 노토리어스 비아지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있고 해서…





LE: 혹시 서던 사운드 외에도 추구해보고 싶은 힙합 음악이 또 있나요?

네, 있어요. 뭐냐면, 가끔 칸예 웨스트나 릴 웨인이 보여주는 락 음악 같은 걸 하고 싶어요. 아니면 칸예 웨스트가 “Blood on a leaves”에서 보여준 느낌 있잖아요. 아직은 그걸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해보고 싶고요. 릴 웨인이 멜로디를 넣어서 잘하잖아요. 저도 그런 걸 많이 내놓고 싶어요.





LE: 유한 스타일보다는 센 것들을 하고 싶으시군요.

네, 이상하게 저는 항상 그런 게 좋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듣는 사람들에게 강요하지 못하는 거예요. 저도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니까 그들에게도 ‘내 것이 좋으니까 내 걸 좋아해라. 이걸 좋아해라. 이게 진짜다. 너네 모르면 모르는 거야.’라고 생각을 최대한 안 하고 있어요. 저도 좋아하는 것만 하니까요.





LE: 인터뷰를 오기 전에 싱글이나 참여 곡들을 다 들어봤는데, 피처링한 코드 쿤스트의 싱글인 “1-2”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유하더라고요. 그런 트랙을 작업할 때는 느낌이 좀 남달랐을 것 같아요.

그건 일단 비트가 저에게 되게 어려우면서도 해보고 싶은 것이었어요.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가이드 버전이 왔을 때는 에이셉 라키(A$ap Rocky)의 곡 느낌이 들었는데, 저는 한국말로 했을 때 그런 느낌을 절대 못 살릴 것 같아서 무시해버리고 (웃음) 제 맘대로 해버렸어요. 일단 1-2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제가 가짜인 인생을 살다가 스무 살 때 어머니께 말씀을 드리면서 이렇게 된 거잖아요. 저는 그 인생을 둘로 나누고 싶지 않아서 1-2라고 제목을 지은 거거든요. 그렇게 일단 제목을 정하는 것까지는 기분이 좋았는데, 비트 분위기와 내용 모두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렸어요. 근데 생각이 정리되고 나서는 가사를 금방 썼어요. 혼자서 밥을 먹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식탁에서 밥 먹으면서 썼고, 키보 형 집에 가서 바로 녹음했죠. 그 곡은 제가 그동안 구사한 스타일과 조금 다르게 볼 수 있어서 저도 그 곡에 대한 남다른 감회가 있죠. 회상할 때 그 느낌들을 좋아해요. 뭔가 다른 것들도 보여주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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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베스킨라빈스”라는 트랙이 다른 게 섹시 스트릿이라는 크루의 믹스테입의 가사에는 내가 허슬한다는 내용이 많잖아요. 어떻게 보면 배틀 랩인데, “베스킨라빈스”는 아예 핀트 자체가 많이 다르잖아요. 일단 내가 허슬한다는 내용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는 이유가 궁금하고, “베스킨라빈스”를 작업하는 게 어렵지 않았는지도 궁금해요.

허슬한다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파는 이유는 지금 제가 가장 말하고 싶은 게 그거여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존경하는 국내 MC중에 더 콰이엇(The Quiett)을 예로 들어도 과거 소울 컴퍼니(Soul Company) 시절에는 그때 당시의 삶을 이야기하고, 지금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를 설립한 이후에는 또 그에 맞게 변화된 삶과 현재를 이야기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때 제 삶에 주어진 재료들,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사실 딱히 말할 것도 그거 외에는 없는 것 같아요. (웃음) 할 이야기가 없어. 아직 이거 밖에는 당당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게 없어서요. 제가 뭘 가졌다고 하는 건 우스운 소리인 것 같고요. 이제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다음 걸 보여주려고 허슬의 면모를 강조하는 거죠. 

“베스킨라빈스”는 되게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JJK 형이 컨셉과 내용을 되게 길게 써주셨어요. 사람들의 패션 아이템이랑 베스킨라빈스 메뉴를 연결 지어서 써야 한대요. 그걸 규칙이라고 써주셨거든요. 근데 형이 앞에서 거의 모든 메뉴를 다 말씀하셨어요. 들어보면 나중에는 아이스크림 이름만 계속 말하거든요. 일단 베스킨라빈스 사이트에 들어갔어요. 갔는데 JJK 형이 언급한 메뉴를 빼니까 ‘엄마는 외계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같은 색을 생각할 수 없는 이름들만 있는 거예요. 그래서 JJK 형은 아이템과 메뉴를 연결했으니 저는 사람이 착용한 아이템들을 사이즈 업하면서 설명을 하려 했어요. 그래서 아이템 두 개(Red cab, Blue bra)로 파인트, 뒤에 아이템이 더 들어가서 쿼터, 너와 내가 만나면 한 번 더 사이즈 업, 패밀리. 이런 식으로 표현했죠. 저는 되게 마음에 들어서 아직도 많이 들어요.





LE: 가사 쓰는데 약간의 제약이 있었던 거네요.

JJK 형이 앞에서 너무 많이 하셔서… (웃음) 안돼요. 평화롭게 가야 해요.





LE: JJK님과도 작업하셨고, 앞으로도 작업해보고 싶은 랩퍼나 프로듀서가 있다면?

스윙스, 도끼, 비프리(B-Free), 그리고 지 드래곤(G-Dragon). 지 드래곤 앨범에 “불붙여봐라”처럼 참여해보고 싶어요.





LE: 힙합, 알앤비의 느낌이 있지만 어쨌든 가요, 메이저 쪽 판에 있는 분들도 좋게 보시나 봐요.

저는 일단 지드래곤이라는 아티스트는 되게 존경하고요. YG는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른 데는 딱히 싫어하지는 않지만 절대 듣진 않아요.





LE: 발음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영어 발음이 본토 발음도 아니고 한국식 발음도 아닌 자신만의 발음이 있는데, 특별히 연구하는 것인가요.

어떻게 하냐면, 복잡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가 말할 때 본토 발음처럼 하는 대신 사람들이 들었을 때 어느 정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저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믹싱 해주신 오리진(ORGN/MRDN) 형이 말했거든요. 텍사스 딕션도 했다가 어디 발음도 갔다가 그렇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런 거 절대 구분 못 하고 (웃음) 딱히 어떻게 하겠다는 건 없었어요. 그저 제 랩에 어울리는 발음을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에요. 독창적으로 랩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 그랬죠. 푸샤 티(Pusha T)나 켄드릭 라마도 들어보면 가끔 도전적인 발음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백인들이라면 절대 못 알아들을 발음들을 많이 하는데, 저도 최대한 제 랩 느낌을 살리면서 하는 발음을 그때마다 다르게 하는 것 같아요.





LE: 되게 오래된 떡밥이기는 한데 한영혼용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저는 절대로 부정적으로 말하면 안 되는 입장이고요. (웃음) 어떻게 생각하냐면, 저는 일단 한글로 많이 쓰는 화지 님이나 그런 분들은 엄청 존경합니다. 근데 전 한글로만 가사를 쓸 수 없을 것 같아요. 한글로는 이 느낌을 가져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라인들도 봤을 때 영어로 펀치라인이 떠오르면 이건 한글로 바꿀 수가 없을 것 같거든요. 제 가사 중에 ‘저기 형들 전부 놀랐네, 뻔히 한국말을 하는데도 어디서 왔네, swag poppin like coke, where’s the polar bear.’ 이런 라인이 있는데요. 스웩이 콜라처럼 Poppin하니까 북극곰은 어디 갔냐. 코카콜라 CF에서 영감을 받아서 한 건데, 홍대 놀이터에서 했을 때 외국 사람이 엄청 좋아했거든요. 근데 그걸 한글로 하면 절대 못 살릴 것 같아서 그런 식으로 해요. 제가 그냥 영어로 라인을 쓰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항상 벌스 시작할 때 ‘시작은 한글로 하자.’라고 생각은 하는데, 거의 영어인 것들이 많아요. 저도 좀 줄이려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LE: 씨잼 님 펀치라인들은 뭔가 특출나더라고요. 독특한 느낌에 기발하고 창의적인 표현의 펀치라인이 많이 있는데, 본인만의 펀치라인을 만드는 노하우 같은 게 있나요?

제가 머릿속에 그리던 식이 있는데, 예를 들어 타블로(Tablo)같은 랩퍼들이 많이 하는 식은 앞에다가 전제를 깔고 그 뒤에 정답을 딱 써놓는 식이고요. 스윙스 형은 라인을 쭉 뱉다가 중간에 비유가 딱 나오는 걸 많이 한다고 생각해요. 이 중에서 저는 스윙스 형이랑 더 비슷한 것 같아요.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는데 저는 릴 웨인이 하는 스타일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걸 가져왔는데 한국말에 어울리게 하다 보니까 너만의 라인 구성법이 있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의도적인 건 아니고 하다 보니 그렇게 쓰게 되었어요.





LE: 쓰다 보면 생각이 나나요, 아니면 저장고(?)같은 걸 따로 둬서 저장해두었다가 꺼내 쓰나요?

두 가지 다에요. 버스를 타거나 문구를 보다가 생각나면 저장해놓고, 아니면 너무 심심할 때 머릿속에 단어들을 하늘로 다 던진 다음에 걔네들 중에 우연히 조합되는 걸 찾아서 쓸 때도 잦아요. 그게 약간 졸릴 때 잘되는데 단어들을 아무거나 막 던져요. 그럼 걔네들이 우연히 만나면서 동음어인 걸 찾게 되거나 어떤 라인을 형성하게 돼요. 펀치라인이라는 게 아예 그 라인으로 강세를 주는 거랑 전체적인 흐름에서 갑자기 던지는 게 있잖아요. 라인으로 비유를 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사람들이 순수하게 생각할 때 잘 떠오르는 것 같아요. 어린아이처럼요. 제가 어릴 때 동음어를 처음 만났을 때 되게 혼란스러워했던 걸로 기억해요. ‘이게 왜 이걸 뜻하는 거지?’ 싶었던 거죠. 예를 들면, 사촌 형이 방정식을 풀면서 해를 구하는데, 저는 그때 하늘에 떠 있는 해밖에 몰랐는데 여기서 해를 구하라는 걸 보고 혼란스러웠었어요. ‘여기서 대체 왜 해를 구해야 하지? 무슨 해를 구하겠다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식으로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동음어, 다의어를 더 유치하게 생각해서 활용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하시는 다른 분들을 봐도 그렇게 많이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LE: 성적인 비유를 쓰는 경우도 가사에 더러 있는 것 같더라고요.

네, 아주 많아요. (웃음) 성적인 비유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못 들으시라고… (웃음)





LE: 어머니께서 씨잼 님의 음악을 많이 들으시나 봐요?

다 들으세요.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들으세요. 거의 매일?

K: 씨잼 어머니의 차를 타게 될 일이 있었는데, CD플레이어 안에 아예 넣어 놓고 항상 들으시더라고요.

할머니도 들으시고 (웃음) 할머니가 '옐로!' 하고 따라 하시면서 들어요. (웃음)
하나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Hold On"이라는 제목의 곡이 있거든요. 키보 형이 'Hold on~ Hold on~' 하는 가사가 있는데, 할머니께서 그걸 '어우동~ 어우동~ 좀 틀어봐라.'라고 하셔서 엄청 웃겼어요. (웃음) 'I just want it all~' 하는 가사는 '아주 먼 뒤로'로 알아들으셔서 저희를 아주 먼 뒤로 가서 어우동을 찾는 섹시 스트릿으로 알고 계세요. (웃음)





LE: 어머님이나 할머님께서 나이가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씨잼 님의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신 가 봐요.

네. 다행히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어제 아버지 생신이셨는데 아버지께서 제 랩을 듣고 싶다고 하셔서 노래방에서 "3호선 매봉역"을 열심히 부르고 왔어요. (웃음) 그리고 아버지와 힙합 악수했어요. (웃음)

K: 씨잼 아버님께서 블로그도 하시는데 씨잼의 음악에 대해 포스팅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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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나름대로 집안의 후원이 있네요. (웃음) 사실 이런 펀치라인들을 사용할 때 마음에 드는 펀치라인이 나오거나 하면 자신이 좀 재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시나요?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언제 나올지 모르는 트랙의 벌스의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나는 씨잼이라는 사람으로서 너희가 가지고 있는 이름을 다 뺏을 거야.' 랩스타, 킹, 킹 오브 루키 이런 식의 이름들을 다 빼앗을 거라고 하는 내용이에요. 저는 욕심이 많아서 스윙스 형이 자신을 펀치라인킹이라 칭하는 것처럼 저도 펀치라인을 많이 사용해서 어느 순간 다른 랩퍼들이나 리스너들이 ‘펀치라인하면 씨잼 아니냐?’라고 하게 만들고 싶어요. 물론 그것들은 제가 가사에서는 거칠게 표현했지만 모두 리스펙에서 비롯된 거예요. (웃음) 그것들이 전부 제가 갖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그걸 뺏겠다고 표현한 건데, 제 머릿속에 있는 그 대상들을 전부 엄청나게 리스펙하고요. 이거 사진에다가 약간 비둘기 같은 거라도 그려야 하는 것 아닌가? (웃음) 제가 너무 미국식으로 인터뷰하는 것 같은데… (웃음)





LE: 사실 힙합이라는 것이 리스펙을 전제로 하고, 남자로서 혹은 힙합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투쟁심이나 경쟁심은 당연히 있는 거라고 봐요. 힙합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것은 깔끔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봐요. 다른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딱 붙는 옷을 입거나 상반신 탈의를 함으로써 어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간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네, 맞아요. 캐릭터화를 시키는 것이고, 어제 나온 싱글인 "Young & Hottest"는 올티(Olltii)와 제이문(Jay Moon)의 피처링을 받은 싱글인데요. 거기에서 제 가사 중 이런 내용이 있어요. '난 개념파, 과거를 존경해. 형님들에게는 경례. 배우고 본받아 내 걸로 만들어 형님들과의 경쟁. 무대 위 오르면 나의 모든 멋있는 점들을 뽐내. 뭐 어때, 난 몸이 좀 좋아서 매 공연마다 내 윗도리를 벗네.' 이 가사처럼 저는 무대 위에서 제가 멋있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데 아마 오늘 있는 공연에서는 옷을 안 벗을 것 같아요. 약 2주간 제가 운동을 전혀 못 했거든요. (웃음) 너무 피곤하고 늦잠을 많이 자서 최대한 사람들이 멋있다고 해주는 것이 좋으니까 하는 거예요. 그런데 "A-Yo" 뮤직비디오에서 스틸컷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앵글 상 제가 어깨가 그렇게 좁지는 않거든요. (전원 웃음) 지금 보실 때도 실제로 그렇게 좁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좀 좁게 나왔어요. 친구들이 어깨가 좁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저보다 엄코 형이 오히려 더 속상해하셨는데, 저는 그냥 다음번에는 어깨가 좁지 않아 보이도록 어깨 운동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쿨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말이 약간 삼천포로 빠졌지만, 다시 질문에 대답하자면 저 자신의 그런 모습을 캐릭터화시키고 싶은 것이 맞아요. 그래서 거의 매 공연 옷을 벗어요. 바스코 형이나 비프리 형도 옷을 자주 벗잖아요? 저는 그래서 더 (나 자신을) 각인시켜야겠다는 생각에 거의 공연마다 벗고 있어요. (웃음)





LE: 혹시 그 부분에 관해서도 릴 웨인의 영향이 있었던 건가요?

엄청 있어요. (전원 웃음)





LE: 릭 로스(Rick Ross)는 어떠세요? (전원 웃음)

릭 로스도 제가 엄청 좋아하거든요. "Black Magic"에서 훅이 되게 좋았어요. 제가 데이비드 카퍼필드(David Copperfield)를 활용한 가사를 사용하려고 적어 놨었는데, 그걸 써버려서 그게 약오르면서도 좋았는데요. 항상 궁금한 게 그분은 젖꼭지를 올리면 그 밑에도 문신이 있는지 (전원 웃음) 있다면 어떻게 했을지… (전원 웃음) 정말 궁금하더라고요.





LE: 씨잼 씨도 문신이 있으시죠?

네. 다음 주에 제 믹스테입 제목으로도 하나 더 할 예정이에요.





LE: 지금은 몇 개나 있으신가요?

가슴에 'S S T'라고 섹시 스트릿을 표현한 문신과 왼쪽 어깨 쪽에 주사위 두 개를 그린 문신이 있어요. 제 싱글 "A-Yo"에 '한 번뿐인 인생은 도박 다 걸고 던져 내 주사위'라는 가사가 있어요. 인생이 한 번이니까 간을 볼 필요 없이 전부 올인하면 된다는 내용이었거든요. 도박을 생각했을 때 제일 멋있는 게 주사위인 것 같아서 주사위를 사용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릴 웨인 왼쪽 어깨에 똑같이 주사위 두 개가 있는 거예요. 사람들이 또 그걸 보고 ‘릴 웨인 따라 했다고 생각하겠구나.’라는 걱정을 하면서 릴 웨인이 저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이 좋기도 했어요.





LE: 무대나 뮤직비디오에서의 동작들이 독특한 것 같아요. 특별히 그에 관해 생각하고 연구하시나요?

연구를 더 해야될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하고 있어요. "A-Yo"가 첫 뮤직비디오이다 보니까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쑥스러웠고 너무 같은 동작들이 많더라고요. 뮤직비디오에서 두 번째 벌스 부분을 보면 사용된 컷들은 계속 다른 컷인데 몸짓이 계속 똑같더라고요. 옷이 계속 바뀌는데 몸짓이 계속 똑같이 나오는 게 의도한 것이 아닌데도 우연히 멋있는 장면이 된 것 같아요. 제스처는 사실 릴 웨인과 칸예 웨스트를 제일 본받고 싶어요. 릴 웨인의 자유로운 모습, 그리고 칸예 웨스트의 빡쳐(?) 있는 모습을 많이 닮고 싶어요. 제 공연 영상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LE: 요즘 들어 크루 전체가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유행, 추세인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크루가 단체로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아래에서 보기에 멋있는 것 같아요. 그게 더 신 나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희가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으로 섹시 스트릿이라는 이름 안에 각 MC의 이름이 갇혀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어요. 각자가 솔로 MC로서의 인정을 받으면서 섹시 스트릿 멤버로서도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지, 섹시 스트릿의 멤버로서만 존재하고 홀로는 사람들에게 인지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자주 보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집단의 이름 안에서 어느 정도 덕도 보고 묻어가지만, 밖으로 나와서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





LE: 많은 기성 아티스트들이 씨잼 님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는 걸 트위터로 자주 목격했는데요. 다른 리스너분들이나 팬분들은 주로 어떤 반응을 보여주는 편인가요?

제가 들었던 말 중 기억에 남고 좋았던 말은 제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씨잼이라는 이름을 조금 들어 보기는 했지만, 누구인지는 몰랐는데 씨잼과 섹시 스트릿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처음 보는 저희의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는데도 자신이 그 공연에 흡수된 것 같았고, 덕분에 신 나게 놀았다는 말이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활동하시는 플레이어분들께도 몇 번 들어서 그게 기분이 가장 좋았었고요. 팬들은 당연히 다 좋다고만 이야기해 주시는데, 이건 지극히 제 욕심이지만 그 좋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 제가 들었을 때 성향이 달라서가 아니라 진짜 구린 사람에게도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 잣대가 무엇인지 저는 모르겠지만 물론, 저에게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좋긴 하죠.





LE: 나쁜 반응은 혹시 없었나요? 부족한 점이라든가

나쁜 반응은 아니지만, 우선 어깨가 좁아 보인다는 것. (웃음) 그 친구를 절대 비하하는 건 아니고, 누군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제가 합캐스트에서 "A-Yo"를 공연했을 때 제가 서 있는 모습이 웃겼대요. 'Funny'도 아니고 아예 'Ridiculous'로 완전히 저는 그걸 멋있다고 생각해서 했더니 '멋있는 것은 웃통 벗었을 때 멋있었다.'라고 하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제가 의도한 연출은 제 음악 안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웃통 벗는 게 멋있고 제가 안 멋있었으면 그건 제가 좋은 게 아니라 제 몸이 좋다고 하는 거잖아요. 약간 서운했어요.





LE: 다른 아마추어 MC들에 비해 더 올라온 사람의 입장으로써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아마추어 MC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은 제가 동료로서 말하는 것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이건 스윙스 형이 했던 이야기인데요. 요새 랩을 잘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가사도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되게 '스러운' 뭔가 '스러운'? 아, 이 '스러운'이 저희 크루에서 많이 쓰는 은어인데, 뭔가 있는? 그런 뜻이에요. 하여튼, 우선 랩을 잘해야 하고 자신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봤을 때 찌질해 보이거나 멋이 없다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멋있게 하면서 잘하면 사람들이 기억하는데, 잘하지만 멋이 없어서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잖아요. 그리고 자신의 개성, 캐릭터, 정체성이 있어야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언제나 옷을 벗고 노력도 많이 하는데, (웃음) 그런 캐릭터가 있어야 점수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인 것 같아요.





LE: 그 '스럽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K: 예를 들면, 멋 '스럽다' 같은 거예요.

모든 것에 다 사용할 수 있지만, 항상 긍정적인 의미로만 쓰이는 단어예요. 예를 들어, '야 방금 지나가는 여자 봤어? 좀 스럽지 않냐?' (웃음) 혹은 '오늘 목걸이 이거 스러운데?' 이런… (웃음) '너 어제 가사 썼다며? 어때?'라고 물으면 '그거 굉장히 스러워요.' 이런 식으로 (웃음) 이런 유행어를 제가 많이 만들거든요. (웃음) 





LE: 여담인데,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크루인 영 크리에이션(Young Creation)와 비프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사실은 그 사람들 언급해서 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요. 우선 제가 떳떳이 말할 수 있는 건 저희가 그 사람들보다 잘하고요. 제가 랩으로 맞짱 떴을 때, 제가 질 자신이 없어요.

K: 질 자신이 없어? (전원 웃음)





LE: 지지 않을 자신이? (웃음)

질 자신이 없어요. (웃음)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제가 보여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인정을 안 하는 거예요. 만약 맞짱 뜨고 싶다면, 진짜 다이다이로도 좋고 랩으로도 좋으니까 컨택을 해주신다면 감사하겠고… (웃음) 계기를 설명해 드리자면, 저희 믹스테입에 "The Motto"라는 곡에 LB의 가사 중 '할 말이 너무 많어, 마구간.'이라는 가사가 있었는데, 그 '할'을 '할 말'로서가 아닌 'do'로서 말이랑 '한다'는 이야기로 알아들은 거예요.

K: 정말 그 사람들이 1차원적으로밖에 못 받아들인 건데요. 그 가사 바로 앞에서 '듣고 싶은 사람들 다 follow 나'라는 가사를 썼거든요. 이 말이 ‘내뱉는 말’이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수간이다, 동물과 성교한다고 하면서

그걸 잘못 이해하고 얘네들이 너무 Faggot같은 미국 감성으로 깐 줄 알았는데, 그 친구들 말하는 걸 보니 한국말을 잘하더라고요. 저희가 어느 정도 Poppin되는 게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거다, 실력 하나도 없다고 말을 하고 다니더라고요. 저희는 인맥 진짜 없었거든요. 하고 나서 알게 된 거거든요. 그러면서 막 '일리네어 레코즈,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 아메바컬쳐(AmoebaCulture) 리스펙! 저런 새끼들은 빨리 내보내야 한다.'라고 하면서 자기네들은 힙합플레이야에 가서 자기네 믹스테입을 광클해서 조회 수 조작으로 더콰이엇 님 믹스테입 바로 밑에 뜨게 하고

K: 그것도 넘었어. 1위로

그것도 넘어갔어요? 하여튼 그래서 사람들이 ‘이거 조작 아닙니까?’라고 하니까 그들은 '뜨려면 어쩔 수 없어요, 실력은 있는데 못 뜨고 있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K: 제가 너무 약 올라서 그걸 캡처해놓았거든요. 지울까 봐

끊임없이 저희를 약을 올리니까… 처음에는 LB가 이해를 시키려고 했대요. 그런데 걔네들은 계속 그냥 저희가 아니꼬운 거예요. 그런데 [We Yello]에서는 제 개인적으로 느낄 때도 지금보다 훨씬 못하거든요. 지금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 사람들이 저희보다 훨씬 못해요. (웃음) 저는 마구간 가지고 뭐라고 한 건 괜찮았는데, 걔네들은 저희가 그냥 싫은 거예요. '쟤네 실력 없는데.', '우리가 한국말 못 하는 것 같냐? 계집년들아.'라고 한다든지 직접적인 욕을 많이 하더라고요.





LE: 음악적인 디스가 오간 것은 아니고 그렇게 말만 한 건가요?

네. 이건 약간 질척거리는 것 같지만, (웃음) 제가 궁금해서 트위터에서 그 사람의 아이디를 쳐봤어요. 그랬더니 그 친구들이 바인(vine)에 올린 어떤 영상에서 '할 말이 많아, 마구간~ What the fuck?'이라고 하는 거예요. 사실 그 당사자는 막상 저희에게 '알겠습니다.'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쪽 크루 리더인가? 누가 그런 식으로 올리고는 또 지웠더라고요. 저희한테 좀 적대적인 제스처를 취하는데 그냥 답답했어요.

K: 전 그 이후에도 재미있는 걸 하나 봤는데, 씨잼의 "A-Yo" 라이브클립이 올라온 다음에 놀리고 싶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그걸 관심글로 지정했더라고요. 왜 그런 제스처를 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쪽이 더 질척거리는 거예요. (웃음)





LE: 그러고 끝난 건가요?

네 그렇게 끝났어요. 그렇게 큰 나쁜 감정은 없어요. 저희가 일방적으로 욕을 엄청나게 먹었죠. 저희는 나쁜 말 안 썼죠?

K: '에이 바보들~' 이 정도? 우리는 계집년 소리 듣고… (웃음) 저희는 한편으로는 기분도 좋았던 게 '아, 이제 우리에게도 헤이터도 생겼구나.' 싶었어요. (웃음)





LE: 이제 인터뷰가 막바지입니다. 저희 힙합엘이에는 자주 오시나요? 듣기로는 저희에 대한 샤웃아웃을 많이 해주신다고 알고 있어요. 솔직히 감사하면서도 ‘이렇게까지?’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웃음)

저는 힙합엘이를 컴퓨터를 켜면 무조건 들어가고요. 할 게 없으면 그냥 들어가 있어요. 힙합엘이에 들어가 있는 것이 습관이에요. 자막 뮤직비디오나 새로 나온 미디어들이 다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게 잘 되어있어서 좋아요. 제가 "A-Yo"에서 샤웃아웃한 것처럼 정말 날 가르친 형제들과 힙합엘이컴 그거예요.

K: 진짜 짱인 것 같아요. 진짜!

전 가르쳤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가르친 형제들과 힙합엘이컴! (전원 웃음)

엄: 이렇게 제스처 취하면서… (양손으로 앞을 가리킴)

네. 가르친 형제들과 힙합엘이컴! (양손으로 앞을 가리킴)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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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힙합엘이를 알기 전에도 외국 힙합은 들어 오셨죠? 힙합엘이를 알게 되고 이해도가 높아지신 건가요?

네. 업그레이드됐죠. 완전히 알송같은 곳에서도 가사 번역 같은 건 많이 나오고 제가 배워온 영어로도 보고 해석할 수 있는 게 있긴 하지만, 힙합엘이의 그 라인이 왜 나왔는지, 주석과 설명 같은 것이 정말 좋아요. 자막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는 한글과 영어가 같이 나오니까 배우기가 참 좋더라고요. 영어를 배우기도 좋고, 가사를 쓰는 것에 있어서도 예를 들어, ‘구성적으로 이런 부분은 문법적으로는 맞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도 풀어나갈 수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많이 배워요. 저는 한 만 오천 번 정도 샤웃아웃해도 모자를 정도예요 (웃음)





LE: 저는 사실 힙합엘이를 샤웃아웃 해 주시는 플레이어분들이 참 고마워요.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리고 음악에서까지 그렇게 해 주셨다는 것이 정말 감사합니다. 최근에는 어떤 음악을 즐겨 듣고 계신가요? 씨잼 님이 주로 구사하시는 서던 스타일보다는 최근에는 트랩 스타일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저는 최근에 나오는 좋은 것들은 다 들어요. 요즘 많이 듣는 건 켄드릭 라마의 것들. 운동할 때는 옛날에 나온 릴 웨인의 작업물이나 버드맨(Birdman)의 [Priceless]같은 그런 운동씻(?)같은 (웃음) 그런 걸 많이 듣고요 아예 'Workout'이라는 폴더가 있어요. 저는 예전 것도 한 번씩 들어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의 "Unbelievable"같은 것도 좋아하고, 오래된 건 아니지만, 릴 웨인의 "Days And Days". 투체인즈(2chainz)와 한 것 거기서의 랩 스타일이 정말 좋아서 매일 들어요. 한국힙합은 매일 듣다시피 하는 건 없고, 가끔 '오늘은 더콰이엇이 어떻게 랩을 했는지 듣고 싶다.' 생각이 들면 찾아서 듣고, 피처링한 것까지 찾아 듣고 전 다 들어요. 요즘 다시 비오비(B.o.B) 것이나 빅션(Big Sean), 에이샙 락키 것들도 많이 듣고요. 저는 딱 떴을 때 바로 듣지는 않고 이미 뜨고 있는 상태에서 듣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완전 디깅해서 듣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제가 이번에 알게 된 덴젤 커리(Denzel Curry)라는 랩퍼는 어글리덕(Ugly Duck) 형이 디깅해서 보내줘서 알게 됐는데 매우 좋아서 많이 듣고 있어요.





LE: 혹시 이번에 있었던 쇼미더머니 2에는 나갈 생각이 없으셨나요?

네. 제가 TV에 나와 멋있게 할 수 있을지를 잘 모르겠어요. 저는 TV를 전혀 안 보거든요. 저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할 때 그것을 감추기 위해 눈속임을 하기 위한 수법, 'Agenda setting'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키보 형이 아는 분 중에 군대에서 돌아가신 분이 있어요. 뇌종양인데 군에서 계속 감기약을 처방해줘서 사망하게 되었는데, 그 시기에 나온 게 ‘진짜 사나이’였어요. 그 프로그램이 사람들이 군대에 대한 것을 조금 미화해서 생각하게 하더라고요. 그 외에도 뭔가가 있을 때마다 열애설이나 탈세, 혹은 대마초 등의 뉴스들을 카드로 모아놨다가 사람들을 눈속임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같아서 그런 것도 있고 또 제가 TV에 나와 유명해지더라도 제가 TV에 나왔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관객들이 공연을 와서 공연은 안 즐기고 핸드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만 찍으면서 그 사람의 음악은 하나도 안 즐기는 것 자체가 너무 안타까워요. 저는 TV라는 걸 싫어하는 것 같아요.





LE: 그렇다면 다음에 대형기획사라든가 언더그라운드 레이블 등 어느 곳에서든 제의가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만약 큰 메이저 레이블에서 제의가 온다고 하더라도 크게 관심을 안 가지실 건가요?

네.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제가 가장 걱정하는 건 제가 즐기면서 하고 싶거든요. 다른 분들이 저보다 멘탈이 더 강해서 그러실 수 있겠지만, 저는 그분들처럼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재미있는 것을 한다든가 하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 클 것 같아요. 공중파 TV에 나와서 공연을 하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공연들보다 더 재미가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그리고 그런 곳과 계약한다면 그 계약 기간 동안은 그 회사가 짠 데드라인에 맞춰 작업하고 제가 원하는 믹스테입 작업이라든가, 서고 싶은 언더그라운드 공연도 하지 못할 거잖아요? 그런 이유에서도 전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요.





LE: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개인적인 것도 좋고, 섹시 스트릿 크루로서도 좋습니다.

저희 섹시 스트릿 크루의 계획은 아직 멤버들의 개인 작업물이 다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We Yello] 믹스테입이 먼저 나오게 되었는데, 각자 멤버들 각자가 섹시 스트릿이라는 이름을 뚫고 나가 자신만의 결과물과 인지도, 그라운드를 가지는 것이 계획이자 목표이고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켄드릭 라마처럼 신인 중에서 독보적으로 위로 올라가 왕이 되고 싶어요. 이 인터뷰를 보고 사람들이 저를 싫어해도 좋아요. 저는 사람들이 지금의 저를 기억한 상태에서 제가 나중에 왕이 되었을 때 저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걸 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이 짱이라 생각하면서 그런 것을 당당히 말하지 못할 거라면 그 사람들은 그럴 자격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말하는 건데, 저는 제 왕관을 쓰기 위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저는 거기에 갈 거고, 그걸 이뤄내기 위해서만 달리고 있어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돈 잘 버는 애 같은 게 아니고 그냥 한국에서 랩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 제 이름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예전부터 가졌던 저의 가장 큰 목표예요.





LE: 앞으로 나올 싱글이나 작품은 어떤 게 있나요?

일단 어제 "Young & Hottest"라는 올티와 제이문과 함께 한 싱글이 나왔고요. 제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다른 트랙으로는 "Yello Card"라는 트랙이 있는데요. 아까도 말했던 'Yello'와도 잘 맞는 컨셉으로 '어떤 룰 속에 갇히지 말고 경고를 받을 정도로 놀아보자!'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싱글이에요. 아마 뮤직비디오도 찍을 것 같아요. 그 뮤직비디오에서는 절대로 어깨가 좁게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그거 찍을 때까지 어깨 운동만 할 생각이에요. (웃음) 멋지게 하고 싶어요. 멋있는 걸 하고 싶어요.





LE: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에 없어서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워낙 말하고 싶었던 것들을 잘 물어봐 주셔서 좋고, 따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고… 이런 것 꼭 해보고 싶었어요. 저의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웃음) 저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꼭 해보고 싶었어요. Shout out to my lord! 이런 것 많이 모자라지만 제가 얻은 것을 돌릴 때 하나님께 가장 많은 영광을 돌리려고 하고 있거든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감사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꼭 말 해보고 싶었어요. 절대 그냥 멋있으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웃음)





LE: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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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잼 트위터: @cjadoublem
키보 트위터: @KeeboKooky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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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 스트릿 유투브 채널: SexyStreetYello

인터뷰, 글 | Melo, Twangsta
인터뷰, 사진 | Bluc,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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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 10.25 18:54
    꿈이 좋네요.
    VD 멋지게 이뤄내시길!
  • 10.25 19:37
    멋져요 씨잼 멋져요 섹시스트릿ㅋㅋ 섹시스트릿크루 비와이씨도 랩정말잘해요
  • 10.25 20:23

    아니 왜 쌍꺼플 수술을 하셨을까....-..-;

  • 10.25 20:28
    @혼자가는인생
    괘...괜찮은데
  • 10.25 20:28
    오!!씨잼!!진짜 공연보고나서 충격이었어요ㅎㅎ진짜 랩잘히고 짱짱인듯
  • 10.25 21:09
    에요씨잼
    워덥!
  • 10.25 22:30
    에이요 씨잼 딸기잼 딸기잼은 맛이ㅆ잼?

    노잼..
  • 10.25 23:16
    1-2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되게 인상적으로 들었었는데
    자기만의 확고한 색깔이 있는 음악을 하는 집단인거 같아 일단 섹시스트릿이 기대가 되고
    그중에서도 단연 씨잼님이 가장 기대됩니다
    그리고 몸 좋으세요 ㅋㅋㅋㅋ
  • 10.27 00:34
    요즘 많은 현역엠씨들이 칭찬해서 들어봤는데 굿굿
    2번째 믹스테잎기대중입니다!
  • 10.27 20:27
    잘 읽었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깨 은근 인식하고 계셨나보네ㅋㅋㅋㅋ
    근데 a-yo에선 진짜 좁아보이게 나왔어요ㅋㅋ
  • 10.29 01:39
    LE!컴!? 굿.
  • 10.29 01:39
    P.S 선글라스 벗으면 미궭?
  • 10.30 03:50
    이형은 뮤비보다는 공연이 더 쩌는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ㅎㅎ
  • 11.2 12:48
    뮤비로 처음 들어봤는데 곡이 참 좋군요!
    곡 후반부에 '날 가르친 형제들과 힙합엘이' ㅋㅋ
  • 11.24 23:25
    시쨈님 인터뷰 잘 봤습니다.
    그리고 영크리에이션이 셋시 스트릿이랑 비프가 있었던 것을 인터뷰 보고 처음 알았네요.
    힙플에 영크 믹스테잎 게시글 댓글에 제가 hate한다는 댓글을 달았었는데.. 기문이 좀 묘함 ㅋㅋ.
  • 12.3 13:30
    오늘에서야 믹테 두장을 다 들었는데
    정말 잘하시던데요? ㄷㄷ
    화지님 이후로 간만에 집중해서 앨범 돌렸네요
    기본기가 정말 탄탄하시고 표현들도 재밌네요
    앞으로의 행보 기대할게요!!
    계속 주목하고 있겠습니다 ^_^
  • 3.15 20:16
    그놈의 트랩때문에 신인 엠씨분들 노래 잘 안듣는데 인터뷰 덕분에 좋은 엠씨분 알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 좋네요.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 6.3 16:28
    색깔이 확실하신거 같아서 너무 좋고 자주 돌려 듣고 있습ㄴㅣ다 !
    마음에 드는 뮤지션의 앨범소식이 있으면 설레이는데 씨잼님의 곡들도 그렇게 만드는거 같네요 ㅎㅎ 화이팅입니다
  • 7.26 18:10
    저 디잼으로 저스트뮤직 들어갈래요 씨잼동생디잼
  • 8.21 00:16
    이 친구는 마음가짐도 좋고 실력또한 그에 맞게 출중한거 같아요ㅋㅋ 요즘 쇼미더머니나온다고 티비에서도 얼굴 보이고 좋네요. JM들어간것도 그렇고 자기가 뭘 해야할지 잘 아는거 같네요 ㅎㅎ 더 나아가서 미래가 많이 궁금해지네요.
  • 1 3.9 12:04

    와 이 인터뷰에서 언급된 사람들 70%가 다 뜸

    찌잼

    비와이

    최엘비

    코드쿤스트

    식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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