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리스 씬엔 두 가지 리그가 존재한다. 누가 먼저 상대의 머리통에 랩 벌스를 꽂아넣어 녹아웃시킬지 겨루는 UFC 경기와, 호전적이지 않은 래퍼들 중 번뇌를 떨친 괴짜들이 도술같은 춤사위를 겨루는 무용 경기다.
전자는 ‘그리젤다 스타일’로 치환되고, 후자는 'MIKE'나 'Earl Sweatshirts' 등으로 대표된다. 둘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Ka나 Roc Marciano를 들어보면 이해하기 쉽다.
Al.Divino & Estee Nack - ABRAKADABRA, ALAKAZAM!
<ABRAKADABRA, ALAKAZAM!>은 드럼리스 씬 최고의 듀오 중 하나인 Al.Divino와 Estee Nack의 작품이다. 전반적으로 아라비안 나이트의 영화적 구성을 테마로 삼지만, 컨셉은 그에 치중하기보다 시네마틱 스킷의 형태로 작동시키며 본론인 랩 앨범 본연의 강렬함으로 치환된다.
Al.Divino는 특유의 허스키하고 폭발적인 목소리 톤을 가졌다. 그 기반으로 탄탄한 랩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Estee Nack은 구조와 패턴을 뒤흔드는 현란한 랩 디자인을 가졌다. 안정적인 랩을 구사하며 부족함 없는 구심점이 된다. 닮은 듯 정반대의 랩이다. Al.Divino는 비트와 독자적으로 움직인다. 폭발과 폭발의 연쇄로 청자들을 집어삼킬 듯 밀어붙인다. 그러면 Estee Nack이 여백을 봉합하며 연약한 찰나에 침투한다. 강세를 쥐고 놓으며 지휘자처럼 조율해내는 식이다.
이 앨범엔 길게 붙일 부연 설명이 없다. 11개 트랙에 31분이라는 길이. 담백하고 꽉 들어찬 구성. 좋은 랩과 좋은 비트. 장점은 곧 결점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도 무엇이 제일 뛰어난가 묻는다면 이 앨범을 만든 두 사람 자체다. 당신의 랩스타는 제각기 존재하겠지만 이 둘만큼 'Boastful'한 랩을 보여준 이들은 정말 흔치 않다.
Cities Aviv - Acoompanied by a Blazing Solo
<Accompanied by a Blazing Solo>는 정반대다. 앰비언트나 다름 없는 미니멀한 구성은 결여를 넘어서 공허를 일으킨다. 절규에 가까운 랩은 갈피를 잃은 듯 리듬을 파괴시키며 추상성을 극대화한다.
또렷한 이정표 없이 드러난 주제의식은 우울과 약물, 인종 주제 그리고 공황증세다. 아홉 카탈로그로 나뉜
늘어지는 소울 차핑은 일말의 보험처럼 따스하고 유려한 아름다움을 선사하지만, Cities Aviv는 울분을 토하듯 거침없이 파괴한다. 앞선 아름다움마저 절망의 안티테제로 작동시킨다.
비유하자면 <Some Rap Songs>에서 더욱 퇴화함으로서 진화한, 이해받지 못할 응어리로 뭉친 부산물이다. 우울을 다루는 수없이 많은 앨범 카탈로그에 덤덤히 한 장을 새로 올려본다.
아비브 저거 조금 기분 나쁠 정도로 절망적이고 저릿저릿함
이런 계열에서 최고봉이라고 생각함다
또 듣진 못하겟음 그래서 ㅋ
😢
아브라카다브라가 최고작인듯 쟤네 저거 내고 나서는 딱히 모르겠다는
Stone Temple Pyrex라고 Estee Nack이 작년에 낸건데 나름 괜찮슴다 안들어보셨다면 ㄱㄱ
분명 아는 앨범인데 왜 스톤템플파일럿츠 오마주는 이제야 보이는 거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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