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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주년,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크밍 Hustler 2025.01.28 19:00조회 수 1214추천수 31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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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Genre: Jazz Rap, Boom Bap, Conscious Rap, Political Rap

Released: 201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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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들은 수탈과 고통, 그리고 억압으로 얼룩진 영겁의 세월을 보내왔고, 지금도 그렇다. 노예 무역의 피해자로서 여기저기 팔려나가다가, 남북 전쟁에서는 북군의 충실한 전사로서 연방의 재통일을 위해 피 흘려 싸워 노예 해방 선언과 승리까지 거머쥐고 한 몸 바쳐 미국의 재건에 힘썼다. 하지만, 이바지한 대가는 여전한 흑인들에 대한 멸시와 사회적, 정치적, 통념적인 관점이였다. 이후 흑인 인권 신장 운동과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BLM 운동까지 미국 흑인들은 다사다난한 역사를 겪어왔다. 흑인 대통령이 나오고, 여러 높은 인물들 중에서 흑인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지금에 이르렀지만 아직도 흑인에 대한 차별은 은연 중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다. 흑인 공동체의 역사와 이야기. Kendrick Lamar의 [To Pimp A Butterfly]는 이 무거운 대주제의 총체와 자전적인 이야기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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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작은 Kendrick의 삶의 거취와 Kendrick의 주제의식을 따라 진행된다. 앨범의 진행 내내 들려오는 Kendrick의 말, "I remember you was conflicted. - 기억해, 갈등하던 네 모습을" 이 말은 앨범이 차차 진행되며 점점 길어진다. 본작은 단지 흑인 공동체에 대한 주절주절한 컨셔스 랩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Kendrick Lamar는 곳곳에 심어둔 이 스킷을 통해 자신의 삶과 흑인 공동체에 대한 탐구가 적절히 뒤섞인 구조를 세우고 청자의 집중력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 스킷은 마지막 트랙 "Mortal Man"에서 Kendrick이 2Pac과의 대화 중 앞부분이었음이 들어나면서 청자로 하여금 놀라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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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작은 대부분의 컨셔스 랩 앨범들과 많은 흑인들이 대체적으로 지니고있는 "흑인은 피해자, 백인은 가해자, 나쁜놈들"이라는 피해의식 가득한 서사의 앨범이 아니다. 폭스 뉴스는 본작의 수록곡 "Alright"을 예로 들면서 흑인 래퍼들이 폭동과 소요를 선동하고 부추긴다고 악의적으로 매도했으나, 본작은 전혀, 전혀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앨범의 백미이자 대주제를 어느정도 관통하는 "The Blacker The Berry"에서 Kendrick은 벌스 1,2에서 흑인에 대한 혐오에는 혐오로 맞서야한다고 주장하지만, 벌스 3에서는 혐오에 혐오로 맞서는 흑인들의 행태가 오히려 흑인끼리의 분쟁과 폭력을 불러온다며, 흑인에 대한 사회의 인종차별적인 초점을 꾸짖기 전에 흑인 공동체 간의 존중이 토대가 되어야 모든 혐오와 차별을 내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곡 내내 자신에게 "Hypocrite"를 남발해댄 것도 이 때문. 전술했듯이 본작은 Kendrick의 자기혐오와 성장통, 흑인 공동체의 포괄적인 문제를 동시에 비춘다. 흑인끼리의 총싸움, 분쟁은 단순히 사변적인 관점을 넘어 Kendrick의 자기혐오와 후회로 전이된 것이다 ("u"). 아무튼, Kendrick은 혐오에 혐오로 맞서자는 뜻보다는 내부의 존중을 쌓아 상호 간의 존중까지 도달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내포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글 내내 [To Pimp A Butterfly]의 서사적인 면모를 찬양해댔지만, 음악적인 면모도 당연히 빠질 수 없다. 재즈, 펑크, 소울, 붐뱁, 가스펠 등등, 사실상 흑인 음악의 총집합이라고 부를만한 앨범이다. 프로덕션은 깔끔하고, 과하지않은 선에서 Kendrick의 래핑을 풍성하게 꾸며줄 뿐, 앨범을 보필하는 정도로 사용되며 Kendrick의 주인공 자리를 해치치 않는다. 덕분에 청자는 Kendrick의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내용을 듬뿍 담은 래핑을 담백하고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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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트랙 "Mortal Man"에서 Kendrick은 2Pac과의 대화를 나눈 후, 고치를 깨고나와 진정한 나비로서 세상을 날아오른 2Pac을 비춘다. 다음의 나비는 Kendrick인가? 본작은 거기까지 답을 내주진 않는다. 발매 후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Kendrick이 정녕 2Pac과 같이 고치로서 잉태되어 나비로 깨어나 세상을 날아오른 건지, 날아오를 수 있는지는 모호하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본작이 Kendrick을 하나의 나비처럼, 자유를 갈망하여 혼돈 속에서 좁은 창으로 날아보낼 도구로서 작용했고, 작용할 것은 알겠다.


 

Rating: 5/5

전곡해석: https://hiphople.com/album/12201865

추천 곡: "Wesley's Theory", "King Kunta", "Alright", "The Blacker The Berry",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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