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로 힙합이 다양해진 만큼, 주류로 남던 아티스트들이 외면받는 시대가 된 걸까? 물론 여러 추측보다도 메이저 힙합이라고 일컬어지는 아티스트들의 앨범 제작 방식에 의문을 가지는 것이 적합한 주제 거리가 아닌가 싶지만... 그렇다면 이제 다양화된 제작 방식에 일축을 맡던 언더그라운드라 불린 이들은 또 어떻고? 제 관점으로 볼 때, 이들이 힙합을 대하는 방식은 제작 방법보다도 태도의 차이가 그들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올해만큼 언더 힙합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냐를 따져보았을 때, 대중의 관심이 세분화되는 만큼 래퍼의 태도 역시 수요만큼이나 가지각색이 아닐까. 막연한 추측을 나열했을 뿐이지만, 혹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란 짐작을 지우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괜찮다. 제가 뭐라 하든, 그 누군가 뭐라 하든 간에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좋은 작품은 꾸준히 나온다. 아직 힙합의 시간은 유효하다.
올해의 아티스트

Clipse
클립스의 재결합. 퍼렐의 비트 위에서 날뛰는 두 형제의 작품 <Let God Sort 'Em Out> 공개와 왕성한 피처링 활동까지 이들의 결합은 일시적인 이벤트성 만남이 아니었다. 어째 그들의 재등장은 다방면으로 2025 힙합 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었다. 이제는 Pusha T의 네임밸류에 있어서 그의 랩 실력에 의심조차 가지기 어려우나, 그보다도 놀라운 순간은 그의 형 Malice이 자랑한다. 그는 여러 음악에서 수년간의 경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일정 기준선을 상회한 랩 실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두 랩 장인들의 하모니는 매 순간 놀라운 결과물과 즐거움을 선사할 뿐이다.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Tyler, The Creator / Billy Woods / Nas / Danny Brown / JID / Playboi Carti
올해의 신예

FearDorian
MZ 세대의 독특한 힙합을 원한다면, 여기 FearDorian을 눈 여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FearDorian은 클라우드 랩과 트랩 계열의 수많은 작품을 내놓았음에도, 이제 만 19세의 나이를 자랑하는 아티스트이다. 게다가 그 나이에 걸맞게, 올해 신선하고 흥미로운 솔로 및 협업 작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젊음의 패기를 그의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이라 말할 수도 있겠으나, 더 큰 장점은 사운드클라우드를 탐방하는 자유분방함과 끊임없는 탐구력에 있지 않을까 싶다. 샘플링을 시도하는 데에 거리낌 없는 모습, 기존 힙합에 대한 뚜렷한 관심, 그럼에도 유지하는 본인 장르의 영역. 과연 올해의 신예로 꼽기에 더할 나위 없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Jim Legxacy / LAUSSE THE CAT / KP SKYWALKA / EsDeeKid / OsamaSon / CHE
올해의 힙합 앨범

<Magic, Alive!>
음악이란 마법! Dixon의 장기는 인간의 가장 강렬한 감정을 건드리는 힘에 있다. 재즈 힙합의 독자적인 활용, 서사적인 쾌감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의 매력 있는 영감들까지 음악 곳곳에 불꽃놀이처럼 터지는 순간들이 존재한달까. <Magic, Alive!>는 전작의 기조를 따라가는 것만 아니라, 더 발전된 형태로 다가간다. 탁월하게 자리 잡은 서사적 구조와 음악적 짜임새가 마법이란 영생을 음악에 부여하며 활기를 더해준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활기가 그를 둘러싼 가족 사회뿐만 아니라, 문화적 연결고리까지 퍼져나간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달까.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Let God Sort 'Em Out / Golliwog / Revengeseekerz / Lotus / Live Laugh Love / Showbiz! / Stardust / God Does Like Ugly / Goliwog
올해의 앱스트랙트 힙합 앨범

<Showbiz!>
올해의 앱스트랙트 힙합의 대잔치였다고 하면 믿을 텐가? 수많은 걸작들이 스쳐 지나가지만, 그중 최고를 꼽기에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계속 흥이 나며 손이 가는 앨범을 꼽으라면 MIKE의 <Showbiz!>가 아닐까?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음악이 마음에 들었던지, 혹은 그걸 받쳐주는 능청스러움이 마음에 들었던지. MIKE의 음악은 경우에 따라 진일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MIKE의 음악처럼 느껴지나, 그 안에는 수많은 다양성이 한 접시 안에 담겨있다. 어떤 경우에 그 만듦새가 쉬워 보인다면, 실제로는 엄청 어려운 일일 수 있지 않을까. 이 구절이 MIKE의 지난 10년을 설명한다.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Goliwog / Live Laugh Love / The Mocking Stars / Only Dust Remains / The Sword & the Soaring / Black Hole Superette / Neighborhood Gods Unlimited
올해의 알앤비 앨범

<Baby>
한 작품의 잉태. 이토록 대담한 작품은 오랜만이다. 여러 향기가 겹치나, 결론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Dijon이다. 여러 틈으로 비틀어서 공간을 만드는 능력, 작품을 가득 메운 묘한 향기, 그리고 Dijon. 이 수많은 오류의 향연이 곧 의도적인 완성이 되었다. 경우에 따라 하나의 앨범이 큰 프로덕션 안에 속해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그가 만든 스튜디오로 초대하는 듯이. 그리고 이 틈에서 등장하는 현실감이 곧 <Baby>가 아닐까. 생생하고도 벙찔 수 있게끔 말이다.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The Passionate Ones / Through the Wall / Lifetime / Sincerely, / The BPM / Hurry Up Tomorrow / The Art of Loving
올해의 힙합 트랙
https://youtu.be/kt64MDdjtR8
"The Birds Don't Sing"
<Let God Sort 'Em Out>의 인트로를 장식하는 완벽한 곡. 단순한 이벤트성 만남이 아닌 이유가 곧 이 곡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가족의 존재가 이윽고 현재의 두 형제로 이어질 때의 유대는 또 어떻고. 부모님의 유산이 낳은 결과물이 "The Brids Don't Sing"이라면, 이제는 충분히 납득될지도 모른다. - "Birds don't sing if the words don't sting" 그들의 유산이 곧 Clipse이니.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Magic Alive! / Like Weezy / father / Run It Back / NOKIA / BLK ZMBY / WRK / Sugar on My Tongue / COMË N GO / Victory Lap
올해의 알앤비 트랙
https://youtu.be/xm03SXrZiRo
"Automatic Love"
사랑에 관한 노래를 마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특히나 R&B에서는? 제 기준에는 그것이 멜랑꼴리한 특유의 애틋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의 한 아티스트 Nourised By Time은 그 분위기를 살짝 비틀어, 디스토피아 속에서 낭만 아닌 자기 파괴적인 사랑을 그리는데, 그것이 아주 묘하다. 게다가 그곳에서 비릿한 웃음을 짓는 한 청년이 보이는데, 이를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까.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Yamaha / The Boy / ILYSMIH / Yea Yea Yea / Wake Me Up / Nice to Each Other
올해의 프로듀서

clipping.
clipping.의 활동 기간이 15년을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면, 2025년에 듣는 Dead Channel Sky 역시 재밌게 들릴 요소가 많지 않을까? 그게 아니더라도, 올해 작품으로 보여준 사이버펑크에 근거한 프로듀싱과 랩은 충분히 놀랍다. 두 프로듀서(William Hutson, Jonathan Snipes)와 래퍼(Daveed Diggs)의 합도 놀랍지만, 전자에 조금 더 힘을 주고 싶다. 곡 하나하나를 뜯어보자면, 각기 각색의 영역을 온전히 프로듀서의 역량으로 한 앨범에 녹아냈다. 단출한 악기 구성을 최대한 산개한 장르의 영역으로 한 앨범에 녹이는 것은 온전히 프로듀서의 역량에 달려있다. 한데, 이를 원활히 해내니 과연 대단하지 않은가.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The Alchemist / dj blackpwoer / Pharrell Williams / Tyler, The Creator / Sudan Archives / Osamason / Navy Blue
올해의 뮤직비디오
https://youtu.be/URlPXepBZdo
"So Be It"
아쉽게 제외된 후보들
Sugar On My Tougue / NOKIA / Magic, Alive! / GBP / man in the mirror & Artist of the Century / Run It Back
깔끔한 흑백모노톤의 뮤직비디오, Pharrell의 군더더기 없는 프로듀싱, Clipse 형제의 살벌한 랩까지 얹어졌다. 절제되지만 살벌한 그들의 랩과 의미심장한 T의 마지막 벌스까지 이에 어울리듯이 흥미로운 영상미까지 자랑한다.
주목할 올해의 앨범





헉... 저도 제 마음대로 2025 AWARDS 준비하고 있었는데 😭😭
감사합니다 !!
이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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