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해범위를 초월한 타지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탐구정신에 기반해 분야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확산하려 노력하시나요, 혹은 자신의 몰이해를 그저 정당화하고만 있나요?

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이해한 척 허영심을 부리는 이들이나, 역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의중을 파악하기라도 한 듯 부족한 자존감을 채우려는 이들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족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고 그저 즐기면 그만인 거라지만, 한번 이렇게 물어보고도 싶어요.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위해 당신의 최선을 다한 적이 있나요?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위해 당신의 최고를 바친 적이 있나요?

최소한 자신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위해 관련 지식을 열혈하게 공부해보거나, 혹은 취향이 다른 타인의 입장을 고려해보기 위해 그 분야의 역사와 특성에 대해 탐구해보려고 한 적이 있나요?

그런 적 없다면, 애당초 마음을 닫아놓고 서로를 이해할 생각도 없으면서 대체 왜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논쟁만을 지속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연이은 사건은 바로 이런 오류에서 초래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제가 누구라고는 말하지 않겠는데, 읽으면서 좀 많이 한심했습니다. 심지어는 논쟁과 소신발언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얄팍한 의견을 개진하며 정당화하기도 하더군요. 전 마음을 닫아놓고 하는 대화만큼이나 시간낭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커뮤니티라고 해도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중간이라도 가죠.

허영심과 인정욕구에 찬 이들을 꼬집으며 자신 역시 깨달았다는 착각에 빠진 채 허영심과 인정욕구를 채우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들 그 감정과 욕구들을 좋은 방법으로 활용하는 게 낫겠다 싶어요. 이동진 평론가가 말한 적이 있죠. "허영이 없다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없다."

그러니 이해범위를 벗어난 것들에 대해 쥐좆보다 작은 지식을 근거로 삼은 채 낭설을 그만해주셨으면 합니다. 상대성이라는 비겁한 무기로 합리화도 그만해주셨으면 합니다. 당신이 모르는 누군가에겐 예술은 문화이자 곧 삶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