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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닝 파티 후기] 스압) 역대 최고의 칸예 공연을 직관한 건에 대하여

title: Kanye West (Korea LP)온암2024.08.27 03:08조회 수 10763추천수 38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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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7시 좀 넘어서 고양종합운동장에 도착했는데, 인터넷에 뜬 대로 사람들이 벌써부터 꽤 있더라고요.

어차피 입장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는지라, 지인 분과 함께 저녁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추어탕집에 들어가서 한 뚝배기 시원하게 조지고 왔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꽤 많이 남았어서 공연장이나 한 바뀌 쭉 둘러보고 머천도 구경했습니다. 머천 줄이 미치도록 길어가지고 머천 사는 건 포기했는데, 사실 그렇게 막 예쁘지도 않았어서 애초에 살 생각이 없긴 했어요 ㅋㅋ

그냥 온 김에 사진이나 몇 장 찍었는데, 몇 개 괜찮게 건진 게 있어서 기분 좋았습니다. 사실 저번 JID 공연 빼고 타 아티스트 공연 갔던 경험이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 스타디움 단위의 공연은 칸예가 처음이었거든요. 제 일종의 첫경험을 칸예가 장식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절로 설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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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과거에서 건너온 영포티 패션, 찐특의 어색한 포즈와 자신 없어서 가린 눈까리)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별 사람 다 오긴 했습니다 ㅋㅋㅋ 제가 한국 칸예 팬덤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를 했던 것 같아요.

기껏 해봐야 칙칙한 후드 집업 뒤집어쓰거나 단색 티에 청바지 패션 하고 온 남성 분들이 대다수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남녀 성비도 꽤나 골랐을 뿐더러 전국 멋쟁이에 힙하신 분들 다 오셨더라고요... 날씨가 날씨인지라 노출도 있는 착장 하고 오신 분들도 많았는데, 어우, 제가 다 위축되더군요.

특히 여성 분들 진짜 많이 오신 점이 꽤 의외였는데... 어쩌면 제가 너무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생각도 들고.

예쁘신데 음악 취향까지 훌륭하신 분들 많더라고요. 지나가면서 들은 것만 해도 MF DOOM에, 하이퍼팝이랑 SOPHIE, PC 뮤직, 제이펙마피아랑 덴젤 커리였습니다.

한번 얘기라도 걸어볼 걸 그랬어요. 혼자였으면 오히려 대담하게 행동했을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쉽네요. 인스타라도 공유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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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시 40분쯤에 입장하고선 공연이 시작하길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원래 공연 시작 시간대였던 20시가 되어도 안 하더라고요? 

타국에서도 지각이 일상이었던 칸예였으니 그냥 그려러니 하고 기다렸습니다... 근데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졸리고 지치더군요. 거기에다가 사람까지 많아서 데이터까지 안되니 아주 죽을 맛이었습니다. 밑에서는 무언가를 분주하게 준비하고, 흰 옷의 댄서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뭔 움직임만 보이면 저를 포함한 사람들은 막 웅성웅성거리다가, 칸예가 아니란 걸 깨닫고 실망하고...

중간에 환호성이 나온 게 칸예 때문이 아니라 초대석에 뉴진스멤버들이 등장해서 그런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더라고요.

언제 나오냐는 아우성과 함께 그렇게 1시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진 몰랐습니다. 칸예가 1시간 늦은 것이 아닌, 우리가 싸가지 없게 1시간 일찍 온 거란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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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거대한 공연장의 불이 꺼지더니 공연이 시작될 기미가 보이더라고요. 사람들은 미쳐돌아가서 함성을 지르고 "Yeezy!"를 연호하고...

그리고 동쪽 통로로부터 백마를 탄 기수가 나와 공연장을 한 바뀌 돌았습니다.

처음엔 칸예인 줄 알고 꽥꽥 소리를 질러댔는데, 가까이서 보니 칸예는 아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말 한 마리가 공연장을 순회하는 모습에 몇 만 명이 환호하는 걸 떠올리면, 정말 기대감이 컸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말이 돌아간 후, Runaway의 역사적인 E6 코드가 들려왔습니다.

 


 

1부: VULTURES 1

고작 한 음계만으로 사람들은 미쳐날뛰었죠...

하지만 중앙 통로에서 마스크를 쓴 칸예와 타이 달라 싸인이 등장할 때의 환호성과는 비교가 안됐습니다.

진짜 걸어나오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포스를 자랑하더군요...

 

STARS

그리고 STARS의 장엄한 전주가 흘러나왔습니다.

첫 곡으로 어떤 걸 틀어줄까 정말 궁금했는데, 벌쳐스 시리즈를 상징하는 인트로가 된 곡의 신성함을 스타디움 단위로 느끼니 듣기만 해도 holy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한편 코러스의 샘플까지도 어느 정도 떼창이 나오는 걸 들으니 정말 우리나라 관객들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도요...ㅋㅋ

 

PAID

그리고 폭죽이 동시에 퍼버벙 하고 터지며 본격적인 리스닝 파티의 시작이 선포되었습니다! 정말 이때 환호성이 엄청났죠... 뭔가 대단한 걸 보여주려는구나 하고...

그리고 재생된 PAID는 역시나 굉장한 반응을 동반했습니다.

하우스에 기반한 곡이다보니 굉장히 즐기기 좋더라고요. 전 이거 나올 때 계속 리듬타면서 춤췄습니다 ㅋㅋㅋ

진짜 너무너무 신났는데 Jodeci 샘플 부분을 안 틀어준 게 좀 아쉬웠네요... 거기가 진짜 개신나는데 틀어줬으면 트월킹 가능했음 ㄹㅇ

 

TALKING

그리고 TALKING 전주와 동시에 노스가 조르르 뛰어나오는 겁니다 ㅋㅋㅋ

진작에 같이 내한한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나오는 거 보니까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과장 없이 방방 뛰는 건 노스가 다하고 노래는 저희가 다 불렀습니다...ㅋㅋㅋㅋㅋㅋ

 

EVERYBODY

그리고 바로 이어 EVERYBODY가 재생될 때, 환호성은 하늘을 뚫을 정도였고 전 정말 좋은 쪽으로 충격받았습니다.

해외 리스닝 파티 비디오로만 보던 EVERYBODY가 한국에서, 그것도 내 앞에서 나온다고? 진짜 미쳤었죠.

관객들도 다 진성 칸붕이들밖에 없었던 탓에 떼창도 벌쳐스 곡들 중 손에 꼽는 수준이었습니다.

곡의 사운드나 구성 자체가 열성적인 반응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지라 반응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아마 체감상 이때부터 전광판에서 칸예를 가까운 구도로 잡아준 걸로 기억하는데, 칸예 벌스 때 예가 제스처를 취하자마자 큰 환호가 즉발적으로 나왔어요 ㅋㅋㅋ

"오케이유더킹. 버거킹." 때는 딱 맞춰서 더블링도 해주고 ㅋㅋㅋ

 

BACK TO ME

인트로 도그마 대사가 나오자마자 관객들은 다 어떤 곡인지 눈치채고 미친 것처럼 소리질렀죠 ㅋㅋㅋ

곡의 주제가 주제이다보니 노스는 조기퇴장을 시전하고, 저희는 비트 드랍에 맞춰 미치도록 몸을 흔들었습니다.

제가 벌쳐스 1에서도 특히 이 곡을 좋아하다보니 전 칸예 벌스를 다 따라불렀어요...ㅋㅋㅋ

그리고 Beautiful Big Titties Butt-Naked Woman Just Don't Fall Out The Sky, You Know는 그냥 관객들이 다 알고 있는터라 떼창이 엄청났습니다.

아 ㅋㅋㅋ 세상에 어떤 공연에서 BBTBNWJDFOTSYK 라인까지 떼창하냐고 ㅋㅋㅋ

 

DO IT

그리고 이어지는 DO IT에서도 저희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새삼 VULTURES 1이 뱅어 트랙은 참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트 자체가 사기다보니 역시나 정말 신났고, 코러스 부분에서 떼창도 죽여줬습니다.

칸예 벌스 때도 반응 정말 좋았고요.

 

BURN

그냥 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모든 곡 나올 때마다 함성이 장난 아니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특히 BURN은 앨범에서도 올드 칸예에 근접한 스타일로 여러 차례 고평가를 받은 곡이다보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근데 훅에서는 생각보다 떼창이 막 엄청 크진 않더라고요... 훅 진짜 좋게 감긴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아예 걍 벌스까지 다 따라불렀습니다 ㅋㅋㅋ

 

FUK SUMN

저는 벌쳐스 통틀어서 최애곡이 이거라 Smoking on a Junt 샘플이 나올 때부터 마구 열광했습니다.

빵빵한 음향으로 그 무친 베이스를 들으니 진짜 개신나더라고요.

페기 프로듀싱이 진짜 개사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좀 아쉬웠던 건 카티 파트랑 스캇 파트가 다 빠진 채로 틀어줬다는 거... 그 둘 파트가 핵심이라고 할 정도로 신나는데 말이죠.

그래도 칸예가 몸은 열심히 흔들어줘서 재밌었습니다.

 

CARNIVAL

사실상 벌쳐스의 하이라이트죠 ㅋㅋㅋ

Go! Go! Go! Go! 가 들리자마자 관객석 전체가 다 뒤집어지고 열성적인 떼창이 동반됐습니다.

진짜 어느 정도였냐면, 떼창이 비트 소리보다 컸어요.

벌스까지 다 따라부르진 못했지만 환호성이 정말 엄청나서, 후에 히트곡 메들리랑 비교해도 꿀리기는커녕 웬만한 곡들 빼면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100명의 댄서들이 갑자기 뛰쳐나와서 좀비 떼처럼 흙더미를 오르는 연출은 정말 칸예 사단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보여주는... 일품이었어요.

저는 그냥 목이 나가라 훅 부분을 따라불렀고, 카티 부분에서는 외국 핫걸이라도 된 듯이 미친 듯이 춤췄습니다 ㅋㅋㅋ

근데 그럴 만 한 게, 그걸 이 큰 데에서 들으면 안 그러고 못 배깁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리스닝 파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2. VULTURES 2

E5 건반이 내려앉고 이제 리스닝 파티가 VULTURES 2의 영역으로 넘어갈 거란 걸 예고했죠.

동쪽 편에 댄서들이 무릎 꿇고 앉아있는데, 칸예는 무슨 모세라도 되는 듯이 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SLIDE

그리고 SLIDE의 전주가 나왔죠. 마치 종교 지도자라도 된다는 듯이 칸예는 댄서들을 이끌고 다시 언덕으로 올라왔습니다.

곡의 분위기가 다시 고조되자 내려와서 댄서들과 합류하더군요.

코러스가 따라하기 쉬워서 그런지 반주가 끊길 때마다 떼창도 엄청났습니다.

그리고 비트 드랍에 맞춰 100여명이 리듬을 타는 연출도 미쳤었고요.

 

FIELD TRIP

그리고 FIELD TRIP 비트가 딱 드랍되는데... 캬... 진짜

돈 톨리버 훅이랑 같이 조명이 휘황찬란하게 반짝거리는데 진짜 도파민이 절로 올라왔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돈 톨리버 훅을 그대로 따라부르긴 어렵다보니 떼창이 막 카니발급은 아니더라고요 ㅋㅋㅋ

근데 한국인 특: 제대로 못 부른다? 그러면 일단 소리라도 질러라 ㅋㅋㅋ

전광판에서 비트에 맞춰 방방 뛰는 댄서들이 다 한국인인 걸 확인해보니 새삼 인지부조화가 오더라고요 ㅋㅋㅋ

칸예가 한국에서 리스닝 파티를 여는데 한국인들이랑 같이 춤을 춘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끝나고서도 "이지! 이지! 이지!"를 열창하다가 또 Runaway 건반 하나 띵 떨어지니까 다들 발광하는 게 정말 한국 팬들이 전성기 칸예의 편린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FRIED

카니발 마크 2답게 반응도 엄청났습니다.

무엇보다 칸예와 댄서들이 공연장 반 바퀴를 질주하는 연출이 웃기면서도 전율적이더라고요. 우에하라 칸예

제 벌쳐스 TOP 3이기도 해서 정말 신났는데, "Boy, don't play with me, you know I'm fried" 떼창 때는 진짜 목이 찢어져라 외쳤습니다.

여러모로 막을 수 없는 광기를 상징하는 곡처럼 느껴져서, 정말 재밌게 놀았어요.

 

PROMOTION

댄서들이 퇴장하고, PROMOTION 반주가 나오자 다시 한번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죠.

앨범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곡 중 하나이다보니 따라부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벌스까지도 따라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전광판이 칸예를 단독으로 비추며 칸예가 핸드 제스처를 취할 때 반응도 정말 죽여줬습니다.

 

530

단순히 현장감만으로만 따지면 530이 정말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전주가 나오자마자 바로 관객들이 환호하며 샘플을 떼창했어요 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530의 감성적인 톤이 스타디움 전체에 조성되자마자 무슨 말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알아서 휴대폰 라이트를 키고 밤하늘에 깔린 별처럼 조경을 만들어줬다는 겁니다.

그 광경이 너무 아름다운 탓에, 일개 관객인 저마저 뭉클해지더라고요.

떼창은 초반에 잠깐 하다가 곧 곡의 분위기에 취해 사람들도 조용히 듣기만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곡 중 하나네요.

 

DEAD

상대적으로는 비인기곡이다보니 호응도 가장 적은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반응은 꽤 괜찮았고, 비트의 드럼셋이 현장에서 듣기 좋게 나오다보니 신나긴 했습니다.

 

FOREVER ROLLING

벌쳐스 2가 1에 비해 가지는 상대우위는 충만한 분위기라고 생각하는데, FOREVER ROLLING이 딱 그 케이스더라고요.

크레인에 걸려있는 조명이 1인 단위로 좁혀지며 신성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BOMB

분명 호평보다 혹평이 많은 트랙이었는데 정작 반응은 가장 제일 핫했습니다 ㅋㅋㅋ

아무래도 일종의 밈이 되다보니 오히려 선풍적인 인기를 가지게 된 것 같더라고요.

원 버전이 아닌 리믹스 버전을 틀어줘서 처음에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노 마일즈가 피쳐링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ㅋㅋㅋ

그리고 노스랑 머리에 리본 낀 시카고(!)까지 나와서 둘이서 방방 뛰어노는데 진짜 미치도록 귀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노스가 주도하는 느낌이 들고, 시카고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언니가 놀자니까 좋아서 방방 뛰는 것처럼 보여서 진짜 심장 터지는 줄 알아씀...

마지막에 노스가 시카고 번쩍 안아들어올릴 때 하 진짜 자매 모멘트 미쳐돌아버려

 

RIVER

앨범의 또 다른 인기곡이었죠.

예상만큼이나 반응이 엄청나게 열성적이진 않았지만 칸예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는 정말 굉장한 반응을 동반했습니다.

중반부의 변주와 합쳐져 괜히 감정적으로 요동치더라고요...

Free Larry, Free Young Thug을 합창하는 관객들의 모습도 진귀한 광경이었고요.

 

LIFESTYLE

리스닝 파티에서 예상치 못하게 정말 좋았던 곡을 뽑으라면 전 아마 LIFESTYLE을 뽑을 것 같습니다.

음향이라던지 드럼, 릴 웨인 벌스까지 분위기가 굉장히 충만했어요.

특히 칸예의 코러스가 좀 다른 감성을 주더라고요.

 

SKY CITY

개인적으로 좀만 다듬어지면 Ghost Town 급 명곡이라고 생각하는 노래입니다.

전주가 흘러나오자마자 절로 신성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어쿠스틱한 기타를 이 넓은 곳에 들으니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은 진짜 울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응이 좋았던 부분은 후반부 비트 드랍 때 칸예가 열성적으로 춤춘 거랑 타이 달라 싸인이 얼굴 공개했을 때?

사실 리스닝 파티라는 게 가수 둘이 나와서 그냥 노래 틀어놓고 휘적거리는 게 다라서, 대역을 써도 체형만 비슷하면 별로 상관없다는 게 큰 함정인데, 이렇게 직접 얼공을 해주니 환호성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공연 전 070 Shake를 봤다는 목격담이 있었어서 아웃트로 때 혹시 나올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안 나오더군요. 그럼에도 벌쳐스 리스닝 파티를 아무리 짓기에는 참 좋은 곡이었습니다.

 

 


 

3. 전설적인 순간, 세계 최초의 칸예 히트곡 메들리

 

칸예와 타이 달라 사인이 SKY CITY를 마치고 퇴장하자, 박수소리와 함께 아쉬움을 표현하는 함성이 쏟아졌습니다.

사실 당연한 게, 저희 모두 벌쳐스 리스닝 파티는 마지막에 옛날 히트곡들을 다 틀어준다고 알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퇴장해버리니... 리스닝 파티 1시간 늦게 시작한 것 때문에 설마 딱 이것까지만 하고 가는 줄 알고 사람들 웅성거리던 게 아직까지 기억나네요.

사람들 계속 "Yeezy! Yeezy! Yeezy!" 연호하면서 어떻게든 칸예 다시 데려오려 하고 ㅋㅋㅋ

Runaway 건반 하나씩 몇 분마다 떨어질 때 사람들 흥분해서 소리지르고 "러-너-웨이! 러-너-웨이!" 외쳤습니다.

그리고 십 몇분 지났을까... 중앙 통로에서 흰 옷을 입은 누군가가 나오는데 칸예로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칸예가 돌아왔다며 마구 소리를 지르는데 뭔가 심상치 않은 거에요.

마스크는 쓰지 않은 채로 맨얼굴로 나왔는데 오른손에는 뭔가 들려있는데 그게 마이크인 겁니다!!

그래서 관중들 막 "마이크? 마이크?" 이러면서 개흥분하다가 칸예가 마이크 든 팔을 번쩍 들어올리자 저희는 대충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짐작하고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습니다.

사실 원초적인 흥분이었던 게, 근 몇년 간 칸예가 라이브를 한 게 유례 없는 일이었잖아요.

또 저희도 이걸 콘서트가 아니라 엄연히 리스닝 파티라고 알고 온 거고.

그런데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공연을 해준다고?

정말 당시에 말도 안되게 희열감에 차올라 서로를 얼싸안고 막 치며 앞으로 일어날 일에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요? 전설이 시작됐습니다.

 

 

The College Dropout Era

이제 모두가 어떤 곡을 처음으로 틀어줄까 기대하고 있는데 갑자기 All Falls Down이 재생되는 겁니다! 씨발 장난? All Falls Down이라고 ㅋㅋㅋㅋㅋㅋ 억ㅋㅋ큐ㅠㅠㅠㅠㅠㅠ

진짜 실시간으로 나왔을 때 심장병으로 사망할 뻔 했습니다.

진짜 3집, 5집, 6집도 아니고 1집 곡부터 틀어준다고? 그것도 All Falls Down을?

전 대략 이 대목부터 칸예가  디스코그래피 인기곡들을 쭉 훑는 식으로 라이브해줄 거라고 예상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제 눈 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어요 ㅋㅋㅋㅋ

칸예가 All Falls Down을 라이브로 부른다니까?

하지만 저는 의심하는 것이 아닌 그저 사일리나 존슨의 코러스를 열창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고나서 갑자기 Jesus Walks를 틀어주네?

이 양반이 드디어 맛이 간 건가?

하지만 저는 의심하는 것이 아닌 그저 군가 부르듯이 샘플을 열창하고 벌스를 따라부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All Falls Down이나 Jesus Walks나 벌스 정도는 이미 다 외운 곡들이라 저는 진짜 죄다 따라불렀습니다 ㅋㅋㅋ 옆에 분이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시더라고요. 당연하지 ㅈ칸찔이 같이 혼자 엉엉 울면서 랩이나 따라부르고 있는데

Through The Wire가 나올 때 즈음에는 그냥 정신을 잃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 전설의 칩멍크 비트를 스타디움 단위로 들으니 미치겠더라고요.

올드 칸예에만 한창 빠져살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의 열정이 다시 떠오르기도 하고... 올드 칸예는 더 이상 없을 거라는 칸예의 과거 발언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냥 감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흥분의 도가니에 젖어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분명 그런 감상을 느꼈던 것 같네요.

 

Late Registration Era

쉬지도 않고 Hey Mama 반주가 나왔을 때 제 기분을 상상하실 수 있나요?

아니 이 시점에서 Hey Mama를 부르는 게 말이 되나?

순간 저는 Hey Mama를 부를 때 울먹이거나 주저앉는 칸예의 과거가 생각나더군요.

1절을 조금 부르다가 바로 Heard 'Em Say로 넘어가는데 반응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벌스 들어가기 전 "Uh, yeah" <- 이걸 떼창할 정도 ㅋㅋㅋ

그러고서 또 바로 Touch The Sky로 넘기는데, 아마 제 체감으로는 이때까지의 곡 중 반응이 제일 좋았을 겁니다.

사람들 막 뒤집어지면서 소리 꽥꽥 지르고 난리났었죠 ㅋㅋㅋ

저는 너무 신나서 벌스까지 다 따라불렀습니다.

특히 "Jay favorite line, dawg in a due time, now he look at me like damn dawg you where i am, a hip hop legend, I think I died in that accident, cause this must be heaven"은 정말 진심을 담아 랩했네요.

옛날에 자전거 타고 학원 갈 때 참 많이 불렀던 노래였거든요... 그때나 지금이나 참 큰 힘을 주네요.

그 다음에 틀어준 Gold Digger도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관객들 따라부를 부분에서 다 따라불러주는데 호응 정말 좋았고, 칸예가 무반주로 랩한 것도 인상적이었네요.

그런데 Diamonds From Sierra Leone을 갑자기 틀어준다고?

이거 라이브로 공연한지 체감상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

거기에다가 제이지 포함 라카펠라 전원 샤라웃하면서 라카펠라 사인 들어올리라고?

힙합뽕이 올라와 못 참고 찍고 있던 휴대폰 바로 내려놓고선 바로 다이아몬드 사인 들어올렸습니다.

근데 꽤 많은 분들이 락사인을 모르고 그냥 손 들어올리라는 뜻으로만 아시더라고요 ㅋㅋㅋ

벌스까진 안 불러줬지만 그래도 DFSL를 공연했다는 게 엄청난 의의였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가 힙스터픽인 보너스 트랙 Late까지 틀어주는 거... 타일러도 이번 리스닝 파티 때 Late를 최애픽으로 뽑았었죠. (자세히 들어보니 칸예가 "타일러 이건 널 위한 거다"라는 소리가 들리네요)

반응이 막 엄청 좋진 않아서 중간에 넘기긴 했지만 그래도 칸예가 정말 작정하고 셋리스트를 짰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Graduation Era

그러고나서 Good Morning이 나오니까 정말 함성이 엄청났습니다.

새삼 3집이 여러모로 완성도에 대한 얘기는 많아도 인기 하나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우우우~"를 떼창하며 때에 맞춰 "Good Morning"을 외쳐주는 관객들의 센스 덕에 3집 히트곡의 단계로 훌륭하게 접어들었었습니다.

그리고 Stronger가 나오는데 칸예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인만큼 반응이 엄청났습니다.

지금 들으면 살짝 촌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그 큰 공연장에서 들으니 댄스 뮤직의 위력이 느껴지더라고요.

무친 베이스와 드럼 때문에 클럽에 온 것마냥 저절로 몸을 흔들게 되덥니다.

벌스 마지막에 "Now throw ya mudafuckin hands up!!"이라고 소리 지르는데 그때 진짜 미친 듯이 신났습니다.

이것이 히트곡의 위력인가 싶고...

거기에 바로 I Wonder를 틀어주는데 진짜 죽을 것 같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I Wonder를 조진다고?

시작할 때 "This one's for Drake" 이러는데 관객들끼리 "드레이크 드레이크 ㅋㅋㅋ" 이러면서 웅성거렸었습니다 ㅋㅋㅋ

아직도 드레이크를 굳이 왜 샤라웃한지는 모르겠네요.

샤라웃이 아니라 디스인가도 싶고...

아무튼 노래 부르는 목 쉰 예아저씨 모멘트를 지나 I Wonder에도 엄청난 열창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I've been waiting on this my whole life"라는 가사가 너무 저희에게 이입되는 가사라 더 힘차게 떼창했던 것 같네요.

그 다음에 바로 Good Life가 나오는데 또 지렸습니다;; 몇번을 지리는데

같이 온 지인 분께서 Good Life를 정말 듣고 싶어하셨는데 그때 행복사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너무 조금만 틀어주고 꺼버려서 아쉽더라고요 ㅠㅠ

그 후에 한국 리스닝 파티의 역사적인 순간 "Fuck Adidas"가 이어졌고요...ㅋㅋㅋ

처음 들을 때는 "Fuck a DX"처럼 들렸는데 계속 하다보니 아디다스 엿먹으라는 소리인 줄 알았네요.

문득 퍽아디다스좌도 생각나고... 당시에는 좀 창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구국의 영웅.

그리고 바로 나오는 Can't Tell Me Nothing...

이쯤 되서 드는 생각이 정말 Graduation은 아레나 락의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특유의 분위기나 간소화된 플로우가 오히려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최고더라고요.

워낙 레전드인 곡이다보니 저는 또 벌스를 열창하고 관객들은 무슨 애국가 부르듯이 보이스 샘플이랑 훅을 따라불렀습니다.

그러고 나서 연속으로 조져주는 Flashing Lights와 Homecoming도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둘 다 제겐 앨범 최애곡 수준인데 짧게 치고 지나간 게 좀 아쉬웠네요.

그래도 Homecoming 때는 "This one's for my wife" 발언도 하고 벌스도 열심히 라이브해줘서 좋았습니다.

 

808s & Heartbreak Era

Heartless가 나올 때 반응 정말 좋았습니다.

랩이 아니라 멜로디 랩, 그리고 사실 노래에 가깝다보니 사람들도 같이 부르기에 용이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Heartless는 마이크에 오토튠 씌우고 불러야 제맛인데,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Run This Town이 나와버리는데 정말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ㅋㅋㅋ

애초에 근 몇 년 간 공연에서 이걸 해줬었나...??

제가 2년 전에 주구장창 듣던 추억의 노래를 지금 여기서 틀어준다고?

진짜 듣고 있는데도 안 믿겼습니다.

너무나도 아쉬운 건, 제이지 노래라 그런지 사람들이 비교적 잘 몰라서 떼창이 비교적 작았던 탓에 바로 다음 노래로 넘어갔다는 겁니다.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Era

사실 공연 전 POWER를 리허설했다는 루머가 있긴 한데, 그럼에도 마침내 MBDTF 수록곡이 나왔을 때의 쾌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POWER를 스타디움에서 들으니 정말 그 위용이 엄청나더라고요... 와... 다른 곡들이랑 차원이 달랐습니다.

Afromerica 샘플이 나올 때부터 엄청난 반응과 함께 곧장 샘플을 합창하는데, 칸예가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자 따라서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초반에는 무려 칸예가 저희 떼창 위에 랩을 했다고요 ㅋㅋㅋ

워낙 'anthem' 같은 곡이라 그런지 랩마저 따라하시는 분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All Of The Lights는 정말 여러모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원곡이 오페라에 버금가는 웅장함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들어서인지, 무슨 장엄한 승리의 교향악을 듣는 기분이더라고요.

칸예가 "핸드폰 불 켜라, 빛을 보고 싶다"는 요구를 해서 저희 모두 휴대폰 불빛을 켰는데, 진짜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공식 스태프 중에 이 진경을 제대로 사진 찍은 사람이 있다면, 보정 제대로 해줘서 꼭 공개해주길 바랍니다.

사진으로 차마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어요.

물론 비트 드랍도 정말 훌륭했습니다.

근데 그 뒤에 이어 바로 Monster를 틀어주네? ㅋㅋㅋㅋㅋㅋ 씨발 너무 신나

모든 관객들이 다 본 이베어 인트로 떼창하고 심지어 괴물 비명 소리까지 따라했어요 ㅋㅋㅋㅋㅋㅋ

릭 로스 파트야 떼창이 좀 덜하긴 했지만 훅은 정말 제대로 해줬습니다.

"I'ma need to see your fuckin hands on the concert"에 걸맞게 손 흔들어주는 센스까지 좋았어요.

그 뒤에 틀어준 게 무려 Devil In A New Dress였습니다... 와...

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힙합 비트를 라이브로 듣고 있었다고요.

지인 분과 공연 시작 전 듣고 싶은 노래가 뭔지 얘기하고 있었는데 저는 "틀어줄 리 없지만 데빌 인 어 뉴 드레스 듣고 싶네요 ㅎㅎ"라고 했거든요?

근데 씨발 이걸 틀어줬다니까? 어흐흐흐흐흐흑 ㅠㅠㅠㅠㅠㅠ 칸황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푸샤티도 샤라웃해주시고 ㅠㅠㅠ

진짜 너무 고맙고 너무 행복해서 손 흔들면서 훅을 죽어라고 따라불렀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E6 코드...

그러나 이번에는 한번 띵 울리고 멈추는 게 아니라 정말 Runaway 전주였죠.

E6에서 E5로 바뀔 때 진짜 해주나 보구나 하고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칸예는 모래바닥에 조심히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양팔을 들었고, 고양종합운동장이 흔들렸습니다.

어떻게 노래 하나에 극도로 감정적인 순간과 극도로 말초적인 순간이 공존할 수 있는지, Runaway의 비트 드랍, 드럼 브레이크와 베이스를 스타디움에서 들으니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감격이었습니다.

그냥 단숨에 Runaway가 어째서 칸예 최고의 명곡 취급을 받는지 알 것만 같았어요.

그날 밤 최고의 반응이 Runaway에서 터져나왔습니다. 훈련소 아침 점호 때 애국가 부르는 건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한국 떼창의 역사에 기록될 역대급 떼창이 또 하나 나왔달까요...

9분 내내 Runaway만 달리면 더 좋았겠지만, 시간 관계상 넘어간 게 이해는 됐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곡이 Hell Of A Life였거든요 ㅋㅋㅋ

비트가 개사기라서 그런지 틀어주자마자 너무 신났습니다.

코러스 갈 때까지만 틀어주면 또 떼창 오지게 했을텐데 중간에 끊어버려서 너무 아쉽더군요.

 

Cruel Summer Era

Mercy가 나올 때부터 전 이 히트곡 메들리가 심상치 않음을 포착했습니다.

뭐지? 바로 Yeezus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컴필 히트곡들도 해준다고?

진짜 칸예가 제대로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ercy 자체가 엄청난 메가히트곡이다보니 떼창도 엄청났습니다.

관객석에 있는 모두가 "람볼기니 멀씨! 여 칙 쉬 쏘 떨쓰티!"를 외쳤어요 ㅋㅋㅋ

그때의 엄청난 에너지가 아직도 기억나네요.

Clique도 공연해줬는데, 앨범 내에서도 매우 인기 있는 곡이다보니 Mercy만큼은 아니어도 역시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딱 비트 드랍 전에 다음으로 넘겨서 아쉬웠네요.

 

Yeezus Era

그런데 다음 곡이 On Sight라면 감히 아쉬워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 어떤 관객이 익스페리멘탈 힙합 비트를 듣고 이런 규모의 함성을 동원할 수 있을까요?

앨범에서도 기껏해야 Black Skinhead나 Bound 2 정도를 틀어줄 거라고 생각했지 On Sight을 틀어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귀 찢어놓는 신스 비트로 유명한 곡이지만 그걸 스타디움 단위로 들으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신났습니다.

저희 모두 열광하며 몸을 흔들었고 칸예도 신났는지 정말 열광적으로 춤췄습니다 ㅋㅋㅋ

칸예가 저렇게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건 정말 오랜만이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첫 벌스만 부르고 다음 곡으로 넘기는 줄 알았는데 칸예가 "아냐, 그 파트는 들어야지"라고 해서 운좋게도 성가대 샘플까지도 들을 수 있었어요... 정말 온몸이 holy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뒤로 Black Skinhead가 나오는데... 그냥 뭐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스우파고 뭐고 그냥 온 사람들이 진성 칸붕이들이라 Stronger나 POWER에 버금가는 반응이 나왔어요 ㅋㅋㅋ

모두가 "For my theme song!"을 서두로 정말 미친듯이 신나게 놀았습니다.

비트가 정말 장난없더라고요;;

근데 그 뒤로 틀어주는 게 New Slaves네? ㅋㅋㅋㅋㅋㅋ 진짜 칸예 고봉밥처럼 퍼준다고요 ㅋㅋㅋ

New Slaves를 라이브로 한 게 몇 년 전인데 이걸 한국에서 해주냐고 ㅋㅋㅋ

칸예 최고의 벌스 중 하나로 꼽히는 곡이니만큼 라임 하나하나를 다 따라불렀던 것 같습니다.

방구석에서나 따라불렀던 벌스를 이제 저와 함께, 칸예와 함께 몇천 명이 따라부르고 있으니까 감격에 젖더라고요.

오메가 샘플까지도 틀어줬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근데 다음 곡이 Blood On The Leaves네? ㅋㅋㅋㅋㅋㅋ 이런 미친 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진짜 라이브로 한 지 꽤 됐을텐데 해준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브라스가 드랍될 때는 진짜 미치도록 신나서 다들 미친듯이 머리를 흔들더군요.

물론 칸예조차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ㅋㅋㅋ 이때부터 선글라스를 쓴 채로 진짜 재미있다는 듯이 방방 뛰었어요 ㅋㅋㅋ

그리고 대망의 Bound 2, 저희는 모두 "Bound~ to falling in love~"와 "Uh-huh, honey?"를 연호했습니다.

첫 벌스까지만 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칸예가 "다음 곡으로 넘어ㄱ... 아니다 이전 걸로 돌려봐"라고 하더니 저희한테 찰리 윌슨 파트를 부르길 요구하더라고요?

바로 "I know~ you're tired~" 떼창했습니다.

심지어 저희가 중간에 박자를 놓치는 것 같으니까 칸예가 "So please~" 하면서 밀린 박자를 다시 잡아줬습니다.

너무 감격 ㅠㅠㅠㅠㅠㅠ

 

Watch The Throne Era

MBDTF에서 Cruel Summer로 바로 넘어가서 WTT는 넘어가는가 했는데, 어림도 없지 ㅋㅋㅋㅋ 바로 No Church In The Wild 틀어버리기 ㅋ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Watch The Throne의 럭셔리와 엘리트주의를 숭상하는 사람이나 너무너무 설레었는데, No Church In The Wild의 프랭크 오션 코러스에서 생각보다 떼창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렇지만 다음 곡 Niggas In Paris에서는 진짜 엄청난 반응이 터져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전 세계를 강타한 메가 히트곡이다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ㅋㅋㅋ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고딩 때 학교 축제에서 이 곡을 공연한 경력이 있다보니 더 각별했습니다.

그냥 제이지 벌스 전체를 통채로 따라할 정도...ㅋㅋㅋ

Otis도 틀어줬는데, 그냥 이 시점에서 칸예가 자기 히트곡을 다 틀어주려나 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것도 참 집안일할 때 정말 많이 들었는데 ㅋㅎㅎ 물론 가사 대충 다 외운 것도 마찬가지라 역시나 다 따라불렀습니다 ㅋㅋㅋ

 

Post-TLOP Era

그러고나서 또 All Day가 나와버리네?

전주의 위압감이 위압감인지라 관객들이 웅성웅성하면서 동시에 환호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순간 저 포함 많은 분들이 BET 때의 그 전설적인 공연을 회상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ㅋㅋㅋ

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모두가 "All day!"를 연호하는 게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다만 대다수 분들은 "All day nigga"까지 부르시진 않았는데, 저는 그냥 노빠꾸로...ㅎㅎ... 어쩌라고요 이거 콘서트잖아 이런 거 막는 건 켄드릭밖에 없다고

그리고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며 Only One을 부르는데, 이거 제 눈물 버튼이잖아요 ㅠㅠㅠㅠ

다행히 칸예가 노래를 못한(?) 덕에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이 곡을 해준 것 자체가 저에겐 감동이었습니다.

FourFiveSeconds 같은 경우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당시 싱글로 발매했어도 팬들 사이에서는 약간 비주류 픽인데 말이죠.

때문인지 리아나 코러스에서도 떼창이 막 대단히 크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카트니 경과 리아나와 함께한 이 콜라보 트랙을 불러줬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있었던 거겠죠.

 

The Life Of Pablo Era

쉬지도 않고 바로 Ultralight Beam이 나와버리는데 진짜 미칠 뻔 했습니다.

반응이 거진 3집, 5집에 버금갔는데 확실히 젊은 팬들이 뉴 칸예를 정말 좋아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따라하기도 쉬워가지고 떼창이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온 Father Stretch My Hands Pt. 1의 전주!!

모든 관객들이 흥분하며 앞으로 닥칠 일에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예 샘플 보컬까지 따라부르시는 분까지 있더라고요 ㅋㅋㅋ

베이스가 깔리고, 모두가 메트로의 시그니처 태그를 외치자 장엄한 비트 드랍이 들어왔습니다.

사실 이어폰으로 들을 때는 이게 그 정도로 고평가받을 드랍인가 싶었는데, 이게 귀로 느끼는 거랑 몸으로 느끼는 거랑은 또 다르더라고요.

정말 엄청난 감격이었습니다.

모두가 음도 제대로 못 맞춘 채로 커디의 코러스를 고래고래 노래했는데, 그게 오히려 TLOP의 부조화 테마와 너무 어울렸달까요 ㅋㅋㅋ

근데 다음 곡으로 Famous를 틀어주네? ㅋㅋㅋㅋㅋㅋ

이거 테일러랑 관계 때문에 공연 못하는 거 아니었냐고 ㅋㅋㅋㅋ 한국이라고 막 지르지 말라고 아저씨야 ㅋㅋㅋㅋ

심지어 가사 자체 검열하지도 않고 그냥 노빠꾸로 부르는데... "팬이 된 입장으로서 가만히 있으면 되겠습니까?"

테일러 따위는 다신 한국에 발 붙일 생각 말라는듯이 Certified Taylor hater "I made that bitch famous"를 목 터질듯이 떼창했습니다.

처음엔 머뭇거리던 분들도 나중에 가서는 그냥 부르시더라고요 ㅋㅋㅋㅋ

진짜 테일러 이제 한국 못 온다고 ㅋㅋㅋㅋ 몇만 명이 자기 억까하는 노래 떼창하는 나라에 오고 싶겠냐고 ㅋㅋㅋㅋ

Bam Bam 샘플 부분도 듣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거기까진 안 틀어주덥니다.

그리고 다음 곡으론 Wolves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칸예 미니멀리즘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곡이 Wolves인데, 스타디움 단위로 들으니 정말 공간감에서 나오는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그때 한국인들 다 늑대 돼서 이구동성 "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우우~" 거렸어요 ㅋㅋㅋ

TLOP의 마지막 곡은 Fade였는데, 여러모로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가 탄생한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는 칸예뿐이 아닌 타이 달라 사인도 함께 했거든요.

우다다 달려오면서 타달싸가 자기 파트를 부르는데, 맙소사, 상상했던 것보다 라이브를 훨씬 잘하는 겁니다!

칸예도 라이브가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타달싸는 진짜 아나더 레벨이었어요.

사람이 아니라 무슨 짐승이 사자후를 내지르는 것 같이 엄청 허스키하고 성량도 압도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관객 조련 솜씨도 좋아서 "와썹 코리아!!" 하니까 저희는 속수무책으로 그냥 '우와아아아악' 소리 지르는 수밖에 없었죠...

둘의 탁월한 퍼포먼스와 더불어 Fade의 신나는 하우스 비트까지 있으니 춤이 절로 나오더군요.

곡이 끝나고 타이 달라 사인이 한국과 칸예를 샤라웃하며 퇴장하는데, 정말 잘해서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근데 칸예가 "야 ㅋㅋ 어디가 ㅋㅋㅋ 몇 곡 더하고 가야지" 해서 가던 중에 돌아오는 건 덤 ㅋㅋㅋ

 

Wyoming Era

Fade가 한바탕 휩쓸고 난 뒤 후폭풍이 상당했는데, 어느 정도의 정적이 지난 뒤 Yikes를 공연하더라고요.

사실 젊은 팬들 사이에서 요즘 ye의 인기가 또 상당하잖아요? 그래도 비주류 라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굉장했습니다.

All Mine 때는 타달싸까지 동원해 관객의 에너지를 쭉 끌어올렸습니다.

확실히 공연에 타달싸가 붙으니 뭔가 더 탄력이 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Ghost Town까지 공연해주대? ㅋㅋㅋㅋㅋㅋ

이게 터지는 게 도파민인지 눈물샘인지 코피인지 모르겠다고요 님들아 ㅋㅋ큐ㅜㅠㅠㅠㅠㅠㅠㅠ

뉴 칸예를 넘어 칸예 히트곡을 통틀어서도 요즘 인기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해서 그런지 정말 환호성이 엄청났어요.

070 Shake 파트 때는 물론 떼창도 지렸었고요.

칸예가 "요 Shake 이 느낌 그대로 우리 앨범 만들자" 하는데 그때 칸예가 정말 기분 좋아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Violent Crimes도 예상 못했는데, 그것까지 틀어줬습니다.

이 곡을 칸예 최애곡으로 뽑으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반응 무척 좋았습니다.

그런 다음에 뭐 전주가 나왔는지 아세요? Feel The Love가 나왔다니까요 씨부럴거 ㅋㅋㅋㅋㅋㅋ

진짜 KSG까지 해줄 줄은 몰랐는데 ㅋㅋㅋ

전주 중에 칸예가 "Yo, Cudi" 이러길래 설마 커디가 스페셜 게스트로 나오나 싶었는데 갑자기 비트가 꺼지더라고요?

뭔 일인가 했는데 칸예가 갑자기 "아니 cut it 말고 커디, 키드 커디 말한 거야" 이래서 저희 모두 웃었습니다 ㅋㅋㅋ

칸예도 멋쩍은듯이 '히힣'거리면서 말해서 정말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아무튼 간에 푸샤티의 랩이 나왔고,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푸샤티 랩까지도 따라부르시더라고요.

특히 제 경우에는 푸샤를 엄청 좋아하다보니 발성까지 푸샤 걸로 바꾸고 쫀득하게 랩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그라! 가라라라라! 쁘라라라라라라! 파트에서는 많은 칸붕이들이 정신을 놓고 그냥 괴성을 내질렀습니다 ㅋㅋㅋ 물론 저도요...ㅋㅎㅎ

칸예 덩실덩실은 멀리서 보는데도 너무 귀여웠습니다 ㅠㅠ

 

Donda Era

이번 라이브에서 최고의 수혜를 본 곡들은 돈다 수록곡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Donda가 여러모로 많이 저평가를 많이 받았고, 실제로 프로듀싱이 과하게 공허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는데 확실히 중요한 곡들만 듣다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일단 시작을 Hurricane으로 조지는데 안 좋을 수가 있겠냐고요 ㅋㅋㅋ

전주부터 정말 신성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위켄드 파트도 떼창하기 딱 좋았었고요.

다음에는 무려 Moon을 틀어주는데, 저희는 떼창보다는 그냥 그때의 Astral한 분위기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함성은 없었어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던 곡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칸예가 노스를 부르고 노스가 토도도 달려와 칸예에게 안기는데 이런 순간이 너무 소중했습니다.

칸예가 한 아버지로서 진심을 다하는 모습... 정말 인간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노스가 전광판에 잡힐 때 카메라를 향해 재롱을 떨어줘서 저희 모두 환호해줬습니다 ㅋㅋㅋ

12살에 걸맞는 장난기 ㅋㅋㅋㅋㅋㅋ 잼민이 서북양 너무 귀엽다고 ㅋㅋㅋ

그러고 나서 곧바로 Off The Grid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반응이 죽여줬습니다.

앨범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기도 하고, 특히 트렌디하다보니 저희 사이에서 함성이 엄청났어요.

훅이 또 떼창하기도 쉬운 구조다보니 또 다시 전 공연장이 떼창으로 가득 찼습니다.

거기에 노스도 같이 그루브 타더라고요 ㅋㅋㅋ 귀여웠습니다.

(다시 들어보니 "No Puff"라고 하는데, 퍼프 대디 앨범 중에 Off The Grid라는 앨범이 있습니다. 확실히 칸예는 퍼프 대디랑은 선을 긋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그 후에 나온 Jail은 정말 질리지도 않고 전율적이었습니다.

비트 자체가 굉장히 멋지다보니 떼창에도 아주 잘 어울렸는데, 전광판에 잡히는 타달싸-칸예-노스 구도가 매우 멋졌습니다.

Praised God도 무척 좋았습니다.

찰진 스캇 훅을 들으니 문득 스캇도 왔으면 참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Come to Life까지 왔을 때는 그냥 뭐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네요 ㅋㅋㅋㅋ

어차피 지금까지 곡 중에 반응 안 좋은 게 없었어서 ㅋㅋㅋ

Come to Life도 환호가 엄청났습니다.

문득 비앙카가 올라와주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안 나오더라고요 ㅋㅋㅋㅋ 역시 킴을 위한 곡은 다르다는 건지...

그리고 칸예가 "이게 마지막 곡이야"라고 하는데 순간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정말 꿈만 같은 순간이었기에 모두들 그 꿈을 끝내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그러나 칸예가 불을 켜달라고 하고 "Korea! This Is Yeezy! I love you!"라고 외쳤을 때 모두들 대가리가 깨져 환호했습니다 ㅋㅋㅋ

장난해? 칸예가 우리 사랑한대 ㅋㅋㅋㅋㅋㅋ 칸예가 우리 사랑한다고 했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언제나처럼 끝은 도래하고, 마지막 곡은 24였습니다.

제가 앨범에서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였는데, 특유의 종교적인 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거든요.

수만 개의 핸드폰 라이트와 24의 분위기가 합쳐지니 절로 신성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주변인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행운을 비는 칸예의 모습은 지난 1년 간의 그와 비교했을 때 정말 믿을 수 없이 착해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연이 끝난 후 24가 이렇게나 인상적인 줄 몰랐다고 하는 후기를 많이 봤어요 ㅋㅋ

나중에 알고 보니 8월 23일은 코비 브라이언트의 생일이었고 24는 코비의 등 번호였기에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마지막 곡으로 24를 부른 거라네요...

그리고 저희를 위해 기도해준 것...

 

"No matter who you’re, I know God hears you, no matter what you did, you know God forgives you. Heavenly father, thank you for this night. Thank you for my friends & family. Please watch over them. Watch over everyone going home tonight. In Jesus name, Amen."

 

이 부분에서는 정말 울컥할 뻔 했습니다.

왜냐하면 첫번째 문장은 칸예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마치 자신의 과거를 스스로 돌아보고 다시 한번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그러면서 자신의 두번째 기회를 믿는 듯한 말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 가는 길을 지켜봐달라는 대목에서는 너무 감동이었어요...

저는 3시간 반을 대중교통을 통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공연이 끝나고 이제 현실을 맞닥뜨릴 생각을 하니까 또 막막해졌는데 칸예의 기도 하나로 집으로 돌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칸예가 정말 착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최소한 그를 사랑해주는 이들에게, 그는 무조건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는 사람이라는 걸요.

 

칸예는 퇴장하면서까지 계속해서 "We gonna be okay"를 불렀습니다...

저희도 그에 맞춰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때까지 계속해서 외쳤고요.

한국의 자살율 때문인지, 아니면 이때 공연에서 정말 무언가를 제대로 느낀 것인지 몰라도...

그냥 여운이 너무 깊게 남더군요.

 

그렇게 해서 제 인생 최고의 공연이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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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서 내가 그날 칸예에 대해 가진 이미지를 가장 완벽히 요약한 이미지)

 

아니 진짜 하필 왜 우리나라에서 역대급 공연을...??

 

그냥 보고 나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어요 ㅋㅋㅋ

칸예가 내 눈앞에서 1시간짜리 킬링벌스를 찍고 갔다니까? ㅋㅋㅋㅋㅋㅋ

이쯤 되면 그냥 칸예가 김혜자 선생님 뛰어넘은 게 맞다고 봅니다 ㅇㅇ

도파민에다가 국뽕에다가 애국심에다가 칸뽕까지 다 터져버렸다고요 ㅋㅋㅋ

공연으로부터 나흘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뽕이 여전합니다...

콘서트 중독증에 걸린 것 같아요 ㅠㅠ

 

리스닝 파티 자체의 분위기나 연출도 꽤 괜찮았는데, 후의 킬링벌스가 너무 역대급이었다보니 묻힌 감이 없지 않죠 ㅋㅋㅋ

하긴 그 칸예가 자기 디스코그래피 전체를 라이브로 공연했는데, 그게 한국이다? 믿으려고 해도 믿을 수가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공연 때는 그냥 순간순간이 너무 신났었어서 체감을 못했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게 진짜 개지리는 겁니다?

 

1시간을 늦었는데 1시간을 더 붙여줬네?

근데 그 1시간 동안 계속 라이브를 했다고?

이거 생각해보면 래리 후버 이후로 처음 아니었나?

칸예가 이 가격에 이 곡들을 조금조금씩 전부 불러줬다고?

대체 왜?

이거 생각해보니 전 세계 최초로 이런 거 아닌가?

뭐지 왜 한국에서 이랬지?

 

온갖 생각들이 다 들었습니다 ㅋㅋㅋ

끝나고 나서 힙합 커뮤니티 각지를 확인해보니 역시 폭발적이더군요...ㅋㅋㅋ

간 사람들은 그냥 역대급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고 안 간 사람들은 거의 자살할 기미를 보이고 있고 ㅋㅋㅋㅋㅋㅋ

이 전설적인 순간의 일원이 된 게 순간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순간 하나를 놓치지 않고 빠짐없이 최대한 즐긴, 그리고 영원히 간직한 저 또한 자랑스럽게 느껴졌고요.

세상에, 제 인생에 이런 기회가 얼마나 더 있겠어요?

 

스페셜 게스트에 대한 루머가 공연 전에 떠돌다보니(070 Shake, Baby Keem, 카티 등등...) 과연 누가 나올지 궁금했는데, 결국 올드 칸예가 스페셜 게스트였던 셈이네요 ㅋㅋㅋ

그 어떤 게스트보다도 좋았고,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사실 최근 칸예는 올드 칸예와 현재의 자신 사이 철저히 선을 그으며 지금의 나는 나일 뿐이라는 발언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이날은 마치 마스크를 뒤집어 쓴 ye에서 순수한 열정을 가진 눈의 Kanye West로 돌아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라이브를 해서가 아니라, 그의 행동이나 눈빛, 발언에서 근 몇 년 간 공공적인 현장에서 받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었어요.

진정 자신의 삶과 커리어에 열정을 가진 사람 말이에요.

 

YE-1.jpg

칸예가웃었다고.칸예가웃었다고.칸예가웃었다고.칸예가웃었다니까?

 

칸예가 자신의 디스코그래피를 돌아보는 공연을 직접 체험하며 그의 오랜 팬으로서 사지가 다 떨릴 정도로 기분 좋은 경험을 하기도 했지만

칸예 개인으로서는 그의 찬란한 과거와 다시 마주하고 인정하는 순간이 되었고

저에게는 반백을 목전에 두고서도 아직 여전한 그의 열정을 확인하고 영감을 받는 순간이 되었던 점에서

가수와 팬의 예술혼이 환상적인 화학작용을 일으켰던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 걸 제하고도 언론에 대서특필될 만큼 역대급인 사건이긴 했지만 말이죠 ㅋㅋㅋ

에미넴 손하트 사건도 정말 엄청났었지만, 이번 칸예 공연은 스트리밍으로도 올라온 만큼이나 후대의 힙합 팬덤에게 길이 전해지며 전설로 남을 것 같네요.

그리고 그 전설의 순간에 제가 함께 했다는 것에, 경의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 타이틀이 한동안 저에겐 엄청난 자부심이 될 것 같네요.

제가 참지 못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어떻게든 힘내보려고요.

 

그러고보니 위에서 칸순이 얘기를 했는데 저 그냥 여자 없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계집 따위가 왜 필요함?

난 칸예 역대급 공연을 직관한 사람인데.

감사합니다 GOAT.

 

계속해서 관계자 후기가 올라오기로는

"칸예는 이번 공연에 매우 만족했다"

"가능만 하다면 23일 24일 연속 공연을 하고 싶어 했다"

"칸예는 일본만큼이나 한국에 애정이 생겼다"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과 서울 도시 분위기를 좋아한다"

라는데

그냥... 너무 감동이에요.

우리는 칸예를 사랑했는데,

칸예도 우리를 사랑한대요.

칸예가 내 나라를 사랑한대요.

칸예가 나를 사랑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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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또 칸예야. 이 앨범만 들으려고 했는데, 칸예를 듣고 말았어. 이제 나는 외쳐야만 해… 외치면 잠이 확 깨 버릴 걸 알면서도, 나는 외쳐. 그것이 칸예를 목도한 자의 사명이다. 자, 외치겠어.

 

오늘부로 칸예 지지를 철회한다. 

오늘부터 지지관계에서 벗어나 칸예와 나는 한몸으로 일체가 된다. 

칸예에 대한 공격은 나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세상에 70억 명의 칸예 팬이 있다면, 나는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1억 명의 칸예 팬이 있다면, 나 또한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천만 명의 칸예 팬이 있다면, 나는 여전히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백 명의 칸예 팬이 있다면, 나는 아직도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한 명의 칸예 팬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 

세상에 단 한 명의 칸예 팬도 없다면, 나는 그제서야 이 세상에 없는 것이다. 

칸예, 나의 사랑.

칸예, 나의 빛.

칸예, 나의 어둠.

칸예, 나의 삶.

칸예, 나의 기쁨.

칸예, 나의 슬픔.

칸예, 나의 안식.

칸예, 나의 영혼.

칸예, 나.

 

칸예 웨스트는 누구인가?

맹인에게, 그는 눈이다.

배고픈 자에게, 그는 요리사이다.

목마른 자에게, 그는 물이다. 

칸예가 주장하면, 나는 동의한다. 

칸예가 말하면, 나는 듣는다. 

칸예에게 단 하나의 팬이 있다면 그것은 나다. 

칸예에게 단 하나의 팬조차 없다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제 칸예 카페 다녀왔습니다
칸예 카페가 열린 건 아니고요
그냥 카페에서 칸예 생각했습니다
카페에 간 건 아니고요
그냥 집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사실 커피도 안마셨습니다
그냥 칸예인 상태입니다

 

버스를 탔을 때,

기사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학생, 1명인데 왜 2명 찍어?"

"제 마음속에는 언제나 칸예가 살고있기 때문이죠."

기사 님이 웃으며 말했다.

"학생,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칸예는 요금을 안 받는단다.

 

누군가 내게

"칸예를 얼마나 사랑했나요" 하고 묻는다면,

나는 외면하며 "손톱만큼이요"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서는,

잘라내도 잘라내도 평생 자라나고야 마는

내 손톱을 보고 마음이 저려 펑펑 울지도 모른다.

 

여러분 제가 오늘 어이 없는 일을 겪었는데요...
원래 탕후루란 게 제철이고 수요 많은 과일들로 만드는 거 아닌가요...?
오늘 탕후루 가게에 갔는데
글쎄 칸예 탕후루가 없다는 거예요...
칸예만큼 제철인 게 어디 있다고...
심지어 계절도 안 타서 항상 제철일 텐데...
속상한 마음에 글이라도 남겨 봐요...

 

 

최대 수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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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웨스트 <- 얘는 진짜 이번 파티에서 얻어간 것밖에 없어요 ㅋㅋㅋ

자기 등장하는 두 곡이 따라하기 쉬워서 그런지 떼창도 정말 역대급이었고, 전광판에 떠서 카메라에 얼굴 들이밀 때마다 너무 귀여웠어서 환호성도 역대급이었습니다.

게다가 저 타역의 동아시아 이국에서 자신과 자기 아빠를 열성적으로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몸소 깨닫고 가니... 기분도 정말 좋을 것 같네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아티스트임을 가장 환상적인 방식으로 체험하고 가는 것 같아요.

그제는 서울에서 놀고 쇼핑하는 모습까지 목격됐는데, 이왕 온 거 재밌게 놀다가 가면 좋겠네요 ㅋㅋ (이제 갔네요)

 

최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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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긴 누구야 ㅋㅋㅋ 나이 제한 때문에 이 레전드 공연 직관 못한 이 둘이지 ㅋㅋㅋ

나는 봤는데~~ 벨레렐레레레ㅔ레레레ㅔ레렐 히힣

 

 

+

https://hiphople.com/fboard/289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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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제가 사용한 표현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너무 들뜬 상태라 표현의 경중에 대해 감각을 상실했던 것 같고, 그로 인해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딴에는 재밌다고 생각해서 쓴 글이었는데, 말마따나 드립도 상황을 잘 보고 쳐야 드립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저 찐따가 선을 넘는 거겠죠.

그리고 저는 찐따가 맞았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현장을 실제 참석한 사람들뿐이 아닌 여러 이유로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스트리밍으로 공유하는 선택을 내린 칸예와 그의 팀이 내린 결정에 비했을 때 너무나도 옹졸하게 비춰보이는 행동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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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 와...글 진짜 열심히 쓰셨네요

    저도 이 역대급 공연의 후유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네요

  • 1 8.27 03:56

    글을 읽으면서 그때 그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ㅋㅋㅋㅋ 아 내 20대 추억 한페이지를 크게 만들고 갔네요

  • 8.27 04:27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다들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 같네요. 읽으면서 크게 공감했습니다. 인생 첫콘이 하필 이거였어서 정신줄 놓고 떼창만 하고 있던 중에 문득문득 스쳐 지나갔지만 도파민 과다분비로 인해 잊혀진 감정들과 기억들이 많았는데 이 글을 보다보니 다시금 생각이 나네요. 마지막 문단에서 본인의 과오를 깔끔히 인정하고 사과하시는 모습도 멋집니다. 그 당시에 바로 쓰는거면 그럴만도 하겠다 싶네요. 저도 집갈때까지 진정이 안되던지라...ㅋㅋ 아무쪼록 긴 글 잘읽었습니다. 저장해뒀다가 그 날의 기억을 다시금 회상해보고 싶을때 꺼내서 읽을 글이 생겨서 좋네요.

  • 8.27 07:57
  • 8.27 08:20

    나이 때문에 현장에서 직관하지 못한 설움이 이 글 덕분에 조금이나마 풀린 느낌이네요ㅋㅋ

    이번 내한만큼 ㄹㅈㄷ급 공연을 또 할지는 모르겠다만은... 언젠가는 꼭 칸예 공연 가고싶습니다

    즐거워보이셔서 보기 좋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8.27 08:26

    영상으로 만들어도 좋을 퀄리티의 글이네요 ㄷㄷ

  • 8.27 08:31

    현장감 오지는 후기네요 ㅋㅋ 굿

  • 8.27 08:45

    과다한 도파민 분비로 날아갔던 직관 기억이 정성 후기 보고 다시 디테일하게 맞춰지네요 ㅋㅋㅋㅋㅋ

  • 8.27 08:52

    와 다들 체력 좋으시네요.저는 ALL DAY부분에서 어지럽고 쓰러질거같아서 가슴부여잡고 잠시 주저앉았는데...물론 다음곡부터는 다시 일어나서 열심히 떼창하긴했지만요

  • 8.27 08:54
  • 8.27 09:41

    캬 잘 읽었습니다

  • 8.27 10:00

    일단 개추박고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 8.27 10:11

    ㅋㅋㅋㅋㅋㅋㅋ이런 팬심 넘치는 장문 후기 리마인드되어서 너무 좋네요 진짜 저도 와 이런걸 한국에서? 몇년만에? 왜? 왜? 이랬던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스트리밍 다시 틀어보니까 라이브로 뱉은건 사실 절반 정도밖에 안되더라고요. 하지만 현장에선 뭐 다들 미쳐있어서ㅋㅋㅋㅋㅋ저는 환호성 때메 반주도 잘 캐치가 안되어서 십초 늦게 반응했었어요. 하 살아가면서 이 정도 감동을 또 언제 느낄지..

  • 8.27 10:12

    잘 읽었습니다

  • 8.27 10:21

    칸예 거북목 패션 처음에 봤을 때는 저거 뭐지 이 느낌 이였는데 막상 가서 everybody때 스크린에서 보니까 개간지:: 그냥 압도하더라고요

  • 8.27 11:31

    진지하게 칸예가 육성으로 사랑한다는걸 들은 사람?

    지구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그게 저희입니다

  • 8.27 13:12

    칸예 사랑해

  • 8.27 15:08

    저도 아직 못헤어나오고 있습니다.. 며칠 째 계속 영상보고 감동먹고 ㅜㅜ 그만큼 역사적인 순간이어서 그러겠죠 ㅠㅠㅠㅠ 글 읽으면서 다시 또 현장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감사합니다,,,

  • 8.27 18:48

    개부럽다

  • 8.27 21:24

    제 마음을 글로 옮겨주신 느낌이에요.. 감사합니다

  • 1 8.27 22:15

    어 갔으면 승자야~

    근데 군생활은 어읍읍

  • Moon을 Donda에서 가장 좋아하는데 그 곡 나올 때만은 떼창 안 하고 가만히 앉아서 들었더니 참 좋더라고요..

  • 8.27 22:31

    읽는 내내 다시 현장인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사정하게 해줘서요

    글 잘쓰시네요

  • 8.27 23:41

    잘 읽었습니다! 김사합니다!!

  • 8.28 00:17

    We gonna be ok

  • 8.28 05:51

    흥분하셔서 선을 넘은 글인거 같긴 했습니다

    칸예 진성 팬이신 거 같아 저도 기분 좋아지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CXL
    8.28 07:54

    정성스러운 후기와 확실한 사과는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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