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레이블]
https://hiphople.com/fboard/27266911
[2편 - 그루브]
https://hiphople.com/fboard/27287643
[3편 - 트랙]
https://hiphople.com/fboard/27292857
[4편 - 디깅]
https://hiphople.com/fboard/27303928
4편은 무려 추천수 48이라는 성원에 힘입어
5편을 바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오늘 주제는 자세히 설명하려하면 엄청 길어지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매우 짧을 수도 있는 주제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며 타이밍을 미뤄왔지만...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한 번 정리해봅니다!
일단 위 음반 판매 사진을 보시면서
'이상하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으셔야 합니다! ㅎㅎㅎ
여러 곡이 담긴 음반(또는 음원)을 말할 때
우리가 보통 '앨범' 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죠?
그런데 '앨범(album)'이라는 것은
21세기에는 잘 보지 못하게 되었지만,
사진들을 모아 보관하는 책자를 의미합니다.
너무 오래된 사진을 가져온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실물) 포토 앨범이 뭔지 다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음악이 모여있는 집합체(?)를
'앨범'이라는 용어로 부르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1900년대 초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봅시다!
위 음반은 사이즈는 꽤 크게 느껴지지만,
한 면에 1곡(약 3~4분)밖에 들어가지 않는
SP(Standard Play) 레코드이고
1분당 회전수는 78rpm 입니다.
최초에 바이닐 형태로 저장/재생 매체가 나왔을 때는
이 78rpm 레코드가 표준이었기 때문에
SP(스탠다드 플레이 = 표준 재생) 레코드라고 불렀습니다.
한 면에 저장되는 곡 길이가 3~4분이었기 때문에,
한 곡의 길이가 3~4분으로 정립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레코드 한면에 1곡만 들어가는 음반을
'single(싱글=1곡)' 레코드라고 불렀고,
앞뒷면 합쳐서 2곡이 들어가기 때문에
보통 바이닐 싱글, CD싱글, 디지털 싱글 모두
1~2곡만 수록되는 형태를 띠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SP 레코드 1장에 총 2곡만 들어가기 때문에
이 레코드 1장만으로는 여러곡을 발표할 수 없었기에
뮤지션들은 이 SP 여러장을 하나의 책자에 묶어서
한꺼번에 판매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렇게 레코드 1장에 2곡씩 5~8장을 넣어서
10곡 정도를 한꺼번에 판매하는
책자 형태가 나오게 되었는데,
흔히 Folder Storage (서류철 보관함)
또는 Record Binder (레코드 묶음) 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 형태가 사진용 '앨범(album)'과 비슷하다고 하여
이후 편의상 '앨범'이라고 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1~2곡짜리 싱글이나
5~6곡 짜리 EP가 아닌
'정규작'을 일컬을 때
[앨범]이라는 표현을 써야 하는 것이고
'싱글앨범', '미니앨범' 등은 엄밀히 말하면
이 기준에서 말이 안되는 표현이 되는 겁니다.
('미니앨범'은 일본에서 EP를 대체해서 만든 표현)
그렇다면 EP, LP는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요?
우선 한 면에 3~4분밖에 들어가지 않던
SP 레코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개의 대형 음반 제작 회사였던
'콜럼비아'와 'RCA빅터' 에서
저장 용량을 대폭 늘린 2가지 포맷을 내놓는데...
A. 1948년 컬럼비아 - LP (Long Play)
: 한 면당 약 20분 남짓 가능 / 총 40분 남짓
B. 1949년 RCA 빅터 - EP (Extended Play)
: 한 면당 약 10분 정도 가능 / 총 20분 내외
위에 써있는 저장 시간에 맞춰서
LP 레코드 속에는 3~4분짜리 곡들을
총 10곡 내외로 담을 수 있게 되었고,
EP 레코드 속에는 3~4분짜리 곡들을
총 5~6곡 정도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걸 계기로 싱글보다는 좀 더 많은 곡들을
수록한 5~6수록 정도의 음악 발표물을
EP 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실제 EP 바이닐 레코드가 아닌
CD나 디지털로 발매하더라도
여전히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10곡 내외의 곡들을 모아
발표하게 되는 음악 작품을 일컬어
LP 라고 부르게 된 것인데,
이 역시 바이닐, CD, 디지털 상관 없이
현재는 공통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에미넴의 정규작 Marshall Mathers LP (2000) 입니다.
음반 제목 끝에 'LP'가 들어가 있다보니
음반 쇼핑몰에서 종종 "LP 아니고 CD임!" 이라고 써두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일어나게 됩니다 ㅋㅋㅋ
이 앨범 뒤에 붙인 LP는 싱글이나 EP가 아닌
"정규앨범" 이라는 의미로 붙인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왜 LP 와 Vinyl은 서로 혼용되어 불리게 되었을까요?
국내에 처음 바이닐 레코드가 들어오던 당시에
이른바 '가성비' 차원에서 싱글 레코드는
별로 수입되지도 만들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10곡 남짓 수록되는 정규작(LP)가
주로 생산 및 판매 되다보니
그 바이닐 레코드를 다 LP라고 통칭해서 불렀고,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는
" LP = 바이닐 "
이라는 웃지 못할 공식이 성립하게 된 것인데,
해외에서는 바이닐 레코드라는 큰 범주 안에
7인치, 10인치, 12인치 레코드들이 포함되고,
우리가 제일 흔히 보는 10곡 남짓 수록된
12인치 바이닐 레코드들만 ' LP '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네이버, 알라딘 등 국내에서 검색할 때에는
LP 라는 표현으로 검색하는 것이 적절하고,
구글링 등을 통해서 해외 직구를 알아보실 때에는
vinyl 이라는 표현으로 검색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h8GcYKNcfo
너무나도 유익한 글이에요 선생님
SP를 저렇게 묶어서 내서 '앨범'이라고 불렸다는 거는 몰랐네요 배우고 갑니다...
Marshall Mathers LP (CD)는 좀 웃기네요ㅋㅋㅋㅋㅋ
LP인데 동시에 CD
이게 1타강사지
정말 유익하오, 선생!!
젊은이, 말이 짧구만 ㅋㅋㅋ
추가로 8곡 30분 이상이 정규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9곡 30분 미만인 경우도 안되구요
7곡 30분 이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음반산업협회 주요국가별로 조금씩 미묘한 기준 차이는 있지만,
말씀해주신 기준으로 주로 통칭되는 것 같습니다!
와 SP의 개념은 알고 있었는데 저걸 책자에 모아서 발매해서 앨범이라는 개념이 생겼다는건 몰랐네요 오늘도 배워갑니다!
진짜 알고싶은 정보였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왜 둘다 앨범일까 라는 의문이 든적은 있었지만 걍 지나갔었는데
이번 편은 ㄹㅇ 띵했습니다.... ㄷㄷ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