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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nd Hammer - We Buy Diabetic Test Strips 리뷰

title: The Notorious B.I.G. (2)온암2023.10.09 16:36조회 수 329추천수 4댓글 6

Armand Hammer - We Buy Diabetic Test Strips(2023)

 

 

20231009_163227.jpg

*풀버전은 w/HOM Vol. 3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https://drive.google.com/file/d/1UwkUmLMC914B5uMiSZMyvVTPQ66VRBSs/view

 

https://www.youtube.com/watch?v=MJ-00HEeY-A&pp=ygUKdHJhdW1hIG1pYw%3D%3D

 지난 몇 년 간 앱스트랙 힙합 신에서 가장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래퍼를 꼽으라면 아마 빌리 우즈(billy woods)의 이름이 첫 번째로 나올 것이다. 올해 상반기 Kenny Segal과의 두 번째 합작 <Maps>가 만장일치로 매니아들과 평론지의 찬사를 받았던 만큼, 자연스레 엘루시드(E L U C I D)와의 듀오인 아만드 해머(Armand Hammer) 또한 지대한 주목을 받고 있는 형세이다. The Alchemist와의 합작이었던 전작 <Haram>이 큰 호평을 얻었기에 그들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날이 갈 수록 증대되었고, 앨범의 실제 완성도를 확인한 바 본인들도 그 사실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전의 작업과 다소 상이한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힌 만큼 본작은 아만드 해머의 커리어를 통틀어서도 가장 다양하며 능력 있는 프로듀서들을 동원한다. 때문에 <We Buy Disbetic Test Strips>는 그동안 아만드 해머가 시도한 모든 스타일의 집합체 같으면서도 동시에 새롭게 느껴진다. 규칙성과 혼돈 사이에서 아슬한 곡예를 이어가며 앱스트랙과 익스페리멘탈의 묘미를 선사하는 앨범의 프로덕션은 단일 프로듀서를 가진 <Haram>과 대조했을 때 더욱 흥미로운 감상을 전달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음압의 공기에서 엠비언트와 인더스트리얼의 사운드 소스들이 불규칙적으로 행위하며 거시적으로 하나의 기류를 형성하는 아만드 해머의 음악은 추상적인 성격을 띄고 있음에도 그 접근법에서 난해함을 줄인다.

 

 음악 내적으로, 동시에 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또 다른 거성 JPEGMAFIA가 선공개 싱글 "Woke Up and Asked Siri How I'm Gonna Die"를 포함한 네 곡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REBOUND!"에서 아만드 해머를 디스하는 등 불편한 기류를 이어가던 두 아티스트의 비프가 마침내 종결되는 순간이었다. <All My Heroes Are Cornballs> 시기를 연상케 하는 몽환적인 공간감을 잔뜩 내포한 비트 위 JPEGMAFIA가 아닌 아만드 해머의 래핑이 등장하는 순간의 쾌감은 그들의 불화 경력과 맞물리며 청자들로 하여금 다층적인 감상을 유도케 한다.

 

 장르 내 정평이 난 프로듀서들의 활약은 비단 그 즈음에서 그치지 않는다. El-P가 프로듀싱한 "The Gods Must Be Crazy"는 Run The Jewels의 데모곡을 아만드 해머 버전으로 편곡한 것만 같은 감상을 주며, Kenny Segal이 프로듀싱한 "Total Recall"은 <Maps>에 수록되어도 손색이 없는 추상적 성격을 자랑한다. Black Noi$e와 Jeff Markey가 프로듀싱한 Earl Sweatshirt 타입의 "Don't Lose Your Job"은 매니아들이 재즈 기반의 앱스트랙 힙합을 사랑하는 이유를 낭만적으로 상기한다.

 

 그러나 이 중 그 어떤 트랙도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Trauma Mic"의 광포함을 능가하지 못한다. 가장 앞서 싱글로 공개되었음에도 여전히 충격을 주는 DJ Haram의 파괴적인 비트 위 거침없이 랩을 하는 엘루시드와 빌리 우즈는 그 모든 창조적 음향 현상을 패권으로 다스리며 그들이 장르의 최전선에 서있음을 선포한다. 앨범에서 가장 중량화된 드럼을 지닌 'Supermooned'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다양성을 총체하는 무게중심은 앨범 전체에 대한 연출을 대표하는 듀오의 래핑에 있다. 둘 중 상대적으로 더 훌륭한 솔로 커리어를 축적한 빌리 우즈에 대한 리스너들의 조명도가 더 크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엘루시드의 퍼포먼스가 더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부유하는 듯한 질감의 사운드 톤을 확실하게 고정시킬 수 있는 엘루시드의 저음은 앨범에 바람직한 공격성을 더하고, 특히 DJ Haram이 프로듀싱한 트랙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하나 같이 은유적이고 난해한 곡의 제목들처럼 빌리 우즈와 엘루시드는 문화적 레퍼런스와 수사적인 문장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사회적 빈곤과 개인적 고뇌에 대한 논점을 제시한다. 동시에 랩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청각적 쾌감과 복합적인 리듬의 이점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그들의 실력은 과연 베테랑이라 할 만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거듭해 발전하는 아티스트는 드물다. 특히 음악적 본질이 철저히 '반복'에 위치해있는 힙합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만드 해머는 상투적인 성공의 길 대신 철저히 추상화된 미로에 진입했고, 예술가로서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시간만 충분히 흐르면 추상 힙합의 또 다른 명반으로 평가받을 이 앨범을 듣는 순간, 난 이들이 진정 음악성만을 추구하는 아티스트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8.4/10

최애곡: Trauma Mic

-The Gods Must Be Crazy

-Don't Lose Your Job

 


 

 Screenshot_20231009_015309_Instagram.jpg

다 이루었다.

이제 여한이 없다.

 

아마 아만드 해머의 앨범 중에서는 가장 좋게 들은 앨범이 아닌가 싶습니다.

Haram은 소수의 곡을 제외하고 알케미스트와 아만드 해머의 음악색이 비교적 애매하게 섞인지라 긴가민가했던 작품인데, 이번 작품은 다채로우면서도 통일된 기류가 존재했기에 어느 때보다 재밌게 들을 수 있었네요.

게다가 초창기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익스페리멘탈, 인더스트리얼의 요소까지...

멤버들의 솔로 프로젝트까지 합쳐서도 아마 TOP 3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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