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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손으로 써보는 리뷰 #4. Blonde

title: The Notorious B.I.G. (2)안맞는브라자를입는다2021.10.09 21:04조회 수 3299추천수 40댓글 60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손으로 쓰는 리뷰 4번째 시간, 많은 힙합엘이 유저들이 즐기는 앨범이자, 2010년대 최고의 앨범으로 뽑히는 Frank Ocean의 Blonde입니다. 추천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은 글 아래에 첨부했습니다.

 

한줄평: 호흡마저 의식하게 만드는 감정의 폭발

(한줄평에 아이디어를 주신 ITISLIT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Frank Ocean - Blonde (2016)

Blonde_-_Frank_Ocean.jpeg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 각자의 삶과 사랑, 이별을 겪은 인간이다. 인간이 아니어도 좋다. 순수한 사랑의 의미는 모든 생명체에 해당하니까. 블론드는 우리가 겪었지만 모두 다른 사랑을 하나씩 꺼내고, '상상'이라는 달콤함과 '슬픔'이라는 날카로움을 섞은 앨범이다.

 찡그린 얼굴이지만 손으로 가려 볼 수 없는 오션의 얼굴, 가사로 그가 겪은 사랑과 이별을 얘기하지만 정작 우리는 오션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없다. 듣는 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고해성사를 하는 모습으로, 대상이 앨범을 듣는 사람인지 하느님, 신부에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노골적으로 자신의 치부까지 다 드러냈지만, 우리는 오션이란 모습을 볼 수 없다.

 오션은 블론드를 통해 인간의 흐름을 알게 되었다. Nikes에서는 약에 취해 있는 황홀감과 동시에 몽롱함, 성관계를 통해 얻고 있는 육체적 쾌락, 마음과 감정을 공유하는 사랑에 대해 느꼈다면, Ivy에서는 꿈과도 같았던 사랑의 끝을 노래한다. 이별을 예상하고 있었던 불안과 시간이 지나 성장하며 느낀 인간의 차이, 사랑이 멀어지는 걸 직접 경험하며 헤어짐이란 고통을 느낀다. Ivy 트랙 극후반 샤우팅에서 느낀 오션의 감정은 가사 그대로 '꿈'만 같았다.

 그렇게 이별의 고통을 겪어도 다시 그는 사랑을 하러 나선다. 단순히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사랑과 감정을 서로 공유하며 마음을 느끼는 사랑을 구분하면서까지 말이다. 때로는 마리화나에 손을 대며 사랑을 할 때의 그 행복으로 돌아가려는 것도 보여준다. 목에 온 힘을 다해 생목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는 정제하지 않은 이물질이 가득한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기 위함이고, 어쩌면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소개하지 않았던 순수 그대로의 이야기임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Blonde - Alternative Cover Art | Frank ocean wallpaper, Frank ocean, Frank  ocean tattoo

 

 블론드의 전체적인 사운드는 하나로 표현하기에는 어렵다. 목소리를 변형하고, 깎아내어 오션의 목소리지만 많은 사람이 따로 부르듯 보컬 하나마저도 산만하게 변형되었다. 하지만 색이 많이 들어가도 균형과 조화 속에 퍼진다면 화려함이 묻어나온다. 블론드는 이 산만함 속에서 다양한 효과로 감정의 변화와 자신의 내면을 화려하게 표현하였다. Nights에서 그 모습을 잘 드러낸다.

 Nights의 초반은 밝은 사운드 속에서 서로 대화조차 힘든 정신없는 상태를 보인다. 마리화나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곳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얘기하지만, 중반부로 넘어오며 새로운 시작을 외친다. 모든 밤, 오션의 밤을 함께 보내기 위해 외치면서, 비트가 바뀌며 오션은 자신의 진심을 드러낸다. 오히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오션의 진심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Solo (Reprise)에서는 Andre 3000이 긴 시간 동안 힙합 속에서 활동하며 겪은 실망감을 중심으로 얘기한다. 진실된 사랑을 원하지만 몸은 성형수술로 가득 찬 모순된 여성처럼 오늘날의 대중의 관심만 끌고 가사조차 남이 써주는 똑같은 음악이 넘치는 지금의 힙합이 안타깝다고 안드레는 얘기한다. 지금까지 안드레가 했던 독창적인 음악이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뜻이다.

 오션은 계속 감정을 얘기하며 소개한 뒤, Futura Free에서 1시간의 음악을 끝냄과 동시에 Channel Orange 이후 살아온 모든 감정을 토해낸다. 자기 음악을 들어주는 그 고마움, 양성애자라는 자신과 어디에도 섞일 수 없던 사회의 차가움, 아무것도 아닌 그저 한 사람이지만 나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는 힘을 보여준다. 하지만 음악을 만들고 인생을 살아오며 느낀 허무함이 큰 나머지, 다시 돌려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후 나오는 어릴 적 인터뷰는 순수한 어린 마음으로 가려는 목적과 일치하다. 1광년은 얼마나 멀지 궁금한 마음과 함께 얼마나 더 뻗어나갈 수 있는지 대충 예상하는 마음처럼.

 이것은 Frank Ocean의 음악이 아닌, Frank Ocean의 1시간짜리 인생이다. 지금까지 그가 살아오며 겪은 사랑, 그 상실감과 이별, 몽환과 고통의 총집합 말이다. 지금껏 사랑한 Blonde, Blond를 넘어 인간 그 자체의 사랑을 표현한 앨범 Blonde.

 

아마도 오션은 자신의 사랑을 소리로 표현하고 싶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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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점: 10/10

베스트 트랙: Solo, Self Control, Futura Free

워스트 트랙: 없다.

 

 

 

 

 

 

 

만약 Frank Ocean이 Blonde를 발매한 직후 사랑했던 이들에게 편지를 썼다면 어땠을까.

아래는 제가 직접 Blonde를 들으며 오션에게 몰입해 사랑했던 이들에게 쓴 편지입니다.

 

KakaoTalk_20211009_203951281.jpg

 

꼭 이 노래의 3분 30초 부분부터 함께 읽어주세요!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VHGqsnsuA3c

 

사랑했던 이들에게...with Blonde, Blond

 

약에 취해 앞을 구분하지 못할 때, 내가 방황하고 있을 때 도와준 당신.

내 마음을 담은 이 1시간의 소리를 들어주세요.

비록 우리가 다투고, 헤어지고 싸우며 마음의 상처가 생기고 남아있지만,

그래도 추억과 하나뿐인 경험이 있잖아요 그대여.

마리화나를 피우느라 사실 누구와 사랑을 나누었는지도 잘 모르지만,

그 사랑을 나누게 되어서 기뻤어요.

이 앨범에는 내가 사랑을 하며 보냈던 시간과, 겪었던 경험이 담겨있어요.

당신도 알겠지만 사랑의 주체는 성별을 초월해 곡을 썼죠. 이걸 꼭 알아줬으면 해요.

사랑을 하는 와중에도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마음 속은 절대 변하지 않았어요.

찌질한 변명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난 당신만 바라보고 사랑했어요.

사랑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니 이제는 내가 무엇을 사랑했는지 몰랐지만,

음악을 만들며 스스로 깨달았어요.

나는 사랑하고 깨지며 인간이라는 존재를 배우는 것이었죠. 계속 반복하면서.

삶은 마치 자전거처럼, 계속 돌아가고 있어요. 그래도 항상 새롭잖아요?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당신의 사랑만큼은 꼭 나처럼 끝나지 말아요.

우리가 깨지며 그 파편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으니까.

난 또 다시 자전거를 타고 있을 거에요.

뒷자리는 항상 남겨둘게요.

당신이 언제 타고 있을지 모르니까, 금발의 그대여.

내 온 힘을 다한 1시간의 소리를 꼭 들어주세요. 금발의 그대여.

                                                                                         Frank.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꼭 눌러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석 때 업로드하려 했으나 일정 때문에 많이 미뤄진 점 죄송합니다ㅠㅠ

다음 앨범 리뷰도 기대해 주세용!ㅎㅎㅎ

 

이전에 했던 앨범 리뷰들

https://hiphople.com/fboard/215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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