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G8u3P7Xqlvo
하늘 아래 가장 오만한 남자의 고백 - 'Jesus is king'
매사 기묘한 언행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행 그리고 그런 그를 닮은 음악들로 많은 이들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비난을 받아온 문제아 칸예 웨스트가 그의 새로운 앨범 'Jesus is king' 으로 강림했다
작년 한해 칸예는 그 어떤 시기보다 힘겨웠던 삶을 지냈다.
공공연한 트럼프 지지로 흑인 사회에서 매몰차게 비난받고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가십들, 드레이크와의 신경전 등, 가뜩이나 정신적으로 벼랑에 몰려있던 칸예에게 이런 일들은 견뎌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자존감이 최저점을 기록하던 시기 그는 yandhi라는 자기애 넘치는 Yeezus의 2부작을 내겠다 선언했지만 약속 또한 정신적 고통 속에서 무기한 연기되었다
그리고 그 와중 구원을 위해 시작한 '선데이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얻은 종교적 깨우침을 앨범으로 녹여낸 것이 바로 이 Jesus is king이다.
본작은 잘 만든 애피타이저같이 따스한 인트로로 시작한다. 작의 분위기를 받아들이기 쉽게 1번 트랙으로 입맛을 풀어낸 다음 2번 트랙 selah에서 자신의 샘플링적 하이를 기록했던, 스스로를 Yeezus라 부르던 시기가 생각날 만큼 날이 선 샘플링 센스가 엿 보인다
가사에서도
Pour the lean out slower
방탕한 모습을 보이거나
When I scream at the chauffeur
자신의 병적인 신경과민을 언급하고
Everybody wanted Yandhi
자기 오만이 가득한 다음 앨범을 언급하면서도
Then Jesus Christ did the laundry
자신이 이런 앨범을 낼 수밖에 없던 경위를 설명한다
'Playboi carti'와의 뛰어난 협업으로 유명한, 프로듀서 '피에르'가 참여한 5번 트랙과 8번 트랙에서는 기존에 'I am a God!'이라 외치던 그의 태도와는 다르게 신에게 기대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언급하며 그를 존경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I can't keep it to myself, I can't sit here and be still
종교로 구원받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Thank you, Jesus, won the fight
그로인해 자신이 구원받음을 알린다
재미있게도 앞서 언급한 'yeezus'의 트랙 'I am a God'에서는 스스로를 한껏 치켜 세우면서도 비명을 지르는 샘플링과 고조되는 사운드를 이용해 피해망상과 정신적 고통 속에서 자존감을 위한 자아도취의 방편이 느껴졌다면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면서 신에게 기대는 모습이 드러나는데 그런 모습이 더 강한 모습으로 느껴지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가장 흥미로운 곡은 역시 6번 트랙 'everything we need'로 기존 leak 버전에서는 작년 우리 곁을 떠난 xxxtentacion의 피처링이 있었으나 종교적 신념과 함께 생전 그의 악행들로 인해 곡의 베이스 드럼의 디스토션과 함께 사라졌다.
때문에 곡 자체의 듣는 맛은 줄어들었으나 앨범의 유기성과 생명력에는 활기가 깃들었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우리를 희롱하며 출시 직전까지 해당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Jesus is king'이라는 앨범명처럼 단순한 왕에서 앨범 마지막을 장식한 트랙명에서 느껴지듯 'Jesus is lord', 즉 이끄는 자로서의 인정과 함께 앨범이 막을 내린다
지난 와이오밍 3부작을 통해서 옛날만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던 칸예, 물론 이번 작에서도 사운드감이 기대만 못하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6번 트랙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충분히 풍부하던 음악에서 사운드를 덜어내면서까지 이 앨범에서 실천하고자 했던 순수성과 숭고함을 생각해본다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분명 'Yeezus'의 충격도 'The life of pablo'의 미니멀리즘도 'MBDTF'의 화려함도 없다.
그저 지난 앨범 'ye'에서 느낀 인간 칸예의 연약함을 한껏 드러내면서 한편의 영화나 예술 같던 기존작과는 달리 18년 이후의 칸예의 스타일을 확신시키는 작품, 불교도인 내가 교회 한번 가볼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Jesus is king 이었다
-----------------------------------------------------------
앞서 언급한 선데이 서비스를 위한 곡들을 합쳐 크리스마스에 'Jesus is lord'라는 하나의 앨범으로 낼 계획에 있다니 20분 남짓한 짧은 러닝타임에 대한 아쉬움은 잠시 묻어두자
시험치러 가는 와중에 한번 끄적여봤습니다.. 전 굉장히 좋게 들었습니다 ㅋㅋㅋ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