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od는 홍수를 눈치채고, 홍수와 마주하고, 홍수를 보내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은밀하고 점증적으로 진행되는 예진부터, 개인을 한껏 제압하는 본진, 끝없는 여진을, 또한 그 사이의 작은 인간들까지를 조명한다. 이 작품을 감상할 때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서, 남은 러닝 타임을 확인하지 않으며 듣는 것이 놓을 것 같다.
초반의 기타 리프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을 만큼 사소하게 무너진다. 상황을 멍하니 지켜보게 만든다. 홍수가 도착하기 전, 미묘한 움직임들에 초점을 두게 한다. 조금씩 튿어지던 땅은 몸집을 더욱 키우더니 곧 홍수를 일으킨다. 지각(地殼)은 무겁게 몸을 뒤친다. 붕괴하는 토양은 수평선을 추어올리고, 사람들을 끊임없이 작은 곳으로 밀어붙인다.
한 차례 홍수가 물러가고, 범상하게 반복되는 사운드들은 시선의 규모를 다시 우리의 키 높이에 맞추게 한다. 연주는 지루할 정도로 길게 늘어지고, 시치미를 떼듯 잠자코 태연하게 군다. 종국에는 충격도 흐릿해진다. 이후 등장하는 무거운 기타는 홍수의 폭력을 모방한다. 아츠오의 보컬은 홍수를 맞이하는 자신을 목소리에 담는다. 육중한 재앙을 향해 열렬한 동경을 노래한다.
이제 홍수의 경험을 떠나보내는 때가 온 것 같지만, 마지막의 여진은 우리의 공포심을 휘어잡는다. 벗어나지 못한 우리를 알게 한다. 무뎌지도록 오래 머무른다.
이런 리뷰는 처음 써봐서 많이 어색하네요👀 아무리 길게 쓰고 싶어도 이 정도 분량이 최대인 듯… 별로더라도 귀엽게 보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시간 남짓 잠에 들었는데, 그 동안에 과거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대홍수의 영화를 꿈으로 꾸었습니다. 그 꿈의 압도적인 감상과 시각적 아름다움을 놓치고 싶지 않아 이 앨범을 다시 들었는데, 이전에 들었을 때와 달리 점점 마음이 다급해지고 갈수록 몰입되더라구요!! 아주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이 앨범에서 다시 이만큼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소중한 감상을 기록하고 싶어서 이 리뷰를 적어봤어요!! 만약 들어본 적 없는 앨범이라면 한 번 들어보시기를 정말 추천합니당




이런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은 미학적으로 숭고함이라고 불려왔죠
flood는 알고보면 이런 숭고함을 길고 깊게 파내려가는 앨범인 것 같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미지를 향한 동경이 숭고함이라면, 이 작품이 왠지 영적인 느낌을 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기인한 걸 수도 있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보리스 내한 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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