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ig Punisher
1971년 브롱스에서는 한명의 푸에르토리칸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의 유년기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마약에 찌들어 폐인이 되어가는 어머니를 지켜봐야만 했고 아버지는 일찍 죽어버렸으니까. 아이의 정신은 피폐해져만 갔고 멀쩡한 집 벽을 주먹에 피가 흐를 때 까지 가격하여 구멍을 내는 등 파괴적인 행동양상을 보이며 미국의 수많은 히스패닉 청년들이 그랬듯이 불행한 삶의 일로를 걷는 듯 하였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분노표출의 수단이자 해방구로써, ‘랩’이라는 Vocal Method에 탐닉하여 Fat joe, Cypress hill이 그랬듯 Latino Hip hop Artist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아이는 후에 90년대 골든에라에서 2pac, biggie와 bigL과 함께 신급 랩워딩을 구사했다고 평가받는 Big Pun이라는 괴물랩퍼로 성장한다.
90년대 GoldenEra의 또 한명의 주역인
big pun이 힙합씬에서 갖는 위상은 가타부타 자질구레하게 표현할 것도 없습니다.
최상급의 Lyric과 경이적인 Rap skill.
두마디로 일목요연하게 표현 가능합니다.
최초의 라티노 힙합 아티스트로서의 플래티넘 기록이라던가
biggie를 능가하는 고도비만 같은 수식어는 부차적인 것이지요.
2. Capital Punishment (이하 C.P)
BigPun은 몰라도 이 앨범커버
힙합을 좀 들으셨다 하는 분들이라면 어디선가 한번씩 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그의 최초이자 최후의 유작이 되어버린 비운의 명반 C.P는
Big Pun이라는 랩퍼를 당당히 ‘Greatest Mc’s of all time‘의 반열에 올려놓게 만든,
90년대 Golden Era를 마무리하는 수작이자 말할 필요없는 명반이죠.
이 앨범에서 BigPun은
랩스킬로 Biggie와 종종 비교되는 몇 안되는
슈퍼리리컬리스트로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체중을 의심케 하는 경이로운 폐활량.
그에 기반한 도무지 막힘이라곤 없는 플로우,
한 문장안에 4개 이상의 라임을 때려박는 멀티플 라이밍 스킬하며
무릎을 치게 만드는 메타포들.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드레성님이 프로듀스하신 EastCoast판 Deep Cover
‘Twinz’만 들어봐도 Big pun이 얼마나 미친 라임몬스터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감히 Crooked I나 우리의 딸바보랩갓이 종종 구사하는
멀티플 라이밍의 완성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사기급 랩핑을 들어보세요.
Big Pun은 여타 MC들과 클라스를 달리했다는걸 알 수 있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Playa 찬가 ‘Still Not a Player’는 말할 것도 없고 Black Thought과 끝없는 라이밍으로 불꽃튀는 경쟁을 하는 ‘Super Lyrical’ 같은 주옥같은 수록곡들하며..
왜 Big Pun이 비기나 빅엘과 동급 선상의 리릭시스트로 평가받는지 알 수 있는 그런 앨범이죠.
BlackThought과 누가 이 구역의 미친 라임구사자인지 자웅을 겨누는 Big Pun의 랩핑을 감상해보세요. 건곤일척이란게 이런거죠. KIA~
3. Big Pun이 2014년 힙합씬에서 시사하는 의의
“난 요즘 랩퍼들이 과거를 생략해버리고 있다고 생각해. 전혀 쳐다볼 생각을 안 하지. 그리고 우리들이 그 랩퍼들을 Talib Kweli나 다른 어떤 랩퍼들 보다 앞선 선두에 올려놓음으로써, 앞으로 힙합의 미래가 될 9살 ~ 13살 정도의 아이들은 그 랩퍼들이 지금 하고 있는 랩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하며 자라게 될 거야. 그들은 생각을 열고 영감을 받고 있지도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그게 내가 바라보고 있는 문제점이야." - Crooked I (LE기사발췌)
작금에서 힙합의 위기는 무엇일까요.
난무하는 트랩과 서던랩일 수도 있고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Detox일 수도 있고
누구는 칲신의 구치소 연행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Lyricism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턴가 랩이라는 매개체는 트랙의 메인테마이자 메지지 전달 수단이 아닌
그저그런 하나의 악기로 전락해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미없는 훅라인의 남발, 창의성없는 소재, 진부한 라이밍.
믹스테입 퀄리티(보다 못한) 가사들로 가득채워진 양산되는 정규앨범들.
“모두가 의식적으로 마약 이야기 따위를 가사에 넣게 됐을 땐, 문화 자체가 물 탄 것처럼 힘을 잃게 될 거야. 그러니까 이제 정말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서 나아가야 할 때라구." (LE기사 발췌) - Kendrick Lamar
가사에 진정성을 찾아 볼 수 없는 Fake Gangster와 Fake Cokedealer들의 활개침.
Vultures to my culture
내 문화에 침범한 독수리떼 같은 놈들
Exploit the struggle, insult ya
거리에서의 삶과 투쟁을 이용해 먹고는, 널 모욕하지
They name dropping 'bout caine copping
그 놈들은 마약딜러 시절 이름을 버렸다고 말해
But never been a foot soldier
초짜 딜러였던 적조차도 없었으면서
- Pusha T "King Push
한시대를 풍미했던 Lyricist들은 더이상 어린 대중들에게 환호받지 못합니다.
Raekwon성님은 간간이 피쳐링으로 아직 숨은 붙어있다는 신호만 보여주고
웨싸 최고의 Lyricist인 Kurupt형님은 믹스테잎조차 듣기 힘듭니다.
요즘 애들은 Hova는 알아도 Nas는 모른답니다.
NewYork shit의 희망이자 당대 최고의 유망주였던
Saigon의 데뷔앨범은 상당한 수작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흥행실패로 끝나버립니다.
힙합씬에서 'Rap 하나로 내가 씬을 발라버린다'는 에티튜드는 이제
철지난 구닥다리 구호로 전락해버린 것 같아 보입니다.
14년이 지난 Big Pun의 앨범이 갖는 의의는 이러한 작금의 실태에서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오직 ‘랩’으로써 플래티넘을 달성한,
랩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영화같은 이야기의 현실판 버젼이기 때문이죠.
90년대 Golden Era가 문자 그대로 황금기라고 불리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GoldenEra가 지금에 와서도 아직까지 빛을 과시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DMX나 JaRule같은 클럽뱅어들은 물론,
Big Pun과 같은 lyricist들도
빌보드 차트에서 너도나도 플래티넘을 찍어내는 미친 간지를 뽐내던 ,
그런 꿈과 같은 시절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Big Pun이 사망한지도 이제 14년.
다시금 힙합씬에도 그러한 바람이 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빕니다.
R.I.P Big Pun
허접한 글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빅펀은 비기나 빅엘에 버금가는 MC임에도 상대적으로 언급이 잘 안되더라구요.
커머셜함을 잃지 않으면서 앨범내 조율도 훌륭했던
앨범이에요. 빅펀 r.i.p
더불어 좋은 리뷰 고맙습니다.
제가 빅펀의 랩핑과 리릭에 유독 초점을 두고 글을 써재끼다부니 비트나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에 대한 부분을 쓰지 않았는데, 말씀하신대로 골든에라 명반답게 커머셜이나 Raw 어느 한쪽으로편향되지 않은 구성과 Rockwilder, L.E.S같은 프로듀서들이 수준급 비트를 제공한 훌륭한 앨범이죠.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빅펀을 알게 된게 Twiz라는 곡인데 진짜 지리는 곡이죠..저도 마찬가지로 리릭시즘의 부재가 요즘 힙합의 문제인거 같습니다
그렇기에 켄드릭 라마와 푸샤티등 제가 진짜 좋아하는 래퍼들임과 동시에 가사실력이 요즘 래퍼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성공했으면 하네요 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저도 이러한 씬의 흐림이 지속되지는 않을꺼 같애요. 그 증거로 GKMC의 흥행이라던가 Logic, Big KRIT같은 젊은 리릭시스트들의 선전 등 고무적인 성과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죠.
과연 빅펀 같은 엠씨가 또 나올런지
제가 첨으로 앨범단위로 돌린 힙합앨범입니다ㅠㅠ 엠씨몽제외
당시 still not a playa 제목이거 맞나??듣고 너무 빠자기도 햇엇고
5번 트랙인가? 침대위의 소리에 당황한것도 기억나네여ㅠㅠ
솔직히 진짜 흔히 요즘 랩이라하는거에 시초가 안드레삼촌이랑 빅펀이 아닐까 무리수일수도 잇지만 생각해봅니다ㅠㅠ
r.i.p pun from. l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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