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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주: 자메즈, 사이먼 도미닉 등

Melo2015.08.17 10:20추천수 3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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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8월 2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8월 2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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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즈 - [1/4]


이리저리 따지고 보면, 사실 자메즈(Ja Mezz)의 [1/4]는 구조상 그렇게 견고하지는 못하다. 앨범의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인 "Satellite"와 "Lab"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역할만 한다. 트랙이 가진 감성의 결에 있어 거시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Pilot"에서부터 "전당포"까지의 파트는 이전에 발표해왔던 <나의 하루> 시리즈를 중심으로 하여 미시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파트에 완벽하게 접합되지 않는 편이다(이 두 개의 큰 파트도 서로 결이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1/4]는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박자에 어긋날듯하면서도 결국에는 다 맞아들어가며 '지르밟는다'는 인상을 주는 자메즈의 랩은 여전히 탄탄하다. 하지만 그는 "Strexx"에서 했던 것처럼 모든 트랙에서 타이트하게 랩을 뱉으며 래퍼로서 보유한 기술적 수준을 어필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그의 랩이 가진 진득함처럼 당장 빛나지는 않을지라도 후에 은은하게 남을 서사를 더 강조한다. 화자인 자메즈는 명확한 시선을 유지한 채로 조곤조곤하게 그 서사를 이어나간다. 그래서 [1/4]에서는 스킬이든, 진정성이든 간에 자신의 것을 드러내는 데에 급급한 래퍼의 작품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풍미'라는 게 느껴진다. - Melo







사이먼 도미닉 - “사이먼 도미닉”

<FIFA 온라인>도 아니건만, 많은 리스너들은 ‘08 쌈디’가 최고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당시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은 명실상부 최고의 루키였다. 애퍼시(Apathy)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보이스 톤은 묵직함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충족했고, “Lonely Night"에서 선보인 노래 실력은 여성 팬을 사로잡을 만했다. 믹스테입 [I Just Wanna Rhyme Vol.1]이 일주일 만에 절판된 사실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본 곡이 공개되자마자 많은 이들은 “Bonus Track (Simon, Simon)”을 회자했다. 타이트하고 혈기왕성했던 그 시절을 추억함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사이먼 도미닉”은 현재의 감정선이 돋보이는 곡이다. 본 곡에서 지난날의 순수함 혹은 초심을 찾겠다는 거창함은 드러나지 않는다. 과거는 그저 추억일 뿐이다. 그는 현재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사이먼 도미닉은 차분하고 무던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곡에 녹여낸다. 자칫 신파처럼 들릴 수 있는 자전적 스토리의 단점을 그는 담백한 어투와 절제된 언어를 통해 억제한다. 본 곡은 세 번째 벌스에서 정점을 맞이한다. 사이먼 도미닉은 제2막에 대한 각오를 격정적으로 담아낸다. 그는 경쟁심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를 한 단계 증폭시키고, 스스로에 대한 다짐을 섞어내며 커리어의 좌표를 다시금 조정한다. 2000년대 중반을 주름잡던 신인에서 중견급 래퍼로 성장한 한 남자의 일대기 앞에는 허세보다는 진중함이란 단어가 어울릴 듯하다. 이번 앨범으로 ‘08 쌈디’를 넘어선 ‘15 쌈디’의 새로운 전성기를 기대해본다. -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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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 “SUMMER HOLiDAY (’97 in Love)”


지난해 11월, 2집 [사랑과 행복]을 발표한 기린(Kirin)의 행보는 참으로 특별하다. 굳이 뉴잭스윙이라는 장르 음악을 말하지 않더라도, 지금은 찾을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의 낭만이 그의 음악에는 담겨 있다. 게다가 그는 과거의 감성을 품으면서도, 이를 세련된 방식으로 선보인다. 기린은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최근 발표한 싱글, “SUMMER HOLiDAY (’97 in Love)”에서도 이어간다. 트랙에서 기린은 마치 때 묻지 않은 소년처럼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다. 전반적으로 곡은 그가 계속해서 녹여왔던 90년대의 낭만을 품는다. 이를 위해 기린은 여러 장치를 활용하는데, 90년대 중,후반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시트콤 <LA 아리랑>의 주제곡을 일부 차용한 점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면모는 전작에서 그가 듀스(DEUX)의 “나를 돌아봐”의 일부를 빌려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과 비슷하다. 더불어 이는 기린의 등장 이후, 복고 컨셉을 표방하며 나타난 몇몇 이들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편, 이 밖에도 기린과 브론즈(Bronze)가 협업해 제작한 따뜻한 분위기의 프로덕션, 무던한 기린의 랩, 아름다운 후디(Hoody)의 코러스까지, 곡의 모든 요소에서 온화함을 엿볼 수 있다. 확실히 기린의 “SUMMER HOLiDAY (’97 in Love)”는 요즘처럼 불쾌한 날씨가 이어지는 시기에 바닷바람과 같은 시원함을 전해주는 트랙이다. 과거를 좇으면서도, 신선함을 머금는 기린이 계속해서 기대된다.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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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샤인, 커먼그라운드 - “온도차이 (Mo’ Funk Remix)” 


문샤인(Moonshine)의 미니앨범 [Time 2 Shine]의 타이틀 곡 “온도차이”가 최고의 소울/훵크 밴드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와 만나 훵크로 재탄생했다. 그간 팝, 댄스 등의 장르를 소화하던 문샤인이었기에 훵크와는 궁합이 잘 안 맞을 것 같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커먼그라운드가 짜놓은 훵크 사운드는 리얼 악기의 질감과 밴드 특유의 흥겨움이 잘 묻어있고, 문샤인은 그 바이브를 놓치지 않으며 깔끔하게 보컬을 이어간다. 특히, 훅 부분의 바탕에 깔리는 코러스나 적절할 때 터져 나오는 브라스는 “온도차이”를 더할 나위 없는 훵크 곡으로 탈바꿈시키는 요인이다. “온도차이” 원곡이 댄스곡에 가까운 바이브를 지녔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기대 이상의 놀라운 변화이다. 높은 습도와 끝없는 무더위, 급작스레 쏟아지는 소나기가 영 당황스러웠던 올여름의 온도 차이를 날려버릴 시원한 곡. - Pepnorth



글 | MeloViewer, Beasel, HRBL,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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