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7월 4주: 이센스 등

title: [회원구입불가]HRBL2015.07.27 18:41추천수 5댓글 8

weekle.jpg


WeekLE (2015년 7월 4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7월 4주차다.





이센스 - “비행”


시간은 흐르고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다 그렇듯 이센스(E-Sens) 또한 새로운 파도를 맞는다. “비행”에서 그는 살면서 경험하는 여러 감정과 상황을 솔직하게 내놓는다. 이센스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을 덤덤하게 고백하고, 여러 갈등에 대해 방관자가 되는 서로를 이해하자고 한다. 그러면서도 마음에 존재하는 어지러움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고민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이센스는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보다는 담백한 표현법을 택한다. 그는 다채로운 플로우를 선보이거나 멋 부리지 않고 꾸밈없는 평온함을 무기로 한다. 그리고 오로지 프로덕션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랩을 뱉는 데만 집중한다. 이센스의 진솔한 가사가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드럼과 베이스, 피아노를 위주로 단출하게 구성된 프로덕션 또한 청자에게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장치다. 이렇듯 “비행”은 모든 요소가 가사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곡이다. 그리고 이센스는 계속해서 그래 왔듯 훌륭한 소리꾼,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선보인다. - HRBL






475530.jpg

프라이머리 - [2-3]

 

늘 꺼내는 이야기인데, 프라이머리(Primary)는 객원 보컬리스트의 특성을 기대 이상으로 끌어내는 프로듀서다. 이번에 주목할 보컬리스트는 [2-3]에서 한 곡씩을 맡은, 마마무(Mamamoo)의 화사와 AOA의 초아다. 사실, 이 두 멤버는 늘 그룹의 일부로 존재했기에 독립적인 보컬리스트로서의 능력과 성격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매번 그래 왔듯 이번에도 프라이머리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그것을 무엇인지 보기 좋게 선보인다. 프라이머리의 전형적인 작법이 돋보이는 "마일리지"는 화사의 그루비한 보컬이 팔로알토(Paloalto)의 깔끔한 랩과 시너지 효과를 자아내며, 레게 리듬을 가져온 "아끼지마 (Don't Be Shy)"는 초아의 관능적인 보컬톤이 곡을 주도한다. [2-3]은 자신이 잘하는 스타일로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동시에, 익숙하지 않은 데서 신선함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지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2-3] 역시 익숙함과 반전이 공존하는 수작이다. - greenplaty






weekle 6.jpg

뱃사공 - [출항사]


뱃사공은 절대 펜촉과 랩의 끝에 힘을 주지 않는다. 몇 장의 믹스테입과 리짓군즈의 앨범,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출항사]에 이르기까지, 뱃사공은 늘 한결같이 여유로운 태도로 자신의 삶을 훌훌 털어놓는다. 자신의 삶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내뱉지만, 그 안에 자아비판, 반성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서른이라는 나이와 자유분방한 태도를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솔직하게 풀어낼 뿐이다. 포장도 없고, 미화도 없다. 예를 들면, “20세기 소년”에서는 늙지 않는 자신의 취향을 나열하고, “낭만 서른”에서는 ‘언제나 인생은 아름답다’라며 삶의 낭만을 노래하고, “아무것도 안 해”에서는 자신을 ‘구제 불가능한 뱃사공’이라고 지칭하며 한량다운 기질을 드러내는 식이다. 그러다가도 넉살(Nucksal)과 함께 재래시장의 상황을 재치있게 풀어낸 스킷 “천원”, 딥플로우(Deepflow), 차붐(Chaboom)과 함께 순정 마초 콘셉트를 제대로 소화한 “마초맨” 같은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면, 리짓군즈(Legit Goons) 특유의 A급 같은 B급 감성이 떠올라 유쾌하다. 모두가 ‘인생은 현실’이라며 결혼과 자식, 월세와 전세를 논할 때, ‘인생은 낭만’을 외치는 뱃사공. 그 어디에도 미련을 두지 않고 오롯이 현재의 모습 그 자체에만 충실하기에 그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유효하다. - Pepnorth






weekle 3.jpg

돕플라밍고 - [Spectrum Range]


생각해보면 프로듀서가 내는 소품집 형태의 앨범이 꽤 오랜만이다. 돕플라밍고(Doplamingo)는 자신의 첫 앨범에 어떤 서사를 부여한다든가, 일관된 분위기를 형성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앨범 제목처럼 자신의 음악적 범위가 어디까지 닿는지를 한껏 과시한다. 물론, 대부분 곡이 대체로 하드하고, 트렌디한 편이긴 하지만, 각각이 가진 결은 생각보다 차이가 분명하다. 그 결을 완성하는 건 돕플라밍고가 초대한 게스트들이다, 이들은 각 곡이 가진 무드와 정확하게 부합하며 작품을 완결된 형태의 곡 여럿이 모인 든든한 앨범으로 이끈다. 만약 게스트의 기용이 적절치 못했다면 앨범은 결집되어 있다기보다는 그저 그런 트랙들이 정렬 없이 산개해 있다는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이는 분명 돕플라밍고가 앨범 전체를 관장할 줄 아는 프로듀서로서 가진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웰메이드'라는 말 속에 있는 함정을 경계하는 편이지만, 퀄리티 측면에서 흠 잡을 게 없는 건 사실이기에 수작이라 칭할 만하다. 다만, 그 이상의 어떤 감탄을 안기지 못한 건 곡을 구성하는 소리들이 더 과감하게 투박하거나 세련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닐까. 그래서 지금도 만족스럽지만, 한 단계 더 높은 감흥을 주기 위해서는 알을 깰 필요도 있어 보인다. - Melo






weekle 2.jpg

레이보이 - [악 (AK)]


어떤 집단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하거나 꿈으로 여기는 것을 비난하는 건 아니지만, 그전에 자기 자신에 집중하면서 내 것을 하려 하고, 온전히 스스로 서려 하는 아티스트에게는 일단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래서 새 앨범의 시작을 "I'M NOT ILLIONAIRE GANG NOT AOMG / NOT HI-LITE SHIT NOT JM BISH / NOT SHOW ME THE MONEY / I'M JUST ME BITCH"라는 구절로 끊은 레이보이(Layboy)의 악다구니와 깡다구는 단순히 인상적인 수준 그 이상으로 강렬하기까지 하다. 짱짱한(?) 발성을 바탕으로 한도 끝도 없이 질러대는 스타일은 귀를 아프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료하게 들리게끔 한다(일부러 싸이코틱하게 한다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는다). 덕분에 '트랩 비트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구축한 특이한 래퍼'라는 이미지보다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로서의 의지나 자신감, 또는 자존감이 넘쳐 흐르는 래퍼'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게 뇌리에 박힌다. 또한, 비교적 미니멀한 프로덕션을 바탕으로 해 그의 메시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마지막 트랙 "악"은 레이보이의 집념을 원기옥처럼 다시 끌어모으고 있어 다섯 트랙뿐인데도 나름의 기승전결을 구축하기까지 한다. 지난 1월 인상 깊게 들었던 "나잖아"에서 그치지 않고 더 튼튼하게 돌아와서 다음 행보가 한 번 더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 Melo







비프리 (Feat. Dbo) - "우주선"


그간 비프리(B-Free)가 선보여 왔던 음악과는 상당히 다른 결을 가진 트랙이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투박함, 거칢을 기반으로 한 프로덕션과 랩을 주로 선보여 왔다. 전자음악 계열의 소스를 활용하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변형시키는 이펙트를 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우주선"에는 그 모든 없었던 것들이 있다. 비프리는 트랙 안에서 훅 메이킹으로 유명한 국내·외 래퍼들에 못지 않게 중독적인 훅을 만들어내고, 멜로디컬함과 타이트함이 적절히 배합된 랩을 뱉어댄다. 무엇보다 이 곡이 매력적인 건 변화한 지점이 있음과 동시에 비프리 특유의 간단한 구조의 랩이 뿜어내는 명료함이 여전히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자신의 것을 단단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고 자기 신념대로 우직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것 같다. - Melo







BewhY - "F5 (Ice Cream Freestyle)"

래퀀(Raekwon)의 솔로 데뷔 앨범 [Only Built 4 Cuban Linx...]의 수록곡인 "Ice Cream"은 그간 수많은 래퍼에 의해 재해석돼왔다. 제이콜(J.Cole), 믹 밀(Meek Mill), 캐니버스(Canibus) 등이 본 비트에 수려한 프리스타일을 뱉어댔고, 더 게임(The Game)은 믹스테입 [You Know What It Is, Vol. 1]에 “Can't Understand”라는 이름으로 이를 편곡하기도 했다. 서늘한 리듬 악기가 중심이 된 격정적 사운드는 랩 그 자체를 증명하기 위한 최고의 무대로 여겨졌고, 자연스레 많은 이들이 "Ice Cream"을 정복하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그리고 이번엔 섹시 스트릿($exy $treet) 크루의 비와이(BewhY)가 본 트랙에 목소리를 올렸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옳았다. 비와이의 펀치는 꽤 날카롭고 매섭다. 그는 최근의 상승세를 확실하게 이어가고 있다. "Ice Cream"의 날 선 비트와 매서운 구성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플로우는 공격적이다 못해 사나울 정도다. 마디마디에 빽빽이 다음절을 박으면서도 박자를 놓치지 않고, 도리어 속도감을 불어넣는 비와이의 랩은 출중하다. 팽팽한 흐름의 비트 앞에서도 그는 정확한 딕션을 자랑하고, “A Better Tomorrow”에 실린 빈지노(Beenzino)의 가사를 차용하는 재치를 뽐내기도 한다. 비록 후반부로 치달으며 다소 힘이 떨어지긴 하지만, 균형 잡힌 기본기는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그간 비와이라는 래퍼에게 의문을 품고 있던 이들이라면 “F5 (Ice Cream Freestyle)”을 통해 기존의 인식을 ‘새로 고침’하게 될 것이다. Beasel


글 | HRBL, greenplaty, Pepnorth, Melo, Beasel
이미지 | ATO

V


신고
댓글 8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