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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Pick LE (2015.7.)

Melo2015.07.31 16:49추천수 3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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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LE (2015.7.)


꽤 오래전, 힙합엘이의 대표인 히맨(Heman)이 한 말이 있다.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시기에는 날씨가 좋은 때에 비해 작업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다고. 그렇지만 놓치고 가면 아쉬울 것들을 모은 픽엘이(Pick LE)는 무더운 여름에도 계속된다. 7 앨범, 믹스테입, 트랙, 뉴스, 자막뮤비, 가사, 아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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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bum of July | Tyrese - [Black Rose]

 

지난 주, 타이리스(Tyrese)[Black Rose]가 빌보드200 차트 넘버원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로서는 첫 빌보드200 넘버원이다. 데뷔 17년 만에 이런 새삼스런 기록은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포함해, 근 몇 년간 그가 출연한 영화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성과의 공적을 온전히 스크린에 돌리기엔 [Black Rose]의 완성도가 너무 탄탄하다. 드라이브감 강한 사운드를 소화한 "Dumb Shit", 크리셋 미셸(Chrisette Michele)과 궁극의 합일점을 만들어내는 "Don't Wanna Look Back", 가스펠 풍 백보컬을 활용한 "Shame" 등 타이리스는 자신이 가진 역량을 다양하게 펼쳐낸다. 개별적인 수록곡들의 완성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그 수록곡들이 만들어내는 흐름이 얼마나 유기적인지, 마지막 트랙 "I Still Do"가 끝날 때까지 집중의 끈을 놓지 못할 지경이다. 다양한 소리를 담았고, 그 모든 소리에는 타이리스가 꾸준히 보여온 끈적한 그루브가 있다.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도 좋을 앨범이다. - greenpl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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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ixtape of July | Dej Loaf - [#AndSeeThatsTheThing EP]


데즈 로프(Dej Loaf)의 스타일은 독특하다. 플로우의 흐름은 다양하기보다는 단조롭고, 목소리는 여성인지 사춘기 직전의 소년인지 아리송할 정도로 중성적이다. 그러나 이는 곧 데즈 로프의 경쟁력이자 매력이다. 2015 XXL 프레시맨(2015 XXL Freshmen)에 그가 선정되었던 건 결코 여성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데즈 로프의 첫 EP [#AndSeeThatsTheThing]는 그녀가 지닌 특징적인 요소들이 조금 더 발전된 형태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았던 플로우는 조금 더 다양해졌고, 일부 구간에서 선보이는 타이트한 랩은 수준급이다. 히트 싱글 “Try Me”에서 조금 탁하게 느껴졌던 목소리는 더 맑고 청량해졌고, 가사에 여성의 주체적인 모습을 강하게 심어두며 남성의 문법에 휩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트랩을 바탕에 둔 다양한 스타일의 비트를 소화해내는 모습은 흥미롭고, 디트로이트(Detroit)에서 유명하다는 곡을 샘플링하고 빅션(Big Sean)을 섭외한 트랙 “Back Up”은 곡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EP이기에 수록곡이 유기적으로 얽힌 편은 아니지만, 그녀의 매력을 확인하기에는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Pepnorth







3. Track of JulyKirko Bangz (Feat. Fetty Wap) - Worry Bout It


2011년, "Drank In My Cup"으로 플래티넘까지 기록하고, XXL 2013 프레쉬맨(XXL 2013 Freshman)에도 선정된 적 있는 컬코 뱅즈(Kirko Bangz)의 새 트랙이다. 그는 많은 아티스트가 피처링 게스트로 찾는 블루 칩이 되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믹스테입을 묵묵히 발표해왔다. 물론, 이는 최근에 똘끼 있고 괴상한 스타일의 래퍼 혹은 싱어에 비해 말끔한 축에 속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 그의 행보는 트렌디한 스타일을 구사함에도 다소 정직(?)하고 정석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식 스텝의 한 발자국이 될 첫 정규 앨범 [Bigger Than Me]가 이 트랙 때문에 꽤 느낌이 좋다. "Worry Bout It"은 90년대를 풍미한 알앤비 싱어인 지누와인(Ginuwine)의 히트곡 "Pony"에서 따온 소스를 기반으로 한다. 그 위에 빠른 음절을 뱉음에도 어수룩하지 않은 컬코 뱅즈의 노래가 얹어지면서 원곡이 세련된 방식으로 재해석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더불어 앞서 말한 '똘끼 있고 괴상한 스타일의 래퍼'에 해당하는 페티 왑(Fetty Wap)이 훅에서 컬코 뱅즈와 함께 노래하며 트랙에 트렌디함, 폭발력이 더해지기까지 한다. 컬코 뱅즈의 앨범이 씬을 뒤흔들어 놓을 거라는 예상을 내놓게 하지는 않지만, 기대감을 부풀리기에는 충분한 곡이었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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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ews of July | 50 센트, 파산 신고


시간은 참 빠르다. 하지만 50 센트(50 Cent)의 파산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야 디스와 개그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그지만,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50 센트라는 이름은 하나의 전설이었다. 데뷔작 [Get Rich Or Die Tryin']은 첫 주에만 100만장 가까이 팔렸고, 그 다음 앨범인 [The Massacre]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음료수 회사 비타민 워터(Vitamin Water)가 코카콜라에 매각되면서 50 센트는 힙합 씬의 대표적인 거부로 등극했다. 이후 50 센트의 음악적 커리어가 내리막길에 들어섰을 때도, 그의 사업적 수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파산이라니? 얼마 전 한 여성의 섹스테입을 편집, 유출한 혐의로 고소당한 50 센트는 판결을 앞두고 파산 신청을 했다. 피해 보상금 500만 달러(한화 약 57억 원)를 내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해석이 있지만, 이번엔 어쩐지 심상치 않다. 뉴욕 데일리 포스트 지는 50 센트의 빚이 2800만 달러(한화 약 320억 원)로, 자산의 두 배 가까이 된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법정에서 플라스틱 전자 시계를 차고 다닌다고 고백했다는 50 센트.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  - Kwamedabust







5. Subtitle Video of
 JulyㅣPharrell Williams - Freedom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해가 지면 화려한 폭죽을 터뜨리고 미국인들이 그토록 중시하는 '자유'를 만끽하고 감사하는 국경일이다.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는 이 곡에서 자유를 노래한다. 하지만 곡의 분위기와 뮤직비디오에 담긴 장면들은 그가 "Happy"를 불렀을 때와 큰 차이가 있다. 2015년 미국에서의 자유를 퍼렐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곱씹어 보며 감상해 보자. 역설적이지만 유자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 Twang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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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yrics of July | Drake - Back To Back Freestyle

You love her, then you gotta give the world to her
그녀를 사랑한다면, 넌 그녀에게 세상을 안겨줘야 하잖아

Is that a world tour or your girl's tour
그게 월드 투어냐 아니면 네 여친의 투어냐

I know that you gotta be a thug for her
너 그녀를 위해서 thug이 되어야 하는 거야

This ain't what she meant when she told you to open up more
그녀가 이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자기를 위해서 더 열어달라는 건
(Meek Mill이 Nicki 투어에서 오프닝을 맡고 있음)

Yeah, trigger fingers turn to twitter fingers
그래, 방아쇠 손가락들이 트위터 손가락으로 변해가

You getting bodied by a singing nigga
넌 노래하는 새끼한테 쳐발리는 거야

I'm not the type of nigga that'll type to niggas
나는 새끼들한테 타이핑이나 하는 타입의 새끼가 아니야


우리 모두 드레이크(Drake)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온 케이스가 아님을 잘 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클럽에서 울리는 "Started From The Bottom"의 훅이 우리의 뇌를 흔드는 걸 부정할 순 없다. 그만큼 트랙 위에서 그가 보여주는 설득력은 특출나다. 그 설득력이라는 건 연기력에서 나온다. 에미넴(Eminem)은 실제로 창녀를 교살한 적이 없다. 람보르기니를 타는 플로우의 주인들은 대부분 버스 카드 충전이 일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 현실을 뒤틀고서 듣는 사람들의 귀와 정신을 홀려 노래 가사의 내용이 실제라고 믿게 하는 그 능력, 그게 바로 실력이다. 드레이크는 지금 나와있는 수없이 많은 아티스트들 가운데 이 실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하나다. 설령 믹 밀(Meek Mill)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드레이크가 힙합과 대중문화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랩과 노래는 가사와 멜로디의 조합 그 이상이다. 예술은 언제나 기술보다 원대하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지금 힙합 바닥에서 믹 밀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녀도 그렇게 생각할걸? - Ka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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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rtwork of July | Future - DS2


감히 아트워크계의 '올해의 저비용 고효율 상'으로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이 커버에 쓰인 작품은 슬로베니아의 한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인데, 그녀는 이 앨범이 만들어지는 동안 자신의 작품이 여기에 쓰인다는 사실은 물론, 퓨처(Future)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사연은 이렇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이 작품들(비슷한 스타일의 작업물들이 아주 많다)을 셔터스톡(Shutterstock)이라는 사진 판매 사이트에 업로드했다. 셔터스톡은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정한 비용만 지불하면 사이트에 등록된 이미지를 자유롭게 다운로드해 자신의 디자인에 쓸 수 있는 사이트이다. 그녀의 작품은 셔터스톡에서 [DS2] 앨범의 디자이너 눈에 띄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퓨처의 앨범 커버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이 커버는 퓨처의 이름과 앨범의 제목을 넣은 것 외에는 그녀의 작품을 거의 건드리지도 않고 그대로 실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비슷한 장르의 음반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작품을 직접 만드는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한 채로 훌륭한 커버를 탄생시켰으니 실로 창조경제의 귀감이 될 만하다. ATO



글│힙합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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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믹말은업어도그만 있어도그만 이라는 말의 공감 가네요
  • 8.3 19:39
    @항상6일을기다려
    저도 댓글이 공감갑니다
  • 8.4 19:29
    @KanchO
    너무 와닿는 말씀이세요
  • 8.2 19:49
    퓨쳐 커버 굳 ㅋㅋㅋㅋ
  • 8.2 22:07
    kirko bangz 저 곡 죽이죠~~~캬
  • 8.3 01:34
    드레이크 관련 글에서 마지막 문장이 와닿네요..
    뭔가 강한 의미가 담겨져 있는듯 합니다
  • 8.3 19:37
    @Muffino
    아닙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 8.3 20:29
    ㅋㅋㅋㅋ사심가득
  • 8.3 22:49
    넌 노래하는 새끼한테 쳐발리는 거야
    이거 진짜 지리네요...
  • 8.4 02:27
    @BrandNewBrain
    진짜 올해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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