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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리 꼽아본 2017년의 앨범 20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7.25 21:38추천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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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리 꼽아본 2017년의 앨범 20

2017년도 벌써 절반이 넘게 지났다. 올해 역시 좋은 음악가들이 발매한 다양한 앨범으로 계속해서 빽빽이 채워지는 중이다. 그중에는 오랫동안 활동해온 베테랑의 앨범도, 미래의 스타가 될 수 있을 듯한 새로운 음악가의 앨범도 있다. 그래서 조금 섣부른 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상반기 결산을 겸해 2017년을 대표할 만한 싹수가 보이는 힙합/알앤비 음반 스무 장을 꼽아보았다. 순위를 매기진 않았으며, 순서는 발매일 순이다. 네 명의 에디터가 쓴 설명도 설명이지만, 그와 함께 링크해둔 각 앨범에 관련된 기사도 곁들여 즐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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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라는 뜻을 지닌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음반은 과거와 현재의 그라임 음악가들을 총망라한다. 그라임 특유의 스퀘어 신디사이저와 클럽 뱅어, 와일리(Wiley)라는 음악가가 가진 상징성 등이 앨범에 녹아들며, [Godfather]는 그를 2선의 대부로, 그라임을 '그라임 르네상스'라는 말이 어울리는 장르로 격상시킨다. 과거 롤 딥(Roll Deep) 시절 때부터 그라임을 해온 베테랑이 자신을 스스로 대부라 부른 음반인 만큼, [Godfather]만으로도 그라임의 역사를 얼핏 되짚을 수 있다. 그라임에 관한 이해가 부족해도 괜찮다. 와일리와 그의 콜렉티브 롤 딥이 그라임의 초창기를 이끌어왔던 이들인 만큼, 이 앨범에는 경험 부족을 해결할 만한 요소가 꽉 차 있다. - 심은보(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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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os - Culture (2017.01.27)

올해 미고스(Migos)보다 자주 언급된 힙합 음악가가 있었을까. 작년 10월 공개한 “Bad and Boujee”가 스트리밍 순위를 휩쓸고, “T-Shirt”, “Slippery”까지 연달아 높은 순위에 오르며 [Culture]는 빌보드 앨범 순위 1위라는 큰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는 미고스만의 특별함이 작용했다. 너무나도 많은 트랩 음악 사이에서 [Culture]는 세 멤버 각자의 독특한 톤과 애드리브에 의한 듣는 재미로 가득하다. 이를 통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던 위험도 극복해낸다. 제이토벤(Zaytoven), 메트로 부민(Metro Boomin) 등 남부 계열의 프로듀서들이 빚어낸 간결한 트랩 비트는 그 미고스의 색채를 더욱 강화했다. 현재의 힙합, 트랩이 만개해 정점을 찍은 앨범. - Urban hip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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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hlani – SweetSexySavage (2017.01.27)

[SweetSexySavage]는 과거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와의 스캔들, 이후 있었던 자살 시도 등의 일련의 악재를 음악적으로 극복한 켈라니(Kehlani)를 보여준다. 그는 어느 때보다도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이려 한다. “Distraction”, “Keep On”, “Do U Dirty”에서는 자신감 넘치는, 주체적인 여성으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In My Feeling”이나 “Everything Is Yours”에서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연약함을 보여준다. 양면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드러내며 과거의 사건을 극복하고 성장했음을 표출한 셈이다. 또한, 나름의 서사에 덧칠한 팝하고 청량한 사운드는 스스로 말했던 것처럼 그가 '칠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래서 [SweetSexySavage]의 켈라니에게는 성숙해서 나는 쿨내가 난다. -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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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ecided.]의 구성은 독특하다. 인트로에서 미래의 빅 션(Big Sean)이 차에 치여 죽게 되고,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되짚어간다. 그 속에는 힙합 씬에 있는 적들에 관한 이야기나 연인과의 헤어짐, 돈, 가족애 등을 살피고, 현재를 부족함 없이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있다. 빅 션이 디트로이트에 가진 애증도 빼놓을 수 없다. 디트로이트의 부정적인 모습을 묘사하고, 그곳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었음을 고백하지만, 결국 자신이 돌아갈 곳은 디트로이트며, 디트로이트 또한 자신을 필요로 함을 안다.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과 다양한 소재가 합쳐진 앨범이 [I Decided.]다. 가사상으로 깔끔한 이야기 전개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와 유행을 좇은 사운드가 잘 어우러졌다는 점에서 충분히 좋은 앨범으로 꼽힐 만하다. 그뿐인가. “Bounce Back”과 “Moves”로 대표되는 빅 션의 화려한 래핑도 여전하다. - Urban hip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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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ha – Process (2017.02.03)

샘파(Sampha)는 [Process]에 하나의 세계를 담았다. 우선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 “Take Me Inside”에서 피아노, “Kora Sings"에서 아프리카 전통 악기, 그리고 “Reverse Faults” 전자 음악를 중심으로 하듯 다양한 소리로 자신만의 오묘한 사운드를 구축한다. 서정성이 넘치는 그의 보컬은 사운드의 중심에서 빛을 발한다. 가사는 세계관을 단단히 굳힌다. 암 투병을 겪는 가족에 대한 슬픔과 불안("Plastic 100°C", “Incomplete Kisses”), 오컬트적인 세계관과 결부 지어지는 내용(“What Shouldn’t I Be?”, “Blood On Me) 등은 샘파가 쓰는 독특한 단어들로 다사다난한 개인사를 표현한다. [Process]는 이렇듯 아티스트가 만든 세계관으로 개인의 삶을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동시에 알앤비/소울 음악의 새로운 장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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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d – FIN (2017.02.03)

[FIN]의 주제는 크게 사랑과 자기 과시로 나뉜다. 전자는 비밀스러우면서도 아름답게 상대를 유혹하는 “Know”와 “Body”, 연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고픈 “Smile More”라고 볼 수 있다. 후자인 자기 과시는 더욱 흥미롭다. “All About Me”에서는 자신을 신에 빗대는 자의식 표출에서 오는 짜릿함을 선사하고, “No Complaints”에서는 여타 아티스트와는 다른 자신을 말한다. 이를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성공과 연관 지을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첫 트랙인 “Shake Em Off”에서 “It’s just the life that I choose(이건 내가 선택한 삶일 뿐이야)”라고 말한 점, 앨범 전반적으로 시드(Syd) 개인에 초점을 맞춘 점으로 말미암아, [FIN]에서 과시하는 주체는 시드 개인의 자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디 인터넷의 보컬, 지금은 탈퇴했지만 오드 퓨처(Odd Future)의 멤버가 아닌 그저 시드 자체가 궁금하다면 [FIN]은 좋은 해결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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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 HNDRXX (2017.02.24)

퓨처(Future)가 힙합 시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름이 웬 퓨처냐' 같은 조롱을 들었지만, 지금의 퓨처는 정말 힙합 시장의 미래가 됐다. 매년 음반을 발표하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며, 잊을 만 하면 '퓨처 카피캣'이라고 불리는 음악가가 나온다. 이렇듯, 꾸준함은 퓨처의 가장 돋보이는 미덕인데, 2017년은 이를 완전히 증명한 해가 될 듯하다. 장장 스무 곡이 담긴 랩 음반 [FUTURE]와 열여덟 곡이 담긴 팝 음반 [HNDRXX]를 일주일 간격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중 지금 퓨처의 다음 행보에 가까운 형태는 [HNDRXX]에서 드러난다. 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음악 대부분이 뱅어였던 반면에 [HNDRXX] 속의 곡들은 클럽이 아닌, 심지어 조용한 카페에서도 틀 수 있을 만큼 소프트하다. 퓨처는 [HNDRXX]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의 범주를 또 한 번 넓혔다. 물론, 어떤 앨범을 꼽았는지와는 별개로 [FUTURE]와 [HNDRXX]는 모두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 심은보(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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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ndercat – Drunk (2017.02.24)

썬더캣(Thundercat)은 [Drunk]에서 재즈, 훵크, 일렉트로닉, 어덜트 콘템포러리, 팝 등을 한데 섞어 한층  폭넓은 음악을 들려준다. 지금까지 그의 작품 세계에는 상실과 죽음이 깔려있었던 반면, [Drunk]는 삶을 다룬다. 특히, 어둠을 이겨내고 빛을 찾고자 하는 내용인 "Show You The Way"가 "Lava Lamp", "Jethro”와 같은 죽음을 소재로 한 트랙들의 뒤를 잇는다는 점이 그렇다. 동시에 그는 앨범에서 삶의 다양한 일면이자 현실인 사회 문제("The Turn Down"), 현대 사회의 관계에 대한 고민("Friend Zone") 등을 함께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Drunk'라는 제목에 맞추어, 음주로 인한 에피소드("Captain Stupido", "Drink Dat", "Drunk")들로 이를 하나의 서사로 묶어내기까지 한다. 이외에도 인트로 "Rabbot Ho"와 아웃트로 "DUI"에 같은 멜로디를 배치해 앨범이 순환됨을 암시하는 점 등 흥미로운 요소를 여럿 내포하고 있다.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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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mzy - Gang Signs & Prayer (2017.02.24)

그라임은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의 언더그라운드 클럽을 지배했다. 시간이 흘러 그라임이 슬슬 클럽 밖, 주류 음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심에 선 음악가가 바로 스켑타(Skepta)였지만, 그의 음반 [Konnichiwa]는 그라임 음반이라 부르기엔 장르적으로도, 가사로도, 스켑타의 출생으로도 많은 무리가 뒤따랐다. 그라임은 영국 빈민가의 이야기를 필연적으로 담는데, 스켑타는 빈민가 출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 나선 이가 [Gang Signs & Prayer]를 들고나온 스톰지(Stormzy)다. 공격적인 리듬의 비트와 영국 특유의 발음으로 이루어진 랩, 런던의 빈민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나열하는 가사 등 스톰지는 그라임이라는 장르가 가져야 할 요소를 대중적인 음향에 효과적으로 녹여냈다. 비록 대중을 너무 신경 쓴듯한 느낌이 드는 몇몇 곡들이 수록되었지만, 어쨌든 그라임을 세계 시장으로 끌어낸 앨범임은 틀림없다. - 심은보(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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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드(Khalid)의 데뷔작 [American Teen]은 10대이자 미국인인 칼리드의 이야기가 담고 있다. 현세대에 해당한다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사랑과 이별, 소통을 향한 갈망을 앨범에 풀어내고 있다. 이는 많은 이가 다룬 소재이지만, 동시에 많은 호응을 끌어내는 지점이기도 하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고전 소울과 포크, 80년대 음악, 전자 음악의 요소가 산재한 칼리드의 음악은 새롭진 않아도 익숙한 음악일 것이다. 여기에 독특한 음색을 자랑하는 칼리드의 보컬은 강력한 한 방은 없어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유하게 흐른다. 칼리드가 음악으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음은 높은 차트 성적이 증명하며, 어쩌면 많은 매체들이 올해의 알앤비/소울 루키 리스트에 그의 이름을 넣을지도 모른다.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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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no – blkswn (2017.03.14)

스미노(Smino)의 음악을 듣다 보면, 얼핏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의 이름이 떠오른다. 랩과 노래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스타일과 리듬감, 훌륭한 완급조절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매거진이 그를 주목한 이유가 그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첫 정규 앨범 [blkswn]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스미노는 소울렉션(Soulection)의 프로듀서이자 그의 팀 제로 파티그(Zero Fatigue)의 멤버인 몬테 부커(Monte Booker)가 만든 미래 지향적인 비트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다양한 악기처럼 활용한다. 이는 열여덟 곡이나 수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앨범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끔 한다. 또한, 그는 “Anita”에서처럼 귀를 확 끌어당기는 멜로디 메이킹 감각을 드러내며 충분히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서두에서 그랬던 것처럼 특정 대상과 비교만 하기에는 여러모로 인상적인 데뷔작이다.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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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로스(Rick Ross)가 [Rather You Than Me]를 통해 말하려는 바는 선명했다. 힙합 씬에서 활동하는 동료들을 옹호하고, 씬에 만연한 부조리함을 바로잡겠다는 것. 한쪽에는 자신의 동료인 릴 웨인(Lil Wayne)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한때 동료였던 버드맨(Birdman)이 있다. 앨범의 핵심 트랙인 “Idols Become Rivals”는 이 대립 관계를 잘 보여준다. 릭 로스는 버드맨의 이름을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동시에 릴 웨인, 그리고 DJ 칼리드(DJ Khaled)를 비롯한 프로듀서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길 바란다고 말한다. 물론, 릭 로스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앞서 언급한 몇몇 인물에게 국한될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힙합 씬 전체를 향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존에 보스 이미지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현실과 맞닿는 부분이 많아져 릭 로스의 최근 커리어에서 가장 흥미로운 앨범이다. - Urban hip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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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Life]는 드레이크(Drake)가 지금껏 선보인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 댄스홀, 얼터너티브 알앤비, 트랩 힙합, 그라임 등 나열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장르들이 단순히 반복되는 게 아니란 것이다. [More Life] 속 장르들은 지금의 드레이크에게 맞추어 또다시 재구성됐다. 듣는 이가 기대하는 드레이크의 댄스홀("One Dance", "Controlla")과 [More Life] 속 "Passionfruit"와 "Madiba Riddim"은 구성이나 주제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얼터너티브 알앤비 역시 과거 사용했던 음악을 샘플링하면서도 같은 곡임을 눈치채기 어렵게 교묘히 조정한다. 현시대의 힙합을 대표하는 음악가인 드레이크가 자신의 경력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상업 성과도 톡톡히 올린 만큼, 올해의 음반 중 하나로 꼽기에 무리가 없다. - 심은보(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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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Link – At What Cost (2017.03.24)
 
래퍼가 본인의 출신 지역을 밝히는 건 정체성을 굳히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워싱턴 D.C 출신의 래퍼 골드링크(GoldLink)도 [At What Cost]에서 자신의 지역을 밝히고 애정을 드러낸다. 단순히 언급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본인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그려내기까지 한다. 마찬가지로 워싱턴 D.C 출신의 아티스트인 왈레(Wale), 샤이 글리지(Shy Glizzy), 재즈민 설리반(Jazmine Sullivan) 등의 참여 또한 골드링크가 만들어놓은 서사에 일관성을 보탠다. 골드링크 식의 퓨처바운스를 기억하는 이라면, 아마 이 앨범 속 90년대 힙합과 알앤비, EDM, 댄서블한 사운드를 차용한 새롭고 실험적인 모습에 놀랄 것이고, 자신의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방법에 감탄할 것이다. -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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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ak Black - Painting Pictures (2017.03.31)

아무리 부정적인 의견을 뱉는다 한들, 멈블 랩이 지금의 추세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에 코닥 블랙(Kodak Black)의 이름은 자주 거론된다. 음악 내적으로는 물론, 외적으로도 논란이 많지만, 그의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요소들은 [Painting Pictures]에서 외려 빛을 발한다. 불분명한 발음과 1차원적인 가사들은 미니멀한 트랩 비트와 어우러져 앨범의 직관성을 높였다.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인 사건들을 앨범 전반에 걸쳐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그렇게 코닥 블랙은 [Painting Pictures]를 본인만이 만들 수 있는 앨범으로 완성해냈다. 커리어를 막 시작한 그가 위험요소를 음악으로 긍정적으로 승화한 신호탄이라 할 수 있겠다. - Urban hip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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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y Bada$$ - ALL-AMERIKKKAN BADA$$ (2017.04.07)

[ALL-AMERIKKKAN BADA$$]는 조이 배대스(Joey Bada$$)에게 의미가 큰 앨범이다. 90년대 붐뱁 힙합으로 대표되던 조이 배대스가 트랩에도 얼마든지 랩을 할 수 있단 점을 보여줬기 때문. 뿐만아니라 그가 이전 앨범과 믹스테입에서 자신의 랩 솜씨를 뽐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내용 전달에 더 힘이 쏟는다. 이는 주로 흑인 인권과 인종 차별에 관한 내용과 연결된다. 그러면서도 “ROCKABYE BABY”, “RING THE ALARM” 같은 트랙을 통해 기존의 화려한 모습을 유지하려는 모습도 보여준다. 앨범의 전체적인 톤을 봤을 때, 조이 배대스의 강점으로 평가되던 사운드적인 강렬함이 줄어든 건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강렬함을 내용이라는 다른 방향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그리고 변화와 유지의 비율을 적절히 맞춰냈다는 점에서 [ALL-AMERIKKKAN BADA$$]는 충분히 고무적이다. - Urban hip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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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의 매력은 다채롭다. 전작인 [To Pimp A Butterfly]가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던지는 데에 무게를 뒀다면, [DAMN.]은 사회적인 이야기와 켄드릭 라마 내면의 이야기로 양분되어 있다. 그는 일상을 다루는 평범한 가사로 자연스럽게 문제를 제기하고, 그 상황에 부닥친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DNA."와 "HUMBLE."로 말하자면, 두 곡은 다른 프로덕션으로 구축되어 있지만, 빈틈없는 호흡을 통해 몰입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서로 다르다. 켄드릭 라마 특유의 격정적인 랩 퍼포먼스 역시 여전히 매력적이다. 단 두 곡만을 예시로 들었지만, 이는 앨범의 대부분 트랙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이 만든 트랩 사운드나 사운웨이브(Sounwave)나 DJ 다히(DJ Dahi),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 등이 만든 얼터너티브한 프로덕션에서도 그렇다. 켄드릭 라마의 영리함이 또 한 번 빛나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작품. -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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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body]는 확실히 모두를 위한 앨범이다. 거의 모든 트랙에서 모두를 위한 평등과 사랑, 그리고 인류애를 노래한다. 이는 “Take It Back”에서 ‘Regardless of race, religion, color, creed, and sexual orientation(인종, 종교, 피부색, 신념, 그리고 성적 지향과는 관계없이)’이란 구절로 명확히 제시된다. 주제 의식을 전달하는 주체는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랩을 뱉는 로직이 하나의 주체다. 그는 흑인과 백인,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었던 경험과 배경을 가감 없이 담으며 주제 의식을 더욱 견고히 했다. 두 번째는 앨범 속에서 등장하는 '신'과 제이콜(J.Cole)이다. 둘은 재밌게도 로직보다도 직접적으로 평등과 사랑을 외친다. 여기에 공상과학소설에서 빌려온 세밀한 구성은 전작의 세계관과도 결합하며 [Everybody]의 이야기를 더욱 쉽게 와닿게 한다. 하이톤의 빡빡한 래핑을 선사하는 로직의 매력이 남아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본인이 말하고픈 바를 친근하게 말했기에 빌보드 차트 1위라는 기록을 세웠던 게 아닐까. -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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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많은 아프로-아메리칸 여성 아티스트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멋진 작품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이름이 시저(SZA)다. 그는 [Ctrl]에서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을 솔직한 가사로 녹여내고, 예전보다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본인을 드러낸다. 일단 누군가와의 관계를 갈망하는 시저의 모습은 불안하고, 취약해 보이기까지 할 정도다. 그러나 “Drew Barrymore”, “Normal Girl”에서는 남성 중심의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상을 비틀며 의견을 표출하기도 한다. 단순히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상을 제시하려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밖에도 얼터너티브 록과 네오 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빌려온 사운드를 구현했으며, 앨범 곳곳에 가족들의 조언을 심어 서사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이루게 했다. [Ctrl]은 아마 다채로운 사운드 속에서 2010년대를 사는 20대 아프로-아메리칸 여성의 생각을 잘 담아낸 앨범으로 오랫동안 많은 이들 사이에서 회자될 것이다.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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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Fish Theory]를 들여다보면,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는 여전하다. 그의 가사는 많은 정치적 의미와 비유를 담고, 여전히 알아듣기 어렵다. 마약, 돈, 섹스 등이 현대의 미국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지금의 갱스터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현재의 미국 흑인 빈민가는 어떠한 상황에 부닥쳐있는지를 자세히 그려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전작과 달리 그가 몇몇 감정을 음악에 드러내고, 먹먹한 힙합 사운드 대신 디트로이트 테크노/하우스를 중심으로 전자음악을 주로 내세웠단 점에서는 또 다르다. 빈스 스테이플스가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빈스 스테이플스가 어떤 사람/래퍼인지 궁금하다면, [Big Fish Theory]를 들으면 된다. 클럽 뱅어로의 면모를 갖춘 "Big Fish"의 베이스를 날려버리는 괴악한 성격, 듣기 괴로울 정도로 어렵고, 차갑게 삶을 전시하는 가사, 그러면서도 귀를 계속 잡아끄는 래핑이 이 음반에 모두 담겨 있다. - 심은보(GDB)


글ㅣGeda, Loner, 심은보(GDB), Urban hippie
편집ㅣ심은보(GDB)
이미지ㅣ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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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7.27 18:40
    타일러앨범 브록햄튼앨범 어나더원앨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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