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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2017.06.02 17:30

[기획] 세 가지 시선: [DA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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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 가지 시선: [DAMN.]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네 번째 정규 앨범 [DAMN.]은 발매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백만 장을 판매하며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또한, 그의 앨범 대부분 그랬듯 세간의 평 또한 만점에 가까웠으며, 켄드릭 라마의 경력에 또 하나의 명반으로 기록될 듯하다. 이 앨범에 관하여 힙합엘이 매거진의 작은 모임, 개다(Geda), 로너(Loner), 심은보(GDB) 구성된 '개로은'이 각자의 시선으로 앨범을 바라보았다. 특정한 취향을 가진 셋이 바라본 [DAMN.]은 어땠을까? 이 글을 통해 독자 또한 [DAMN.]을 어떻게 감상하였는지 이야기해봐도 좋을 것이다.





개다 - 쿵 푸 케니



켄드릭 라마의 정규 작품들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구성을 지녔다. 이전의 작품들이 사회 전반과 그의 주변인들에 초점에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DAMN.]에서는 좀 더 켄드릭 라마 본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제인 로우(Zane Lowe)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변해야 세계가 변한다”라는 말을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DAMN.]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절대자의 출연이다. 켄드릭 라마는 앨범에 자신의 새로운 자아인 쿵 푸 케니(Kung Fu Kenny)를 출연시킨다. 이는 1970년대 흑인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었던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ation)과 마셜 아츠(Martial Arts) 영화에서 소재를 얻은 결과로 보인다. 그 소재는 바로 무술을 단련한 주인공이 사회악에 맞서 싸우고, 결국에는 악당을 물리치고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서사다. 쿵 푸 케니도 [DAMN.]의 트랙마다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며, 동시에 그의 무술 실력을 뽐내며 혼란한 사회와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은 신과 자신을 동일화하는 "HUMBLE."의 뮤직비디오, 이를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DNA.”에서 확인된다. 그래서 [DAMN.]은 쿵 푸 케니라는 새로운 영웅의 대하 서사시 그 자체다.-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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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너 - 친절함


좋고 싫음의 문제를 떠나 켄드릭 라마의 앨범은 나에게 늘 어려운 느낌이었다. 특히 [To Pimp A Butterfly]가 그랬다. 개인의 서사로 풀어낸 인종을 포함한 미국 사회 전반의 이야기나, 가상의 인물을 이용하거나 함축적인 키워드로 의미를 집약하는 등으로 나타나는 구성이 어려움 혹은 불친절함으로 다가온 탓이었다. 하지만 [DAMN.]은 켄드릭 라마 내면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탓인지는 몰라도, 비교적 쉽게 느껴졌다. “FEEL.”, “PRIDE.”, “LUST.”, “FEAR.”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앨범 안에 복잡미묘한 감정에 휩싸인 자신을 드러낸다. 그가 하는 모든 이야기, 심지어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는 이야기들조차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감정에서부터 출발한다. 혹자는 이런 복잡미묘한 켄드릭 라마의 감정에서 불친절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전작과 비교했을 때 직관적인 감상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친절함을 베풀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전작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다른 자세를 취한 영리함 역시 발견할 수 있다. [To Pimp A Butterfly]에서 자연스러우면서도 새롭게 [DAMN.]으로 넘어온 그의 행보를 생각했을 때, 다음 앨범도 또 어떤 방식으로 청자에게 다가가고, 이를 위해 켄드릭 라마가 어떤 영리한 전략을 취할지가 기대된다.- Loner







심은보(GDB) - 반복감


이 글은 켄드릭 라마가 매우 뛰어난 예술가란 사실을 전제로 한다. 그가 발표한 음악들은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켄드릭 라마의 매 앨범은 결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미국 게토를 살아가는 아프로-아메리칸의 삶과 어쩔 수 없는 폭력을 극적으로 전시한다(이에 관하여 인터뷰에서 갱스터 랩의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문제 제기를 위해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또, 게토의 구성원이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겪는 괴리를 작가주의적 시점으로 표현한다. 아프로-아메리칸의 정체성을 내세우고, 미국 흑인 음악의 여러 갈래를 재해석하는 방식은 켄드릭 라마의 정치적 캐릭터와 연결되어 그를 이 시대의 투팍(2Pac)과 같은 위치로 올려놓았다. 다만, 이 방식의 반복이 일으키는 약간의 지루함도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거 같다. [DAMN.]은 여전히 호소력 짙은 켄드릭 라마의 랩과 뛰어난 프로덕션으로 그의 내·외면적 갈등을 그린다. 과거의 앨범보다도 켄드릭 라마 개인에 기반을 둔 감정 묘사는 치열하지만, 매 앨범의 목적지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우긴 어렵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이, 켄드릭 라마의 이야기와 음악에는 명백한 내용과 의도가 담겨 있으며 이를 표현하는 세부적인 방법은 다르다. 그저 반복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대중예술에서 하나의 시리즈가 세 개의 작품으로 마무리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가 [good kid, m.A.A.d city], [To Pimp A Butterfly]를 거쳐 [DAMN.]까지 온 현시점에서 그 전반적인 기조를 다시 연장할지, 아니면 다른 주제 의식과 표현 방식, 그리고 음악을 들고 올지 궁금하다. - 심은보(GDB)



글 ㅣ Geda, Loner, 심은보(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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