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듯 듣고 별로인 앨범은 포함하지 않음.

Roberta Flack - With Her Songs: The Atlantic Albums 1969-1978
몇 주 뒤면 1주기가 되는 소울 퀸 로버타 플랙의 전성기 시절 정규작을 모아 놓은 8CD Box Set. 못 들어본 앨범들도 있어서 과감히 보관함에 넣었음. 70트랙 5시간 37분. 야금야금 듣고 있는데 역시 곡 하나하나가 감동적이다.

Ella Mai - Do You Still Love Me?
Joji의 앨범을 듣고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엔 이 앨범이면 충분했다. 늘 수작 이상의 결과물을 발표해 온 엘라 마이의 또 다른 수작.

RAAHiiM - PRAY FOR ME
엘라 마이에 묻힌 감이 있지만 라힘도 신작을 냈다. 커버만 보면 90년대 알앤비 같지만 막상 내용물은 요즘 때깔의 듣기 좋은 알앤비.

Jaymin - Sweet Nothings
10트랙 22분. 1~2분대의 미니멀하고 세련된 알앤비. 목소리가 매우 앳되다. 위 앨범들이 부부끼리 듣기 좋다면 이 앨범은 썸녀나 썸남과 듣기 좋음. 진짜임.

J. Cole - The Fall-Off
메가데스도 가고 제이콜도 가고... 근데 메가데스와 달리 콜은 커리어 최고작을 드랍하고 쿨하게 간다. 오프시즌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묵직한 힙합 앨범.

Mayhem - Liturgy of Death
사실 Euronymous(Burzum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Varg Vikernes의 손에 살해당한 그 사람)의 사망 이후 해체됐어야 하는 밴드지만 여지껏 명맥은 이어 오고 있고 이렇게 신작도 냈다. Euronymous가 워낙 천재여서 그렇지 다른 맴버들도 보통이 아니긴 하다. 이번 신작은 블랙메탈 최고의 클래식인 정규 1집에는 당연히 못 미치지만 그럭저럭 들을 만한 앨범이긴 함.

Yamila - Noor
기대 없이 들었다가 온통 홀려 버렸던 앨범. 비틀즈의 엘리너 리그비 같은 현악 반주 + 약간의 일렉트로닉으로 흘러가는데 분위기가 매우 고급지다. 이런 게 바로 S급 아트팝.

MPTL Microplastics - Sod In Heaven
윈드밀씬에서 튀어나온 또 다른 괴작. 사실 이렇게 신선하고 재밌는 밴드가 Geese 같은 뻔한 친구들보다 더 사랑받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리고 MPTL이 무슨 뜻인지는 검색하지 않는 것을 추천함.

Mickey Diamond & Big Ghost Ltd - Black Sheep
붐뱁 장인 둘이서 늘 잘하던 걸 했음. 이 둘에겐 그게 최고의 찬사다.

Daphni - Butterfly
여러모로 당혹스러웠던 앨범. 이런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도무지 귀를 뗄 수 없었다. 드론처럼 무한 반복만 하는 하우스가 원래 이렇게 좋은가?

Tigran Hamasyan - Manifeste
최근 발굴한 것들 중 가장 감탄스러웠던 앨범. 이제 재즈는 이런 식으로까지 외연을 넓힌다. 전자음에 익숙한 mz 세대를 위한 재즈 퓨전 앨범.

Brine - Softling
정직하고 묵직하게 밀어붙이는 Math Metal. 근데 진짜 존나 잘한다. 지난주 최고의 메탈 앨범이었음.

Rza - Bobby Digital Presents: Juice Crew
전성기 르자가 아니다 보니 프로듀싱은 그럭저럭인데 모아놓은 랩퍼들이 다름 아닌 쥬스크루다. 커버에 박힌 이름들을 보라. 레전드들의 랩을 감상하는 재미는 있었던 앨범.

Ulrika Spacek - EXPO
독일산 인디록 밴드의 신작. 역시 출신은 못 속이는지 크라우트록의 향기가 물씬. 과거의 전통을 현대의 입맛에 맞게 버무릴 줄 안다.

Puma Blue - Croak Dream
어둡고 우울한, 그러나 뻔하지 않은 얼터너티브 알앤비. Joji는 이런 방향으로 갔어야 하지 않았을까.

Blackwater Holylight - Not Here Not Gone
기타 사운드는 둠메탈 혹은 스토너 메탈인데 보컬은 드림팝을 부른다. 광고 음악으로 써도 될 만큼 세련된 편곡과 송라이팅이 돋보이는 앨범. 밴드 멤버 전원이 여성임.

Joshua Chuquimia Crampton - Anata
귀를 찢는 노이즈와 예쁘장한 멜로디가 공존하는 앨범. Xinlisupreme을 좋아한다면 추천.

Ratboys - Singin' To An Empty Chair
Big Thief 같은 유기농 느낌의 인디록인데 최근 폼 떨어진 그들에 비하면 이들의 송라이팅이 월등히 좋다. 피치포크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Mandy, Indiana - URGH
요즘 화제의 앨범. 전자음악 쪽에서 힙한 건 다 때려넣었다. 이런 잡탕 앨범은 손맛이 좋지 않으면 구려지기 쉬운데 이들은 괜찮게 해냈다. 그리고 이런 앨범에는 꼭 참여하는 그 사람의 이름도 보인다. (빌X 우X)

Tha God Fahim - Tha Dark Shogunn Saga, Vol. 3
Vol. 2가 2017년에 나왔으니 9년 만의 3탄이다. 늘 함께 하는 Nicholas Craven과 Cookin Soul이 대부분을 프로듀스했다. 그냥 익숙해서 좋은 맛의 앨범.

Night of the Vampire - The Enchanting Winds of the Dreamweaving Masquerade
고딕 록에 얹힌 신스팝. 근데 이 김치 피자 같은 조합이 의외로 맛있다. 틴에이지 호러 무비에 쓰이면 딱 좋을 음악.

The Musalini & Don D. - Don Dada
락 마르시아노와 함께 초기 드럼리스 또는 마피아 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인지도는 처참하게 낮은 The Musalini의 신작. 이 사람 디스코그래피가 은근히 괜찮고 신작도 들을 만하다.

Charlotte Day Wilson - Patchwork
별로 안 좋아하다가 이번 신작 EP를 듣고 괜찮아서 전작들을 다시 들어봤는데 매우 좋게 들렸다. 내 취향도 변해 가는 모양이다. 팬 하기로 했다.

Sasha Keable - ACT II
작년에 발표한 EP에 이은 후속작 EP. 여전히 깔끔하게 뽑힌 알앤비를 들려준다. 그냥 합쳐서 정규작으로 냈으면 더 좋았을걸.

Tilaye Gebre - Tilaye's Saxophone With The Dahlak Band
숨은 보물들이 가득한 에티오피아 재즈계의 또 하나의 명반. 70년대에 발매됐다가 잊힌 앨범이 반세기 만에 먼지가 닦여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9트랙 67분의 진한 재즈의 맛.

Beverly Glenn-Copeland - Laughter In Summer
44년생 누님의 아름다운 앨범.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 이불 속에서 듣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Orchestra of the Upper Atmosphere - Theta Seven
사이키델릭한 느낌이 많이 강조된 재즈록. 그냥 사이키델릭에 재즈 악기를 첨가한 건지도? 암튼 멍 때리면서 듣기 좋음.

Sunday Mourners - A-Rhythm Absolute
꽤 잘 만든 포스트 펑크 앨범. 당신이 Wire나 Television 같은 기타 중심의 포스트 펑크를 좋아한다면 이 앨범도 무조건 마음에 들 것임.

Tijuana Taxi - Mirages
슬로코어 같기도 하고 스크리모 같기도 한 독특한 질감의 슈게이즈. 슈게이즈 특유의 촉촉한 느낌은 거의 없고 매우 건조한 느낌인데 그게 묘하게 매력적이다.

qasu - A Bleak King Cometh
블랙메탈이나 데스메탈에 포스트 펑크를 섞은 앨범이 가끔 보이는데 이 앨범도 그중 하나다. 근데 이 앨범은 포스트 펑크 말고도 뭔가가 더 어지럽게 섞인 듯하다. 이런 사운드는 들어본 적이 없다. 베이스는 분명 블랙메탈인데... 이건 대체 무슨 음악이지??

Ragz Originale - keepsake
12트랙 29분의 깔끔한 네오소울 앨범.

Adiós Cometa - Un Destello de Luz
올해 들은 최고의 슈게이즈 앨범. 기타 노이즈는 누구나 낼 수 있다. 중요한 건 역시 송라이팅. 이 앨범은 송라이팅이 아주 좋은 슈게이즈이고 사실 슈게이즈에 그 이상으로 바랄 건 없다.

Martin Wind - Stars
우연히 접했다가 한동안 몰입해서 들은 재즈 앨범. 마틴 윈드는 베이시스트고 피아노를 그 유명한 케니 배런이 연주한다. 색소폰 대신 클라리넷이 포함된 쿼텟 편성인데 클라리넷의 울림이 참 좋다.

Axis Mundi - TarLung
아주 잘 뽑힌 스토너/슬럿지 메탈 앨범.

Tashi Dorji - Low Clouds Hang, This Land Is On Fire
작년에 가장 많이 들은 장르가 Ambient Americana인데 새해에도 신작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이 앨범은 거기에 약간의 재즈적인 느낌도 있다.

Puke Wolf - Descend
귀가 번쩍 뜨인 스크리모 앨범. 웬만한 스크리모 앨범들은 한 번 듣고 금방 잊어 버리는 편인데 이 앨범은 다르다. 이 엄청난 앨범이 겨우 정규 데뷔작인 신인 밴드고 다음 앨범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Dirt Buyer - Dirt Buyer III
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감성이 살아있는 인디록 앨범.

Kæry Ann - Moonstone
듣다 보면 귀신 나올 것 같은 슈게이즈.

Ben Bekele - Zawsze Coś
Ben Bekele는 재즈 드러머 Hubert Zemler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트리오의 이름이다. 이름의 유래가 재밌어서 밴드캠프 홈피에 올라와 있는 글을 덧붙여 본다. (구글 번역기의 도움)
벤 베켈레는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그런 벤 베켈레는 아니죠.
이 이야기는 1980년대 중반, 아버지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과 상상이 뒤섞인 것입니다. 아버지는 작은 북 두 개와 사진 몇 장,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오셨죠. 그중 하나는 베켈레라는 소년이 아버지에게 에티오피아 전통 노래를 가르쳐주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버지는 그 노래를 최대한 정확하게 우리에게 전해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노래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정말 매료되었었습니다.
몇 년 후, U Know Me Records에서 발매될 컴필레이션 앨범 "Portrety"에 수록될 곡을 준비하던 중, 제가 만든 베이스 라인이 바로 그 노래의 한 부분과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그 멜로디가 제 잠재의식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뜻밖에 그 순간 모습을 드러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3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친구분들은 그를 벤이라고 불렀습니다)를 기리기 위해 곡 제목을 "벤 베켈레의 삶과 죽음"으로 정했습니다. 이 곡은 제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고, 예상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벤 베켈레"를 이어가는 음악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혼자 작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카밀 피오트로비치와 이고르 비슈니에프스키를 초대하여 함께 작업했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티스트들이자 무대 위에서나 무대 밖에서나 훌륭한 동료입니다. 이 앨범의 음악은 "시작"이 된 곡과 어느 정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리듬을 형태를 형성하는 주요 요소로 삼는다는 점에서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유기적이고 감성적이며, 때로는 최면처럼 몽환적이고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잠시나마 우리를 둘러싼 그다지 즐겁지 않은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Hubert Zemler




하루에 앨범 몇개들음
마지막 앨범 들을수록 좋더라구요.. 첨엔 그냥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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