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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Geese, Ninajirachi, Lady Gaga & Psychedelic Porn Crumpets

title: Jane Remover예리4시간 전조회 수 81추천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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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ese - [Getting Killed]


언제부턴가 느끼기로, 세상엔 도통 응어리를 언어로 구사하지 못하며 제 몸을 제 머리로 못 가누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Cameron Winter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불현 듯 치직거리는 현대 풍조다. 총구와 맞물리는 표적에 자연스레 연결되고, 빛 번짐에 뒤틀린 듯 불안정한 겨냥은 안티테제처럼 빗겨나가는 총탄의 상흔으로 녹내를 푹 고아낸다. 아트 록과 사이키델릭 및 재즈의 융합 아래, 편집적인 생떼부리기와 경계에서 비비 꼬아 쓴 가사는 설득력을 부여받고 예술이란 당위성에 헌신한다. 그 뒤로는 Cameron Winter의 독주로 멀리 달아나는 도주극만이 펼쳐질 뿐이다. 아무개를 척결하는 하트 여왕처럼 흥분감에 겨워 감정이 절절 끓어넘치다 못해 흉통이 찢겨나가는가 하면, 달콤하고 어지러운 에리얼에게 눈독을 꽂은 우르슬라처럼 꾀죄죄하게 으르렁대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만화영화의 악역들처럼 자연스레 실족할 일이 없으니, Geese의 나날은 막연히 쫓을 수 있다. 어찌 보면 세상에 발악하는 괴짜들이 소수일테니 아무개들이야말로 악의 추종자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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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ajirachi - [I Love My Computer]


50년을 넘나들며 댄스 팝은 얼마나 크고 널따란 나무가 될 수 있는지의 한계와 씨름하는 중이다. 사랑을 부르짖던 디스코의 앞에 어느덧 존경할 수 없는 존재들이 등장하는 모습은 총칼이 오가는 와중에 왜 싸워야 하는가조차 가물가물한 십자군 전쟁을 연상케 한다. [I Love My Computer]는 단순히 즐겁거나 허무하지 않지만, Ninajirachi는 적어도 컴퓨터를 매개로 벌이는 사랑과 자아 싸움이 왜 필요한지 또렷하게 자각하고 있다. ‘나는 내 컴퓨터와 자고 싶어. 이 세상의 무엇도 나를 더 잘 알지 못하니까.’ 0과 1이 그리는 디스플레이를 사랑한다는 표현엔 감정보다 편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주어진다. 기계에 묶이지 말아야 한다는 설파란 그저 기계적이다. 호주의 20대 프로듀서는 그저 하이퍼팝 사운드와 EDM 그리고 덥스텝을 필두로 지금을 표현해 본다. [I Love My Computer]는 그저 인터넷 클론들의 유행성 음악이 아닌, 어느 아티스트가 살아 숨쉬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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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y Gaga - [MAYHEM]


예술의 정점은 곧 탈피라는 말처럼. Lady Gaga는 굴레를 벗어난 지 오래다. 패션, 연기, 퍼포먼스, 선언과 영향력을 비롯한 가지 뻗기에 그녀는 더 이상 음악이란 범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종의 스태츄가 되었다. 그런 Lady Gaga에게 [Chromatica]로부터 5년이란 시간이 주어지고, 본류를 낳은 팝에게 받아 마땅한 환대가 다시 목마를 때쯤, 갈등과 혼란으로 둘러싸인 [MAYHEM]의 아이디어가 완성됐다. Lady Gaga는 되돌아간다. [Born This Way]로. [The Fame Monster]로. 아니 어쩌면 [The Fame]까지로도. 일렉트로팝, 다크팝, 인더스트리얼, 디스코 따위의 꼬리표들로 [MAYHEM]을 설명하기엔 부족하지만 Lady Gaga는 “Die With a Smile”로 마무리하는 순간 오늘로 되돌아 온 뒤다. [MAYHEM]은 과거를 닮은 듯 전혀 닮지 않았다. [The Fame]으로 발화하던 순간의 정신과 의식을 온전히 가져온 채로, 천진난만한 얼굴로 괴로움에 죽 허덕이는 모습이다. 어쩌면 남들은 보지 못할 여신상의 현주소이자 죽지 못할 굶주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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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delic Porn Crumpets - [Carpe Diem, Moonman]


무한정 칭찬하기엔 그리 혁신적이지 않다. 10년 전에 정립한 [High Visceral] Pt. 10 정도에 달하는 결과물엔 새 음악이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할 만하다. 전반적인 강세로 밀고 나가는 전개는 조금 뻔하다. 가득한 노이즈에 달리고 멈추고를 반복하고 꽤나 팝스럽게 정직한 오르내림이 있다. 예술적으로 보기에도 조금 과도히 에너제틱한 감점 요인이 있다. 하지만 그리 신경 쓰이지 않는다. 정직한 제목이니까. Psychedelic Porn Crumpets에게서 다시 한 번 끓어오르려는 심장 소리가 느껴지니까. 어쩌면 완성된 정답을 다시 내놓는 일도 말처럼 멋진 일이 아닐까? 그러니 단 한 번. 단 한 번의 불꽃을 튀기기만 한다면. 그 뒤로는 얌전히 불이 붙지 않고서야 배길 수 없기 마련이다. 성공적이다. 빼곡한 악기들과 멈출 생각 없는 보컬이 살 떨리는 몽환을 자아내며, 그들은 오늘 무슨 사이키델릭 락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가장 능숙하게 알싸한 약내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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