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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월간 윤종신] 12월호 ‘덕분에’
2025 [월간 윤종신] 12월호 ‘덕분에’는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 사람들을 향한 한 남자의 고백을 담은 곡이다. 찬란한 정오를 지나 이제는 노을빛이 드리운 시기로 접어든 화자는 자신의 여생과 더불어 삶의 궤적을 돌아본다.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 오늘이 있기까지 자신을 지탱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당신 덕분에 힘들었던 계절을 잘 지나왔다는 고백과 혹시 내가 받은 위로가 일방적이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성찰, 그리고 앞으로는 내가 당신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 나쁜 결과는 ‘내 탓’으로 돌려 상대방의 짐을 덜어주고, 좋은 결과는 ‘그대 덕분’으로 돌려 상대방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화자의 성숙한 태도가 깊고 단단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이유가 될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충만해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윤종신의 발라드 콤비 이근호가 작곡과 편곡으로 참여했다.
“언뜻 들으면 이 곡은 내 곁에 있는 배우자나 연인을 향한 세레나데 같지만, ‘덕분에’의 대상은 누구든지 될 수 있습니다. 자녀, 친구, 혹은 부모님도 좋고요. 이를테면 올 한해 내 삶을 버티게 해준 MVP들인 거죠. 올해 직장 생활이 유독 힘들었다면 그 와중에도 호흡이 잘 맞았던 팀원이나 도움을 준 사수가 될 수 있겠고, 올해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했다면 그 사람이 내 MVP일 수도 있을 거예요. 그 사람과 잘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심지어 그 사람이 내 고백을 거절했더라도 그 사람을 좋아하고 갈망했던 마음 덕분에 올해가 풍요로웠다면, 그 사람은 내게 가장 중요했던 사람이겠죠. 이번 연말에는 그 한 명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버티게 해주었던 사람 한 명. 그 사람을 떠올리며 이 노래를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덕분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유대 방식에 대한 윤종신의 오랜 고민이 담겨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관계나 화려한 고백으로 점철된 관계가 아니라 삶의 기점마다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려면 그것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성숙한 위로와 산뜻한 응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윤종신은 가사를 쓰는 동안 자주 생각했다. ‘진한 사랑보다 오래오래 좋아’할 수 있는 사이, ’부푼 기대보다는 가끔의 위로’를 줄 수 있는 사이, ‘굳은 약속보다 건강한 안부’를 나눌 수 있는 사이. 윤종신은 누군가의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다면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복된 관계인지를 이야기하며, 금방 타오르고 식어버리는 열정보다 은근하고 변함없는 신뢰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덕분에’의 힘을 노래한다.
“이번 가사를 쓰는 동안 ‘때문에’와 ‘탓에’, 그리고 ‘덕분에’의 뉘앙스 차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원인이 되는 단어 뒤에 붙어 이유를 나타내는 이 부사어들을 우리는 일상적으로 많이 쓰잖아요. ‘탓에’는 대상을 향한 비난이 담겨 있기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이고, ’때문에’는 얼핏 단순 원인을 의미하므로 중립적인 것처럼 보이나 실제 활용할 때는 긍정보다는 부정과 연결될 때가 많죠. ‘너 때문에 오늘 저녁 즐거웠어.’ 보다는 ‘너 때문에 오늘 저녁 망쳤어.’가 더 자연스럽잖아요. 반면에 ‘덕분에’는 긍정적이에요. 비꼬기 위해 활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대방에게 받은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 있죠. 돌이켜보면 우리는 ‘덕분에’보다는 ‘때문에’나 ‘탓에’를 더 자주 쓰는 것 같아요. 힘든 상황일수록 감사할 사람보다는 원망하거나 미워할 사람을 찾는 게 더 쉽고 편하기 때문이겠죠.”
[12월호 이야기]
“아무리 힘들었어도 탓보다는 버틴 덕분을 찾자.”
[Credits]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이근호
Arranged by 이근호
Piano by 이근호
MIDI by 이성민
String Arranged by 이근호, 이성민
Recorded by 윤종신
Mixed by 김일호 (@OMG Studio)
Mastered by 권남우 (@821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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