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한번 들었다.
오우. 이제 앨범을 틀기 전에 어떤 전개로 들어오는지 외워지는 것 같다. 어느 타이밍에 드럼이 ㅈㄹ할지 같은 거 말이다.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좋다는 건 또 아니지만.
이 앨범에서 초점 맞춰진 건 사실 string 보다 strange 아닐까 싶다. 세상이 이상하다는 것. 첫번째 트랙 이름이 world's approaching인 것과 막 트랙이 strange strange 인 것을 보면 선 라는 현악기를 제일 이상한 악기로 여겼나보다.
물론 선 라는 특별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뭐, 그가 이름 지은 아케스트라의 형용사가 astro infinity인 것만 봐도 의미심장하다. 우주의 무한성이 이상함이라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주는 참 무서운 것 같다. 이딴 소리가 무한히 펼쳐지는 곳이라니.
들을수록 솔직히 말해 왜 현악기를 골랐는지 모르겠다. 기존에 하던 프리 재즈를 현악기로 한다면 거기에 의의가 있는 것일까? 관악기로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아, 설마 선 라는 관악기 여러대 살만큼의 지갑사정은 안됐던 것인가? 그렇다기엔 현악기도 비싼데... 흠. 잘 모르겠다.
여전히 strange strings는 익숙해졌을 뿐, 뭔가 좋다거나 하진 않다. 처음에 으악 충격 받았던 게 그냥저냥 해진 느낌이다. 오, 오늘도 바이올린을 줫같이 치고 있군 같은? 뭔가 의미가 퇴색되가는 것 같다. 그냥 자유즉흥연주다 이상의 뭔가가 없어지고 있달까...
약간 듣다보면 전쟁 같기도 하다. 뭔 현악기들이 칼싸움할 때나 나올 것 같은 소리를 낸다. 그리고 뭔가 방패로 막는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확실히 좋아진 건 첫번째 트랙이다. 이거는 진짜 단독으로만 쳤을 때 4점은 줄 의향 있다. 들을수록 쿵쾅거리는 드럼과 차갑고 물이 툭툭 흐르듯 나오는 색소폰이 만드는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참 좋다. 반면에, strange strings, strange srrange 는 그런 분위기 조성 같은 게 줫도 없다. 그래서 프리 재즈지만, 아 그래서 이상한 건가. 이상한 거엔 이상한 분위기가 있으니까. 생각해보면 그래서 분위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여전히 이상한 실들이 내는 소리는 칼싸움 소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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