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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Thief - Double Infinity 피치포크 리뷰 해석

title: DMX공ZA3시간 전조회 수 115추천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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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고대의 점성가가 별들을 이어 별자리로 만들고, 슬픔과 사랑의 서사를 지어내듯, Adrianne Lenker는 자신의 기억들을 노래로 엮어 Big Thief라는 방대한 우주를 그려낸다. 바닥에 흩뿌려진 빨래집게는 피어나는 우정을 기념한다. 그것은 어린 시절 집의 따스함이 한순간에 심장 깊숙이 되살아나는 감각이다. 마당에서 맥주를 마시는 연인의 모습은, 당신을 무심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갈망과 원망을 동시에 환기한다. Lenker의 생생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Big Thief는 인생의 가장 숭고한 질문들의 정서를 정확히 찔러내면서도 자연스럽고 침착하다. 그들의 음악은 현명하고, 가슴을 도려내며, 또 희망적이다. 마치 새해 아침, 지난 해의 모든 후회와 다가올 해의 희망으로 머리가 불타오르는 순간처럼.

<Double Infinity>에서 Big Thief는 사운드를 다듬기보다는 확장한다. 이 곡들은 언어 너머, 인간의 지각 너머에 존재하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을 표현하려 한다. 언어는 종종 억압과 의무의 도구가 되곤 한다. "Incomprehensible"에서 Lenker는 언어가 어떻게 우리에게 몸을 미워하게 하고, 늙음을 두려워하게 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게 하고, ‘느껴야 한다고 믿는 것’을 느끼게 가르쳐왔는지를 탄식한다. 규범적 삶의 방식을 벗고, 더 깊은 감정과 자기 자신 및 타인에 대한 정직한 헌신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지속적인 기쁨과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음악은 통제권을 내려놓는 소리, 지성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감정적 진실을 좇는 소리다.

앨범의 곡들은 특히 뿌리내리지 못한 불확실한 시기에 쓰이고 녹음되었다. 한때 Big Thief는 네 명의 응집력으로 정의되었다. 과거 앨범에서 날 선 일렉트릭 기타 리프는 난무하는 드럼 비트와 맞물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뱀처럼 휘몰아쳤다. Lenker의 보컬은 어쿠스틱 기타 라인을 햇살이 구름을 스미듯이 부드럽게 흘러갔다. 하지만 <Double Infinity> 초기 세션 중, 창립 멤버였던 베이시스트 Max Oleartchik이 팀을 떠났다. 남은 세 명은 변화를 수용했다. 그들은 촉망받는 뉴에이지 아티스트 Laraaji를 포함해 10명의 음악가를 초대해 맨해튼 Power Station 스튜디오에서 3주간 작업했다. 매서운 겨울 바깥과 격리된 채 하루 9시간씩, 트리오가 쓴 곡을 중심으로 즉흥 연주를 이어갔다.

그 결과 탄생한 사이키델릭-포크 편곡은 방황하고 반복적이다. 이 곡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는 청자를 ‘순수한 감각’의 공간으로 옮겨놓는다. "Grandmother"는 덧없음을 축복하는 곡이다. 차 안에서의 입맞춤, 경기장에서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지만, 차와 경기장은 영원하지 않음을 동시에 받아들인다. 'Gonna turn it all into rock’n’roll'이라는 후렴은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곡의 울림은 소리가 소용돌이치며 팽창하고 수축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Lenker의 공기 같은 보컬은 공간감 있는 기타 라인, 일그러진 치터 (유럽 현악기), 집처럼 포근한 백업 보컬과 얽히며 흘러간다. 특히 Laraaji의 말 없는 보컬—깊고 황금빛이며 장난기 어린—이 곡을 장식하고 앞으로 밀어붙인다. 마치 이른 아침 새소리가 하루를 불러오듯.

물론 Big Thief의 영적 자유 탐구는 현실 세계 속에 존재한다. 그들은 단어의 한계를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Double Infinity>에서 그들의 가사적 접근은 종종 청자가 빈 공간을 채우도록 물러난다. "Los Angeles"는 수년 뒤 다시 불붙은 옛 관계를 담담히 포착한다. 은은한 어쿠스틱 기타 위에서 Lenker는 'Two years feels like forever/But I know you without looking/You call, we come together'라 노래한다. 언어는 절제되어 있지만, 설명이 필요 없는 중력 같은 연결감을 불러온다. 그 사이에 반짝이는 이미지—잃어버린 친구의 반쪽 웃음, 관계가 무너졌을 때 위로가 되어준 푸른 바다—가 삽입되어 더욱 눈부시다. 행동은 프레임 밖에서 일어나지만, 갈망과 후회, 사랑은 틈새로 흘러든다.

반면 단순화된 가사는 이 밴드가 세운 높은 기준에 비해 때때로 공허하게 느껴진다. 무성하고 생명력 넘치는 "No Fear"에서 Lenker는 완전한 황홀경 속에서 'There is no time/Round like a lime/Destiny'라 노래한다. 후렴은 단어가 가사가 아닌 만트라처럼 기능하도록 의도된 듯하다¹. 마지막에 곡이 만개할 때, 차임은 반짝이고, 신스 노트는 불꽃처럼 튀며 흩어진다. 그러나 단순한 운율과 유아적인 리듬감은 무시하기 어렵다. 포크 락 "Words"에서는 고립감과 연결감을 동시에 느끼려는 Lenker의 혼란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 갈망은 여전히 근거 없고 뒤엉켜 있다. 청자는 감정을 맥락화할 단서, 일화를 찾게 된다.

<Double Infinity>는 거대한 목표를 붙든다. 감정을 예측하거나 통제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구현하고, 선과 악, 과거와 현재를 합리화하지 않고 공존하게 두는 것. 이는 때때로 깊이나 방향 없이 흘러가는 곡들을 낳기도 한다. 그러나 "Double Infinity" 같은 곡에서는 그 시도가 값진 울림을 낸다. 'deep within the center of the picture/Is the one I love/The eye behind the essence/

Still, unmoveable, unchanging'라는 고백은 맹세도, 추도도 아니다. 다른 사람의 미덕을 찬양하거나 함께 쌓은 삶을 기리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정의할 수 없지만 피할 수도 없는 사랑, 도망쳐도 당신을 찾아오는 사랑의 축복이다. 이 사랑이야말로 Big Thief의 영적 탐구가 내린 답이다. 그것은 우주에서 유일하게 변치 않는 것, 우리가 계속 나아가고, 다시 뒤돌아보아야 하는 유일한 이유다.

¹ 여기서 ‘만트라처럼 기능한다’는 말은 가사가 구체적인 의미 전달보다는 반복적이고 음향적인 울림을 통해 명상적·몰입적 효과를 내는 장치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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