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짧아요 야호
보니까 저번에 pj 하비 글 올릴 것 같다 했는데 안 그랬네요 뭔가 미완성인 채로 다른 걸 진행하는게 좀 마음 불편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직 4곡이나 남았는데.. 아마 마음 바뀔 수도요 ..근데 안 궁금하시죠? 크크
아무튼 맘 편히 읽어보시고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free money
저번 birdland 때 하고 싶은 얘길 너무 많이 쏟아내서 그런가 별로 할 얘기가 떠오르지 않네요 free money는 원래도 제가 좀 생각없이 듣고 즐기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고요 그래도 free money 참 멋지다고 생각하며 들었어요 정말 좋았죠 지금도 좋아합니다
freedom 이라는 단어 janis joplin 의 Me and Bobby McGee 라는 노래에 freedom은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 라는 말의 다른 말일 뿐이 라고 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재니스 뿐만 아니라 제가 접한 작가 중 여럿이 자유의 의미를 그렇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 같았고요
예를 들면 톰 요크의 앨범 anima 첫째 트랙 traffic 에서 그래요 '숨을 못 쉬겠다 물이 없다 푸아그라 벽돌 벽' 과 같은 말을 늘어놓더니 갑자기 '난 자유야' 라고 합니다 그리고 '돈을 줘 부자 좀비와 파티를 해' 라고 하죠 안 자유로워 보이는 가사 뒤에 갑자기 '하지만 난 자유야' 라고 하는 데 그게 들으면서 좀 헷갈렸어요 뭔가 알듯 말듯 하면서요
아마 허망하고 모순된 세상 꼴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자유롭고 싶을 때 억업받고 준비되지 않았을 때 버림받아 아무것도 잃을 게 없게 된 상황의 사람을 자유로운 상태라고 표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게 자유라고 할 수 있을 까요? - 아님 '난 자유야' 가 아니라 '난 공짜야' 라는 의미 였을까요? 흐흐 이것도 말 되네요
저는 '하지만 난 자유야' 라는 대목에서 분노에 가득 차 '에라이 다 때려쳐' 하는 듯 한 자포자기가 느껴졌어요 노래 속 인물은 거의 자살하는 심정으로 거듭 자신을 부조리에 뛰어들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가사만 보면 '자유면 그냥 자유로워지면 되는 거 아닌가 뭐 때문에 저러나' 싶을 수 있을 거예요 인물의 사정을 가사 내용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으니까요 근데 들어 보면 알아요 사운드가 이해를 도울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사 내용이 간략하기에 집중도 잘 되고 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지는 것도 있을 거예요
전 톰 요크의 청승이 예전엔 좀 철 없고 허영된 것으로 느껴졌었어요 구제불능의 폭주 같았죠 근데 그렇다 한들 어쩌겠어요 제가 말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요즘 워낙 감동적인 일이 없어서 인지 이젠 그런 감성 조차 귀중하게 느껴 지더라고요 그래서 언제부턴가 그냥 굴복하는 느낌으로 들었어요 이젠 뭐가 그렇게 기분 나쁜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만 들어야 할 이유가 없긴 해요
정말 어렸을 땐 자유라는 말을 강조하는 게 쓸데 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굳이 번거롭게 말 할 필요가 없었죠 늘 자유로웠으니까 오히려 그 때는 안 자유로운 게 더 멋있다고 생각 했는 걸요 흐흐
아무튼 그 시절과 달리 지금은 좋아합니다 free money를 처음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 였고요 그냥 의미가 좋은 의미 잖아요 그 단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죠
free money는 패티가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 라고 합니다 역사가 있는 노래네요
근데 어린 시절엔 가난하든 안 가난하든 공짜 돈을 마음껏 가져보는 상상을 많이들 하죠 저는 그랬어요
문득 아이들 눈엔 종이 쪼가리나 숫자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사실이 귀엽고 만만해 보일 수 있을 거 같네요
생각해보면 어린이의 상상을 이렇게 폭주하는 듯한 노래로 완성시키고 세상에 내놓은 데에 무슨 의미가 있을 거 같지 않나요?
Every night before I go to sleep
Find a ticket, win a lottery
Scoop the pearls up from the sea
Cash them in and buy you all the things you need
시작하는 순간 피아노를 마치 기억에 젖어드는 느낌으로 연주하는 듯 해요 그 연주가 상상 속을 헤매는 느낌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기타는 묵직한 느낌으로 북돋워 주고 패티의 보컬은 무언가를 더듬으며 찾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목소리에서는 안심한 듯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러고보면 맨 처음 들었을 당시 이 노래가 저에게 많은 위로가 됐던 게 기억납니다
도입부 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제 마음에 들어왔어요 아마 제게도 익숙한 이야기 였기 때문이겠죠
마치 노래 속 상상이 현재의 아픔을 잊게 하는 공간을 주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진행 되었죠
제가 많이 힘들 때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위로를 받았던 게 떠오르네요 저와 누나는 정말 애기 였고 부모님은 젊은 모습이셨습니다
그 사진을 볼 때 막 재밌었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그건 아니고 고통으로 부터 안전한 느낌이었어요 그 사진의 제 모습이 확실히 그랬으니끼요 그걸 보며 저는 안정감을 느낀 거죠 '아 나도 순수한 시절이 있었네' 하면서요 아마 이 노래도 그런 이유로 저에게 비슷한 느낌을 준 것 같습니다
Every night before I rest my head
See those dollar bills go swirling 'round my bed
I know they're stolen, but I don't feel bad
I take that money, buy you things you never had
노래에서 패티가 상상하는 모든 가능성은 결국 거짓된(훔친) 돈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것 이라 하네요 그런데도 기분이 안 나쁘다고 하고요
사실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신경 쓴다고 해도 어릴 때의 귀여운 상상인데 뭘 그리 따지느냐 하고 넘어갈 일 이었죠
근데 어느 날 free money를 다 듣고 나면 지치고 더러워진 듯 한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개인적인 경험이지만요 잘 몰랐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선 노래가 좀 다시 보였습니다
아마 그 느낌은 이 노래의 그림자 아닐까요? 탐욕의 허망함과 무모함이 남긴 잔여물이 이 노래의 이면인 것이죠
배고플 때 맛있는 거 먹는 상상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잖아요 그리고 근데도 자꾸 하려 들면 그저 지치고 허기만 더 지게 되죠
Oh, baby, it would mean so much to me
Oh, baby, to buy you all the things you need for free
하지만 패티는 이미 빠져든 상상을 멈출 수 없습니다 이미 너무 큰 의미가 되어 버렸다잖아요
저도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이토록 열정을 보였던 어린시절이 있었어요 ..그게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별거 아니었긴 한데
아무튼 힘든 시기에 노래를 접해서 더욱 그랬던 걸까요? free money를 듣는 동안 저의 잊고 있었던 일면을 다시 느끼는 기분이었습니다 분명 기운을 북돋워 주었죠 그 누구도 미워할 새 없이 즐거웠던 기억을 환기 시켜주는 것 같았어요 그런 기억을 가지고 계신가요? 상상으로라도요?
I'll buy you a jet plane, babe
Get you on a higher plane to a jet stream
And take you through the stratosphere
And check out the planets there and then take you down
Deep where it's hot, hot in Arabia, baby
Then cool, cold fields of snow
And we'll roll, dream, roll, dream, roll, roll, dream, dream
당연히 free money는 이 이상으로 더 파고 들어가죠
자유를 위해 패티가 공짜 돈으로 가장 먼저 산 건 제트기 였습니다 똑똑하네요 포부도 크고
저 였으면 소심하게 대충 뭐 사서 먹는 상상이나 했을 것 같은데
제트기는 꿈도 못 꿨을 듯 합니다 확실히 제트기가 있으면 즉시 자유로워 질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이 대목이 무척 드라마틱 하고 - horses에서 드물게 맘 편히 - 낭만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부분일 것 같아요
내용도 쉽고 재밌는 데다가 시 낭송처럼 시작하여 점차 보컬로 바뀌는 부분의 패티 목소리가 넘치는 몰입감을 느끼게 해주니까요 이전 트랙인 birdland에서도 그랬는데 전 이 트랙이 훨씬 흥미진진하고 머리 안 아파서 좋습니다
이 부분 들을 때 패티에게 빙의해서 같이 가사를 읽는 느낌도 들지 않나요? 마치 노래와 함께 입이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가사는 또 야생적인 모험극 같기도 하고 멋진 경험이었어요
When we dream it
When we dream it
When we dream it
We'll dream it, dream it for free,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Every night before I go to sleep (Free money)
Find a ticket, win a lottery (Free money)
Every night before I rest my head (Free money)
See those dollar bills go swirling 'round my bed
Oh, baby, it would mean so much to me
Baby, I know our troubles will be gone
Oh, I know our troubles will be gone, goin' gone
If we dream, dream, dream for free
예술이란 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예술은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인데
물론 활력을 줄 수 있긴 하죠 전 요즘 세상에 음악 소리와 나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집중하다 보면 기분이 나아지더라고요
근데 그건 밥을 먹어도 그렇고 잠을 자도 그렇고 숨을 쉬어도 그렇잖아요? 아닌가요? 그리고 밥도 잠도 숨도 그저 개념일 뿐이죠 전 문제를 해결하는 건 문제에 연관되어 있을 때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제가 창작물과 그것의 감상에 강박적으로 임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앨범이나 영화를 순서대로 접하려고 한다든지 하면서요 감동을 느껴야 한다는 집착이 있기 때문이죠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요 근데 그게 이유긴 한데 늘 별로 만족감이 안 뒤따르곤 해요
만약 감동이 통제해서 얻을 수 있는 기회 같이 느껴진다면 그게 이미 뭔지 알 수도 있을 텐데 그게 저를 압도할 일이 있을까요? 그 감동이 그렇게 크게 느껴질 수 있을 까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면요 제가 최선을 다해야 그게 이뤄질 거 아니에요
감상한 예술이 최선의 역할을 함으로서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건 엉뚱하지 않나요?
전 정말 제 문제들이 해결 됐으면 해요 하지만 설명 했듯이 예술은 그냥 그 자리에 있고..
제 누나가 약간 삶을 이런 마인드로 사는 것 같던데 저와 달리 히히히
패티가 갖고 있는 모든 지혜가 그녀의 음악을 통해 저 같은 사람에게 전부 전달 되진 않을 것 같아요 저도 패티도 각자의 지혜가 한정된 영역에만 있지 않으니까요 이 노래를 듣는 다고 노래를 부르는 패티의 경험을 알 수는 없잖아요?
아마 사람들을 새롭게 이해해 나가는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요즘 사람 만날 기회가 없어서요.. 곧 개강하니까 좀 나아질까요?
And when we dream it
When we dream it
When we dream it
Let's dream it, we'll dream it for free,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money, money, money, money, money, money,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money, free
그래서 이 공짜 돈이 패티를 얼마나 자유롭게 해줬을까요?
마지막 free를 부를 때 마치 에너지가 다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때리듯이 기타 연주가 치고 들어오며 되돌아 갈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고 마무리 되죠 무언가를 파괴하거나 자신이 파괴되더라도 마지막 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쥐어짜는 걸 말이에요
이 노래의 유쾌함을 끝까지 느끼는 게 지금은 잘 안됩니다 너무 여러번 들었어요
음악 말고도 많은 게 그렇죠 짧게 지속되고 금방 끝나는 것 들이 얼마나 완벽한 기쁨을 주겠어요 이 노래 주인공의 운명도 그렇잖아요 공짜 돈으로 꿈 속에서 수 많은 기쁨과 자유를 누릴 지라도 그것이 끝나고 나면 씻고 싶을 테고 머리 아플 테고 어쩌면 나중에 자신의 상상에 대해 쪽팔려 할 지도 모르죠
아무튼 그렇다면 제가 직접 노래를 불러 보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감동이 있을 까요?
여기까지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재밌게 보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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