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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umming music] 감상평

FluxㅣLight2025.07.05 16:33조회 수 348추천수 5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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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magne Palestine - strumming music (4.5 / 5)

삶은 시간을 겹겹이 쌓아올린다.


삶은 굴레와도 같은데 굴레에서 돌아가는 것이 굴레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굴레에 돌아가는 삶은 돌아가기에 굴레같은 것이요 굴레에 돌아가서 굴레를 맞아 돌아가니 굴레에 빠진 것이 당연한 것이라 굴레와도 같은 강물에 굴레를 담그는 것이 삶이고 굴레와 같이 돌아가는 것과도 같은 게 굴레이었으니 삶은 굴레와도 같은데 굴레와 같이 돌아가는 것이 곧 굴레이며 거기서 돌아가는 굴레는 삶을 사는 것과도 같으니 굴레의 비유는 굴레가 돌아가는 증거이며 같은 삶을 말하는 돌아감이니 처음과 끝을 돌려가며 굴레를 보는 삶은 참 굴레와도 같아서 강물에 씻어서 어느새 같아지고 삶이 돌아가는 이 굴레 속에서 굴레로 있는 것이 참 삶과 같다만 굴레에 사는 것이 같다는 것이 돌아가고 있으니 굴레에 흐르는 연결은 삶이 굴레와도 같음을 돌리는 것이요 돌아가는 삶은 굴레와 같이 쉼없이 빠지는 강물의 굴레이고 굴레와도 같은 삶은 곧 돌아가며 이르는 꽉 잡힌 굴레이기에 오히려 굴레를 돌리며 사는 강물이 되는 것은 더 굴레와도 같은 돌아감의 원자리를 바라보는 것이 되었지만 된다는 이 굴레의 구멍에 흐르는 물길이 돌아서 빠지는 인생이 이제는 굴레를 담는 것이요 삶은 굴레와도 같은데 삶을 사는 것은 이제 굴레에 빠진 돌아감을 통해 흐르는 것이 되어 결국엔 삶은 굴레와도 같지만 같지 않소.

 

삶이란 건 단순하다. 결국에 삶을 지속할 방법은 그저 먹고, 자고, 싸고 이 세가지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은 우리가 본 것 중에서 제일로 복잡하다. 삶은 지속되는 것을 떠나 계속해서 쌓여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기일 때는 정말로 위에서 말한 세가지가 삶의 전부다. 하지만, 우리는 성장하면서 계속 삶을 기록하고, 그 기록은 쌓여진다. 아기 때 제대로 돌봐지지 않았다면 성장했을 때 자존심 낮은 인간으로 쌓여지고, 아기 때 책을 많이 접했다면 성장했을 때 책을 좋아하는 인간으로 쌓여진다. 즉, 쌓여진다는 것은 인간을 형성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삶이다. 그렇기에 삶을 산다는 것은 그 기록들을 짊어지는 것이다. strumming music은 정확히 그 흐름을 따른다. 처음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음을 지속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음들이 쌓여 반복적이지만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사운드가 된다. 이것은 음악이 살아온 시간의 경과이며, 그야말로 우리한테서 흐르는 에너지와 동일한 것이다.

 

그렇기에 strumming music은 겉치레 없이 본질적이며, 시간의 순간이 아닌 시간을 찍어낸 앨범이다. 음악은 보통 순간을 담는다. 우울한 순간, 즐거운 순간 처럼 말이다. 이것은 우리가 시간에 담근 감정적인 시간이다. 사건 그자체가 아닌 사건의 감상문과도 같은 것이다. 허나 이 앨범은 어떠한가? 이 앨범엔 감정은 최소화되어 있다. 오로지 시간의 흐름을 자각하는 피아노 음이 흐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미니멀리즘 음악들은 우리가 어디서 공감을 얻고 그런단 말인가? 사실 단순하다. 음악이 만든 삶의 길에 우리의 삶을 까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니멀리즘 음악은 능동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실상 이 앨범을 듣는 것이 아닌 연주를 하는 셈이다. 연주가 감상문을 지어내듯, 우리는 이 앨범을 듣고서 감상을 지어낸다.

 

허나, 동시에 미니멀리즘 음악은 수동적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할 수 있겠지만, 결국엔 미니멀리즘은 피아노가 삶의 길을 인도한다. strumming music을 따라 해당 앨범이 담는 삶의 묘사를 따라간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감상문을 쓸 종이가 줄 노트 종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미니멀리즘 음악의 문제가 수동성 이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긍정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음악에 능동성을 위하는 순간, 음악은 음악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예시가 존 케이지의 4’33’’ 이다. 4’33’’는 정말 음악이라 볼 수 있는가? 그냥 내가 광장에 가만히 서서 소리에 집중하면 그게 4’33’’ 아닌가? 그렇기에 난 그런 자유를 추구하다못해 음악에서 탈출한 것들을 굳이 굳이 들을 필요를 못 느끼겠다. 삶을 묘사하다 못해 그냥 똑같은 음악을 왜 굳이 삶에서 감상하지 않고 음악으로 감상해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그러한 무한히 확장된 능동성을 피하고서 음악적 수동성을 넣음으로서 능동성을 역설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미니멀리즘 음악이다. 그리고 내가 그런 미니멀리즘 음악 중에서도 strumming music을 특히 좋아하는 것은 2번째 문단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내가 들어본 미니멀리즘 음악 중에서 제일 삶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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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7.5 18:14

    4’33 혐오를 멈춰주세여

  • FluxㅣLight글쓴이
    7.5 18:25
    @냥뇽녕냥

    음악으로 인식함으로서 나오는 우리의 음악 청취 태도로 삶을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독립된 음악인지는 잘 모르겠음

  • 7.5 19:41

    미니멀리즘이 제일 어려움

  • FluxㅣLight글쓴이
    7.5 20:00
    @프랭크자파

    사실 저도 피아노 미니멀리즘 말고는 미니멀리즘 음악 그닥 안좋아합니다ㅋㅋ

  • 7.5 20:14
    @FluxㅣLight

    피아노가 젤 친근한 악기긴 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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