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간 들은 앨범들입니다.
사실 요즘 음악에 예전만큼 몰입을 못했는데, 한번 각잡고 라나 델 레이 Chemtrails를 오랜만에 들어봤어요.
블루투스 스피커로 틀고 폰은 멀찍이 둔 채 가만히 앉아서 귀를 채우는 소리들을 느끼며 들으니까 다시 죽었던 감각이 살아나더라고요. 아름답게 채워진 어쿠스틱 악기들과 서글프면서 은근히 다채로운 보컬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필 받은 김에 다양한 앨범들을 더 들어봤어요.
나머지 앨범들도 들은 순서대로 리뷰하자면,
Smoldering Secrets는 Copeland Davis라는 70년대의 피아니스트이자 보컬리스트 분의 앨범인 것 같고요. 역시 어쿠스틱 악기들 느끼면서 듣기 좋고, 피아노 치고 싶게 만드는 앨범이었어요. 최애곡은 Jet입니다.
All Born Screaming은 사실 이번에 순서대로 안 들었는데, 순서대로 들으면 초중반부에 오버페이스로 신났다가 후반부에 집중력 떨어지는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독특하고 강렬하면서도 깔끔한 연주와 보컬이 미친 앨범이고, 특히 Broken Man 아웃트로가 말이 안됩니다. 현실도피보다는 현실을 그냥 파괴해버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게 해주는 카타르시스 있는 앨범입니다.
Rosie는 자기 전에 한번 오랜만에 들어봤어요. 육각형은 육각형인데 특출난 포인트가 딱히 없다고 느꼈어요. 제가 느끼기에 비트도 괜찮고, 멜로디도 은근 신선하고, 로제의 보컬이나 가사도 애절함이 느껴지긴 했는데, 다 듣고 나서 '이게 끝이라고?' 싶더라고요. 너무 정제된 프로듀싱 안에서 감흥을 느끼기 어려웠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트랙리스트 구성도 끝까지 지루할 틈 없는 구성이긴 했는데, 감성을 자극할 틈도 없었던 것 같아요.
Feel My Rhythm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앨범 중 하나일 것 같은데요. 판타지 세계로 너무 길지 않은 시간 빠질 수 있는 무난한 앨범이었습니다. Rosie 듣고도 잠이 안 와서 들었습니다.
American Idiot은 몇 년 전에 들으려 시도하다가 귀가 피곤해서 껐는데, 이번에 들으니까 좋더라고요. 국밥처럼 구수한데, 몸에 안 좋을 것 같은 조미료 넣은 국밥 같은 느낌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비슷한 사운드로 때려주면서도 곡 사이 트랜지션이나 멜로디나 리듬 변화 등으로 재미를 줘서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Feel My Rhythm 듣고도 잠이 안 와서 들었습니다.
한로로의 집은 짧은 앨범 안에 많은 걸 담으려 한건지 좀 끊기거나 어색한 부분도 있는 앨범인 것 같긴 해요. 그런데 이 앨범은 그런 식으로 넘기기에는 너무 가치가 있는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음악 뒤에 느껴지는 한로로라는 사람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마음의 공간을 열어두고 이 음악으로 어떤 정신을 표현하려 했는지 느끼다보면, 목소리의 떨림과 악기 소리와 가사의 은유들 하나하나가 감동적입니다. 곡 하나하나 꾹꾹 눌러쓴 느낌이라 어쩌면 앨범으로보다 곡 하나씩 듣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앨범으로 들어야 컨셉을 이해할 수 있긴 하겠지만요. American Idiot 듣고도 잠이 안와서 들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좀 아쉬웠던 앨범들이 쓸 말이 더 많네요.
라나추
필마리 좋죠 레드벨벳은 뭔가 정규들한테 ep들이 묻히는 감이 있는데 갠적으로 오히려 몇몇 ep가 더 뛰어난 느낌
라나 신곡 뜨기전에 앨범 몇개 더 들어보려고 했는데 저거로 들어봐야겠네요
유튜브에 라나덕후라는 분이 저 앨범 전곡해석 하신 것도 있더라고요. 저도 레벨은 EP들이 색깔이 더 진해서 좋아하는데, 들어볼 만한 거 있나요?
ep는 길이가 짧아서 그런지 통일된 무드가 느껴지는게 좋더라구요 Cosmic 앨범이 정말 좋아요
아 타이틀곡 정말 좋아하는데 수록곡들도 주의깊게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켐트레일은 nfr 뒤에 나와서 저평가 받는 편이죠. 메인 싱글들은 nfr에 전혀 안밀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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