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이 훌륭한 뮤지션인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악동뮤지션이 처음 데뷔 했을 땐 놀라기도 했어요
어떻게 어린 아이가 자신이 느끼는 세상을 이렇게 재치있게 표현했을까 싶었거든요
또한 그 이미지의 유통기한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것 또한 빨리 캐치하고 변신을 시도한 것도 꽤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낸 노래들도 나쁘지 않게 들었어요
다만 모든 부분이 좋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특히 전역 후 흔히 지디병이라고 불릴 만한 제스쳐와 기행들을 선보인 뒤 낸 [ERROR]는 그 기행들에 비해선 다소 아쉬웠던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나머지 작품들도 물론 당연히 준수했지만 시대에 남을만한 작품인가 하면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기도 해요
대중 가수로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도 때론 갸우뚱 하기도 해요 "어떤 메시지도 전달되는 거 같지 않은데 그저 독특한 행동을 하면 예술인가?" 싶거든요
여튼 저한테는 다양한 시도는 좋지만 그게 늘 뭔가 애매한 아티스트로 여겨졌어요
그런 이찬혁이 어느 순간부터 문화에 일갈을 날리기 시작해요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
이건 하나의 유행 혹은 TV 쇼
우린 돈보다 사랑이
트로피보다 철학이
명품보다 동묘 앞 할아버지 할머니 패션
SHOW ME THE MONEY가
세상을 망치는 중이야
중요한 건 평화 자유 사랑 My Life
똑같은 것들 사이에 튀는 무언가
동그라미들 사이에 각진 세모 하나
우린 그걸 작품이라고 불러 친구야
쟤들은 아무것도 몰라"
Mudd The Student - 불협화음 feat AKMU
"거리에서 울리는 인기가요
듣기 싫어 두 귀를 틀어막고
궁시렁 Baby
So wrong baby
세상이 요지경 어쩔래"
Big Naughty - MUSIC feat 이찬혁
이게 분명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한들 분명 누군가는 기분 나쁠 가사라는 걸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었을텐데 어떤 의도나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전혀 전달이 안되는 거 같아요
시도와 증명은 분명 다른데 저한테 이찬혁은 시도에 비해 증명이란 타율은 그리 높지 않아 보여요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표현의 자유라는 게 있는 한 사회에 저촉되는 게 아닌 이상 허용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저는 아티스트라는 사람이 "나는 아직 한참 부족한 아티스트야ㅠㅠ" 하고 있는 것 보단 자신감 있는 모습을 좋아하기도 하거든요
아마 아직은 이찬혁이라는 사람이 확 와닿지 않아서 그럴 수 있겠네요
그냥 빅나티 싱글 나왔길래 들어보다가 이찬혁 가사를 보며 "아 굳이 가사를 또 이렇게 써야 했을까..." 싶어서 생각나는 대로 써 봤습니다 (물론 빅나티 가사에 비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얼마나 증명했길래 저렇게 가사를 쓸까 싶다가도...근데 뭐 가사 쓰는 건 본인 자유 아닌가 싶기도 하고 왔다갔다 하네요...ㅎㅎㅎ
일단 내린사람 개추
음악 잘하는거 리스펙
물론 어떠한 의도를 전달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른 것은 당연하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그 방식이 어떠하든 질타할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의도가 너무 강렬한 것에 비해 표현 방식이 부족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예술가가 의도를 전달하는 것에 실패한 것이라고 보이고, 그 간극이 클수록 청자가 듣기에 그 의도에 닿기 힘들어지죠 (이찬혁이 대중음악을 하는 예술가임을 고려하면 더)
이찬혁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으나, 솔직히 말하면 error 시절 퍼포먼스는 제게 단지 '퍼포먼스를 위한 퍼포먼스'로 느껴져서 아쉬웠어요
저도 당시 무대에서의 삭발같은 행동에 담긴 의도보다 그 행동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서 봤고, 솔직히 말하면 그 의도는 딱히... 궁금하지도 않더라구요
힙합은 안멋져같은 가사의 의도도 실제로는 "니네 국힙 개구림" 같은 가사가 아닌걸 알고 있지만 아직도 물음표가 뜨긴 하더라구요 (물론 그 당시 너무 밈화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제게는 순수한 소년, 청춘을 노래하던 이찬혁과 거시적인 의도를 가진 행위 예술가 이찬혁 사이에 변화가 너무 뜬금없어서, 즉 설득력이 없어서 그렇게 느껴졌던게 아닐까 생각해요
언급하신 가사는 제게는 그리 문제 있어 보이지는 않네요
이찬혁 음악 그닥인 건 인정
한창 어린 나이에 쓸 수 있는 가사라고 생각한다고 덧글쓰려다 검색하니까 악뮤가 20대 후반이네 내 시간 어디갔냐 ㅜㅜㅜㅜ
뭐노 아직 ㅈㄴ 젊네ㄷㄷ
이찬혁이 보여주는 행위예술적 퍼포먼스에 비해 음악성이 설득력 없어서 그닥 좋게 보이진 않음
이찬혁 작업물이랑 별개로 저 라인이 표현의자유까지 운운할 라인인가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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