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음악

요즘 들은 것들에 대한 짧은 단평 (케이팝, 한국 가요, 국힙)

ILoveNY2025.06.23 13:26조회 수 1195추천수 5댓글 9

(1)

 

오랜만에 한국 인디 음악을 살짝 들었다.

 

한음파, 단편선과 선원들, 잠비나이, 추자혜차지스.

 

무언가 할 말이 조금 생기는 것 같지만, 글을 쓰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2)

 

https://youtu.be/l4R4Kv2EP5o?si=1QiRmXVmSErZlCeL

 

항상 부활을 들을 때마다, 부활을 헤비메탈로 분류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빠지곤 했다.

 

분명 보컬이나 곡의 구조, 몇몇 파트에 있는 강하게 걸린 디스토션 기타는 헤비 메탈 - 특히 파워 메탈의 영향을 강하게 보여주긴하는데, 나머지 50프로는 저 이상하게 찰랑거리는 기타 소리와 멜로디컬한 무언가가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시나위나 블랙홀, 외인부대 같은 당대 헤비메탈 밴드와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 지점이다.)

 

그러다 문득 오늘 답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FHO8ZHrMZlY?si=kD0QFqC8vWuoPKvk

 

윤수일의 80년대 곡인데, 항상 여기에는 퓨전 재즈의 영향을 받은 한국형 시티팝의 그 느낌이 있다.

 

그리고 부활에서 항상 듣던 그 찰랑거리던 기타도.

 

(3)

 

https://youtu.be/VjvzYjU1mY0?si=Ovq09w6w0prUdYcB

 

저번에 티저만 올렸던 올데이 프로젝트. 

 

곡이 괜찮아서 놀랐다 - 특히 곡이 미니멀하고 기승전결이 없는 구조인만큼 랩 디자인만으로 끌고 가야 하는데 케이팝 곡 중에서는 가장 잘 끌고 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무도 지적하지 않지만, 이 곡 비트 아프로비츠 + 퓨처 베이스다 ; 마지막에 달린 댄스 브레이크는 저지 클럽이고)

 

가오와 돈, 부자 선망과 스타티트 프롬 바텀 뭐 그런 이야기를 해볼려 했는데, 딱히 쓰고 싶지가 않아졌다.

 

(아, 그리고 후속곡은 스닙만 들었을 때는 정말 구리다. - 설마 테디가 작곡했나...?)

 

 

(4)

 

https://youtu.be/n7kFRxFIPrI?si=FZ3mc50-rlbVqJH-

 

저번에 썼듯, 케이팝 아이돌의 요즘 트렌드는 시네마틱이다.

 

뮤비와 음악/무대에서만큼은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한편, 자컨이나 예능, 소통앱에서는 친근함을 유지하는 투 트랙 전략.

 

그렇지만 하츠투하츠는 꽤 이상한 방식으로 나아간다.

 

무대에서도 2세대 초반에 있었던 옆 집 소녀들 - 소녀시대가 쓸 법한 전략을 가져온 것이다. 

(이 전략의 마지막 계승자인 스테이시는 올해? 작년부터 이 전략을 포기했다.)

 

(내가 볼 때 메이크업이나 여러 가지 비주얼들이 묘하게 촌스러운 것도, 에스엠이 의도한 바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서 뮤비는 분명 시네마틱 스타일만큼이나 깔끔하고 정돈된 - 한 마디로 돈이 들어갔지만 돈 들어간 티는 안 내는 그런 뮤비다.

 

 

(5)

 

국힙의 미래?

 

포티몽키와 치트키다.

 

https://youtu.be/pkK3NLenhZk?si=VfA7OzBAvXZSCmIk

 

국힙 게시판에 올렸었지만, 식케이/창모 등의 메이저는 하이퍼팝/이모/레이지을 뒤섞은 사운드로, 로꼬와 기리보이는 홍대 인디 감성을 섞은 발라드 랩으로 메이저 씬과의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도 중에서 가장 이질적이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는 건 서동현이다 - 이번 싱글은 재밌다.)

 

한편 언더씬은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 저번 분기의 시도는 드럼리스[난 여전히 프레디 카소 최고의 비트는 손심바의 앨범이라 생각한다]/뉴욕 언더그라운드[쿤디판다는 컨셔스한 가사보다는 전자음 위에서 랩 서커스를 할 때 빛난다 생각한다]/페기 스타일의 전자 음악의 한국적 도입[오도마, 힙노시스 테라피]이었다면, 올해 가장 큰 흐름은 미국 언더그라운드 트랩류의 한국화다.

 

언에듀가 이 트랩을 기믹으로 승화해서 한국 사람들이 받아드릴 수 있는 범주로 만들었고, 호미들이 자수성가 시나리오로 완전히 로컬화 시켰다면 - 이 껄렁함 자체의 멋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포티 몽키 같다.

 

한국의 대표적인 양아치 (혹은 엠생) 이미지를 가진 인방인으로 시작한 커리어부터, 저 어디 일수하게 생긴 멸치 문신 충 같은 패딩 패션은 진짜 지미 페이자/우슬라임처럼 미국 갱스터 보스를 '모방'하는 사람들이나 한국 깡패를 갱스터 보스처럼 만들려는 사람들과는 결이 다른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한국 깡패 이미지로 성공한 사람은 내가 볼 때 차붐 말고는 없다 - 나머지는 아무리 봐도 멋이 없고 리얼리티가 없다.

뭐 지미 페이지의 경우, 리얼리티를 완전히 제거한 판타지적인 이미지니깐 상관이 없는데....던밀스나 멧돼지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로스나 포기 앳더 바텀처럼 해외 출신은 요상한 역 어드밴티지가 있는 편이다.)

 

근데 참....왜 얼척 없는 패션에 가사로도 꽤 괜찮게 들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여튼 현재 국힙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는 사람 다섯.

 

치트키, 포티 몽키, 서동현, 프레디 카소, ?.

 

마지막은 뭐.....토일, AP 새 합작, 식케이 - 그루비룸, 빈지노, 이센스, 씨잼 같은 빅 네임들의 다음 행보 정도? (근데 뭐 엄청 기대되지는 않는다)

 

 

 

 

신고
댓글 9
  • 1 6.23 13:56

    손심바 앨범 비트가 정말 깔쌈했는데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Famous는 헤드폰 끼고 제대로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ㅋㅋ

  • ILoveNY글쓴이
    6.23 14:10
    @끄응끄응끄응

    손심바 랩의 이상한 쿠세조차....무마할 정도로 괜찮은 비트였죠.

  • 1 6.23 17:49

    포티몽키는 예전부터 정말 독특하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 2 6.23 20:31

    로꼬 관련해서는 저와 생각이 좀 다르십니다! 젤 최근 싱글들 기준으로요. 뭔가 본토의 칠한 무언가를 들고 온 느낌이더군요. 7월 초에 앨범이 나온다니 쳌해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오늘 앨범 수록곡 데모가 담긴 웹사이트도 공개되어서 시간 나시면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 https://loco-official.com/

    올리시는 글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영감이 됩니다 감사해요

  • ILoveNY글쓴이
    6.23 21:30
    @key n era

    오. 확실히 최근 껀 제가 말했던 것과 느낌이 다르군요.

     

    굳이 네임을 뽑자면, 타일러 - 릴 야티 - 릴 테카 정도가 생각납니다.

     

    정규가 나오면 들어봐야겠네요.

  • 6.24 00:33
    @key n era

    로꼬 최근 싱글은 듣고 놀랐네요 전혀 생각 못했던 바이브여서.. 앨범 기대가 됩니다

  • 1 6.24 00:37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스테이씨가 4세대중에 참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전략을 틀었군요.. 그 어딘가 묘하게 촌스러운 느낌이 좋아서 많이 들었는데 말이죠

  • 1 6.24 18:26

    외인부대 몇 달 전에 이사하면서 아버지가 몇 십년 전에 사셨던 테이프 정리하다가 처음 들어봤는데 쥴리가 너무 좋더라고요. 다시 돌리러 가야겠네요.

  • ILoveNY글쓴이
    6.24 19:33
    @도리개

    외인부대, 작은하늘, Rock In Korea, 블랙홀...모두 좋은 앨범들이죠.

     

    사실 시나위만 헤비메탈이지 나머지는 하드락에 가깝고, 바퀴자국이나 80년대 신중현처럼 스토너/헤비치어/파워팝 느낌나는 것들도 있고...

     

    말하고보니 80년대도 꽤 이것저것 흥미로운 시도들이 있었네요.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회원 징계 (2025.06.21) & 이용규칙 (수정)22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6.20
[아이콘] Vince Staples 등 아이콘 출시 / 7월 아이콘 설문108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6.20
화제의 글 리뷰 리이뷰8 七草ナズナ 2025.07.17
화제의 글 음악 최 듣 좋 앨8 七草ナズナ 1시간 전
화제의 글 음악 싫어하는 거 조금 찍먹해보기8 FluxㅣLight 20시간 전
17482 음악 최인경 (Choi Ingyeong) - Butterfly Lyric Video title: Flower Boy그린그린그림 2025.06.23
17481 음악 [Trailer] HANRORO 3rd EP 'JAMONG SALGU CLUB'1 title: Flower Boy그린그린그림 2025.06.23
17480 음악 드디어 오피셜하게 데뷔한 올데이프로젝트4 title: 박재범Alonso2000 2025.06.23
17479 일반 비틀즈가 음악 역사상 GOAT인 이유7 title: 2Pac왕의존재 2025.06.23
17478 음악 예언)하반기에 나올 국카스텐 3집은 올해의 앨범이 될것5 title: 박재범Alonso2000 2025.06.23
17477 음악 (탑스터) 6월동안 들은거 모아보려다가1 title: Kanye West - The Life of Pabloharvest1104 2025.06.23
17476 음악 56-72 밍거스1 title: Vince Staples천재금붕어모임 2025.06.23
17475 일반 찰리 누나 짤 몇 장33 유레카9번트랙 2025.06.23
17474 음악 방시혁X카라X국카스텐2 title: 박재범Alonso2000 2025.06.23
음악 요즘 들은 것들에 대한 짧은 단평 (케이팝, 한국 가요, 국힙)9 ILoveNY 2025.06.23
17472 음악 [Official Audio] 초승 (CHOSNG) - 사랑 사랑 title: Flower Boy그린그린그림 2025.06.23
17471 음악 [MV] Broken Valentine(브로큰 발렌타인) - Body and Soul title: Flower Boy그린그린그림 2025.06.23
17470 일반 투홀리스는 여자들이 말하는 잔근육일까 걍 멸치일까11 title: Travis Scott장르편식노놉 2025.06.23
17469 일반 음X) ㅋㅋㅋㅋ걍 느그 맘대로 써라 😂1 title: Playboi Carti (MUSIC)Yeisdumbasf 2025.06.23
17468 음악 슈게이징 명반6 beigesens 2025.06.23
17467 음악 오늘의 음악2 title: MF DOOM (2)부개도름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