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랜만에 한국 인디 음악을 살짝 들었다.
한음파, 단편선과 선원들, 잠비나이, 추자혜차지스.
무언가 할 말이 조금 생기는 것 같지만, 글을 쓰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2)
https://youtu.be/l4R4Kv2EP5o?si=1QiRmXVmSErZlCeL
항상 부활을 들을 때마다, 부활을 헤비메탈로 분류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빠지곤 했다.
분명 보컬이나 곡의 구조, 몇몇 파트에 있는 강하게 걸린 디스토션 기타는 헤비 메탈 - 특히 파워 메탈의 영향을 강하게 보여주긴하는데, 나머지 50프로는 저 이상하게 찰랑거리는 기타 소리와 멜로디컬한 무언가가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시나위나 블랙홀, 외인부대 같은 당대 헤비메탈 밴드와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 지점이다.)
그러다 문득 오늘 답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FHO8ZHrMZlY?si=kD0QFqC8vWuoPKvk
윤수일의 80년대 곡인데, 항상 여기에는 퓨전 재즈의 영향을 받은 한국형 시티팝의 그 느낌이 있다.
그리고 부활에서 항상 듣던 그 찰랑거리던 기타도.
(3)
https://youtu.be/VjvzYjU1mY0?si=Ovq09w6w0prUdYcB
저번에 티저만 올렸던 올데이 프로젝트.
곡이 괜찮아서 놀랐다 - 특히 곡이 미니멀하고 기승전결이 없는 구조인만큼 랩 디자인만으로 끌고 가야 하는데 케이팝 곡 중에서는 가장 잘 끌고 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무도 지적하지 않지만, 이 곡 비트 아프로비츠 + 퓨처 베이스다 ; 마지막에 달린 댄스 브레이크는 저지 클럽이고)
가오와 돈, 부자 선망과 스타티트 프롬 바텀 뭐 그런 이야기를 해볼려 했는데, 딱히 쓰고 싶지가 않아졌다.
(아, 그리고 후속곡은 스닙만 들었을 때는 정말 구리다. - 설마 테디가 작곡했나...?)
(4)
https://youtu.be/n7kFRxFIPrI?si=FZ3mc50-rlbVqJH-
저번에 썼듯, 케이팝 아이돌의 요즘 트렌드는 시네마틱이다.
뮤비와 음악/무대에서만큼은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한편, 자컨이나 예능, 소통앱에서는 친근함을 유지하는 투 트랙 전략.
그렇지만 하츠투하츠는 꽤 이상한 방식으로 나아간다.
무대에서도 2세대 초반에 있었던 옆 집 소녀들 - 소녀시대가 쓸 법한 전략을 가져온 것이다.
(이 전략의 마지막 계승자인 스테이시는 올해? 작년부터 이 전략을 포기했다.)
(내가 볼 때 메이크업이나 여러 가지 비주얼들이 묘하게 촌스러운 것도, 에스엠이 의도한 바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서 뮤비는 분명 시네마틱 스타일만큼이나 깔끔하고 정돈된 - 한 마디로 돈이 들어갔지만 돈 들어간 티는 안 내는 그런 뮤비다.
(5)
국힙의 미래?
포티몽키와 치트키다.
https://youtu.be/pkK3NLenhZk?si=VfA7OzBAvXZSCmIk
국힙 게시판에 올렸었지만, 식케이/창모 등의 메이저는 하이퍼팝/이모/레이지을 뒤섞은 사운드로, 로꼬와 기리보이는 홍대 인디 감성을 섞은 발라드 랩으로 메이저 씬과의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도 중에서 가장 이질적이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는 건 서동현이다 - 이번 싱글은 재밌다.)
한편 언더씬은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 저번 분기의 시도는 드럼리스[난 여전히 프레디 카소 최고의 비트는 손심바의 앨범이라 생각한다]/뉴욕 언더그라운드[쿤디판다는 컨셔스한 가사보다는 전자음 위에서 랩 서커스를 할 때 빛난다 생각한다]/페기 스타일의 전자 음악의 한국적 도입[오도마, 힙노시스 테라피]이었다면, 올해 가장 큰 흐름은 미국 언더그라운드 트랩류의 한국화다.
언에듀가 이 트랩을 기믹으로 승화해서 한국 사람들이 받아드릴 수 있는 범주로 만들었고, 호미들이 자수성가 시나리오로 완전히 로컬화 시켰다면 - 이 껄렁함 자체의 멋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포티 몽키 같다.
한국의 대표적인 양아치 (혹은 엠생) 이미지를 가진 인방인으로 시작한 커리어부터, 저 어디 일수하게 생긴 멸치 문신 충 같은 패딩 패션은 진짜 지미 페이자/우슬라임처럼 미국 갱스터 보스를 '모방'하는 사람들이나 한국 깡패를 갱스터 보스처럼 만들려는 사람들과는 결이 다른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한국 깡패 이미지로 성공한 사람은 내가 볼 때 차붐 말고는 없다 - 나머지는 아무리 봐도 멋이 없고 리얼리티가 없다.
뭐 지미 페이지의 경우, 리얼리티를 완전히 제거한 판타지적인 이미지니깐 상관이 없는데....던밀스나 멧돼지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로스나 포기 앳더 바텀처럼 해외 출신은 요상한 역 어드밴티지가 있는 편이다.)
근데 참....왜 얼척 없는 패션에 가사로도 꽤 괜찮게 들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여튼 현재 국힙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는 사람 다섯.
치트키, 포티 몽키, 서동현, 프레디 카소, ?.
마지막은 뭐.....토일, AP 새 합작, 식케이 - 그루비룸, 빈지노, 이센스, 씨잼 같은 빅 네임들의 다음 행보 정도? (근데 뭐 엄청 기대되지는 않는다)
손심바 앨범 비트가 정말 깔쌈했는데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Famous는 헤드폰 끼고 제대로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ㅋㅋ
손심바 랩의 이상한 쿠세조차....무마할 정도로 괜찮은 비트였죠.
포티몽키는 예전부터 정말 독특하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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