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Album] Q the trumpet - WHEN I LOVE♥ / 앨범 전곡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WaAq7fCliUo

01 WHEN I LOVE♥ 00:00 02 알고싶어 (I WANNA KNOW) 03:21 03 이상적 일상 (The rhythm of us) 05:47 04 STILL AT THE PARTY (Feat. 신예찬 of LUCY) 10:16 05 사랑, 황홀, 도취 (LOVE, DAZE, DELIGHT) 13:45

Q the trumpet – WHEN I LOVE♥

사랑은 늘 말보다 감정이 앞선다. 설렘은 종종 어설프고 표현은 때때로 서툴지만, 그럼에도 사랑은 삶의 결을 부드럽게 바꿔놓는다. 큐 더 트럼펫(Q the trumpet)의 EP [WHEN I LOVE♥]는 그 어수룩하지만 진솔한 감정의 리듬을 기록한 앨범이다. 누군가를 향한 시선에는 자기 고백의 모습이 공존하며, 이를 통해 그는 "내가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지"보다 "너를 사랑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말하고자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큐 더 트럼펫은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하고, 대부분의 악기와 편곡까지 도맡았다. 재즈, 소울, 디스코, 알앤비 등 흑인음악의 결을 빌어 사랑이라는 감정을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장난스레 풀어낸다. 목소리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악기처럼 기능하기도 하며 감정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EP 전체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면서도, 각 곡은 서로 다른 사랑의 표정을 띠고 있다.

EP의 시작인 ‘WHEN I LOVE’는 합창단처럼 겹겹이 쌓인 목소리로 문을 연다. 설레는 감정이 뭉글거리는 악기들과 엉켜 흐르고, 후렴구에서는 사랑에 빠졌을 때의 은은한 기쁨이 천천히 밀려온다. 특히 트럼펫 솔로는 감정의 섬광을 그려낸다. 필리 소울의 질감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알고싶어’는 애매한 답장에 혼자 착각하는 듯한 감정이 담긴다. 짧게 끝나는 구성은 마치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처럼, '앞으로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는 여운을 남긴다.

‘이상적 일상’은 사랑이라는 테마를 연주자들의 즉흥적인 감정 교류로 치환하며, 사랑의 다양한 의미를 그려낸다. 트럼펫의 멜로디는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듣는 이를 천천히 끌어당기고, 리스너는 어느새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 뒤이어 나오는 모던 훵크, 누디스코 스타일의 ‘STILL AT THE PARTY’에서는 큐 더 트럼펫의 목소리, 사운드 이펙트, 그리고 여러 악기들이 어우러져 흥겹고도 섹시함이 공존하는 클럽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루시의 신예찬이 선사하는 바이올린 솔로는 그 열기를 낭만적으로 정리하며 트랙의 감정을 확장시킨다.

그리고 마지막 곡인 ‘사랑, 황홀, 도취’. 동화 같은 분위기 속에서 반복되는 멜로디는 사랑에 푹 빠진 감정, 황홀과 도취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중반의 허밍은 감정의 고조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감을 더하고, 무심히 닫히는 마지막 구간은 마치 취한 감정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찰나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첫 트랙에서 빠지게 된 사랑은, 마지막 트랙에서 깊은 황홀로 번지고, 다시 현실로 수렴된다.

[WHEN I LOVE♥]는 사랑을 기념하거나 정리하지 않는다. 대신 사랑이 일상의 순간에 어떻게 스며들고, 흘러가며, 흔적을 남기는지를 다정한 리듬과 멜로디로 그려낸다. EP는 누군가에겐 사랑 그 자체보다 더 사랑스러운 감정의 기록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그 순간을 떠올릴 수 있게 할 예술로 남을 것이다. - 작가 최승인 (@geda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