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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배철수 - 이어도 (파랑도)

title: Heartbreak그린그린그림4시간 전조회 수 29댓글 0

https://www.youtube.com/watch?v=Lg-WilzwDWI

 

40년 만에 돌아온 배철수의 소리 공명

자신에게 생명의 터전이라 할 음악 실연(實演)과 그는 오랫동안 절연했다. 엄연히 라디오 디스크자키일 따름이지, 뮤지션 혹은 밴드의 일원이라는 자기소개는 애써 사양해 왔다. TV라는 주류와 제도에 록의 안착을 일궈낸 성과보다는 곡의 완성도와 앨범 예술성 제고를 위해 흘린 비지땀과 산고(産苦)가 늘 ‘무섭게’ 아른거렸다. 그럼에도 그는 끝내는 다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음악가의 숙명을 기억했고 긴 방송활동 속에서 음악과 그 드러냄의 관계를 되묻고 새기면서 “표현이 재밌을” 나날을 기다렸다.

구창모와 재결집해 엮어낸 2022년부터의 송골매 콘서트는 음악 하는 것에 용기를 부채질했고 나이 앞에 담과 벽이 있을 리 없음을 일깨웠다. 돌아온 배철수의 이 앨범에는 통상적인 정상 등극, 수상, 흥행 성공에의 욕망이 붙어있지 않다. 활주로와 송골매 시절 연주하고 노래했던 로큰롤과 그에 의한 음악 정체성을 재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40년이 흘렀어도 역시 그는 ‘스트레이트 로큰롤’ 순혈주의자이며 이에 관한 한 독창적 영역을 확보한 아이콘임을 다시금 절감한다. 시작점인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비롯해 ‘처음부터 사랑했네’, ‘길지 않은 시간이었네’, ‘한줄기 빛’은 여전히 호기롭고 특히 ‘세상만사’의 보컬은 명경의 특급이다.놀랍다.

그는 로큰롤 영혼에 다시금 힘과 자유를 부여했다. 나이와 로큰롤의 대면을 이끈 것에, 가슴 밑바닥에 묻은 감정을 마침내 환기시킨 것에 자긍한다. 송골매, 로큰롤, 배철수의 재맥락화이자 후배와 후대를 향한 소박한 복창(復唱)이자 은근한 플러팅! 앨범은 그러면서 ‘라디오 전파의 영웅’인 동시에 ‘멋진 로큰롤 어른’이라는 인식 추가를 요청한다. 수긍할 게 생각보다 많다.

임진모(음악평론가)



팝이 있었다. 디스코가 있었고, 트로트가 있었다. 포크와 댄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록이 있었다. 과연 그랬다. 1980년대는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로 꽃핀 장르 다양성의 시대였다. 여러 가수와 밴드가 등장해 다채로운 장르 팔레트를 대중에게 선사했다. 그 중심을 장악한 전설을 대중은 지금도 기억한다. 이를 증명하듯 작년과 재작년 펼쳐진 송골매 재결성 투어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리고 이 아쉬움은 송골매의 리더로 1980년대를 풍미한 배철수의 아쉬움이기도 하다.

적시하면 그것은 바로 사운드 퀄리티다. 우리는 착각을 하고 산다. 예술의 본질, 즉 내용만 훌륭하다면 그 밖의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지레짐작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비틀스(The Beatles)는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최신 테크놀로지에 집착했다. 비단 비틀스만은 아니다. 뮤지션이라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그릇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를테면 이것은 인식과 이해의 문제다.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야말로 창조적인 예술을 길어 올리기 위한 밑거름이다. 1980년대 한국의 리코딩 스튜디오는 이런 측면에서 모자람이 있었다. 뮤지션 한 명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었다. 배철수의 아쉬움이 여기에 위치한다. 그가 이 음반을 발표한 가장 큰 이유다.

세월의 깊이가 더해진 배철수의 보컬은 뭐랄까, 목소리에 모래바람이 섞인 듯 매력적으로 서걱거린다. 그의 보컬은 스스로도 인정한 것처럼 노래 잘하는 가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대신 그의 목소리에는 특유의 투박함이 존재한다. 요컨대 그 누구와도 대별되는 개성이다. 따라서 듣는 이는 이번 재녹음 버전에서도 (설령 곡을 모르더라도) 배철수임을 곧장 알아챌 수 있다. 그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가수로서는 타고난 축복이다.

듣는 즐거움이 무엇보다 큰 앨범이다. 탁월한 사운드 퀄리티를 넘어 국내 최고 연주자가 함께한 밴드 하모니가 1980년대 오리지널과는 결이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또 하나 강조해야 할 핵심은 녹음 방식 그 자체에 있다. 라디오에서 배철수는 ‘과한 후반 작업’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멘트를 자주 남겼다. 송골매 재결성 공연에서도 그는 보편적으로 쓰는 반주 테이프를 조금도 사용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했던 표현을 빌리면 ‘일백 퍼센트 쌩라이브’를 지향한 것이다. 이번 재녹음 음반 역시 마찬가지다. 자연스러운 밴드 사운드에 필요 이상의 터치를 가하지 않았다. 그렇다. 이 앨범의 모토가 하나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최대한 라이브에 가깝게”.

기실 음악가에게 요구되는 태도는 완벽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명확한 방향성’이야말로 뮤지션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쇼펜하우어의 다음 가르침은 어쩌면 음악에서도 유효하다. “좋은 문체의 사실상 유일한 조건은 할 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철수는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예술에 완성은 없어요. 어느 순간 그냥 손을 떼는 거죠.” 백현진의 말 그대로다. 최선을 다하되 완벽주의에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 완전한 통제 하에 창조되는 예술이란 없다. 자신이 산파한 작품을 축복하고, 올바른 타이밍에 세상에 내보낼 줄 아는 것도 재능이다. 감각이기도 하다.

굳이 곡을 꼽아야 한다면 아무래도 ‘한줄기 빛’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곡은 1980년대 후반 처음 접한 이후 언제나 나만의 송골매 베스트였다. ‘한줄기 빛’을 포함한 대부분의 수록곡에서 듣는 이는 직선적인 록의 질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될 때마다 언급하는 게 있다. 글의 초반에 쓴 것처럼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수준은 매우 훌륭했지만 사운드 완성도에서 아직 해외의 그것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 같은 한낮 평론가도 파악하는 사실을 음악가가 모를 리 없다. 소리의 밀도가 너무 높아 숨쉴 공간조차 없는 현대 대중음악의 흐름에서 그가 추구한 ‘명확한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앨범을 감상하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는 여유와 관록이다.

글,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Bass & Backup Vocal 이태윤
Drum 장혁
Guitar 이성렬
Keyboard 박만희
Backup Vocal 이서종
Vocal 구창모(내 마음의 꽃)

Recording & Mixing 오현석(Vibe Studio)
Assistant Engineer 김경태
Mastering Engineer 전훈

진행총괄 배철호
진행 박소영
Artwork & Design 권민지
Producer 배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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