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사람들은 그저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 걸까
당연히 그 이유는 좋아서 이다.
그러니까 예술이 좋아서 글을 쓰고 말을 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냥 수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라고 되물을 수 있다.
장뤼크 라그라스의 희곡 '단지 세상의 끝'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리가 형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충분히 하지 않는 것은, 그건 충분히 형을 사랑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겠지.''
결국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좋아하는 마음을 어느 식으로든 드러낼 때 비로소 좋아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결국 그 마음과 생각을 언어로 실재하게 만들면서 사랑하게 된다.
김춘수의 꽃은 유명한 구절로 시작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예술에 대한 글을 쓰는 행위도 유사하다.
예술작품에 대한 생각,감정,감흥 등은 그 예술과 나와의 교집합에서 탄생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하나의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그것들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우리의 일부가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언어로 생각을 구조화시키는 것이다. 생각을 글로 옮긴다기보다는 언어로 생각한다.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머리를 부유하는 생각들을 하나하나 소환하고 명명한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하나의 몸짓을 꽃으로 변모시킨다.
개인적으론 예술에 대해 글을 쓰는 건 우리가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아닐까 싶어요
예술이 우리에게 대화를 거니까 우리가 반응하는, 사회적인 행동이요
좋은 작품을 들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그 답가를 하고 싶은데
저도 보통은 그 작품에 대한 감상부터 무작정 적어보는 것 같아요
그래야 내 생각을 정리하고 후에 제 생각을 깔끔하게 전달할 수 있을테니까
너무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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