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ule - Serotonin II
반항적인 자세와 손등 타투, 우리 모두를 외면하는 초점 잃은 눈 그리고 정체불명의 해괴한 복장. 율의 강렬한 인사.
탁한 사운드 속 확고한 자아. 전혀 섞이지 않을 것 같던 요소 둘인 디지털과 감수성이 몸을 뒤섞으면 자기 파괴적인 추상화를 그려낸다. 첫 트랙부터 아주 결합력 있는 자신만의 사운드스케이프를 펼쳐나가는 율. 심적 고통을 지워주기 위한 수면제와 진통제를 다섯 통가량 들이부은 사운드를 선사한다. 이 정말 캌투 트윈스가 생각한 몽환과는 전혀 다르지 않은가!
여기저기 흩뿌려져있는 글리기와 평소와 다르게 발랄하지 못한 신스는 마치 모든 게 전광판으로 변해버린 세상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아름답지만, 모두가 고통받을 것이 뻔하지 않은가. 이런 전광판 들판 속에서 율은 가녀린 픽셀 캐릭터의 역할과도 같다, 한때 인간이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이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속에서 자기혐오는 특별함보다는 기본이 아닐까 하는 작은 소녀의 염원; 우리 모두 자해를 하면 나도 평범해질 수 있을까?
몽환만으로 치부하기엔 이 소녀의 반항적인 자세가 설명되지 않는다. 날카로운 비트와 부서질 듯한 멜로디에서 율은 자기혐오를 가장 일차원적이지만 고결하게 풀어냈다고 믿는다. 전반적인 흐름은 유체적이며 율의 한결같은 속삭이는 목소리는 미래를 기약한다.
사라져 가는 디지털 소녀를 담은 추상화 같은 작품이였다.
어휴.. 멘헤라 문화를 모르니깐 더럽게 못쓰겠네요. 20분만에 휘갈겨서 율 애호가들한테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한국어 리뷰 어려웡
Screamadelica는 더 길게 쓸게요
개인적으로 세로토닌 ii는 참 율의 정신 세계를 잘 표현해낸 작품이지만 너무 잘 표현해서 좀 꺼림칙해요. 제가 비슷한 처지라면 완전히 받아드렸겠지만, 전 완전히 그런 인간은 아닌지라 삼키기엔 너무 쓴 느낌.
가사를 보면 볼수록 역겹게 우울한 작품이죠. 소프트스카는 사운드로 이 우울함을 잘 뒷받침 하지 못한 것같아서 아쉬웠는데, 세로토닌은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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