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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이야기] "너무 애쓰면 볼품없는 내리막길. 다가올 경사도를 받아들일 수 밖에." 2025 [월간 윤종신] 1월호 ‘내리막길’은 인생의 여정에서 이제 반환점을 돈 한 남자의 심정을 표현한 곡이다. 2012년 [월간 윤종신] 6월호로 발표되어 큰 사랑을 받은 ‘오르막길’의 후속작이자 답가로, 삶의 중반부를 지나 이제는 후반부로 향하는 이의 마음가짐을 담았다. ‘오르막길’이 앞으로 펼쳐질 것들에 이야기이자 다짐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내리막길’은 이미 펼쳐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펼쳐진 것들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월에 따른 관점과 생각, 태도의 변화 속에서 내려가는 길 또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마음과 내려가는 길이 비교적 수월하고 완만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동행하는 사람들이 모두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 등을 표현했다. 윤종신이 작사, 작곡했으며, ‘너에게 간다-나에게 온다’, ‘고백을 앞두고-이별을 앞두고’, ‘좋니-좋아’, ’이별택시-이별손님’처럼 윤종신이 이따금 전개해나가는 답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완성되었다. “‘오르막길’은 제가 40대 때 저보다 아랫세대인 후배들에게 하는 얘기였다면, 이번 곡은 50대 중반을 지나는 동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정점에 있을 때 그게 정점인 줄 모르더라고요.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믿거나 지금 이 순간, 이 상태가 훨씬 더 길게 이어질 거라고 착각하면서 살게 되죠. 정점은 면이 아니라 점이고, 기간이 아니라 찰나인데 거기에 도달했을 때는 그걸 보통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저는 이제 내리막길에 있다는 것을 완연히 체감하는 나이가 됐고, 이제는 어떻게 해야 잘 내려가야 하는지를 고민 중에 있습니다. 앞을 내다볼 때의 마음가짐과 뒤를 돌아볼 때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어떻게 황혼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1월호 ‘내리막길’은 윤종신이 3, 40대를 지나오면서 만들었던 노래들, 특히 ‘오르막길’, ‘Walking Man’, ‘같이 걸을래’처럼 인생을 ‘길’에 비유하며 살아가는 것과 걸어가는 것의 의미를 겹쳐보았던 몇몇 곡의 표현 일부를 차용한다. 살아갈수록 인생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생각에 변화가 일어나듯이, 가사 속 단어와 표현은 새로운 맥락과 시점 속에서 또다른 의미를 획득한다. 윤종신은 우리 모두의 인생은 각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므로 자신이 걷는 방식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든 산에는 정상이 있고 정상을 지나면 내려오는 일이 불가피하듯이, 누구든 어느 순간에는 인생의 내리막길에 접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각자 어떻게 내려올 것인가를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보통 산행은 올라갈 때보다는 내려갈 때 더 주의해야 하잖아요. 갑자기 땀이 식으면서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다리에 힘이 풀려 접질릴 수도 있고요. 올라갈 때는 손을 놓기도 하고 뿌리치기도 한다면, 내려갈 때는 자꾸 손을 잡게 되고 서로에게 기대게 되죠. 인생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긴장이 풀리는 내리막에서 비로소 다치기도 하고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는 거죠. 인생의 중후반을 넘어가는 사람들, 이제는 정점을 지난 사람들이 무탈하고 현명하게 잘 내려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번 노래에 담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이 가파른 하강곡선이 아니라 완만한 하강곡선이기를, 충분히 완만해서 자신의 지난 시간을 반추할 수도 있고 함께 걸어온 사람들에게 못다한 말없이 모든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잘 내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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