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앨범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바로 <크로우>(1994)의 사운드트랙 앨범이죠.
이 앨범은 90년대의 어두운 분위기의 하드 락과 헤비메탈의 비중이 높은 앨범입니다. 수록곡들은 영화를 위해서 처음부터 만들어졌거나, 새로운 커버곡이거나, 재녹음된 노래들인데, 이 때문에 처음에는 경영진들의 반발이 심해서 만드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검증된 히트곡들을 사용하는 것이 앨범을 파는 데에 훨씬 더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앨범을 만드는 것은 관례에 어긋난 일이었죠. 하지만, 나인 인치 네일이 트렌트 레즈너가 원하는 조이 디비전 노래 하나를 커버하는 조건으로 합류한 뒤로는 경영진들에게 앨범의 상업적 가능성을 주목받아서 제작 과정이 수월해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나온 앨범은 90년대의 어두운 얼터너티브 록과 메탈 음악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어서 상당히 매력적인 결과물입니다. 하드 록과 메탈을 좋아하신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볼 만한 앨범입니다.
저는 이 앨범의 초반, 특히나 1번 트랙부터 4번 트랙까지의 흐름을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나, 첫 트랙인 더 큐어의 <Burn>은 앨범과 영화의 분위기를 잡는 데에 아주 효과적인 노래입니다. 6분 38초라는 장대한 길이에 맞춰서 고딕 분위기를 장엄하게 깔아주는 데에 아주 뛰어나죠. 이 앨범을 존재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4번 트랙인 나인 인치 네일의 <Dead Souls>는 깔끔하게 개성적인 재해석과 완급조절이 두드러지는 트렌트 레즈너의 가창이 인상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m-uozFJekA
https://www.youtube.com/watch?v=bpmukoeoqpU
https://www.youtube.com/watch?v=n24GgIwWl8w
https://www.youtube.com/watch?v=8eptioPpo4w
https://www.youtube.com/watch?v=MeuidgdHzmg
https://www.youtube.com/watch?v=d2KD_Ljc5nE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제인 시베리의 <It Can't Rain All The Time>도 인상적입니다.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인 트랙이죠. 앨범 내내 거칠고 어두운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반면에, 이 트랙은 어둠을 거치고 난 다음에 찾아오는 희망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애절하게 노래하며 앨범과 영화를 맑고 깨끗하게 맺어줍니다. 이런 이질성은 앨범에서도, 영화에서도 감동적으로 다가와요. 가사도 너무 잘 썼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Rtqyw9IS0aw
아무튼 이 앨범 들으세요.
말씀하신 거 보니까 구미는 당기는데 영화 자체는 어떤가요? 웬만하면 사운드트랙은 영화 보고 난 뒤에 듣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ㅎㅎ
별개로 <로스트 하이웨이> 사운드트랙도 저 라인업에 꿀리지 않죠 물론 여기에도 NIN이 있고요ㅋㅋㅋ
유치한 세기말 중2병 감성인데, 그걸 너무 멋진 이미지로 진심 어리게 풀어내서 감동적으로 다가왔어요.
애플 tv에서 볼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언젠가 애플티비 구독하게 되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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