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Moenai hai 이거 제가 들어본 음악 중에 가장 인상깊게 들은 음악 탑3 안에 무조건 들어갑니다
1번 트랙은 고요하고 우울했습니다
하지만 그 우울은 삑사리가 그치지 않고 항상 위태위태했죠
8분쯤 2번 트랙 노이즈 락으로의 전환, 그리고 전율
1분 동안 온몸에 소름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여지껏 제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소음이었어요
위태로움이 깨지고 온갖 광기, 절규, 분노가 분출되어 향연을 이루다가, 어느 순간 다시한번 고요가 찾아옵니다
그러나 이번엔 우울이라기보단 공허가 더 어울리겠죠
저는 이때부터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한밤중 어둠이 내린 방에 한 남자가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말라붙은 눈물자국만 있을뿐, 어떤 감정도, 초점도 없어요
열린 창문 너머로 오가는 옅은 바람에 커튼이 소리없이 펄럭입니다
그리고 아주 밝은 달이 서서히 방안을 밝혀요
이 달은 때때로 구름에 가려 빛을 잃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합니다
이윽고 달이 완전히 구름에 가려 온전한 고요와 어둠속에 잠겼을 때 옛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절망에 빠진 남자에게 아름다운 추억들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그저 변질되고 빛바랜 파편일 뿐이죠
빛나고 찬란한 듯하지만 상흔만을 남기는, 마치 유리조각 같은 옛 추억들은 이제 발목을 채운 족쇄가 되어 절망 속으로 끌고 내려가며 앨범이 끝납니다
전 이 후반부가 앨범의 핵심인 듯 싶습니다
우울이 폭발로 이어져 모든 것을 불살라 버린 후에, 타다 남은 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아마 그래서 이 앨범의 제목의 뜻이 unburnt ash겠죠?
사실 앨범을 듣고 이정도로 길게 감상을 남겨본건 처음입니다
그만큼 글이 굉장히 두서없을 뿐더러 오직 저의 주관적인 감상이라 원작자의 의도와는 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제게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뭐라도 적어서 남겨놓지 않고는 못 베기겠더라구요 ㅋㅋ
여튼 이런 훌륭한 앨범을 소개시켜주신 M.a.a.dCity님께 감사드리고, 이번엔 아무나 좀 밝은 분위기의 락 입문용 앨범 추천 부탁드립니다
요 며칠 우연한 계기로 moreru, boris at last -feedbacker- 같은 앨범들을 듣게 됐는데, 물론 다들 너무 좋게 듣긴 했지만, 며칠 동안 이런 음악만 들으면 진짜 정신병 걸릴 거 같습니다 ㅋㅋㅋ
+)앞에 나레이션 뭐라 하는지 아시는 분
지니어스 가봐도
'이 양반이 뭐라 씨부리는지 진짜 좆도 모르겠다'
라고 밖에 안돼있던데요;;
이제 심연으로 들어가시는군요...
The Clash - London Calling
Genesis - Selling England by the Pound
Bruce Springsteen - Born to Run
추천드립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런던 콜링 되게 익숙한데 내일 들어봐야겠네요
저런거 좋아하면 les rallizes denudes - 77 live 무조건 좋아하심
100분이라.. 살짝 부담스럽긴 한데 함 츄라이해보겠습니다
근데 rym에 archival이라고 나와있는데 이건 아티스트 본인이 올린 게 아니란 얘길까요?
라이브 앨범 같은데 일반 라이브랑 다른게 뭘까요
rym에 올라와있는 archival 설명 보니까 발매년도 기준으로 최소 10년 전에 녹음한 작업물에 archival이 붙는다네요 걍 77년 라이브를 91년에 올려서 그렇습니다
ㅇㅎ
Rym에 설명이 있었군요
저도 찾아보긴 했는데 못 봤네요 ㅋㅋㅋ;;
빨리 Flood 들으십시오
혹시rym계정이 young westy...? 맞나요
Cities aviv랑 dalek 좋아하시는 거 보니까 맞는 거 같은디
맞습니다
Heaven or Las Vegas부터 들어보시죠
심연에 발 들이신걸 축하드립니다
아직 응애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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