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홀로서기를 해낸 츄가 팬들에게 두 가지 기쁜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먼저 첫 번째 소식은 이전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이 완전히 종결되었음을 알리는 것이고 이어서 두 번째 소식은 새로운 미니 앨범의 발매 소식이다.
앨범 리뷰에 앞서 지난 데뷔 앨범을 복기해 보자면, 앨범 전체적으로 치유를 컨셉으로 하였었다. 자연스레 컨셉을 넘어 아이돌 가수 츄에서 인간 김지우에 대한 이야기로 오버랩 되며 좋은 인상을 남겼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이들을 도와주는 슈퍼 히어로 소녀를 컨셉으로 한다.
앨범의 무드가 전작과는 조금 달라 보이지만 컨셉상 연장선상에 가깝다 보니 종전의 스타일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앨범의 수록곡인 <My Palace>나 <Aliens>처럼 레트로 무드를 기반으로 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밝고 쾌활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는데, 특히 앨범과 같은 이름인 타이틀 <Strawberry Rush>에서 도드라진다.
지난 타이틀 <Howl>이나 수록곡 <Underwater>보다 가벼워진 분위기에 프리코러스 구간에서 랩을 시도해 신선한 모습을 담아낸다. 다만 들리는 이에 따라서는 이 랩이 앨범의 포인트가 될 수도, 혹은 곡의 집중을 저해하는 요소로 느껴질 수도 있을듯하다. 그리고 여기에 '뒤로 비켜, 내게 맡겨 지켜라 츄츄츄!'처럼 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제목에 기댄 가사 역시 몰입을 방해하여 랩 자체의 호불호와는 별개로 아쉬움을 남긴다.
이와 같이 프리 코러스의 랩은 호불호로 남지만 그럼에도 곡 자체가 품고 있는 구성은 꽤 풍성한 편이다.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더불어 명랑한 히어로 소녀 컨셉에 맞게 칩튠 이펙트가 적재적소에 삽입되어 있고, 더불어 츄 자신이 직접 부른 백 보컬 역시 층층이 쌓이면서 곡의 볼륨을 살렸다. 아쉬움은 조금 남지만 단순히 아쉬운 데에서 그치지 않고 츄가 들려줄 수 있는 강점도 함께 담고 있어 입체적인 면모를 품고 있다.
한편 타이틀에서 약간은 아쉬움을 느끼던 부분들은 이어지는 수록곡들이 대신 해소시켜 준다. 호불호 요소인 랩이 빠진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아티스트가 가진 매력을 발산하는데, 먼저 타이틀 <Strawberry Rush> 다음으로 이어지는 <Honeybee>는 어쿠스틱 사운드로 도입부를 열고 이어서 보사노바와 드럼 앤 베이스의 요소를 담아냈다. 단순히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가 지향하는 이미지까지도 충실히 반영한 결과 타이틀에 버금가는 곡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Honeybee>에 이어 <Daydreamer>와 <Lucid Dream> 역시 먼저 들은 <Strawberry Rush>와 <Honeybee> 두 곡 못지않게 좋은 구성으로 완성되었다. 나른한 무드에 츄 자신의 강점인 음색을 크게 드러내는 <Daydreamer>, 그리고 <Daydreamer>와 비슷하면서도 신스 사운드를 더욱 드러내고 아웃트로에서는 락킹한 기타 사운드가 자리잡고 있는 <Lucid Dream>를 연달아 배치하면서 다른 아이돌 솔로 보컬과는 다른 츄만의 스타일을 확립해낸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작년 12월 츄의 첫 앨범을 리뷰할 당시 아이돌 솔로의 범람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코멘트를 남겼었다. 그리고 이 코멘트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타이틀의 특정 요소가 호불호로 남는 것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아티스트의 색채를 잘 입힌 앨범이 완성되었다. 아티스트 자신의 강점을 다시금 드러냈으니 이를 바탕으로 다음 앨범에서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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