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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리뷰] 2024년 4월 케이팝 앨범 리뷰

그루트2024.05.20 12:34조회 수 2535추천수 3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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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몬스터 미니 1집 <BABYMONS7ER> (24.04.01.)

 

그동안 부상으로 불참하였던 멤버 아현이 합류하며 7인조 완전체로 거듭난 베이비몬스터가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정식 데뷔에 나섰다. 높은 화제성에 비해 음원 성적과 음악 평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데뷔 선공개곡 <BATTER UP> 발매 4개월만에 첫 미니 앨범을 발매하는 것인데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가 직접 작곡과 편곡에 참여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YG 신인 걸그룹의 화려한 대관식을 준비하였다.

하지만 화려한 준비 과정과 강한 포부가 허상처럼 느껴질 정도로 막상 공개된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앨범은 기시감 투성이이다. 다른 걸그룹과 구별되는 베이비몬스터만의 뚜렷한 팀 정체성은 보이지 않고 단지 오랫동안 접하여 익숙한 YG 스타일만 드러날 뿐이다. 특히 이전에 보여주지 않은 다크 컨셉으로 구성하였다는 타이틀 <SHEESH>는 뻔한 가사와 더불어 강한 중독성 대신 강한 피로감을 유발하는 훅, 두 번째 벌스부터 시작되는 랩, 급격하게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브릿지와 유니즌으로 호응을 유발하는 아웃트로까지 신선함 없이 예전 스타일의 반복이다.

개선 없이 과거의 영광만 되풀이할 뿐이다 보니 베이비몬스터를 위해 새로이 프로듀서진을 4~5배 늘렸다는 양현석 PD의 자신감 넘치던 코멘트 역시 무색해진다. 이제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막대한 자본과 선배 아이돌 그룹의 후광에 기댈 수 있는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일지라도 정체성 없는 과거의 반복만으로는 지금의 케이팝 생태계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케이팝의 트렌드를 이끌었던 소속사 선배 아이돌 그룹들처럼 올가을에 예정된 베이비몬스터의 신보에는 부디 지금과는 다른 베이비몬스터만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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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미니 6집 <minisode 3: TOMMORROW> (24.04.01.)

 

어느덧 5장의 미니 앨범과 2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한 베테랑 아이돌이 되어 이제는 방탄소년단의 동생그룹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해진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3번의 연작 앨범 이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지난 5년간의 여정이 누군가의 그림자 아래에 머무르는 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지난 여정을 되돌아보면서 동시에 새로운 항로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다.

새 앨범의 구성부터 이러한 면모가 크게 돋보이는데, 가장 먼저 UK 하우스의 요소를 가져온 앨범의 첫 곡 <내일에서 기다릴게>가 특유의 세련된 구성으로 단번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이어서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 속에 들어있던 모스부호 효과음을 연상시키는 2번 트랙 <- --- -- --- .-. .-. --- .-->과 이어지는 타이틀 <Deja Vu>는 힙합의 하위 장르인 레이지와 이모 락의 요소를 결합한 구성 방식에 '왕관'같이 지난 5년간 이들의 디스코그래피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가사로 인용하며 이를 더욱 공고히 한다. 자전적인 가사를 담아 팬덤의 결속을 도모하는 후속 트랙 <Miracle>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닛곡으로 이루어진 앨범 후반부 트랙들도 만듦새가 꽤 인상적이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4번 트랙 <The Killa (I Beling To You)>는 올해 케이팝의 트렌드 장르인 아프로비츠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녹여냈고, 기타 연주가 매력적인 코러스가 돋보이는 <Quarter Life> 역시 앨범 후반부의 역할에 충실하다. 완성도 높았던 전작 못지 않게 꽤 입체적인 구성이다보니 자연스레 이들의 다음 기착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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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앤오프 미니 8집 <Beautiful Shadow> (24.04.08.)

 

근래의 케이팝 트렌드는 명료한 댄스 퍼포먼스와 그에 걸맞는 이지 리스닝에 기반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곡의 구조 역시 많이 단축되었는데, 이런 흐름에 벗어나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보이그룹이 있다. 작년 10월 군공백기 이후 첫 앨범인 미니 7집 <LOVE EFFECT>를 발매한 온앤오프가 반년만에 미니 8집 <Beautiful Shadhow>의 타이틀 곡 <Bye My Monster>로 돌아온 것이다.

이들은 상술한 것처럼 트렌드에서 벗어나 강렬한 댄스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댄스 브레이크 구간과 재생시간을 3분 30초에 맞추는 정석적인 송폼, 그리고 극적인 장면 전환까지 담아내며 4세대의 틀을 벗어난 2세대 내지는 3세대 초기의 케이팝 스타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이러한 구성은 과거의 향수를 간직하고 싶은 이들에게 큰 효용이 있을 뿐, 현재 아이돌 음악의 주 수요층인 1020세대의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2017년 데뷔 이래로 지금까지 탄탄하게 자신만의 나무를 가꿔온 온앤오프이기에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마침 과거의 스타일을 재현하면서 신선한 요소를 더한 뉴트로의 시대이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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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셈블 미니 2집 <One Of A Kind> (24.04.15.)

 

포스트 루나(LOONA, 이달의 소녀) 아이돌이 등장한지 어느덧 2년차이다. 홀로서기 후 자신만의 영역을 확립한 츄, 재데뷔 선공개곡을 통해 이달의 소녀와 분명히 구분되는 음악 노선을 예고한 아르테미스와 다르게 루셈블의 노선은 기존의 이달의 소녀가 들려주었던 음악을 계승하는 방향으로 맞추어져 있다.

이 기조는 이번 앨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인트로 트랙으로 앨범의 전체적인 형태를 잡아 두었고, 여기에 캐치한 훅과 진취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타이틀의 가사에 담으면서 나름의 서사를 이어간다. 더불어 <Boomarang>, <He Said I Said> 같이 타이틀의 업템포 분위기를 보조하는 수록곡들의 존재와 모든 멤버들이 곡 작업에 참여한 점 역시 지난 앨범과 같다.

물론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전작과 다른 점도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절제하는듯 담백한 전개로 묘한 매력을 자아냈던 전작 <Sensetive>와 다르게 이번 타이틀 <Girls' Night>의 구성은 청량하면서도 베이스의 그루브를 살리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여기에 수록곡으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Moonlight>나 <Truman Show>, <Starlight> 같은 곡들을 배치하며 이전보다 더욱 입체적인 구성을 시도하였다.

다만 지난 앨범의 기조를 따르다 보니 개선해야 할 부분도 그대로 이어졌다. 먼저 이전 소속 걸그룹과 구별되는 루셈블만의 정체성이 희미하다. 또 이달의 소녀의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이전 팀과 멤버 구성이 다르다 보니 보컬과 댄스 퍼포먼스에 있어 이전에 비해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마지막으로 앨범 수록곡들의 완성도가 비교적 고르지 않거나 트랙 배치가 원활하지 않아 흐름이 끊기는 구간이 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포인트를 개선한다면 더욱 완성도 있는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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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미니 1집 <YUQ1> (24.04.23.)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앨범으로 홀로서기에 나서는 우기가 최근 케이팝 씬에 부는 팝펑크/팝 록 바람에 동참하며 자신만의 길을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3년 전에 발매한 데뷔 싱글에 이어 우기 자신이 속한 (여자)아이들 또한 <Tomboy>를 시작으로 팝 팡크/팝 록 사운드를 담은 곡을 매 차례 공개하며 씬에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하였는데, 이러한 기조를 굳히는 모양새이다.

강렬한 이미지였던 데뷔 싱글에 비해 한결 가벼워져 접근 장벽을 크게 낮추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전작과 지금의 앨범 타이틀 <Freak>의 기조는 대체로 유사하다. 두 곡 모두 영어 가사로 이루어져 있고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팝 록이라는 큰 틀은 변함이 없다.

다만 <Freak>은 여기에 10~20여 년 전 유행하던 여성 팝스타들의 팝 록 트랙들을 연상케 하는 화법으로 전작과 차이점을 두었다. 과거에 유행하였던 스타일을 되살려 신선함을 입히는 이른바 뉴트로 흐름의 연장선인데, 아티스트 자신의 스펙트럼과 잘 맞아 떨어지다보니 곡을 듣기에 부담이 없다.

타이틀곡의 준수한 퀄리티 뿐만 아니라 앨범의 트랙 순서 역시 돋보인다. 각 트랙이 서로를 보조해주고 기승전결도 뚜렷해 구조상으로 흠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비록 레퍼런스 이상의 독자적인 영역을 보여주지는 못하였지만 어찌 되었든 홀로서기의 좋은 모범사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었으니 다음 걸음에는 제 2의 누군가가 아닌 자신만의 것을 보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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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5.20 16:11

    내일에서 기다릴게 진짜 좋은듯

  • 5.20 16:54

    온앤오프는 황현 프로듀싱이 항상 믿고 듣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txt는 락할때 가장 좋았던 것 같네요

  • 5.20 20:37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5.20 20:44

    참고로 전 저 앨범들 중엔 투바투를 가장 좋게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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