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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음종게가 생겼네요! 그걸 핑계 삼아서, 열심히 들었던 옛날 한국 락 음악들을 몇 가지 소개해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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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9YWphPd-U4?si=KofBOdnapTDbbvSc
의외로 산울림은 꽤 여러 가지 한국적인 음악을 시도했었습니다. 1집에 실려있는 백자라던가, 5집인가 6집에 실린 무녀도도 있고. 하지만 김창완도 인정하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베스트는 김창완의 솔로 2집에 실려있는 <땅강아지>입니다.
산울림은 사실 한국의 펑크(punk)라고 할 만하죠. 분명 베이스와 오르간이 독립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도어즈나 퀵 실버 메신저스 서비스 같은 사이키델릭 락의 흔적이 보이긴 하는데, 사운드가 블루 치어 같은 헤비 퍼스쪽의 영향이 강하게 보인다는 점이나, 결국 실력(...)이 따라주지 못해 전반적인 연주가 투박해져서 그게 매력이 된다는 점에서 펑크라 해도 무방해 보입니다.
여튼, 이 <땅강아지>는 훵크의 영향을 아래에서 이것저것 섞어 보던 데블스나 조용필, 사랑과 평화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갑니다. 포그스라는 그룹이 켈틱 민요를 펑크로 바꿔서 어디 흥청망청 술집 음악처럼 만들었는데, 김창완은 국악으로 펑크를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곡이 더 안 나온게 아쉽네요. 풀랭스 앨범으로 하나 나왔으면 죽여줬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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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gmMsCSP7asA?si=MyvwqQbDuZNUoVFO
요근래 돌아가신 오세은님의 곡입니다. 포크씬에 계신 분이였는데, 우리나라 포크씬에서도 국악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여럿 계셨습니다. 그 중에서 아주 산까지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연구하신 분은 오세은님이 유일할 겁니다.
포크씬은 크게 여러 갈래로 흩어지지만, 그 중에서 블루스, 블루그래스, 레게 같은 미국의 루츠 음악이나 월드 뮤직으로 넘어가선 흐름이 엄인호, 이정선님에게 보였죠. 오세은님도 그 영향을 받아서 블루스를 팠다가, 이 블루스와 한국 국악 특히 산조와 타령의 영향을 받은 곡을 만드셨습니다. 이게 그 곡입니다.
오세은님의 초기 앨범은 어떻게 유튜브에서 다 찾을 수 있는데 산 들어가고 나서 국악의 영향을 받아서 만든 앨범들은 구경하기 힘든게 아쉽습니다. (기록상 CD 복각이 안 되어서, LP로만 들을 수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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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s9lea0Gya8?si=DDCSkM2mtVY91Nfv
풍선들이라는 그룹인데, 구성원은 엄인호, 이정선, 이광조입니다. 당대 언더그라운드씬의 중추적인 인물들이죠. 이 음악은 국악풍인데 편곡은 또 브라스락 같기도 하고, 좀 오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데블스의 <신고산 타령>이나 조용필의 <못 찾겠다 꾀꼬리> 같은 느낌이 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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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xeFzAwZNwQ?si=X0FngE7cxLcQMQmg
김두수의 <귀촉도>입니다. 한국의 사이키델릭 포크라고 하면, (몇 개 안 되지만) 신중현의 김정미/서유석 앨범과 송창식의 몇몇 노래들 (특히 <토함산>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김두수만 떠오릅니다.
특히 불교와 무속의 세계로 들어간 사운드가 한국 사이키델릭 포크의 특징이라면 특징일텐데 활발히 활동을 못한게 참 아쉽습니다.
https://youtu.be/tEHuaGOFYcI?si=8NeQJz9bOxrhOb63
(겸사겸사 신중현/서유석의 <선녀>도 올려봅니다. 하프 편곡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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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t2xNJ3kaiw?si=-izSeYn5cXajTXGb
김태곤의 <망부석>입니다. 사실 위 아래 계보상으로 자기 혼자 두드러지고, 활동도 짧았던터라 한국 대중 음악사에서 언급되는 분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언급할 가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놓고 국악기를 섞은 편성으로, 타령조의 보컬로 동시대 락/포크 같은 음악을 만들었으니깐요.
오늘날 엄청 핫한 이날치, 악단광칠의 머나먼 (그리고 그들조차 모르는) 조상님이 될 겁니다.
사실 커리어에 대해서 찾을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데, 부친에게서 국악기와 기타를 배우고 군악대에서 서양 악기를 배운 다음에 이 창작집을 만들었다고 어찌저찌 찾았습니다.
이정선/엄인호의 포크-민요와 데블스/조용필의 훵크-민요 중간 어딘가에 있는 가장 뛰어난 곡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추
근본 추
오.... 들어보겠습니다
옛날에 unknown korean prog이라는 이름으로 유튭에 올라온 곡 듣고 진짜 이게 한국 음악이 맞나 싶었는데
김태곤 - 바람속에 님의 숨결이…… (1981)에 수록된 '합장 1, 2부'라는 곡이었어요
진짜 음악 멋지고 창의적인데 기록이 너무 없어서 아쉽네요
1집에 대해선 하세가와요헤이 씨 책에서 처음 봤는데 이제 슬슬 들어볼 때가 됐나..?
(1)
다음 곡도 들어보세요.
https://youtu.be/30QZWDajvlU?si=040uA2YeOz2U12HT
(댓글은 링크만 적으면 안 되나 보네요...쩝. 괴짜들의 아리랑, 이라는 곡입니다. 유튭 검색하면 바로 나와요!)
아실것 같지만, 들국화의 멤버였던 최구희님의 밴드 괴짜들의 곡입니다. 핑크 플로이드나 공 같은 스페이스락 같은 톤에 국악기랑 한국적 필이 섞여있습니다. 굳이 따지면 일본의 Far east travelers(?)랑 비슷한데 확실히 다른 점이 있죠.
세상에 너무 귀하네요 김사함니다!!!
락에 대한 애정이 넘치시니 이런 탄탄한 음악들도 찾을 수 있는 거겠죠
https://youtu.be/sEJCC2y23-k?si=x_jZQ_4otfm-P9zt
민요 락은 빠삭하지 않지만 재즈 쪽은 최근에도 국악 퓨전이 활발해서 찾아봤었어요
감사합니다 ㅎㅎ 그냥...심심하고 호기심이 많고 별다른 취미가 없는 사람일뿐입니다.
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국악에 대한 접근법이 꽤 달라진거 같아요.
그 전까지는 대중가수들의 산발적인 접근이였다면, 80년대부터 국가무형문화라던가 국립국악원처럼, 한국 문화를 진흥시켜 세계에 알리자! 라는 흐름이 주된 물결처럼 보입니다.
(영화로 치면 임권택의 <만다라>나 배용균이 생각나네요.)
여튼 이때부터 대중 음악하는 사람이 국악을 접목하는게 아니라, 국악을 배운 엘리트층이 퓨전을 하는 형식이 되는듯합니다.
영화 음악 작업을 주로하던 박범훈씨도 있고 사물놀이의 창시자 김덕수, 가야금 명인 황병기도 빼먹으면 안 되고요. 창작 국악 집단 슬기둥도 있겠네요.
그러다 00년대에는 미연/박재천처럼 재즈와 엮는 에스닉 재즈나 두번째달 같은 뉴에이지 그룹도 나오고, 그러다 마침내 이날치, 악단광칠이 나온 기분입니다.
다만 여전히 풀랭쓰 앨범이 부족하다는게 아쉬운 지점입니다.
히이익 파면 팔 수록 나오는 고급 정보 덕에 진짜 공부가 됩니다
생각해 보니 국악이나 세계의 전통 음악들 자체가 접근하거나 이해해서 활용하기 너무 어려우니까 점점 엘리트화되기 십상이네요
반대로 이미 비교적 단순한 퓨전은 시도됐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확실히 아쉬워요
이런 말하는 저도 복잡한 걸 좋아해서 잘 모르지만...!! 다양하게 뜨면 좋겠네요
https://youtu.be/LyCC3XnLQPg?si=cN1nF_aI_U9IBUof
최강 생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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