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열전] Big Sean
다소 색다른 경로이지만 내가 빅 션(Big Sean)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스트릿 패션 매장에서였다. 매장 이곳저곳을 방황하던 중 그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고, 매장에 있던 친구는 “모델인데 랩도 한대. 진짜 잘생겼지.”라고 귀띔해 줬다. 나중에 찾아본 결과, 그는 랩을 하는 잘생긴 친구였다. 앞뒤가 묘하게 바뀐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빅 션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그의 랩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아, 빅 션이 모델로 오해받았던 것은 TI$A라는 브랜드를 굉장히 자주 선보였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나도 알게 되었고 말이다. 그러다 그해 가을, 그의 세 번째 믹스테입 [Finally Famous 3 : BIG]이 나왔고, 이 믹스테입에 크게 꽂혀서 그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믹스테입은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치리 뱅(Chiddy Bang), 노 아디(No I.D.), 타이가(Tyga) 등 정규 앨범 뺨치는 화려한 프로듀서진과 피처링진을 대동하였고,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빅 션은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이 믹스테입에서 나는 그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았고, 기대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프리스타일 랩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프리스타일 랩 대회에 나가서 많은 승리를 거두며 디트로이트 내에서는 랩 배틀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아갔다고 한다. 그렇게 랩 배틀을 통해 지역 라디오 방송국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방송국들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레이블과 계약해 메인스트림에 진출할 기회를 노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를 마주칠 기회를 갖게 되었고, 무작정 들이댔다. 칸예 웨스트 앞에서 곧바로 랩을 했고, 말도 안 되는 상황임에도 그는 반응을 얻어내게 된다. 2년 후, 빅 션은 끝내 굿 뮤직(G.O.O.D. Music)에 입성하면서 그의 앞날은 활주로처럼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굿 뮤직 소속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지만, 실제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칸예 웨스트는 그의 앨범을 내 줄 생각은커녕, 자신의 커리어 때문에 바빴다. 하지만 빅 션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믹스테입 [Finally Famous]를 시리즈 형식으로 발표하며 조금씩 존재감을 알려나가다가 세 번째 시리즈를 통해 많은 관심을 얻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의 첫 앨범으로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는다. 그의 말대로 결국은 유명해진 셈이다. 믹스테입을 순서대로 들어보면 그의 성장 과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발전했는지가 그대로 보이는 것은 듣는 이에게도 흥미로운 경험일 것이다.
그러나 정규 앨범 자체는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가 정규 앨범을 내기 전 받았던 세간의 기대를 보면 그의 데뷔는 ‘화려한 데뷔’가 되었어야 했다. 물론 멀티플래티넘 싱글 하나와 골드 싱글 두 개를 지닌 골드 앨범은 쉬운 성적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빅 션에게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했고, 나중에는 본인도 자신의 앨범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노 아이디(No I.D.)가 전체적으로 곡들을 뽑아내고 칸예 웨스트가 총지휘한 이 앨범은, 때깔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빅 션 고유의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아쉬움이 컸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였다. 사실 프로모션 싱글로 밑밥을 던졌을 때의 썰렁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한 반응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예정된 결과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 앨범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앨범은 나름의 멋이 분명하게 있으며, 빅 션이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어떤 컨셉으로 앨범을 만들었는지도 어느 정도 눈에 보인다.
정규 앨범 발표를 전후로 그는 빠듯한 피처링 활동과 함께, 자신의 입지를 다시 세우는 노력을 한다. 덕분에 주춤하며 꺾이나 싶었던 그에 대한 세간의 기대감은 다시 커져갔고, 그는 믹스테입[Detroit]를 통해 건재함을 알리게 된다. 거기에, 연이은 “Mercy”와 “Clique”의 성공은 그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실력 발전 면에 있어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에게 남은 몇 가지 과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우선 라이브 실력이다. 물론 레코딩과 똑같이 하기 위한 노력은 알겠지만, 큰 스테이지에서 보이는 안정되지 못한 라이브는 앞으로의 행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물론 그의 라이브 실력이 완전히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기복과 약간의 불안함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과제는 다음 앨범이다. 그에게 있어 새 앨범 [Hall Of Fame]은 기대치인 동시에 과제이다. 가장 처음 발표한 “Guap”은 곡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았으나 차트에서나 인기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발표한 "Switch Up"이나 "Beware"는 앨범의 기대감을 크게 높여줬다. 만약 두 번째 앨범마저 평타에 가까우면 그도 결국 '정규 앨범은 별로이고 피처링과 싱글은 괜찮은' 그런 랩퍼의 대열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기대한다. 비록 곡마다 톤이 많이 바뀌는 것도 여전하고, 자신의 곡에서 주인공 자리를 내주는 경우도 빈번히 존재하지만 말이다. (특히 이번 "Control"에서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유는 그가 보여준 상승세와 여전히 가지고 있는 포텐셜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가 아직 자신의 실력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만은 확신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빅 션만 이렇게 랩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셋잇단음표 박자 끊기와 더불어 '요즘. 랩의.교과. 서'로 불리는, 특유의 몇 패턴을 지닌 그의 플로우가 그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앨범에서 잘 어필하였으면 한다.
♪ Big Sean - Fire
글│Bluc
편집│soulitude
2집 유출되서 듣고 있는데 1집처럼 평타 정도밖에 안되서 아쉽네요.
싱글들은 좋았는데 ㅠㅠ
이번 2집 Hall of Fame 진짜 최곱니다
1집 Finally Famous는 후반부가 밋밋해서 좀 아쉬웠었는데
2집은 쵝오!!!!
빅션 짱짱맨!!!!!!
빨리나와라...
진짜 좋아요 !!!
갠적으로 걍 무난하게잘들리는 빅션
이름 좀 잘짓지 빅션이 뭐야 팻조도 아니고
빅쎤!
비아쥐!
딱딱 떨어지는 랩이 듣기 좋아요
참는게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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