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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Ace Hood - Trials & Tribulations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08.13 18:13추천수 5댓글 8

acehood_trialsandtribulations.jpg

Ace Hood - Trials & Tribulations

01. Testimony
02. Trials & Tribulations
03. Another Statistics
04. Before the Rollies (Feat. Meek Mill)
05. We Outchea (Feat. Lil Wayne)
06. We Them Niggas
07. The Come Up (Feat. Anthony Hamilton)
08. Rider (Feat. Chris Brown)
09. Hope
10. Pray For Me
11. Bugatti (Feat. Future & Rick Ross)
12. How I'm Raised
13. My Bible
14. Mama (Feat. Betty Wright)


랩퍼들은 생명 주기가 대단히 짧다는 점에서 축구 선수들과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인재는 10대에 주목을 받기 시작하여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절정의 기량을 펼치다가 30대부터는 하락세를 걷기 시작하여 대부분은 40대가 되기 전에 빠르게 잊혀진다. 그러므로 88년생 축구선수 기성용, 이청용과 동년배인 에이스 후드(Ace Hood)의 유망주 시절은 3집 앨범을 준비하던 몇 년 전에 끝났다고 봐야 정확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유망주로서 에이스 후드는 그럭저럭 성공적이었다. 20대의 시작과 함께 발표한 데뷔작은, 어반 사운드부터 당시 팝 씬을 점령하고 있었던 서던 힙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극적인 힙합 클럽 사운드에 민감한 디제이 칼리드(DJ Khaled)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었지만, 에이스 후드의 장점을 표면화하는 데 있어 꽤 적절한 선택이었음은 분명했다. 2집 앨범에서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뮤지션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나이라는 부분을 반영하는 것은 객관성을 잃게 하는 주된 요인이지만, 에이스 후드가 당시에 등장했던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랩을 제법 맛깔나게 하는 랩퍼로 꽤 많은 시선을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에이스 후드는 소속사의 후광으로 당대 스타들을 대거 동원했고, 높아진 입지와 넓어진 인맥으로 다른 뮤지션들의 앨범에도 이름을 올리며 인지도를 올리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대중적인 히트 싱글은 없었다. 어찌 되었든 에이스 후드는 대중적인 흥행을 기대로 등장한 뮤지션이었으나, 당시까지만 해도 가까스로 싱글 차트에 오르는 '계륵'의 아티스트였다. 언제까지 가능성만을 지닌 만년 유망주로 살 수는 없었다. 그가 조급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증명이 필요한 시기에 [Blood, Sweat & Tears]를 발표했다. 3집에서의 초점은, 대형 뮤지션들의 동원보다는 렉스 루거(Lex Luger),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 같은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던 프로듀서들에 맞춰졌다. 자연스럽게 이 두 프로듀서의 작품(“Hustle Hard"와 ”Body 2 Body")은 싱글 차트 60위권에 오르며 앨범에 상승세를 더했다. 하지만 문제는 오히려 4년간 별다른 발전이 없는 랩에 있었다. 반전이 필요한 이때, 그가 택한 것은 실전을 통한 기량의 발전이었다. 에이스 후드는 'Body Bag'와 'Starvation' 시리즈 등의 믹스테입을 발표하며, 피처링 아티스트의 이름값을 빌린 피상적인 홍보 방식이나 화려한 소리와 효과로 자신의 랩을 치장하는 것이 아닌, 기본에 충실한 랩을 보여주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acehood_mixtapes.jpg
▲ 에이스 후드가 3집과 4집 사이에 발표한 믹스테입들

나는 이 결과가 꽤 성공적이라 평가하고 싶다. 힘 있는 보컬을 무기 삼아 맹목적으로 밀고 나가기만 즐겼던 랩핑이 조금은 완숙해졌다고 평가해야 할까. 비트의 소리 외에는 남부의 색을 지니지 못했던 그의 음악은, 이번 앨범에서 보이는 남부 특유의 누그러뜨려진 발음의 체득을 통해 완성체가 되었다. 단어 하나하나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플로우는 유기적이지만 동시에 이를 전달하는 발음은 정확한 것이 이번 앨범 최고의 수확이다. "Another Statistic"와 같은 트랙에서 이러한 발전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한층 더 성숙해지려는 아티스트의 자의식 성장의 결과물인 동시에, 프로듀서의 재량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그가 속한 레이블, 위 더 베스트(We The Best)가 캐쉬 머니(Cash Money)의 산하로 들어가면서, 기존 칼리드가 지향하는 소리가 뚜렷했던 지휘 방식보다는, 릴 웨인(Lil Wayne)과 버드맨(Birdman)의 아티스트의 색깔을 존중하는 프로덕션이 힘을 가지게 된 결과다. 앨범의 전반적인 비트 구성은 전작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자신의 재능을 펼쳐 보이려는 아티스트의 자유가 포착된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르다.
 
피처링진의 활용도 새롭다. 이전 작품에서는 참여 아티스트들의 이름값이 앨범의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부분이었다면, 이번에는 그것이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사용됐다. 이번 앨범 최고의 싱글이라 할 수 있는 "Bugatti"에선 퓨처(Future)의 훅으로 남부 힙합의 스웩을 극대화하면서 강렬한 사운드를 유지했고, 반복되는 사운드로 차츰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후반부에선 서던 갱스터 튠의 강자 릭 로스(Rick Ross)를 배치시켰다. 배티 라이트(Betty Wright)와 앤소니 해밀턴(Anthony Hamilton)이라는 소울 뮤지션들의 동원도, 오로지 대중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위한 과거의 객원 뮤지션 활용과는 크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물론 과거의 스타일로 채색된 트랙들도 존재한다. 이것이 스타일의 다양성을 위한 방편인지, 앨범 작업 초기의 녹음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아티스트 자신이 성장을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점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는, '잃을 게 없다'는 그의 랩 가사처럼 배수의 진을 친 듯한 독기가 서려 있다. [Trials & Tribulations]를 아주 훌륭한 앨범이라 칭하거나, 그가 이번 앨범을 통해 대단한 성장을 이뤘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에이스 후드에게 있어 이 앨범이 음악적으로 주요한 전환점 혹은 시발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 Ace Hood (Feat. Future, Rick Ross) - Bugatti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신고
댓글 8
  • 8.13 20:49
    부가티는 진짜 잘 뽑은 트랙
  • 8.13 21:20
    에이스 후드가 성장하고 있다니 기쁘네요 ㅎㅎ
    앞으로 더 노력해서 엄청난 앨범 하나 만들길..
  • 8.13 22:12
    이번앨범 뭐 괜찮았눈데 그냥그랬어요
    사실 부가티나 위아웃챠같은거 빼고는 잘안듣게되는 ㅋㅋ
  • 8.14 01:10
    Rider 도 좋던데ㅎㅎ
  • 근데 이글이랑은 아무 상관없는데 뮤비보니까 레게머리로 물에빠지는데 레게머리 머리 감으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 8.20 06:30
    모든이들이 내 스타일을 따라해 by ace hood
  • 8.21 00:35
    딱 내 느낌을 별점과 리뷰에 표현해주심
  • 11.16 04:07
    언제까지 성장만 할거냐...정규가 몇장인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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