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를 위한 외국 알앤비 입문 가이드 Part 3-2
말이 입문 가이드지, 알앤비는 힙합과는 다르다. 역사도 길뿐더러 죽을때까지 알앤비만 듣는다고 해도 다 못들을 만큼의 무궁무진한 앨범과 트랙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힙합보다 더 취향이 갈리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처음 들었던 흑인음악이 무엇인가, 처음 들었던 흑인음악을 어디서 어떻게 접했느냐,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듣는가, 여러 변수에 따라서 우리 흑인 음악 리스너들의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게 된다. 필자가 지금부터 제시하는 길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기준으로 미로 같은 여러 갈래의 길 중에서 하나의 방식일뿐이니 이것이 지표가 된다거나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 Part 3에서는 90년대의 알앤비 앨범들을 선별하였습니다. 90년대에 나온 앨범이 워낙 많고 방대하여 설사 빠진 앨범이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리고,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된 글임을 알아주세요.
* 외국 알앤비 입문 가이드 Part 1 부터 Part 3-2 까지, 총 40곡을 모아둔 파일입니다. (다운)
11. Kevon Edmonds - 24/7 (1999)
Kevon Edmonds로 말할 것 같으면, 앞서 Part 3-1에서 소개한 After 7의 리드 보컬이자 필자를 비롯한 많은 리스너들을 그의 열렬한 팬으로 만든 마력의 보이스를 가진 R&B 싱어이다. 알앤비 가이드를 작성하며 가장 많이 언급했을 법한 Babyface의 형이기도 하다. 말했다시피 목소리를 가장 큰 무기로 삼은 그의 미성은 요즘 흔히들 하는 말로 '흑인 목소리 종결자'라 칭해도 좋을만큼 맑고 고운 영창피아노 소리(?)보다 더 맑고 곱다. 들어본 사람들은 필시 공감할 만한 목소리 자랑은 뒤로 하고, 목소리뿐만이 아니라 앨범에 수록된 곡들 역시 '90년대 알앤비앨범 종결'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사운드가 좋다. 이 앨범은 장황한 이유가 필요없다. 적어도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듣고 가야한다. 일단 듣고 나면 심심할 때마다 찾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앨범은 많이들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2009년에 나온 그의 앨범 [Who Knew]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니 꼭 찾아듣길 권한다.
12. Monica - The Boy Is Mine (1998)
Monica는 내게 언제나 좋은 알앤비/소울 싱어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녀는 사람들에게 좋은 알앤비/소울 싱어보다는 그냥 가수 Monica, 혹은 그녀의 존재는 알아도 노래는 모르는 그런 가수로 기억되는거 같아 가슴이 아플뿐이다. 그런 상황들을 타파하고자 Monica의 앨범중 가장 즐겨듣는 그녀의 두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The Boy Is Mine]을 추천하게 되었다. 불과 15살이란 나이에 씬에 데뷔하게 된 그녀가 18살이란 꽃다운 나이에 발표한 앨범이며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에도 그녀의 대표곡으로 기억되는 <The Boy Is Mine>과 <For You I Will>등 다양한 사운드의 알앤비 넘버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녀의 절친인 Brandy Norwood와 Outkast형님들과 당시 대표적인 알앤비밴드인 112가 참여했다.
13. Montell Jordan - This Is How We Do It (1995)
단순히 알앤비와 흑인음악이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서 팝 역사상 수많은 가수들이 불후의 명곡을 남겼지만 그 가수들 중 Montell Jordan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도 드물 것이다. 흑인음악, 특히 90년대의 알앤비에 조금이라도 심취해본 적이 있다면 <This Is How We Do It>이란 흥겨운 노래를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들어보지 못 했을수도 있고 들어봤다 하더라도 가수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추천하는 바이다. 아직까진 Montell Jordan을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드물테니. <This Is How We Do It>뿐만이 아니라 어디서 한 번씩은 들어봤음직한 노래들, 그리고 들어봐야 할 노래들로 가득한 Montell Jordan의 1995년작 데뷔앨범인 [This Is How We Do It]을 들어보자.
14. N II U - N II U (1994)
당시 알앤비란 장르하면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가 바로 Boyz II Men이나 Dru Hill로 대표되는 알앤비 중창단 이었는데, 마치 현재 우리나라의 아이돌 열풍이 무색하리만큼 당시에는 많은 알앤비중창단과 싱어들이 싱글 앨범 한장으로 등장해 반응이 없다싶으면 정규앨범 한장 내지 못한채 쓸쓸히 사라졌다. 그래도 앨범 한장은 내고 사라진 팀이 있으니 지금 소개할 N II U 되시겠다. 뉴저지 출신의 4인조로 구성된 이팀은 전형적인 Boyz II Men을 벤치마킹한 그룹이었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만큼은 재치있는 사운드에 준수한 보컬로 조화를 이루었으니, 더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비록 앨범은 한 장 뿐이지만 후에 많은 컴필레이션에 참여하고 후일 다시 뭉쳐 앞일을 도모하는 등, 그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 관심이 간다면 찾아보며 90년대의 향수를 느껴보길.
15. 112 - Room 112 (1998)
앞서 소개한 N II U 가 비운의 알앤비 그룹이라면 여기 그와 상반되는 행운의 그룹인 112 가 있다. 비록 지금에 와서는 이들 역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지만 당시엔 Diddy의 Bad Boy Records를 통해 성공적인 데뷔를 하며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인 112. 이미 슈퍼스타였던 랩퍼 Notorious B.I.G.나 Puff Daddy, Allure와의 작업을 통해서 더욱더 유명세를 타게 되고 레이블 및 지역을 대표하는 알앤비 밴드로서 자리잡는다. 이듬해인 98년에 자신들의 두번째 앨범인 [Room 112]를 내놓게 된다. 역시 랩스타였던 Mase나 Lil' Kim, Faith Evans 등이 참여해 앨범을 빛내주었고 앨범의 완성도 역시 높게 평가되었다. 2001년에 낸 세번째 앨범 역시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그들을 재조명하며 시대상황에 빚대어 실력 이상의 인기를 입었다는 의견도 많아졌지만 그랬으면 또 어떤가, 지금 듣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앨범이니 말이다.
16. R.Kelly - R (1998)
R.Kelly - R, 90년대 켈스가 발표한 세 개의 스튜디오 앨범 중 마지막 앨범이자, 그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결과가 좋았기에 망정이지, 사실 3년전 발표한 전작인 [R. KELLY] 가 각종 앨범/싱글 차트를 석권하고 그래미어워즈 3개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평단과 팬들 양쪽에게 호평을 받게 되면서, 그리고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그들의 기대감에 본인뿐이 아니라 그의 레이블인 Jive 역시 다음 앨범에 대한 부담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 속에서도 90년대 알앤비 앨범 중 가장 뛰어난 앨범을 탄생시키고(무려 29곡에 달하는 2CD) 후에 나올 [TP-2.Com]까지, 과연 그가 왜 King of R&B라고 불리우는지는 그의 행보만 지켜보더라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일이다.
17. Rahsaan Patterson - Love In Stereo (1999)
가끔 보여주는 음악에 비해 터무니없이 인지도가 낮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있는데 내가 처음 Rahsaan을 추천받았을때 느낌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지금에 와선 동료들과 각종 흑인음악 리스너들의 잦은 추천으로 그의 음악을 찾는 이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가 보여주는 음악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이 자리를 빌어 강력하게 추천해본다. 데뷔작인 [Rahsaan Patterson]을 시작으로 본작인 [Love In Stereo]를 거쳐 2004년[After Hours]에 이르기까지 그는 '작은 스티비'라고 불리울 만큼 Soul/Neo Soul이란 장르의 한계가 주는 좁은 스펙트럼을, 특유의 실험적인 부분과 높은 완성도가 돋보이는 프로듀싱으로 어느정도 극복하며 선구자적인 길을 제시했단 평을 받았다.
18. Ralph Tresvant - Ralph Tresvant (1990)
Ralph Tresvant는 80년대에 이어 90년대 중반의 재결합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룹 New Edition의 리드보컬로서 Ricky Bell, Michael Bivins, Ronnie DeVoe, Bobby Brown, Johnny Gill 등 이름만 들어도 노래가 떠오르는 쟁쟁한 이들과 함께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허나, New Edition이란 이름 그리고 동료들의 이름에 가려 크게 주목 받지 못한 것이 있으니 바로 목소리만으로 상대방에게 가감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이다. 위에 소개했던 Kevon Edmonds와 함께 알앤비계에서 가장 듣기 좋은 보이스를 가진 싱어 중 한사람인 그의 이 앨범의 사운드는 사실 New Edition이 보여주던 사운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Ralph Tresvant가 들려주는 목소리만큼은 더욱 더 빛이 난다. 레전드로 추앙받는 2번 트랙 <Sensitivity>만큼은 꼭 들어보길.
19. SWV - It's About Time (1992)
9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그룹의 양대산맥을 꼽자면 TLC 그리고 SWV 일것이다. R&B 씬에서 중창단이 판을 치기 전, 1990년 뉴욕에서 도원결의를 다진 그녀들은 다른 가수들의 백보컬활동을 하며 틈틈이 녹음한 데모테잎을 각 레코드사에 보내게 되었는데, 참 다행인 일은 Teddy Riley에게 발탁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의 도움으로 발매된 그녀들의 데뷔 앨범인 본작 [It's About Time]은 <I'm So Into You>, <Right Here>, <Weak>, <It's About Time> 등, 그녀들의 명곡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이야 Usher, Marieh Carey 등과 작업하며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이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 유명해진 Brian Alexander Morgan의 초기음악을 접하는 기회 역시 주어진다. 사시사철 언제 들어도 좋은, 특히 비오는 날 들으면 더욱더 좋을 [It's About Time] 놓치는 일 없길.
20. Tevin Campbell - I'M READY (1993)
Tevin Campbell, 이 얼마나 아련한 이름인가. 데뷔와 함께 Stevie + Michael 이라는 전대미문의 수식어와 함께 주목을 받았던 그는, 흑인음악의 거장 Quincy Jones 그리고 또 한 명의 천재 뮤지션 Prince의 비호를 받았던 그는 14살이라는 나이에 경이롭기만한 가창력과 오직 그만이 표현가능했던 절제된 리듬감을 보여주었지만 어린나이에 너무 많은 재능을 가졌던 탓인지, 아니면 주위에 무거운 기대감에 짓눌려버린 탓인지, 아쉽게도 모두가 기대하던 Stevie + Michael의 신화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90년대를 통틀어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에 버금갈 만한 가장 위대한 명반을 탄생시켰으니, 바로 그의 통산 두번째 앨범인 [I'M READY] 되시겠다. Quincy Jones와 Prince는 물론이거니와 여기에서도 빠지지 않는 Babyface는 <Can We Talk>, <I'm Ready>, <Always In My Heart> 등 최고의 선물을 Tevin에게 안겨주게 되는데 그에 화답하기라도 하듯이 Tevin Campbell 인생에서 가장 유려한 노래를 들려준다. 비록 후에 나온 그의 앨범과 노래들은 수작임에도 외면받아 그의 짧았던 전성기를 마무리하게 되었지만 그가 남긴 음악은 여전히 우리의 감성을 충족시켜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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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알앤비가 끝났네요. 부족한 부분도 많고 빠뜨린 앨범도 많았는데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직 알앤비 입문 가이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알앤비와 친해지는 그날까지!! 이 시리즈를 언제 다시 진행하게 될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기획물 'R&B Talk'가 연재될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글 | 웡쓰




이 시리즈 제 친구가 정말 좋아합니다ㅋㅋ학교에서 보여줬더니 연달아 시리즈 다 읽어버리더라구요. 잘 읽었어요
웡쓰님 돌아오셨군요. 항상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리즈 저도 몇번씩 반복해서 보고 있어요. 하나 씩 앨범 들어보구요. 이번에도 좋은 앨범이 많군요. 오늘은 SWV 들어봐야겠습니다. 저번주는 After7에 빠져있었죠. 소개해주신앨범하고 베스트 앨범듣는데 정말 좋더군요.
이번에는 모음곡도 올려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90년대 청소년시기를 보내서인지 마음이 참 차분해지고 좋습니다. 힙합 소개가 많은데 웡쓰님 덕에 알앤비도 접할수 있어서 더 풍성한 힙합엘이가 되어가내요.
모르는 아티스트가 더 많지만 그래서 더 좋은 거 같아요
안 그래도 요즘 알앤비 음악에 좀 지쳤다고 해야할까?
그런 와중에 이런 글이!!!
감사합니다 모음집도 잘 들을게요
허허 대박이네요
글 잘보고 갑니다~ 20여년을 흑인음악을 들어온 제가
못들어본 앨범이 좀 있네요;;;
이번에 꼭 들어봐야겠네요 ㅎ
SWV는 요즘에도 자주 듣고 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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