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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Snoop Dogg 디스코그래피 훑어보기 (Part 1)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1.04.03 20:2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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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디스코그래피 훑어보기 (Part 1)

 

 

Snoop Dogg, [Doggumentary] 이전 이야기들

 

Snoop Dogg(이하 Snoop)의 [Doggumentary]가 발매되었습니다. 아직 국내에는 정식 발매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금 글이 사이트에 올라온 시점에는 이미 발매가 이뤄졌을 지도 모르겠군요.)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MP3를 통해 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돌이켜보니 Snoop의 데뷔 앨범 [Doggystyle]이 발표된지 19년이 지났더군요. Dr.Dre와 함께 등장한 걸 데뷔 시점으로 하면 20년이되는 시간입니다. 그동안 Snoop은 자신의 정규 솔로 앨범을 10장, Doggy Style Reocrds를 통해 다양한 앨범을 제작하여 30장 가까이 선보였습니다. 그러니까 총 40장이 Snoop의 이름이나 기획을 통해 발표된 셈이죠.

 

이렇게 수많은 앨범을 발표한 Snoop인데요. 그간 Snoop과 관련한 한국판(?) 기사나 칼럼을 보면 [Doggystyle]이나 그가 참여했던 Dr.Dre의 [The Chronic]이 전부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Snoop은 G-Funk 음악이 미국을 점령하던 한 때의 유행스타였단 얘기에서 맥이 끊겨 버렸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Snoop의 인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전하지만, Snoop에 대한 정리는 90년대 G-Funk Era에 한정된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많이 부족하지만 그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정리 하는, 그런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어떤 히스토리적인 것들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글을 쓰진 않았습니다. 사실을 기반으로 감상이 곁들여진 'Snoop의 디스코그래피(discography) 훑어보기'라는 형태를 취했는데요. 90년대 초반으로 한정된 Snoop을 가벼운 마음으로 더 멀리 길게 바라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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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Discography]

 '*'표는 콜라보 앨범 또는 프로젝트 앨범이며 그외 목록은 정규 앨범입니다.

 

(Part 1)
Doggystyle (1993)
Tha Doggfather (1996)
Da Game Is to Be Sold, Not to Be Told (1998)
No Limit Top Dogg (1999)
Snoop Dogg presents [Tha Eastsidaz] (2000) *
Tha Last Meal (2000)
Snoop Dogg presents Tha Eastsidaz [Duces 'N Trayz:The Old Fashioned Way] (2002) *
Doggy's Angels [Pleezbalevit] (2000) *
Bad Azz [Personal Business] (2001) *
Various Artists [Bones O.S.T.] (2001) *
Snoop Dogg presents [Welcome To Tha House, Vol.1] (2002) *

 

(Part 2)
Paid tha Cost to Be da Boss (2002)
R&G (Rhythm & Gangsta): The Masterpiece (2004)
Tha Blue Carpet Treatment (2006)
Ego Trippin' (2008)
Malice n Wonderland (2009)
Doggumentary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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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y Dogg [Doggystyle] (1993)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까요? [Doggy Style]은 힙합 클래식으로 손꼽히는 앨범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평단과 대중들을 감동시키며 무려 800만장 이상이나 팔아 헤치운 괴물같은 앨범이거든요. 이런 Snoop의 성공적인 데뷔는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미 Dr.Dre의 [The Chronic] (1992) 히트 곡인 <Fuck Wit Dre Day>와 <Nuthin But A G Thang>에 참여하며 앨범의 주인공이었던 Dr.Dre보다 더 주목받았으니 말입니다.

 

앨범은 <Who Am I>를 첫 리드싱글로 내밀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이후 <Gin And Juice>와 <Doggy Dogg World>가 차례로 미국 일대 라디오 방송을 뜨겁게 달궈놓았습니다. 싱글은 아니었지만 <Lodi Dodi>나 <Aint No Fun>도 큰 사랑을 받은 넘버들이죠. 후에는 <Murder Was The Case>가 동명 세미-갱스터 영화로 제작되면서 리믹스버젼으로 등장하여 또 다른 히트를 기록하죠. (Dr.Dre는 <Murder Was The Case>를 제목 그대로 사용하여 사운드 트랙을 제작 발표하였으며 리믹스 버젼은 사운드 트랙에 수록되었습니다.)

 

Dr.Dre의 [The Chronic]과 Snoop의 [Doggy Style]을 거치면서 웨스트코스트 힙합이 미국 팝 음반 시장의 주류로 급성장하게 되었으며, Dr.Dre가 주창한 G-Funk(*George Clinton이 창안한 P-Funk의 음악을 기반으로 Gangsta Rap을 가미시켰다고 하여 G-Funk라 불렸음)는 인기있는 대중 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90년대 초, 중반에는 이와 흡사한 웨스트코스트 힙합 뮤지션들이 다수 등장하기도 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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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y Dogg [Tha Doggfather] (1996)

 

비운의 앨범이라 불리는 Snoop의 두 번째 앨범입니다. 조력자 Dr.Dre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았다는 점이 이 앨범을 '불운'으로 몰아넣은 듯합니다. DJ Pooh와 Dat Nigga Daz, Soopafly 등의 동료 뮤지션들이 Dr.Dre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데뷔작의 그 느낌을 다시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때문에 평단과 대중들은 그의 두 번째 결과물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배경설명을 하자면, 1990년 한창 갱스터랩그룹 N.W.A.로 활발하게 활동하였던 Dr.Dre는 Blood 갱단 중에 악성에 속했던 Suge Knigh(이하 Suge)t과 손을 잡고 Deathrow Records를 창설하였습니다. 이후 레이블은 바로 Snoop을 비롯한 Daz, Kurupt 등의 LBC(Long Beach City) 뮤지션들과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어마어마한 보석금을 지불하고 폭행죄로 감옥에 갇혀 있던 2Pac을 출소시킨 후 계약을 체결하였죠. 후에는 MC Hammer 까지도 계약을 했지만 앨범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Deathrow의 사업이 확장될수록 Dr.Dre는 비즈니스적인 부분에서 악랄하기 그지 없던 Suge의 태도에 지쳐만 갔죠. 그는 끝내 Suge와의 결별을 선언하게 되고 레이블 Aftermath를 설립하면서 자연스레 Snoop과의 음악적 교류도 끊어지게 됐습니다.

 

Dr.Dre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Tha Doggfather]가 수준 미달의 앨범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Arkim과 Flair가 프로듀싱하고 Kurupt과 LBC Crew(Lil C-Style, Bad Azz)가 참여한 <Gold Rush>라든지, <Ain't No Fun>을 연상케하는 구성이 인상적인<Groupie> (Daz 프로듀싱, Nate Dogg, Kurupt, Daz, Warren G 참여), Bad Azz와 Kurupt이 고스트라이팅한 <2001>, 앨범의 첫 리드싱글이었던 <Snoop's Upside Ya Head>등은 앨범 내에서 꼽을 만한 넘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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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Da Game Is To Be Sold, Not To Be Told] (1998)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리듬을 타야 할지 난감한 앨범입니다. 발매 당시 "Snoop은 이제 끝났다.(Snoop is done now.)"라는 멘트까지 나올 정도로 최악의 평가를 받은 바 있죠. 필자 본인도 이 앨범을 구입한 뒤 거의 듣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인내를 필요로하는 앨범이었다고 회상해보죠.

 

어쨋든 Snoop 개인에겐 상당히 고무적인 혹은 역사적인 앨범일 것입니다. 이름을 Snoop Doggy Dogg에서 Snoop Dogg으로 바꾼 뒤 발매한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Snoop Dogg이라는 이름이 쓰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앨범이 아닐까 유추해보는데요. 이름을 바꾼 이유는 알고보면 간단합니다. 그가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던 Deathrow Records에서 Snoop Doggy Dogg에 대한 상업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Dr.Dre에 이어 Snoop 역시 Suge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Suge는 자신의 구역(?)을 벗어난 이들에게는 어떤 형태로든 보복을 하는 지독함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Snoop은 Suge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레이블로 Master P가 대표로 있는 No Limit Records를 선택하였고, 끝내는 자신의 이름을 바꾼 뒤 음악활동을 이어간 것입니다.

 

당시 No Limit Records는 하루가 멀다할 정도로 끊임없이 앨범을 내놓는 레이블이었습니다. 조악한 컴퓨터 그래픽이 담긴 표지와 아무런 고민 없이 찍어내는 족족 앨범에 수록한 듯한 비트(*당시 No Limit의 메인 프로듀싱팀은 Beatz By Pound였음.) 그리고 같은 Bay Area 지역에 살면 랩 좀 시키고 앨범을 내주는 듯한, 엉성하고 장난스런 랩이 그들을 대표하는 상징입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발표하는 앨범마다 최소 골드(50만장)에서 밀리언(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였죠. 나중에 현지인을 통해 알게된 것인데, 당시 미국인들은 No Limit의 장난스런 분위기에 중독되어 있었다합니다.

 

그들의 그런 장난스런 분위기가 Snoop과 만나게 되면서 앨범은 상당히 중구난방의 모습을 띠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두 번째 앨범으로 위기를 맞아야 했던 Snoop은 이 앨범으로 막장에 몰리게 됩니다. No Limit에 열광했던 이들조차 [Doggysyle]의 Snoop이 No Limit Soldier들과 어울리는 게 못마땅했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앨범에서 G-Funk의 흔적을 찾아보자면 DJ Pooh가 프로듀싱한 <Show Me Love>와 Meach Wells가 프로듀싱한 <Still A G Thang>을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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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No Limit Top Dogg] (1999)

 

데뷔작 이후 속앓이를 해왔던 Snoop에게 '재기'라는 큰 기회를 준 앨범입니다. Dr.Dre와 작업한 결과물들이 수록되는 것은 물론, G-Funk 냄새가 물씬 풍기는 비트들이 다수 포진되면서 평단과 대중들을 유혹했습니다. 물론 No Limit 소속이기 때문에 전속 프로듀싱팀인 Beatz By Pound를 거부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참여를 최소화(단 2곡 수록)시켰습니다.

 

Master P는 앨범 제작에 있어서 Snoop의 네임밸류를 어느정도 인식했던 모양입니다. 그에게 제작권에 대한 대부분을 양보했으니 말입니다. Dr.Dre를 비롯하여 DJ Quik, Meech Wells, Jelly Rolls, Bud'Da, Ant Banks, Raphael Saadiq 등 웨스트코스트 스타 프로듀서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Master P가 Snoop에게 기회를 주었으니 (훗날 Snoop 인터뷰에서도 나오는 얘기입니다.)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No Limit Top Dogg]을 통해 Snoop은 클래식으로 꼽히는 싱글을 발표하였습니다. Xzibit이 참여한 <Bitch Please>가 그 트랙입니다. 과거 G-Funk 스타일에서 완전히 탈바꿈한 Dr.Dre가 직접 손을 본 트랙으로, 그의 신-프로듀싱 기법이 청자들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는데요. 단조로울 법한 모노톤의 샘플을 가지고 웅장한 느낌으로 연출하는 믹싱 기법은 당시 힙합 트렌드를 뒤흔들 정도였죠. 곡을 통해 Xzibit은 Dr.Dre와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맺게 되어 훗날 히트 곡 <X>를 발표하기도 했답니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My Heat Goes Boom>과 <Snoopafella>, Dr.Dre와 함께 랩을 한 <Just Dippin'>을 베스트 넘버로 꼽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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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presents [Tha Eastsidaz] (2000)

 

No Limit의 수장이었던 Master P는 뮤지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이었다 합니다. Snoop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하는데요. 특히 비즈니스적인 부분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알려주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며 Snoop이 극찬했던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기회 중 하나가 바로 그룹 Eastsidaz입니다. Tray Dee와 Goldie Loc 그리고 Snoop이 뭉친 3인조 프로젝트 그룹으로, 이들의 앨범은 No Limit이 아닌 Snoop이 설립한 레이블 Dogg House(후에는 Doggy Style로 이름이 바뀜)에서 발매하게 됩니다. 그동안 Snoop이 얼마나 G-Funk 음악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지를 잘 알려줄 정도로, 앨범은 웨스트코스트 G-Funk에 정통한 음악으로 가득한데요. 특히 Snoop은 새로운 G-Funk 프로듀서 동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가 바로 Battlecat이죠.

 

Battlecat은 Snoop을 만나기 전부터 꽤나 유명했던 프로듀서였습니다. 1993년, Long Beach City 출신 무명래퍼 Domino의 <Getto Jam>을 프로듀싱하여 곡을 빌보드 싱글차트 7위까지 올려놨으며, 이외에도 Quo의 <Quo Funk(Remix Version)>, Kam의 <In Traffic>, Poppa LQ의 <Neighborhoodsta Funk>, Yo Yo의 <Yo Yo Funk> 등을 프로듀싱하여 힙합 음악 신(scene), 특히 웨스트코스트 힙합 등지에서는 상당히 존경받는 인기인이었죠. (Battlecat에 대한 얘기는 추후 특집 칼럼으로 다룰 것을 약속드리며) 차치하고 이렇듯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거대 웨스트코스트 프로듀서가 거대 웨스트코스트 래퍼와 만나게 되었으니 Eastsidaz는 그 자체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Battlecat이 프로듀싱한, Eastsidaz의 첫 싱글 <G'd Up>은 발표되자마자 G-Funk 마니아들과 평단을 뒤흔들었습니다. 물론 당시의 팝 음악 시장이 DMX나 Ja Rule과 같이 걸걸한 샤우팅 랩으로 편중되었기에, 미국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Snoop은 이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웨스트코스트 힙합이 건재함을 만천하에 알렸습니다. 또한 Rappin 4-Tay, Jay Felony, Sylk E Fine, Kam, Suga Free 등 90년대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이들을 규합하며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리드하는 1인으로서의 사명감도 보였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과거 Snoop의 정규작에 실망하고 그를 떠났던(?) 팬들이 속속들이 Snoop의 팬으로 재편성되는 진풍경도 연출되었습니다.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논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본 작에는 <Now We Lay'em Down>, <Another Day>, <Got Beef>, <Big Bang Theory>, <Take It Back to 85'>, <LBC Thang>과 같은 G-Funk 명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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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Tha Last Meal] (2000)

 

개인적인 얘기 좀 잠깐 해보죠. 사실 전 이 앨범이 발표되었을 때, 상당히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No Limit Records에서의 마지막 앨범이었기 때문이죠. No Limit과의 계약이 해지되면 분명 Snoop은 Eastsidaz의 앨범처럼 한껏 고조된 G-Funk 환경을 만들 것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앨범 제목도 그러한 의미에서 [Tha Last Meal]이라 지은 듯한데, 커버 표지는 분명 아이러니 합니다. 감옥에 갇힌 Snoop이 마지막 식사를 하고 있으니까요. No Limit이 그에겐 감옥이었을까요? (상상에 맡겨보죠.)

 

앞선 G-Funk 사운드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Tha Last Meal]은 폭넓은 사운드를 만지작 거립니다. '만지작'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Snoop이 본격적으로 폭넓은 사운드에 덤벼들기보다는, 다소 소심하게 다른 사운드로 접근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본작에서부터 틴-에이저를 아우르며 동시에 어덜트컨템퍼러리에 근접할 만한 수준의 곡들을 수록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G-Funk에 환호하는 Long Beach 주민들보다는 보다 더 폭넓은 인구를 공략하는 게 시장 점유에서 유리하다는 걸 깨달았던

일까요?

 

그렇다고! 계속해서 강조하건데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지 Snoop의 G-Funk에 대한 의리는 여전합니다. <Issues>라든지 <I Can't Swim>, <Losin' Control>, <Y'all Gone Miss Me>와 같은 트랙들은 예쁘게 잘 다듬어진 젤리같습니다. Snoop의 랩 톤과 만났을 때 가장 맛나는 순간이 포착된 듯한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입니다.

 

G-Funk 사운드를 제외하면, 의외였던 Timbaland 프로듀싱의 <Snoop Dogg(What's My Name Pt.2)>은 우려와는 달리 은근한 중독성의 hook을 기반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Dr.Dre의 변화된 사운드가 더욱 박진감을 더하는 <Henesey N Buddah>, <Lay Low>도 엄지를 치켜세우는 데 이견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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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presents Tha Eastsidaz [Duces 'N Trayz:The Old Fashioned Way] (2001)

 

이 앨범의 서문을 여는 사운드는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효과음의 도입부를 제치고 강하게 내리치는 스네어와 베이스는 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습니다. 바로 앨범의 첫 싱글 커트 곡이었던 <I Luv It>입니다. 이 곡은 Battlecat이 프로듀싱한 트랙으로, 그의 디스코그라피 가운데 베스트로 넣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기억에 의하면, 앨범을 구입하기에 앞서 <I Luv It>의 뮤직비디오를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그 감동은 우리가 언어라 부르는 그 어떤 표현으로도 잘 형상화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Tha Eastsidaz의 두 번째 움직임은 출발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띱니다. 첫 앨범이 웨스트코스트 스트리트 홈보이(homeboy)들을 규합하고 90년대 G-Funk 왕국을 재건하는 '상징적인 작품'이었다면, 이 앨범은 21세기 형 G-Funk 사운드와 함께 보다 다양한 이들과 사운드를 도입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란 것입니다. 프로듀서 크레딧에 베이에리어의 Rick Rock부터 동부 언더그라운드 출신 Hi-Tek, DMX의 샤우팅에 어울리는 Swizz Beatz, 어두운 프리모라 불리는 The Alchemist 이름을 올려놓는가 하면, 아예 대놓고 서로 헐뜯던 Mobb Deep과의 <Connected>를 수록하는 과감함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참여에 무조건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의외로 소화를 잘 해내는 곡들(Hi-Tek의 비트들이 대부분)이 있는가 하면, 제법 선전했지만 그래도 장난스럽고 가벼운 느낌(Swizz Beatz)을 전하거나 축 처지는 감성(Mobb Deep, The Alchemist)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앨범은 <I Luv It>이라는 신들린 G-Funk 사운드가 수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웨스트코스트 마니아들 사이에서 찬반이 유독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앨범을 제작하면서 Snoop은 Hi-Tek의 프로듀싱이 맘에 들었는지 그를 자주 기용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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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y's Angels [Pleezbalevit] (2000)
Bad Azz [Personal Business] (2001)
Various Artists [Bones O.S.T.] (2001)
Snoop Dogg presents [Welcome To Tha House, Vol.1] (2002)

 

Snoop은 자신의 레이블 Doggy Style Records를 통해 프로젝트 그룹 Eastsidaz의 앨범 두 장을 발표하여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여기에 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과 프로젝트 형태의 앨범을 발표했죠. 2000년에는 3인조 여성그룹 Doggy's Angels의 [Pleezbalevit]을 발표하였으며, 이듬해 자신의 고스트라이터로 간간이 도움을 주었던 Bad Azz의 두 번째 정규 [Personal Business]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Snoop이 직접 주연을 맡고 출연한 영화 Bones의 사운드 트랙과 Doggy Style 소속 아티스트들이 총 출동한 컴필 앨범도 제작하였습니다. 크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진 못했어도 다양한 레이블 앨범을 발표하면서 Snoop은 제작자로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하게 됩니다.

 

여러 앨범들 가운데 프로젝트 형태의 앨범만 간략히 소개하죠. Bones 사운드트랙은 허술하고 엉성한 스토리와는 반대로 잘 짜여진 각본의 앨범입니다. 음산한 분위기라든지 혹은 올드한 사운드가 간간이 간드러지는데요. 간혹 컬트 영화를 한편 보는 듯한 느낌의 <Legend of Jimmy Bones>라든지 <Dogg Named Snoop>을 꼽을만 합니다. Snoop을 필두로 Cypress Hill, Domingo, RBX, MC Ren, Eastsdaz, Kurupt, Roscoe, Fredwreck, Battlecat, Kokane, D12, Soopafly, Warren G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여했습니다.

 

[Welcome To Tha House, Vol.1]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컴필 앨범입니다. 그것도 Snoop과 계약한 아티스트들이 주를 이루고 있죠. 그들이 Soopafly, Kokane, Latoya Williams, E-White 인데요. <Dogg House America>라든지 <Hey You>와 같은 곡들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 편균 수준의 준수한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Alchemist, DJ Premier, DJ Scratch, Nottz, EZ Elpee와 같은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참여하여 이채로운 사운드를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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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Paid Tha Cost To Be Da Bo$$] (2002)

 

앨범 타이틀이 곧 이 앨범의 모든 걸 말해줍니다. '보스가 되기 위해서 많은 걸 치렀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죠? Deathrow Records와 No Limit Records를 거쳐 본인이 직접 설립한 Doggy Style Records에서, 그것도 수장으로서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것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당시 많은 이들의 이목이 Snoop의 신작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Snoop 앨범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Priority/ Capitol은 '보스가 되기 위해 많은 걸 치른 Snoop'을 부각시키며 사전 광고에 열을 올렸습니다. TV와 라디오에서는 Snoop의 리드 싱글을 내세우며 그의 컴백을 알렸죠. 그런데 더욱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그 리드 싱글의 프로듀서였습니다. 당시 가장 높은 주가를 올리며 MVP 프로듀서 계열에 올라서고 있던 프로듀싱 팀 Neptunes가 Snoop의 <From Tha Chuuuch To Da Palace>을 손 댄 겁니다.

 

이 때문에 Snoop의 앨범은 발매되기 전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Eastsidaz의 매력에 한껏 빠져있던 G-Funk 팬들은 Snoop과 Neptunes의 만남을 배신이라 치부하는가 하면, 일부 음악 팬들 역시 Snoop의 랩이 과연 Neptunes와 어울리는가에 대해 의문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싱글이었던 <Beautiful>에서 Snoop과 Neptunes는 멋진 팀웍-화음을 들려주며 일련의 목소리를 단번에 잠재웠습니다. 대중적으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죠.

 

이후 앨범에서도 Snoop은 Neptunes와의 콜라보를 자주 보여주는데, 대중적인 인기를 위한 노림수였을 수도 있지만 Snoop 본인 역시 그들의 음악을 통해 또다른 자신의 음악적 모양새를 구축합니다. 이전에는 보기 힘들던 '부드럽고 자상한 쿨 funk 가이'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연륜이 쌓이면 철학이 바뀐다던데 Snoop도 그랬던 것일까요?

 

[Paid Tha Cost To Be Da Bo$$]는 Battlecat, Fredwreck, Meech Wells, LT Hutton과 같은 이들이 프로듀서로 나서며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연을 이어갑니다. Snoop 역시 그들의 트랙에선 '여전한 웨스트코스트 갱스터'를 자칭하죠. 하지만 <Ballin>외 몇몇 곡들을 제외하면 앨범 전면에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대신 Neptunes를 필두로 DJ Premier라든지 Just Blaze, Hi-Tek과 같은 서부진영 바깥 프로듀서들의 참여가 사람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렸죠. 

 

Snoop에게 있어서 [Paid Tha Cost To Be Da Bo$$]은 상당히 기념비적인 앨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자신의 회사에서 직접 자신을 위해 투자한 처녀작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음악적 접근으로의 고민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너무 고민이 많아서 탈이었을 수도 있지만 말이죠. 그만큼 보스가 되기 위해선 많은 걸 치러야 하나 봅니다.

 

 

 

글| 김현준 (vallah@naver.com)

 

 

신고
댓글 12
  • 4.3 20:45

    앨범은 많지만 좋은 앨범이 많지않은.. 안타깝게도

  • 4.3 22:11

    잘 봤습니다. 멋진 형님 ㅋㅋ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다는것만으로도...

  • 4.3 22:18
    좋은 글 감사합니다:)
  • 4.3 22:20

    단순히 많은 앨범 중 좋은 앨범이 몇개고 나쁜 앨범이 몇개고를 떠나서 작업물에서 보여준 변화나 서부를 위한 노력들까지 살아있는 분들 중 가장 리스펙 받아야하는 MC 중 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앨범은 아니지만 2010년에 나왔던 We Da West 믹스테잎도 Twinz까지 참여하는 등 Snoop Dogg 성님의 고향 사랑이나 동료 사랑도 느낄 수 있고 좋으니까 팬이라면 쳌잇해보세요.

  • 4.3 22:21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국내에서 Snoop Dogg을 논할땐 항상 데쓰로우 'g-funk 에라' 에만 한정되있는 시선이 항상 아쉬웠었는데 이렇게 스눕의 디스코그라피에 대한 제대로된 칼럼은 최초가 아닌가 싶네요^^; 저 개인적으론 DJ Pooh나 DAZ 프로듀싱의 진수가 담겨져있다고 생각하는 2집이나 No Limit 사운드를로 무장된 3집또한 좋아하지만 당시 스눕과 안 어울렸던건 사실이었죠. 98년엔가 AMA 어워드에서 MASTER P와 노리밋 솔져들이 "Make'em Sat Ugh~"공연을 했는데 어울리지 못하고 왠지 왕따같이 보였던 스눕의 모습에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도 "아~ 스눕형 불쌍해보인다"라고 느껴질 정도였답니다 ㅋㅋ

     

    그래도 슉 나잇때문에 노리밋을 택했건 대세을 따르기위해 팀보, 넵튠등과 조우를 했건 이런 스눕의 '영민함'이 없었더라면 그도 반짝 인기 얻었다가 사라진 그저그런 웨스트 코스트 래퍼중에 하나로 뭍혔겠죠.. 어쨌거나 도기스타일 이후- 뭐랄까 1집만큼의 "Classical"한 앨범은 역시 보여주지 못한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암튼 결론은 스눕승

  • 4.3 23:15

    스눕독 존재 자체로는 전설로 불러야 마땅하지만 앨범을 놓고보면 도기스타일 이후의 확실한 강펀치 한방이 없어서 아쉬운... 


    하지만 갱스터러브는 아무리 생각해도 최근몇년간 싱글중 가장 좋았던 곡ㅋ

  • 4.3 23:37

    정말 성실하고... 일정수준 이상의 퀄리티에... 와... 

  • 4.4 00:21

    전 스눕 앨범이 도기스타일 이후로 별로거나 그저 그렇다는 평에 이해가 안가던데 최근작만 봐도 Tha Blue Carpet Treatment는 스눕의 커리어에 남을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 나온 Ego Trippin'도 좋았고 물론 그 다음에 나온 Malice n Wonderland는..

  • 4.4 15:51

    도기 스타일 빼곤 좋아라하는 앨범이 없음......

  • 4.4 23:01

    그래도 No Doubt...

  • 4.6 19:31

    으와ㅏ 수고하셨어요 이런 글 너무 좋아여

    스눕이 유명하고 열심히 활동했지만 또 그만큼

    들여다보기??가 애매한...작품이 너무 많음.

    그런 의미에서 이런 정리 정말 감사드립니다!

    파트2기대되네요!

  • 정리된 글 잘 읽었습니다
    옛날 생각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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