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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주: 피제이, 타이거 JK 등

Melo2015.06.22 11:56추천수 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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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6월 3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6월 3주차다.





피제이 - [WALKIN’ Vol.1]


오늘 나온 곡이 내일 사라지고, 앨범 단위 결과물보다는 싱글 단위의 결과물이 더 많이 나온다. 언제부턴가 음악은 향유한다거나 감상한다는 표현보다는 소비한다는 표현에 더 어울리는 물건처럼 바뀌었다. 문제의 원인을 무엇이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흐름이 과거와 다르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피제이(Peejay)의 행보는 꽤 흥미롭다. 모두가 짧고 간결하며 자극적인 음악으로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상황에서 그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찬찬히 음미해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연거푸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WALKIN’ Vol.1]은 그러한 피제이의 방법론이 거둔 결실이다. 그는 특정 악기를 과장하지도, 의도적으로 화려한 분위기를 구축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대신 차분히 선율을 쌓아 올리며 다양한 곡과 분위기 속에서 균형을 잡는 데 집중한다. 랩과 보컬 또한 의도적으로 돋보이게 하지 않고 각 곡의 분위기를 더욱 깊이 있게 가꾸는 용도 정도로만 사용한다. 진보(Jinbo), 빈지노(Beenzino), 초이스 37(Choice 37), G2, 키스 에이프(Keith Ape)라는 개성 강한 아티스트가 한 앨범에서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따로 있지 않다. 그래서 “I Get Lifted”, “미끄러지듯이”, “OUT OF MY MIND” 등의 수록곡들은 하나하나 떼어놓고 들어도 매력적이지만, 피제이가 가꾼 흐름 속에서 감상할 때 더 밝게 빛난다. 트렌드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음악을 구축하는 피제이. 그의 모습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 Pepnorth







타이거 JK (Feat. 윤미래) - “반가워요”


타이거 JK는 지난 1995년 데뷔했다. 20년 전이다. 이후 그는 드렁큰타이거(Drunken Tiger)라는 이름으로, MFBTY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무브먼트(Movement)라는 크루의 이름으로 우리의 귀를 풍족하게 채워줬다. 그 긴 시간 그가 음악에 몰두할 수 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타이거 JK는 그 공로를 팬클럽 타이거 밤(Tiger Balm)에게 돌린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 손수 써준 편지가 그의 음악을 더욱 윤택하게 가꿔줬기 때문이다. “반가워요”는 타이거 JK가 정말 오랜만에 팬들에게 보내는, 음악으로 쓴 답장이다. 그래서 조금은 철 지나고 낡은 프로덕션을 갖추고 있어도 전혀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윤미래의 정성 어린 보컬, 타이거 JK 특유의 휘청이는 랩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면서 그 옛날 드렁큰타이거의 향수를 자극한다.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 이토록 값진 선물이 또 있을까? 그래서 타이거 JK가 반갑다고 하는 만큼, 나도 괜히 반갑다. -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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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재즈 & 후디 - “Blue Horizon”


여성 싱어송라이터 후디(Hoody)는 지난해 8월 발표했던 싱글, “Baby Oh Baby”에 콕재즈(CokeJazz)와 이다흰이 리믹스한 곡을 수록한 바 있다. 당시 리믹스 트랙은 원곡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좋은 반응을 끌어냈었다. 이에 힘입어 이번에는 콕재즈와 후디가 그룹을 결성하고, 프로젝트 싱글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Blue Horizon”은 콕재즈가 프로듀싱하고, 후디가 노랫말을 더해 완성한 곡이다. 곡의 프로덕션은 신디사이저가 몽롱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타와 드럼이 이에 더해지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후디는 이러한 분위기의 프로덕션과 긍정적인 하모니를 이루며 활약한다. 그녀가 본래 몽환적인 보이스를 강점으로 가졌고, 이를 잘 활용하는 보컬리스트라는 이유가 크다. 그녀는 환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사랑하는 이를 외롭게 기다리는 한 여인의 모습을 노래한다. 가사, 프로덕션, 보컬 색의 분위기에서 접점이 느껴진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앞서 언급한 요소 간의 통일성이 좋은 감상 지점을 만들어냈다. - HRBL







주영 - “91”


주영이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무료 공개한 곡이다. 로꼬(Loco)의 “높아”에 편곡자로 참여하기도 한 떨스데이(THRXDAY)와 그가 속한 밴드, 오디오찹스(Audiochops)의 일원인 ZMLV가 맡은 프로덕션은 신디사이저와 드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프로덕션은 매끄러운 흐름, 훌륭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주영은 이러한 프로덕션 위에서 깔끔하게 보컬을 이어나간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무던한 보컬과 좋은 프로덕션이 만났지만, 괜찮은 곡 이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주영의 보컬 구성이 특징적이지 못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는 곡의 흐름을 비롯해 일정 구간에서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 크러쉬(Crush)의 “Like The Sun”과 비교하면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크러쉬는 분위기의 고저를 두드러지게끔 일부 구간에서는 노래하지 않고, 타격감 넘치는 구간에서는 폭발적인 가성을 활용하여 맛을 더한다. 이에 비해 주영은 부드러운 보컬, 깔끔한 보컬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후반부에서 보이스 샘플을 다채롭게 활용하고, 박자를 잘게 쪼개면서 밋밋한 보컬을 커버한 점은 훌륭하지만, 이것이 전부다. 다소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긍정적인 변화로 느껴졌기에 이번 곡보다는 다음 결과물을 기대하게 된다.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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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따 - "스타렉스 (Starex)"


듣자 마자 대번에 떠오르는 아티스트는 역시 OVO 사운드(OVO Sound)의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다. 염따의 "스타렉스 (Starex)"에는 파티넥스트도어가 평소 자신의 작품으로 선보여왔던 느린 템포의 몽환적인 프로덕션, 디스토션된 채로 특유의 인토네이션을 뽐내는 보컬이 잘 담겨 있다. 또한, 염따는 단순히 소리적으로만 파티넥스트도어와의 흡사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직업여성'이라는 주제 의식에서도 파티넥스트도어와 흡사한 궤를 달린다. 물론, 두 아티스트가 직업여성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다루기 어려운 주제를 적합한 프로덕션 위에서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집단을 미화하거나 그들의 실상을 극화해서 컨셔스하게 접근하지 않고 집단을 대변할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인 스타렉스를 통해 보이는 그대로 표현해냈기에 그렇다. 비록 누군가의 것을 거의 그대로 따라 했지만, 단순 카피캣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현지화' 측면에서 충분히 흥미로운 곡이다. - Melo







G2 X 데비 X 리릭스 - “Boom BAP”


제목에서 드러내듯 곡의 컨셉은 명확하다. “Boom BAP”은 올드스쿨 작법인 붐뱁 사운드와 이를 밥 먹듯 소화하겠다는 중의적인 표현을 기반으로 전개된다. 참여진은 준수한 앙상블을 선보인다. 세 명의 래퍼는 한 주제 위에서 능률적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각자 자신이 이 비트를 가장 잘 요리하는 주인이라 밝히며, 자신감을 표출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리릭스(Lyricks)의 영어 랩이 다소 동떨어지게 느껴지지만, 전체적인 안정감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 둔탁한 드럼 루프 위로 어우러지는 세 명의 목소리는 꽤 동질감 있게 묻어난다. 그중에서도 G2는 단연 돋보인다. 샤우팅과 앙칼진 목소리를 내세운 동물적인 감각은 강렬한 초반부를 이끈다. 플로우 디자인 역시 투박했던 기존 공개곡에 비해 한층 세련돼졌다. 상대적으로 단정된 형태를 선보이는 데비(Debi)와 리릭스에 비해 G2는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본능적인 랩을 선보인다. 붐뱁에 대한 소구가 증가하고 있는 최근, 그 트렌드를 영민하게 잘 활용한 세 래퍼의 조화가 돋보이는 기분 좋은 싱글이다.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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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씨 에이코 & 배드 조이스카웃 - “Wake Up”


“Wake Up”은 라씨 에이코(Roci Eycko)와 배드 조이스카웃(Bad Joyscoutt)이 협업해 탄생한 곡으로 정식 발매 전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되었다. 라씨 에이코가 맡은 프로덕션은 간결하면서도 어두운 멜로디, 몽환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이런 면에서 곡 프로듀서 라씨 에이코는 마지드 조던(Majid Jordan)과 닮았다. 하지만 그는 이에 머물지 않고 독특한 샘플 활용 방식 등 개성으로 여겨질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설치한다. 그렇기에 그의 활약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랩적인 측면에서는 배드 조이스카웃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각자 한 벌스씩 맡은 배드 조이스카웃의 두 멤버와는 달리 라씨 에이코가 훅만 담당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이보다는 시마호이(Simahoy), 제리코(Jericho)가 훌륭하게 자신의 소리를 낸 것이 더 크다. 먼저 랩을 한 시마호이는 발음은 아쉽지만 매끈한 플로우로 빛을 낸다. 뒤를 이은 제리코는 독특한 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불안정한 청춘의 삶을 그려낸다. 곡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각 구성원 간의 적절한 파트 분배가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 HRBL



글│Pepnorth, HRBL, Melo,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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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힙합이란?Best베스트
    3 6.22 12:26
    반가워요는 진짜 좋은듯.. 감정이 잘 살아있음
  • 3 6.22 12:26
    반가워요는 진짜 좋은듯.. 감정이 잘 살아있음
  • 6.22 13:37
    타이어 제이케이...진짜 오랜만이다
  • 6.22 14:05
    반가워요 진짜 좋아요
  • 6.22 15:31
    왜 다른 아티스트를 들어서 비교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 6.23 22:55
    윅엘이는 항상 내용이 꽉 차 있어서 뿌듯합니다..!
  • 6.25 04:12
    피제이..요즘 싱글작업물을 내는 트렌드에 편승하지않고 앨범단위의 작업물 을 내놓는거 정말 리스펙.. 앨범 트랙전체가 유기되는 느낌을 국힙에서 느껴본건 오랜만...
  • 6.26 22:04
    번외지만 후디랑 콕재즈 연인사이라는 ㅎㅎ
  • 6.28 18:58

    같은 제목 다른 내용..... 그냥 ... ㅎㅎ...


  • 6.30 10:29
    피제이 앨범 진짜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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