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ress Hill and Rusko - Cypress x Rusko (EP)
[Tracklist]
01 – Lez Go
02 – Roll It, Light It
03 – Shots Go Off
04 – Can't Keep Me Down (feat. Damian Marley)
05 – Medicated (feat. Young De)
90년대 힙합 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사이프레스 힐(Cypress Hill)이 가장 최신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덥스텝을 가미한 앨범을 발표했으니 이만하면 "사이프레스 힐이 요즘 해먹기 힘든가 보다"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그들이 단순히 웨스트 코스트의 하드코어 랩 뿐만 아니라 메탈, 댄스홀 등 다양한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해왔다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이러한 행보는 그들의 진보적인 음악적 노선에서 더욱 확장된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들과 덥스텝 DJ 러스코(Rusko)와의 궁합은 대단히 좋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대중 음악 장르는 뿌리가 같기 때문에 별 의미 없이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사이프레스 힐의 센 독(Sen Dog)은 "덥스텝은 힙합의 자연스러운 진보다. 특히 러스코의 음악은."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 뮤지션들의 음악이 갖는 긴밀함은 짙다. 사이프레스 힐의 러프(Rough)한 라틴계 웨스트 코스트 힙합은 덥스텝의 날이 서있으면서도 강렬한 질감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 Cypress x Rusko - Roll It, Light It
본 앨범의 자켓은 과거 사이프레스 힐의 [Black Sunday]을 연상시키지만 기존의 음침했던 분위기는 전자 음악이 가미된 탓인 지, 날카로움으로 변했다. 이러한 표면적인 변화는 그들의 음악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어느 정도의 워밍업 넘버로 봐야 할 인트로 넘버 "Lez Go"에서 "Roll It, Light It"로 넘어가면서 덥스텝 음악 자체가 갖는 강렬한 사운드는 극대화된다. 아쉽게도 사이프레스 힐의 랩이 갖는 비중은 일반적인 힙합 넘버라고 보기에는 적지만, 여전히 대단히 조화롭다. 수록 넘버들의 성향을 지켜보면, 힙합보다는 덥스텝적인 요소가 짙게 묻어 나온다는 사실을 어렵지 감지할 수 있는데, 그 속에서도 힙합의 본질을 지켜내는 조화가 대단히 좋다. 데미안 말리(Damian Marley)가 참여한 "Can't Keep Me Down"은 최근 그가 또 다른 대형 덥스텝 DJ 스크릴렉스(Skrillex)와 작업한 바가 있어 흥미를 유발하는데, 그간 러스코가 레게풍 음악을 자신의 곡에 자주 가미했던 덕분인지, 기존의 콜라보레이션보다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완성이 되었다.
90년대의 것을 지키다가 허무하게 없어져가는 과거의 영웅들 또는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뮤지션들 중 누구의 결정이 낫다고는 할 수는 없으나, 단순히 과거의 것을 고집스럽게 지켜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들이 변질되었다며, 아티스트의 변화를 깎아 내릴 수는 없다. 일렉트로닉 음악 때문에 힙합의 인기가 줄고 있다는, 또는 힙합이 너무 일렉트로닉화 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대중성과 힙합의 본질을 모두 지켜낸 이러한 적절한 블렌드는 대중적인 차원에서도 장르 팬의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하다.
글 | greenplaty
사이프레스 힐은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진화하네요. 그 정도 짬밥 가진 뮤지션들 중에 드문 케이스인 것 같아요. 덥스텝과의 콜라보도 좋았습니다.
새로운 시도로 좋게 보면 될듯
반응은 별로던데 ㅠ
내가 알던 그 사이프레스힐인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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