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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Pick LE (2014.12.)

Melo2015.01.01 21:52추천수 5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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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LE (2014.12.)

어느새 또 한 해가 가고, 또 다른 해에 들어섰다. 며칠간 작년을 정리하기도, 올해를 새롭게 시작하려 마음 단단히 준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다. 모두가 정리하고, 결심하는 만큼 그 마음 흐트러지지 않고 2015년도 멋있게 꾸려나갔으면 싶다. 그 사이에서도 언제나 귀에는 좋은 힙합/알앤비를 달고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복잡시런 연말·연시라 체크하지 못했을 것들을 또다시 들고 왔다. 12월의 앨범, 믹스테입, 트랙, 뉴스, 자막뮤비, 가사, 아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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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bum of December | D'Angelo and The Vanguard - Black Messiah

텐션 가득한 구성과 긴장감을 끊임없이 몰고 가는 진행, 특히 강하게 드러나는 특유의 어두운 느낌은 따뜻한 캐롤이 어울리는 연말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역시 디안젤로(D’Angelo)다.’라는 감탄사를 자아낼 수밖에 없게 만든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1년 중 사람들이 가장 섹스를 많이 하는 시즌이 크리스마스 전후인 만큼 디안젤로가 뿜어내는 마성의 섹시함은 연말과 잘 어울린다고도 할 수 있다. 영적인 가사 속에 담아내는 정치적/종교적 함의, 동시에 해석의 여지가 곡의 분위기를 만나 만들어내는 상상의 나래는 다소 복잡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거부감이 들기는커녕 자꾸 접하고 싶게끔 만든다. 특히나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가져오되 이번에는 밴드라는 포맷에 집중한 점, 일차적으로 접하게 되는 인상 이상으로 파격적인 면모를 품고 있는 점 등 앨범은 음악적인 면이나 의미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충실한 작품이다. 연말·연시에 어쩐지 각종 모임이 싫다거나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하고 싶을 때, 많은 이들의 연말결산을 굳이 다시 쓰게 만든 앨범의 힘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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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ixtape of December ㅣ Mike Will Made It - Ransom


렉스 루거(Lex Luger)가 힙합 씬에 가져온 트랩의 유행은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WillMadeIt)에 의해 정형화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몇 년간 수많은 곡을 차트 정상에 올리며 최정상 프로듀서로의 입지를 굳혔다. 그런 그가 발표한 새 믹스테입 [Ransom]은 오히려 그간 자신이 만들어놓은 공식을 부순다. 리듬은 간결해지고, 화려함 대신 필요한 곳에만 악기를 배치한다. 참여한 아티스트 역시 각자 매력을 뽐냈지만, 그중에서도 래 스래머드(Rae Sremmurd)의 멤버, 스웨 리(Swae Lee)가 눈에 띈다. [Ransom]을 통해 서던 힙합과 랫칫을 거치며 한계를 보이는듯했던 트랩은 다시 한 번 변화의 가능성을 보였고, 마이크 윌 메이드 잇 역시 자신이 왜 정상급의 프로듀서인지를 증명했다. - GDB/ANBD


- 믹스테입 다운로드 [클릭]






3. Track of December | Miguel (Feat. Kurupt) - NWA


사실 미겔(Miguel)의 갑작스런 신곡 공개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그는 일전에 자이브 레코즈(Jive Records)가 RCA 레코즈(RCA Records)로 흡수된 이후에 작업 환경에 변화를 겪으며 [Art Dealer Chic]이라는 제목의 EP를 세 번에 걸쳐 시리즈로 공개한 바 있다. [Art Dealer Chic]에 수록된 곡들 일부는 이후 [Kaleidoscope Dream]에 수록되어 앨범 색깔을 만드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는 앨범의 첫 트랙이었던 "Adorn"이 있다. 즉, 그가 신곡을 공개하는 건 앨범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이자 다음 앨범의 색깔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미겔이 지난 앨범으로부터 2년이 지나서야 공개한 이번 EP는 주의 깊게 볼만하다. 그중 "NWA"는 미겔 고유의 피비알앤비(PBR&B) 넘버인 "Hollywood Dreams"나 "Coffee"보다 더욱 그렇다. 일렉트릭 기타와 퍼커션 계열의 드럼을 활용하는 프로덕션 방식은 여전하다. 하지만 N.W.A.를 비롯한 '갱스터'라는 키워드를 자신의 맥락으로 삼는다든가, 웨스트 코스트의 전설 중 하나인 커럽트(Kurupt)를 게스트로 기용한 점은 새로운 건 물론, 그의 의중을 궁금케 한다(미겔이 LA 출신이긴 하다). 어쨌든 슬슬 다시 시동을 거는듯하니 다음 앨범에서 더 적극적으로 드러날 미겔의 의도를 파악해보자.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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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ews of December | Iggy Azalea의 인종 문제 인식을 둘러싼 논란


이기 아질리아(Iggy Azalea, 이하 이기)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트위터에서도 이기와 티아이(T.I.)를 몇 번이나 공격했던 아질리아 뱅스(Azealia Banks)가 인터뷰에서 흑인 사회의 문제에 침묵하는 이기를 디스했고, 여기에 이기가 '흑인은 뭐든 인종 간 정치 문제로 만든다'라는 식의 트윗을 남긴 것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 에릭 가너(Eric Garner) 등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살해 사건과 해당 경찰의 불기소 결정이 이어지며 미 전역에서 시위 등 문제의식 촉구의 움직임이 커져가고 있었기에, 민감한 발언이었음은 분명하다. 이에 힙합계의 대선배 큐팁(Q-Tip)이 40개에 가까운 트윗을 통해 이기에게 흑인 사회와 힙합의 역사, 힙합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설명했는데, 다른 동료 래퍼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 윌아이앰(will.i.am)은 오히려 이기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기 또한 큐팁의 충고가 불필요한 참견이었다는 식으로 불쾌함을 표하며 갈등은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기를 비난하는가 하면, 큐팁의 오지랖을 탓하기도 하는 등 의견이 나뉘고 있다. 흑인 사회의 문제가 힙합 씬과 얼마나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가를 특히나 느낄 수 있는 요즘, 이기를 비롯한 백인 래퍼들의 위치와 발언이 가져오는 파장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 soulitude







5. Subtitle Video of December Wu-Tang Clan (Feat. Tekitha) - A Better Tomorrow


마이크 브라운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 대런 윌슨(Darren Wilson)이 지난 11월 24일 불기소 평결을 받은데 이어 12월 4일엔 에릭 가너(Eric Garner)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경찰 대니얼 판탈레오(Daniel Pantaleo) 역시 불기소 평결을 받았다. “A Better Tomorrow”는 두 평결 이전에 만들어진 곡이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에서는 평결 후 미주리 주 퍼거슨과 뉴욕 주 스탠튼 아일랜드를 포함한 미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었던 시위의 영상들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과 묶어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 인종 차별, 그리고 경찰의 만행에 반발하는 가사와 “우리가 그냥 두기만 한다면 세상은 더 좋아지지 않을 거야.”라는 테디 펜더그래스(Teddy Pendergrass)의 목소리 샘플은 다이인(die-in) 시위를 하거나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가 쓰여있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에 힘을 보태는듯하다. 힙합은 언제나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의 플랫폼이 돼주었기에 시위대의 “손들었어, 쏘지 마.”와 “숨을 쉴 수 없어.”와 같은 외침을 뮤직비디오에 담은 것 또한 인상적이다.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을 파는 대신 최근 몇 년간 경찰에 의해 사망한 사람들의 명단과 '언제야 끝날까?'라는 문구로 막을 내리는 이 뮤직비디오는 부당하게 죽은 영혼들을 위한 헌사이자 변화의 순간을 기록하는 22년 차 베테랑 랩 그룹의 증언이다.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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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yrics of December | J. Cole - Fire Squad


Same thing that my nigga Elvis did with Rock n Roll
그 Elvis라는 친구가 Rock n Roll을 이용한 것과 같아

Justin Timberlake, Eminem, and then Macklemore
Justin Timberlake, Eminem, 이제는 Macklemore

While silly niggas argue over who gone snatch the crown
멍청한 새끼들이 누가 왕관을 차지할지 싸우고 있는 동안

Look around my nigga white people have snatched the sound
한 번 둘러봐봐 친구야, 백인들이 사운드를 차지해버렸어

This year I’ll prolly go to the awards dappered down
올해는 아마 나 말끔하게 빼입고 시상식에 가겠지

Watch Iggy win a Grammy as I try to crack a smile
Iggy Azalea가 Grammy를 받는 걸 보며 웃으려고 노력하겠지

I'm just playin', but all good jokes contain true shit
난 그냥 장난치는 거야, 하지만 좋은 농담은 진리를 담지


'흑백' 얘기에 가뜩이나 민감한 상태의 미국이다. 이 곡이 공개되자마자 미디어들은 이 구절을 '제이콜(J. Cole)의 백인 아티스트들 디스'로 몰아가기 바빴다. 하필 최근 이기의 각종 개풀 뜯어먹는 소리들이 이 뉴스와 절묘하게 맞아들어갔고, 제이콜은 백인이란 악한 정복자들에게 맞서 싸우는 힙합가문 정통 수호자가 되었다. 하지만 소주 한 잔 같이 마셔야 알 수 있는 제이콜 본인의 본심은 접어두고 이 구절만을 놓고 봤을 때, 이게 정말 백인 디스일까? 지금 이기가 이꼴이 났기에 망정이지, 이기가 언급되는 라인도 디스이기보다는 시스템을 포함한 현실에 대한 푸념에 가까운 게 아닐까? 백인들이 자신들을 터전에서 몰아냈다는 게 아니라 사운드를 차지했다는 얘기다. 백인들의 그 사운드가 기형적이란 말을 한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백인들의 사운드가 흑인 음악 시장을 장악했다는 것이며, 이는 에미넴(Eminem)이 스스로 한 말과도 같다. 만약 이 구절이 디스라면 되려 1인 왕국에 혼자 사는 흑인 래퍼들을 향한 비난일 것이다. 제이콜이 대다수의 흑인 아티스트들에게 느낀 감정이 원망이라면, 백인 아티스트들에게 가진 감정은 미움과 비슷한 것일 테다. 고로 백인 아티스트들에 대한 디스가 아닐 것이다. 진심이야 본인만이 안다. 그리고 거론된 백인 아티스트들이 기분 나쁘지 않다면 이런 디스 여부 따위는 전혀 중요치 않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Control" 벌스와 지극히 유사한 맥락이다. 시장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젊은 아티스트들의 자성과 각성은 언제나 고맙다. 제이콜 땡큐 맨. - Ka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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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rtwork of December | J. Cole - 2014 Forest Hills Drive

2014 포레스트 힐스 드라이브(2014 Forest Hills Drive)는 제이콜이 어릴 때 살았던 집이자, 최근 다시 구매하여 팬들을 초대해 이 앨범을 처음으로 공개한 곳이다. 그리고 커버 사진에서 그가 앉아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지나온 과거와 이뤄낸 것들, 그리고 추구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 주제에 맞게 커버 사진에서도 그는 옛집이라는 장소에서 추억에 빠진 대신 말 그대로 ‘꼭대기’에 올라앉아 더 먼 곳을 내다보고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느껴진다. 이 아트워크를 처음 보고서 꼭 음반이 아닌 책 표지 같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장소와 그의 표정만으로도 느껴지는 일종의 이야기가 한 장의 사진에서 흐르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간결하지만 힘 있는 장면을 잘 포착해 낸 아트워크다. - ATO


글│힙합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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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A Better Tomorrow.. 정말 감동 그 자체입니다. 늘 그들이 느끼는 고통과 부당함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드네요. 그리고 칸초님의 재치있고, 의미있는 글이야말로 '땡큐 맨'입니다^^
  • 1.2 19:39
    믹테는 공감안되네요 ㅋㅋ 스웨이리는 대단합니다 보컬도 개성있고기대됨 레이스레머드
  • 1.3 08:47
    Rae Sremmurd에서 d는 묵음 아닌가요ㅋㅋ
  • 1.3 15:15
    갓미겔 갓콜ㄹㄹ
  • 1.5 17:56
    제이콜 아트워크 곡들이랑 너무 잘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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