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4월 4주: 허클베리피 등

Melo2014.04.27 19:44추천수 3댓글 1

Weekle.jpg


WeekLE (2014년 4월 4주)



한 주간의 한국 흑인음악 신의 각종 소식을 전하는 윅엘이(WeekLE).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앨범, 트랙 및 각종 사건·사고를 모아 모아 힙합엘이의 스태프들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게 대상에 대한 소개, 그리고 촌평을 붙여보았다. 단순히 소식을 전하는 것 이상의 각 스태프들의 사견이 다량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점 참고해서 읽어주셨으면 한다. 몰랐다면 알아가서 좋고, 알았어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차원이 되기에 다분히 장점이 많은 주간 콘텐츠, 윅엘이. 2014년 4월 4주차다.



weekle_2_600.jpg

세월호 참사로 다수의 행사와 앨범, 취소와 연기 잇따라


지난 16일, 전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로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전남 진도 해역에서 일어났다. 사태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많은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은 세월호 참사로 쏠려 있는 상태인데, 이는 너무나 안타까운 대참사이기에 현재로써는 불가피하고 당연한 상황이다. 그리고 대중음악, 그리고 힙합 신도 그러한 대참사의 영향으로 계획되어 있던 많은 행사와 앨범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 정서를 고려함과 동시에 사태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선, 취소되거나 연기된 행사로는 4월 말과 5월 초에 예정되어 있던 <One Hiphop Vol.3 Blossom>과 <World DJ Festival 2014>, 그리고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의 이보(Evo)의 앨범 쇼케이스와 4주년 파티, 허클베리피(Huckleberry P)의 <분신> 부산 편과 비스메이저 컴퍼니(Vismajor Company) 소속의 우탄(Wutan)의 앨범 쇼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앨범으로는 사태 다음 날 예정되어 있었던 빈지노(Beenzino)가 함께한 정기고(Junggigo)의 새로운 싱글과 30일 예정되어 있었던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의 컴필레이션 앨범인 [11:11]과 브랜뉴뮤직(Brand New Music) 소속의 산이(San-E)의 새로운 싱글 정도가 있다. 이외에도 꽤 많은 행사와 앨범이 알게 모르게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다. 물론, 5월 3일에 예정되어 있는 <스픽쇼 Vol.13 - Fresh Hiphop Ⅱ>와  5월 11일에 예정되어 있는 <Listen To Vol.3>를 비롯한 몇몇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weekle_1.jpg

사태가 사태인 만큼 여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이러한 분위기가 어쩌면 음악인들의 생계나 개개인이 꿈꾸고 있던 것까지 무시하게 될까 봐 우려가 된다. 물론, 개개인이 취소와 연기로 애도를 표명하는 건 각각의 판단이 담긴 부분이니 존중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고 해서 같은 방식을 취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비난은 옳지 않으며, 그러한 비난은 일종의 파시즘이라고 생각한다. 공연을 하고 앨범을 발표한다고 애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그 부분에서 강제성을 띄거나 그러한 분위기가 과도하게 조성된다면 음악인들이 삶을 영위하는 방식이자 그들에겐 '일'인 공연, 앨범과 같은 활동을 '오락'과 '유희'로만 받아들이는 것이고, 음악 산업과 그들의 '일'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애도를 보내면서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듯 그들의 삶도 그들의 방식대로 계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더 크게 생각하면, 지금 이 시기가 우리에게 음악인을 비롯한 모든 개개인의 삶과 일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특히 더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의견과는 별개로 사태로 인해 발생한 희생자와 그로 인해 고통받고 있을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안타까움을 전하는 바이다. - Melo






weekle_3.jpg

허클베리피, 2013년에 이어 자신의 단독 공연 <분신 3> 가져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의 허클베리피가 자신의 세 번째 단독 공연이자 자신의 첫 정규 앨범인 [gOld] 발매 기념 공연인 <분신 3>를 지난 26일 홍대 롤링홀(Rolling Holl)에서 가졌다. 이번 공연은 물론 [gOld]의 수록곡들을 라이브로 처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지만, 그런 것을 차치하더라도 그의 단독공연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 인디펜던트 음악 시장에서 롤링홀을 단숨에 매진시키는 사람은 그밖에 없다. 이날 그는 매진이라는 결과를 통해, 혹은 지난 두 차례의 <분신>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서 그런지 편하게 공연하는 것 같았고, 실제로도 전보다 훨씬 더 여유와 멋을 챙겼다. 나는 <분신 2>를 못 봤지만, <분신 1>보다는 훨씬 더 그랬다. 또한, 롤링홀을 꽉 채운 관객 중에는 소녀 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커먼(?) 친구들도 꽤 많았고, 나와 나이가 비슷한 20대 중반의 사람들도 생각보다 꽤 있어서 약간의 동지애를 느꼈다.

 

<분신>은 수많은 게스트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주인공이 허클베리피라는 점이 공연의 가장 큰 메리트다. 게스트가 짱짱하게(?)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허클베리피는 주인 자리를 내놓지 않으며 공연 내내 가장 멋있다. 더불어 <분신> 특유의 공연 구성 같은 게 느껴지고, 고민의 지점이나 멋을 내는 포인트가 분명하다. 이러다가는 다른 공연 기획자들이 허클베리피에게 공연 구성을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자신의 것만 잘하는 사람 같으니까 조언을 구하는 건 관두자. 설령 조언을 구하더라도 그건 <분신>에서만 해당하는 것이니까 소용없을 듯하다. 결국, 캐치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건 허클베리피 그 자체이다. 그외 흥미로운 건 공연을 달리는 미친 스테미너를 허클베리피 뿐만이 아니라 관객들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함께 호흡하는 법을 인위적으로 짜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자연스럽고 관객 주도적이기에 더욱 멋있다. 한 중간쯤 서서 미친 듯이 뛰어놀았으면 좋았을 걸 싶었다. 다음에는 매크로를 돌려서라도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 <분신 3>와 관련된 사진과 영상은 각종 사진과 영상이 아카이브되고 있는 사이트인 킥앤스냅(Kicknsnap)에서 감상할 수 있다. - Bluc



관련링크 |

킥앤스냅 : http://kicknsnap.com/

허클베리피 트위터: @huckleberryp84






I X I.JPG

일리닛과 일레븐, 합작 앨범 [Airborne] 발표


지난해부터 스나이퍼 사운드(Sniper Sound)로부터 독립해서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일리닛(illinit)과 프로듀서 페임제이(Fame-J)가 이끄는 팩토리보이 프로덕션(Factoryboi Production) 소속의 일레븐(i11evn)이 합심해서 새로운 EP 앨범 [Airborne]을 지난 21일 발표했다. 평소 일리닛은 페임제이와 잘 알고 지내고, 일레븐은 소속 아티스트이기에 이 둘이 인연을 맺고 앨범을 만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앨범의 아트워크는 지난 윅엘이에서 소개했던 래퍼인 사포(SAPO)의 앨범 아트워크를 비롯해서 최근 점점 더 많은 앨범 아트워크들을 맡고 있는 아트 디렉터 찰리초이(Charlie Choi)가 맡았다.


사실 냉정하게 말해서 일리닛과 일레븐을 그간의 음악적 행보와 결과물, 네임밸류로만 따져서 바라보면 그들이 만드는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일리닛은 길게 활동한 것에 비해 자신을 대표할만한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고, 일레븐은 계속해서 고군분투해왔지만 좀 더 확실한, 자신만의 숙성된 랩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Airborne]에서 일리닛과 일레븐은 자신들이 이전보다 발전했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은 물론, 앞서 말한 그간의 데이터나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생길만한 힙합 팬들의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부순다. 


우선, 일리닛과 일레븐은 앨범 안에서 서로의 랩을 사이좋게 메기고 받는데, 합이 굉장히 잘 맞아서 시너지 효과가 있다. 이 둘의 랩이 가진 특성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일레븐은 높은 톤으로 쏘아붙이는 랩을 구사하고, 그에 비해 일리닛은 비교적 낮은 톤으로 약간은 느슨한 구간도 있는 랩을 구사하는 편인데, 그래서 이 둘이 앨범에서 좋은 콤비네이션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또한, 각자 개인적으로만 이야기해도 일리닛은 랩이 이전보다 유연해졌다는 인상을, 일레븐은 자신의 스타일을 더 확고하게 구축했다는 인상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랩 자체에 탄력이 생기고, '구성력'이 생겼다는 말로 이들의 발전을 표현하고 싶다.


더불어 이 둘은 앨범에서 그런 테크닉적인 발전이나 콤비로서의 시너지를 보여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 가사에 힙합 음악에 대한 뚝심과 발전된 랩에서 오는 근거 있는 자신감, 그간의 인생사와 살아오며 느낀 것들을 담아내면서 진정성을 얻어낸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랩의 탄탄함, 그리고 훅과 각 곡의 비트들이 주는 인상으로 인해 더욱더 설득력을 얻는다. 이런 알맹이와 같은 부분은 [Airborne]을 일리닛과 일레븐이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네임밸류에 입각해 바라보기 더 어렵게 하는 구석이며, 그 반대로 꽤 흥미로운 '증명'이자 '발견'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 Melo



관련링크 |

[Airborne] 음원: 링크

팩토리보이 프로덕션 블로그: http://factoryboi.net/

팩토리보이 프로덕션 트위터: @FACTORYBOiprod / 페이스북: FactoryBoiProduction

일리닛 트위터: @jayillin / 페이스북: illinit / 일레븐 트위터: @ikje11



글│ Melo, Bluc

이미지│ ATO

편집│Melo

신고
댓글 1
  • 1 4.28 17:53
    팻두도 있고 권썩도 있고 산이도 있고... ㅋㅋ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