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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채(CHE)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1.02.06 15:56추천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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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UNHYPED’는 힙합엘이의 언더그라운드 큐레이션 시리즈로, 이 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자신만의 위치에서 힘껏 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없는 그들. 장르, 경력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본 시리즈를 통해 소개될 아티스트들은 몇 년 안에 더욱 큰 주목받을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그런 그들을 미리 발견하고, ‘하이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언하이프’의 상태의 그들이 만들어낸 솔직하고, 대담한 음악이 더욱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UNHYPED: CHE

‘UNHYPED’에서 열두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채(CHE). 서드 컬처 키드(Third Culture Kid) 예술가들이 혼란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감정과 정체성을 반영한 작품을 저마다 선보이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와중 채는 첫 EP [PINE]에서 타지 생활에서 겪었던 외로움을 비롯한 감정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모든 것들이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시대, 채의 음악과 가사는 우리 모두 한 번쯤 느꼈을 감정을 건드릴 줄 안다.





LE: 일단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C:  저는 채라는 아티스트이고요. 이제 막 데뷔를 해서 한국에서 많이 없던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아티스트인 거 같습니다. (웃음) 한국에 있었을 수도 있지만, 채라는 버전으로 대중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LE: 최근 근황은 어떠세요? SNS를 보니 또 다른 작업에 이미 들어가신 거 같던데요.


지금은 매일 밤 음악 작업을 하고 있고요이번에는 (저의또 다른 새로운 면을 보여주려고 영혼을 한창 갈아 놓고 있어요요즘 거의 잠도 못 자고 작업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습니다그래도 제대로 가고 있는 거 같아서 기분은 좋아요. (웃음)






LE: 평소에 힙합엘이 커뮤니티에 본인에 대한 글이나 음악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하는 편인가요? 


주변에서 말을 해줬던 거 같아요힙합엘이에서 (제 음악에 대해) “음악이랑 조합이 신선하다”라는 글이 올라왔다는 걸 전해 들었어요. (EP를 낼 때그런 반응을 원했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LE: 채라는 활동명은 어떻게 짓게 된 건가요?


제가 사실 한국 이름이 영채예요물론 CHE라는 단어 자체도 되게 좋아하고, 식물도 좋아하거든요그리고 제 한자가 벼슬 채()라서 가족적인 면도 있고요이름을 확실히 정하고자 했을 때, 드레스(dress)라는 프로듀서 형이 채로 가는 게 맞을 거 같다 하셔서 채로 정하게 되었어요.






LE: 아리랑 라디오를 들어보니깐요. 거의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하시더라고요혹시 외국에 살다 온 경험이 있으신 건가요?


어렸을 때는 호주에서 쭉 살았어요초등학교 졸업하고 호주로 갔는데거기서 거의 10고등학교대학교에 다니다가 독일로 넘어가서 살았어요그렇게 유럽과 한국을 오가면서 살았어요.






LE: 어떻게 보면 사춘기의 시작부터 외국에서 사신 거라 자아정체성의 혼란도 많이 겪으셨을 거 같은데채 님은 어떠셨나요?


저는 10대나 20대 초반까지 다 외국에서 지냈기 때문에, 어렸을 때는 정체성의 혼돈이 컸던 거 같아요. (앞으로어디에서 살지도 모르겠고고향이 어딘지도 모를 정도로 (혼란이세게 왔었거든요그래도 어머니가 가이드를 잘해 주셨던 거 같아요어머니가 저희 (형제들이 어리다 보니같이 오래 사셨고이후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셨어요.






LE: 그렇다면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언제어떻게그리고 어떤 곡을 접하신 건가요?


저는 들고 온 맥북에서 유튜브로 ‘How To Make Beat’라 검색해서 시작했거든요그러다 중학교 때 제 진짜 친한 친구가 있는데그 친구랑 함께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저는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을 [Owl Pharaoh] 이전 시절부터 들었었거든요아마 그게 2012년 이전일 거예요트래비스 스캇이 그랜드 허슬(Grand Hustle)에 들어가기 전에 키드 커디(Kid Cudi)와 칸예 웨스트(Kanye West)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던 작업물을 듣고 그랬던 거 같아요원래 힙합 음악을 좋아하긴 했는데그래도 키드 커디나 M.I.A. 같이 특이한 힙합을 좋아했던 거 같아요.



https://youtu.be/T6QKqFPRZSA



LE: 그렇다면 맨 처음 들었던 음악도 기억나세요?


맨 처음에는 초등학교 때 저희 누나가 로린 힐(Lauryn Hill)의 “Doo Wop”을 들려줬거든요그때부터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을 다 들으면서, 알앤비랑 힙합 음악에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당시에는 제가 외국을 갈지 몰랐던 때부터 한국 노래보다 외국 힙합을 많이 들었어요초등학교 때부터 피프티 센트(50 Cent), 칸예 웨스트제이지(JAY-Z) 등을 들었거든요생각해보면 어렸을 적부터 좀 ‘관종’이었던 것 같아요특이한 걸 좋아해서, 화려하게 입는 거랑 표현하는 걸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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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 현재

감정들이 양분이 되어 자라난 저라는 소나무가 된 거죠.




LE: 직접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중2병이 컸어요. (전원 웃음저는 어렸을 때부터 예술을 해서 진지하게 그림을 그렸거든요저희 누나가 화가이거든요그리고 어머니가 일부러 미술관을 데려가기도 하고 일찍 예술에 눈을 뜨게끔 교육을 하셨어요대학도 패션 디자인과를 갔어요그런데 그 전에 (진로에 대한고민을 많이 하다가 그냥 음악을 해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호주에 살 때 중고등학교 때 음악을 함께 한 친구가 흑인이었는데걔가 프리스타일을 하고 그랬거든요그러다 보니 같이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제가 당시에 우러러본 아티스트가 메트로 부민(Metro Boomin)이랑 21 새비지(21 Savage)였거든요중학교 2학년 때부터 그걸 보면서, 저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그리고 그 당시에 살았던 호주 지방에서 동양인이 저밖에 없었어요제가 살던 곳이 버몬트 사우스(Vermont South)에 있는 학교였는데대부분이 백인그리고 흑인이었거든요저는 그중에서도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어울렸던 것 같아요.






LE: 사실호주 하면 메탈이나 록이 유명한 곳으로도 알고 있어요.


맞아요당시에 록도 되게 많이 들었어요저는 중학교 때부터 밴드에서 드럼을 치기도 했거든요그래서 프로듀싱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장르를 안 가리고 음악을 다 들었던 탓도 있어요그때는 데스 메탈(Death Metal)에 빠져 있을 때라서 (음악 안의박자감이나 드럼 치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https://youtu.be/-8f895h6a-E



LE: 그렇다면 채 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가 누가 있을까요사운드적으로 가장 비슷한 음악을 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을까요?


저는 진짜 너무 많아요완전 옛날 솔란지(Solange)도 그렇고요가브리엘 가르존 몬타노(Gabriel Garzon-Montano) “6 8”을 냈을 때도 진짜 좋아했어요아이튠즈(iTunes)에서 가브리엘 가르존 몬타노의 앨범 커버가 너무 이뻐서 한 번 들어봤던 건데, 너무 좋더라고요.


또 OVO 사운즈(OVO Sounds)도 좋아하고칸예 웨스트의 [Graduation]도 좋아했어요힙합 기반의 노래를 많이 들었긴 했지만우울한 시기를 많이 겪었던 중고등학교 때는 데스메탈을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슬립낫(Slipknot)이나 브링 미 더 호라이즌(Bring Me The Horizon)도 많이 들었고요.



https://youtu.be/1yskotqNuXI



LE: 독일에서 사신 경험도 있다 보니 테크노와 같은 전자음악의 영향도 받으셨을 거 같은데어떠세요?


독일에 살 때는 한창 테크노에 빠져 있기도 했어요독일에 베르크하인(Berghain)이라는 클럽이 있는데거기도 엄청 많이 갔거든요제대로 유럽을 즐기다 온 거 같아요. (전원 웃음베를린에서 살 때 운이 너무 좋았던 게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를 진짜 많이 만났거든요베를린은 이제 힙합이 막 붐업되는 시기인데요.


거기서 만난 린(RIN)이라는 아티스트가 있는데거의 독일의 트래비스 스캇이거든요그럴 만큼 영향력이 장난 아니고또 민텐도(Mintendo)라는 프로듀서 형이랑도 이야기했어요되게 기회가 많이 왔던 거 같아요따지고 보면 호주에서는제가 음악 성향을 습득하는 기간이었다면독일에서 살 때는 그게 힙합알앤비얼터너티브 등의 음악을 제 스타일로 바꿔보려 하는 재미있던 기간인 거 같아요.






LE: 요즘에는 어떤 곡들을 들으세요?


팝도 듣고빌보드 차트에 있는 음악도 듣고언더그라운드에 있는 음악들도 많이 듣거든요그런데 그중에서도 서태지를 너무 좋아해서 많이 들어요서태지는 제가 중학교 때부터 트래비스 스캇을 들을 때부터 같이 들었거든요서태지의 솔로 앨범 곡 있잖아요. “Take Five”나 “Orange”, [Seotaiji 8th Atomos] 같은 록 기반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예전에 MBC에서 특별히 제작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도 그랬지만한국에서 록 기반의 음악을 한 것도 저에게 너무나 충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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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많은 분이 채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된 곡은 소금(sogumm)드레스의 “다시한번이었던 거 같아요이전까지는 따로 활동을 안 하신 건가요?


계속 음악을 만들기는 했어요사람들도 많이 만나고수련도 많이 했거든요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급 친해지게 된 분이 브릴리언트(BRLLNT) 형이었어요그 형이랑 맨 처음에 알게 된 계기가 원래 활동하던 그룹 덕분이었어요(Hae)라는 이름의 YG X 소속의 프로듀서 형이 있어요그분이 저를 거둬 주셔서 같이 그룹을 했거든요.


그러다가 한 6년 전쯤에 해 형이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서 브릴리언트 형과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그때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프로듀서분들이 기량을 많이 뽐낼 수 있던 시기였거든요그러면서 제가 (해 형에게브릴리언트 형을 소개해 달라고 해서 같이 만나게 되었어요그러면서 브릴리언트 형 덕분에 소프(SOAP)에서 채플랜트(CHEPLNT)라는 이름으로 DJ도 하게 되었어요너무 재미있었어요그러면서 또 다른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어요.






LE: 소금 님도 브릴리언트 님을 통해서 아시게 된 건가요?


그런데 또 소금 누나는 일본 가서 알게 되었어요. (전원 웃음제가 해외를 많이 돌았거든요제가 누구를 만나든 금방 친해지거든요소금 누나는 또 제가 아는 누나가 일하는 일본 신오쿠보에 있는 바에서 만나게 되었어요거기에 갔더니 한국에서 온 여자분들이 계시는 거예요그래서 한국 분이시냐고 말을 건 계기로 소금 누나랑 친해지게 되었어요.






LE: 그러면 어느 나라를 갔다 오셨고대략 몇 개 국어를 하실 줄 아시는 건가요?


일단은 독일어는 기본 소통도 가능할 정도로 알아듣고요영어는 제일 편한 거 같아요한국어는 아직 잘 모르는 단어도 많고 익숙하지 않거든요다녀온 곳은 엄청 많아요뉴욕에도 살다 왔고유럽은 거의 유명한 데는 다 갔다 와봤어요네덜란드에서도 좀 지냈거든요그런 경험들 덕분에 음악 듣는 폭이 넓어진 거 같아요.


제가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와 같이 전자음악도 많이 좋아하고신스팝 음악도 많이 좋아하거든요물론한국에 오고 나서는 드레스 형 때문에 플레이어로서 관심을 가지게 된 거 같아요형이 너는 너만의 목소리가 있는데나중에 디벨롭을 많이 시키면 될 거 같다면서 아티스트로서 기초를 많이 다져주셨거든요항상 드레스 형한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https://youtu.be/bPPsl-Greoc



LE: 다시 음악 이야기로 돌아가려 하는데요. “다시한번에 담긴 도입부에 담긴 중저음의 보컬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그런 목소리 톤은 어떻게 잡게 되신 건가요?


사실 다시한번이 제가 처음으로 노래를 불러봤던 트랙이에요맨 처음으로 마이크 대고 노래를 해봤거든요그전에는 같이 어울리던 사람들 따라서 랩도 해보고 그랬는데어쩌다가 노래를 하게 되었어요. (웃음그런 만큼 목소리 톤을 꾸민 게 아니라 자연스레 나온 제 목소리예요.


이후에는 제 목소리 톤을 잡으려고 노력을 한 시기가 있었어요제가 원래는 독일로 아예 건너가려 했거든요그러다 독일에서 그리즐리(Grizzly)라는 형을 보게 되었어요그 형이 여행하는 걸 좋아해서 독일에 있는 저한테 와도 되냐고 DM을 보내서 같이 만나게 되었죠독일에서 제 친구들도 소개해주고이야기도 하면서 지금의 회사에 들어가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어요.






LE: 지금 소속사인 이고 그룹(EGO Group)에 들어가신 것도 그리즐리 님이 소개해 주신 덕분이겠군요.


그렇죠물론당시에는 제가 이곳저곳 미팅을 많이 했거든요그 때 당시에 독일로 아예 갈지한국에 남아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원래 독일에서 음악 엔지니어 스쿨을 다니면서 공부도 하고일도 하려 했거든요독일에서 경험한 그 여유로운 바이브가 좋기도 했고요베를린은 제가 경험해 본 곳 중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예요남의 시선도 없고또 사람들이 특이해서 재밌어요.


각자만의 개성도 뚜렷하고색도 있고요한국과는 약간 정반대 같아요한국은 문화적으로 약간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경우가 많잖아요호주도 되게 자유로운 편이고요개인적으로 그런 자유로움이 좋아서 유럽을 너무 좋아했던 거 같아요그러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에 있게 되었죠. (웃음그런 와중에 그리즐리 형을 통해 소개를 받아서 지금의 회사랑 미팅을 하게 되었는데스태프분들도 그렇고 너무 좋아서 계약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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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후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다가 2020 10월에는 첫 솔로 싱글 “Bright”를 발표하셨어요이 곡은 언제어떤 이유로 작업하게 되신 건지 궁금해요.


일단, “Bright”가 있는 EP는 전체적으로 글로잉독(glowingdog)이란 형과 함께 작업했어요그 형도 드레스 형을 통해서 소개를 받아 알게 된 형이예요. “Bright”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만든 곡이고요곡을 발표하고 저한테 DM으로 크리스천 아니시냐고 많이 물어보셨는데사실 저는 크리스천이 아니에요공부는 하긴 했지만 어디 가서 크리스천이라고 말하진 않아요.


어쨌든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너무 슬펐거든요제가 그때 호주에 있었는데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한국에 갔어요어렸을 때의 저를 외할머니가 키워 주셨거든요저희 외할머니 세례명이 마리아셨어요그런지 몰라도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너무 슬펐는데 계속 꿈에서 찬송가 같은 게 흘러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외할머니하고도 간 적 없던 한국에 있는 명동성당을 가고 싶어지고그런 (종교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그러다가 이번 EP를 작업할 때 소금 누나랑 (외할머니에 대한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이런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 그걸 글로잉독 형에게 가이드를 보내게 되었고요마지막 파트는 비와이(BewhY) 씨가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성사도 되어서 지금의 음악으로 나오게 된 거 같아요.



https://youtu.be/n1c4Nz0PZMM



LE: 그러고보니 정말 “Bright”는 도입부에 담긴 오르간 소리도 그렇고합창단 느낌의 코러스 덕분에 가스펠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아무래도 글로잉독 님이 채 님의 요구를 사운드적으로 잘 구현해주신 덕분으로 보이는데요그런 만큼 글로잉독 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어요또, 함께 작업하면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도 궁금하고요.


일단이번 EP가 저한테는 첫 작품이잖아요그런 만큼 저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라 누구와 함께 작업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그럴 때 글로잉독 형을 소개받아 음악을 들어봤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저한테는 한국에서도 본인만의 아이덴티티가 센 데 여러 사운드를 반영하고 있는 프로듀서가 있는 게 충격이었거든요.


그래서 형이랑 함께 작업하게 되었는데드레스 형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고제가 (한 단계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을 받았어요글로잉독 형이 저를 만들어 준 거 같아요그 형이 비트만 준 게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게 괜찮을 거 같다면서 정말 프로듀싱을 해줬거든요형이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작업이 정말 힘들었지만그래도 형 덕분에 무사히 EP를 만들 수 있었어요드레스글로잉독 두 형이 저를 플레이어로써 많이 발전할 수 있게끔 만들어 준 거 같아요.






LE: 피드백들은 많이 수용하시는 편인가요?


누구인지에 따라서 다른 거 같아요. (전원 웃음그래도 음악적으로 존경하는 두 형들이 한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두 형을 만나게 된 것도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LE: , “Bright”는 뮤직비디오나 가사에서도 여러모로 종교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는 거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맞아요가사에서 나온 ‘He Is Watching”에서 ‘He’는 신을 말하는 거예요뮤직비디오도 보시면 여러 종교적인 색채를 녹여낸 게 있어요뮤직비디오는 우리 회사를 통해서 만난 뇌(N’Ouir)라는 감독 누나가 디렉팅을 해 주신 거예요그 누나가 알고 보니까 집안이 크리스천 쪽이시더라고요그런 만큼 누나가 곡에 알맞게 영상에 담긴 스토리나 장면을 다 직접 연출한 거예요그러다 보니 종교적인 코드가 계속 뮤직비디오에서 드러나게 되었어요제가 잘 몰라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을 누나가 도와줘서 다양하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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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작년 12월에는 첫 번째 EP [PINE]을 발표하셨어요. EP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일단 제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느껴왔던 감정을 모아 놓은 작품이예요추상적으로 표현해 보면 그런 감정들이 양분이 되어 자라난 저라는 소나무가 된 거죠그래서 EP의 타이틀을 소나무란 뜻을 지닌 ‘PINE’으로 짓게 되었어요.






LE: ‘PINE’에는 사람이 죽거나 떠난 후 몹시 슬퍼한다는 뜻도 있는데, 이런 뜻도 의도하신 건가요?


맞아요그 뜻을 반영했어요사실 어렸을 때 친할아버지가 화분을 되게 많이 가지셨거든요진짜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분재를 많이 가지고 계셨는데그 기억이 세게 남아있어요그 이후로 자연에 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소나무를 많이 좋아하게 되었던 거 같아요.






LE: EP의 트랙리스트는 어떤 식으로 구성하게 된 건지도 궁금해요나름의 스토리라인이 있는 건가요?


스토리라인은 딱히 없는 것 같고요일단 제가 느껴졌던 강력한 감정들을 모아서 만든 거 같아요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는데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의 순서가 만들어졌어요.






LE: 보도자료나 이번 EP의 가사를 읽어보니, 채 님의 아픔과 슬픔이 많이 투영된 작품 같았어요이런 감정의 근원은 어디서 비롯된 건가요?


일단가족들하고 떨어져서 산다는 게 제일 슬펐던 거 같아요저희 아버지가 기러기 아빠 생활을 진짜 오래 하셨거든요그러다 보니 아버지도 많이 외로워하셨고저희 누나와 어머니도 아주 힘들어 하셨어요저희가 한국인들이 많이 없는 곳에 살았고제가 갔던 학교도 동양인들이 거의 없었거든요그거 때문에 영어도 빨리 늘고문화도 빨리 접했지만 그런 과정 중에서 느꼈던 외로움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지금은 친구들도 많이 생겨서 익숙해졌죠그래도 영주권을 따지 않고 학생 비자를 얻어 거주하던 외국인 신분이다 보니 (외로움을 많이 느꼈죠). 사춘기 때 동양인으로서 계속 소외감을 느꼈던 감정이 아직도 제 안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그런 걸 이겨내려고 많이 싸우기도 하고, (저 자신을많이 표출하려고 하다 보니 멋있는 걸 찾아본 것 같아요.






LE: 이번 EP의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3번 트랙인 다 되돌아올 겁니다를 제외하곤 사실 (트랙마다어떤 감정을 풀어낼지 정해져 있었어요. 3번 트랙 같은 경우에는 제가 글로잉독 형 집을 놀러 갔을 때 들었던 곡인데 너무 좋은 거예요이건 제가 원했던 색다른 트랙인 게 느껴져 작업하게 되었고나머지는 제가 멜로디 가이드라인을 써서 형한테 넘겨주는 식으로 작업을 했어요. 5번 트랙인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Natural” 같은 경우에는 m/n이라는 프로듀서 형에게 이런 곡을 하고 싶다고 부탁을 해서 작업하게 되었어요.



https://youtu.be/T1yWG70Z3Fg



LE: 앨범 크레딧을 보니 수민밴드 설(SURL)의 설호승코러스로 목소리를 보탠 채널 23(Channel 23)의 제인(jane) 등 여러 참여진들이 눈에 띄었어요이분들의 참여는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궁금해요.


참여진 분들은 제가 다 같이 작업하기를 원했던 사람이에요물론여러 아티스트 분들한테 까인 것도 많았어요트랙에 어울릴 만한 사람이면 연락을 보냈거든요그중에서도 타이틀 곡 “SLEEP”에 참여한 수민 누나는 제가 소프에서 DJ를 할 때 소개받아서 인사를 했던 사이였어요그러다 “SLEEP”에 수민 씨가 어울릴 거 같다 생각 들어서 DM으로 참여 요청을 부탁드렸는데너무 흔쾌히 좋다고 하셔서 작업까지 이어졌어요.


진짜 수민 누나가 한 줄기 빛이었어요저는 말 그대로 듣보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에 들어 해 주시니 정말 감사했어요그리고 저는 또 피처링에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곡을 썼고이런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메일로 편지를 다 써서 보냈거든요비와이 씨도 그렇게 편지를 써서 보내니 참여해 주셨고요설호승이라는 친구도 회사의 추천으로 함께 작업하게 되었는데 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 “흉터라는 곡을 좋아해 주신분도 많았어요.






LE: 개인적으로 흉터에 담긴 우는 듯한 보컬이 너무 좋더라고요.


맞아요쥐어짰죠정말개인적으로는 그 곡을 많이 안 들어요너무 그 감정이 올라와서요그래도 설호승 씨와의 조합도 너무 좋아서 만족한 트랙이에요.



https://youtu.be/WH0iiU0cv00



LE: 그러고 보니 이번 EP의 음악이 알앤비전자음악 등 여러 장르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본인이 구사하는 장르를 뭐라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요.


서태지요. (웃음장르 자체의 이름이 서태지라고 생각해요서태지의 소격동이나 “Moai”를 들으면 장르 같은 게 아예 없잖아요물론록 기반의 사운드는 있지만 이 말고도 “Christmalo.win” 같은 걸 들으면 특정 장르로 구분 지을 수 없으니까요저는 그런 특이한 게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제가 감히 서태지를 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그 정도로 서태지 님의 팬이라 하는 말이고요제가 하는 음악 장르는 딱히 없다고 생각해요그 대신에 저 자체가 따로 장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가지고 있어요저는 아직 경험을 쌓고저 만의 사운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LE: 음원사이트의 반응은 확인해 보셨나요?


처음에는 확인을 많이 했는데이제는 안 해요궁금하긴 한데아직은 저 자체의 음악도 뚜렷하지 않은 거 같아서요.






LE: 사실 저희가 대신 봤는데요. (전원 웃음) EP에 대해서 사운드적인 부분을 칭찬하는 댓글이 많더라고요특히 “Bright”에서 타이틀 곡 “SLEEP”으로 갑자기 넘어가는 부분이나, 패닝으로 음악에 입체적인 효과를 주는 등 여러 사운드 장치들을 심어 놓은 거 같았어요EP를 듣는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EP의 음악적인 부분들이 있을까요?


일단감사하게도 회사의 지원 덕분에 믹싱이나 글로잉독 형의 편곡이 너무 잘 나왔다고 자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사운드 퀄리티는 너무 만족해요부스트놉(Boostknob) 형이 “SLEEP”을 비롯해서 많은 걸 믹싱해 주셨는데형이 공간감 같은 것도 많이 신경 써 주셨거든요그런 만큼 이번 EP를 들으시는 분들이 좋은 헤드폰으로 사운드 퀄리티에 집중해 들어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LE: 채 님의 입장에서는, EP에서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쓰신 것 같나요?


이번 앨범들은 개인적인 스토리 밖에 없고 대중을 목표로 만든 게 아니라서 매니악한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듣지 않을까 생각을 했거든요그러다 보니 가사를 되게 신경 많이 썼어요좀 추상적이지만 많은 분이 동감할 수 있게끔 노력을 많이 한 거 같아요. (내용이모호하지만너무 가지는 않았어요.






LE: 본인의 이름을 건 첫 번째 EP의 만족도는 어땠나요점수를 매기자면요?


저는 너무너무 만족해요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첫 번째 앨범으로는 너무 잘 나온 거 같아요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회사의 도움도 컸고요점수는 차마 못 주겠어요.



채2 (1).jpg



Next Chapter: CHE

한국에도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LE: CHE를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을까요아니면 본인을 정의하자면 어떤 문장이 어울릴까요?


저는 일단 열려있는 거 같아요그런 만큼 장르적으로 많이 넘나들고다양한 걸 하고 싶어요제가 항상 추구하는 건 퀄리티거든요그거 하나만큼은 뒤처지지 않고선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지금 세계에서 팝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제가 설득력 있게 인도하고 싶어요제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곡도 대중적인 요소도 있고, 조금 더 듣기 편하실 거예요.



https://youtu.be/MxFjk4rngMw



LE: 아직 CHE의 음악을 못 들어본 유저분들께 곡 하나만 추천한다면, 어떤 곡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다 들어보라고 하고 싶지만요개인적으로 제가 다 되돌아올 겁니다를 제일 좋아하거든요제일 대중성은 없지만요그래도 있을 구성이 다 있어요힙합적인 면도 있고요제가 제이펙마피아(JPEGMAFIA)나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하는데요한국에서 그들처럼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LE: 본인 외에도 또 많은 리스너가 들어줬으면 하는 아티스트를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일단은 제인그 형이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거든요스포하면 안 되나그런데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데한국에 안 나올 앨범이거든요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그리고 같은 팀의 이아일 형그 형도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스포는 안 할게요. (전원 웃음그 형 앨범도 미쳤습니다생각보다 너무 좋은 앨범이니까요기대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두 형은 진짜 음악 천재라서 많이 배우거든요그리고 우울한 날(Oowl Hannal)이라고 저랑 친한 형도 추천하고 싶어요.



https://youtu.be/ZM3MDYzoN9E



LE: 언젠가는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 한 명을 꼽자면요?


저는 일단 딘(DEAN) 씨가 있고요물론서태지 씨도 있지만말이 안 되잖아요소원은 그렇지만요딘 씨나 박재범 씨그루비룸(Groovyroom) 분들에게도 비트를 받아보고 싶고요나중에 같이 작업을 할 수 있게끔 저도 실력을 많이 올리고 싶어요.






LE: 올해, 혹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저는 대중한테 어렵지 않게 저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다음 나올 제 작업물에 대해서 살짝 스포를 하자면 기타 사운드가 살짝 들어가거든요그런 만큼 이전과는 다른 작업물을 들려드릴 자신이 있어요스케치 단계지만 곧 싱글을 발매할 예정이고솔로 곡이랑 피처링 곡을 발매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지금 회사랑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다음 계획을 짜고 있어요.






LE: 마지막으로, 힙합엘이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할게요.


저에게 관심을 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요채라는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을 가져올지 기대해주시면 그거에 맞게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LE: 앞으로 더욱 멋진 행보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INS, snob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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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1 2.6 17:36

    Unhyped 요즘 많이 나와서 좋네요

    유튜브로 따로 진행되는 unhyped by jinjin까지

  • 2.6 22:06

    소금 드레스 노래에 부른게 첫 보컬이라는게 꽤나 놀랍네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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