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 (본론 내용을 확인 하시려면 밑으로 가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한국 힙합을 좋아하는 01년생 남자입니다! 이제 곧 연말이고, 2025년도 끝이 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힙합 플레이야에서 라이브도 많이 하고, 『K-FLIP +』이나 『YAHO』 같은 명반도 많이 나오고 있고,
또 'Molly Yam'이나 '에피', 'GGM', '포티몽키', '김감전' 등 신예 래퍼들도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힙합 침체기를 극복하는 느낌의 새로운 한 해 였던 것 같습니다!
올해가 2025년이기도 하고, 원래 음악에 역대 순위를 매길 때에는 5년 단위로 매기는 게 편하잖아요? 또, 2020년은 제가 20살이 되던 해라서, 성인으로서 음악을 자유롭게 듣기 시작하던 때라서, 20년대의 힙합 앨범을 정리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써봤습니다! 동의하시는 앨범도 있고, 조금 의외라고 생각한 앨범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저는 음악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힙합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함께 2020년대를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어주시고,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 남겨 주세요!
추가로, 앨범 순서는 순위를 의미하는 게 아닌, 발매일 순이라는 점 알려드립니다!
<본론>
1. JJK -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 (발매: 2020.03.12)

https://youtu.be/IVlo-w0JsLc?si=NVZ31x9NaYBIW4IR
어쩌면, 첫 앨범부터 의아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0년은 개인적으로 좋은 앨범이 많이 나왔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 앨범과 함께 고민한 앨범이 '2021 KHA(한국 힙합 어워즈)'를 수상한 빌스택스의 <Detox> 였는데요! 그럼에도, 제 개인적인 사운드적 취향이 JJK의 이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와 가까워서 이 앨범을 선정해봤습니다!
가사적으로도, 가족과 일상, 서울에서의 삶에 대한 부담 등이 잘 녹아 있어 훌륭한 앨범입니다. 특히 「360도」나 ADV, 프리스타일 랩 등을 통해, 랩 실력으로도 상당히 인정 받는 베테랑 래퍼였던 JJK지만, 그동안은 가사를 잘쓰는 이른바 '리릭시스트(lyricist)' 라고는 평을 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JJK는 일상과 가족에 대한 가사를 너무나 잘 녹여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제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은, 사운드의 일관성입니다! 앨범 처음부터 후반까지 이어지는 사운드의 유기적인 연결이 단연 돋보이는 앨범이어서, 가볍게 듣기에도 너무나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2. 비프리(B-FREE) - 『FREE THE BEAST』 (발매: 2020.11.15)

https://youtu.be/E4yd4Q5J408?si=zUQFpzGvonKCHj4W
한국에서 가장 랩을 잘한 뿐더러 음악마저 최고로 잘하는 래퍼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바로 '비프리'입니다. 작년에 발매하여
'2025 KHA(한국힙합어워즈)' 올해의 힙합 앨범상과 '2025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힙합 앨범'을 동시에 수상한 명반인 『Free Hukky Shibaseki& the God Sun Symphony Group : Odyssey.1』 역시, 2020년을 수놓는 명반이지만, 『FREE THE BEAST』를 먼저 들으신 분들이라면, 오히려 심심하다는 생각이 드실 것도 같습니다. (프더비가 못 받은 상을 받은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기도..) 사실, 부끄럽지만 저 역시 『FREE THE BEAST』를 올해 들어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에 들었을 때, 앨범 사운드와 컨셉이 가히 충격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둡고, 폭력적인 '멤피스 랩'이라는 장르를 사운드와 프로덕션을 통해 한국적으로 완전히 구현해낸 점은 정말 충격입니다. 특히 샘플링으로 활용한 사운드도, 과거 60년대 한국 고전 영화에 사운드를 활용한 점, 그리고 전 트랙을 비프리가 직접 비트를 만들고, 이때 당시 16살이던 권기백 두 사람이서만 이러한 앨범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는 점 등등 자세히 살펴보면 살필수록 충격적인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앨범에 대한 한 줄 평은, 예전에 'sAewoo'님이 리액션 한 영상에 달려 있는 댓글이 가장 잘 표현하신 것 같아 그것으로 대체하겠습니다.
https://youtu.be/ox9DuPXY3g0?si=-Ay00jMv0fFf1ea_
@sra7989
"남부힙합을 상징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그건 과시, 허세, 자랑이고, 멤피스 랩은 그 중에서도 폐허를 과시하는 경향성이 강함. 마치 흉가 앞에서 중고따리 고프로 들고 개깝치는 비제이들마냥, 박살난 치안과 삭막한 도심환경으로 무장한 멤피스라는 동네를 최대한 섬뜩하고 조잡하고 허황된 어휘들로 수식해나가는거. 그게 본토의 멤피스 랩 음악인거임. 근데 프더비는 얘네하고 좀 다른게, 폐허를 과시하기만 하는게 아니라 그 폐허 속에서 기어코 희망을 길어올릴려고 하는 순수한 이상주의적 태도 같은게 있음. 흉가 비제이가 아니라 약간 무당같은거지, 방울 ㅈㄴ 흔들면서 시리어스하게 귀신이 어쩌고 음양이 어쩌고 지만 아는 얘기 처하는거임 ㅇㅇ 근데 다시 들어도 이게 진짜 신의 한 수 라는 생각이 듦. 멤피스 랩 유명한 앨범 뭐 미스틱 스타일즈 같은거 듣고 있으면 뭔가, 진짜 뭔가 약간 2퍼센트 부족한 느낌이 드는데, 그 2퍼센트를 채워주는 마지막 키워드는 더욱 음산한 폐허, 더욱 날선 어휘 따위가 아니라 뜬금없게도 다소 설익은 희망과 급작스러운 낙관이었던거임"
3. 로스(Los) - 『SKANDALOUZ』 (발매: 2021.10.17)

https://youtu.be/zcsx43n0ruk?si=l4rnqdx1y5E_Ajmd
이 앨범 역시, 의외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2021년에는 정말 수많은 명반들이 나온 해였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최엘비의 『독립음악』, KHA를 수상한 창모의 『UNDERGROUND ROCKSTAR』, 센세이션했던 언오피셜보이, HAIFHAIF의 『그물, 덫, 발사대기, 포획』까지 스토리와 사운드 면에서 다채롭고 매력적인 앨범이 가득한 해가 2021년이었는데요, 저는 이중에서 로스의 『SKANDALOUZ』가 정말 고평가 받아야할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등장한 『FREE THE BEAST』가 미국 남부식 '멤피스 힙합'의 한국화를 보여준다면, 저는 로스의 『SKANDALOUZ』는 미국 서부식의 '갱스터 힙합'의 한국화를 가장 잘 보여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쇼미더머니 등의 방송 출현을 통해, 갱스터 이미지를 많이 보여준 로스였는데, 이러한 웨스트 코스트의 사운드와 자신의 스토리 라인을 더하여 완성한 『SKANDALOUZ』는 한국에서 로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당시, 쇼미더머니의 영향으로 로스라는 래퍼를 저평가하고 있었다가, 『SKANDALOUZ』를 듣고 너무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2020년대, 그리고 한국 힙합에서 꼭 기억되어야 할 앨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4. 씨잼(C JAMM) - 『걘』 (발매: 2022.03.03)

https://youtu.be/4SuU_4EtDDo?si=h4C6BvzqXHjcw0hU
아마 작년부터 였을까요. '누에킁(『누명』, 『The Anecdote』, 『킁』)' 이 세 앨범 중 무엇이 가장 명반인지를 두고 힙합 커뮤니티에서 열띤 논쟁이 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 정도로, 한국 힙합에 한 획을 긋는 명반을 냈던 씨잼인데, 저는 『걘』이 『킁』에 비해 너무 주목을 못받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킁』부터 시작하여 『걘』까지 모든 비트 메이킹과 프로듀싱을 담당한 '제이 키드먼(JAYKIDMAN)'에 놀라운 프로덕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인데요. 피처링 한 명 없이, 씨잼 혼자서 이 앨범의 사운드와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이 정말 굉장합니다. 사운드로만 봤을 때는, 『킁』은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걘』의 사운드가 주는 청각적 쾌감과 씨잼이 만들어낸 랩 디자인은 "이제 어떤 경지에 이르렀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제가 "사운드만 보면 『걘』이 『킁』 완전 압살이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킁』이 더 땡길 때가 있습니다. 이건 아마 『킁』에 담겨있는 스토리 라인에 힘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걘』과 『킁』 중 어떤 앨범을 더 좋아하시나요?
5. 식케이(Sik-K), 릴 모쉬핏(Lil Moshpit) - 『K-FLIP+』 (발매: 2025.03.17)

https://youtu.be/7mjg-7ibaQA?si=02JrFJ16-3cprWJE
지금 쯤이면, 많은 분들이 이 앨범을 지겹도록 많이 들어서 "흠, 그정돈가..." 싶어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 이 앨범을 거의 끼고 살다 싶이 했거든요...

TMI이긴 하지만,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앨범 2위이고 (1위는 개인 취향이라...)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노래가 「LOV3」이었거든요!
릴 모쉬핏에 프로덕션 능력은, 이미 2023 KHA(한국 힙합 어워즈)를 수상하기도한 명반 『AAA』를 통해 증명되기도 하였고,
식케이 역시 또 하나의 명반인 『HEADLINER (Deluxe)』 를 통해서, 본인의 달라진 위상과 음악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위대한 래퍼로 발돋움 하였는지는, 스윙스와의 앨범 반응 차이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현재 그의 레이블 KC의 행보를 보자면, 누가 뭐라해도 현 시점 한국 힙합 단연 TOP은 식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앨범적으로 『K-FLIP +』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릴 모쉬핏이 샘플링으로 사용한 음악이 한국 음악에서 차용하여, 앨범에 전체적인 사운드를 구성했다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등장하자마자, 한국 힙합 리스너 모두에게 찬사를 받았던 「PUBLIC ENEMY」도 한국의 락 밴드 칵스의 「zeitgeist」의 일렉 루프를 사용한 지점도 너무나 탁월했고, 페노메코가 미친 랩을 선보인 「NEW ANTHEM」에서 한국 힙합 OG인 타블로와 버벌진트의 벌스를 가져온 것도 너무나 휼륭한 선택이었습니다. 여기다가 단연코 올해 최고의 트랙이라고 생각되는 「LOV3」 역시, 에픽하이의 「Love Love Love」의 너무나 훌륭한 현대적 변용이라는 점에서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앨범은 장담컨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힙합 최고 앨범 중 하나로 두고두고 회자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크 올만에 로스 들어야겠다 저거 초반부 ㅈ되는데
캬 초반 트랙들은 진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것 같아요!
걘추
감사합니다!
사실 전설을 넣기위한 빌드업
ㅋㅋㅋㅋ 위에는 없지만 최성에 convalescent#1도 좋은 앨범이라서, 고민하다가 못 넣었네요..
본문의 걘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게 버벌진트의 굿다이영, 이센스의 이방인인데요
세 앨범 모두 누에킁이라는 역사에 남을 앨범을 드랍한 뒤 그 후속작으로 낸 앨범들인데, 그런 만큼 명반을 만들어 낸 직후 아티스트의 감각이 최대치로 올라와있는데다 전작에서 보완할 점들도 다 챙기면서 몇몇 부분에선 누에킁보다 뛰어난 점들도 있는 앨범들인데, 하필 전작이 너무 위대해서 실제 퀄리티에 비해 비교적 평가절하되는 게 묘하게 비슷한 결로 씁쓸한 앨범들이라고 느껴요
굿다이영, 이방인 모두 발매 직후엔 어 누명, 에넥도트보다 듣기 좋은데? 라는 의견도 적잖이 있었었고요. 걘에 대해 그런 말 나오는 건 현재진행형이고
의미없는 가정이긴 하지만, 타 아티스트가 동일한 퀄리티로 굿방걘 냈으면 아마 명반이니 aoty니 하며 쭉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에요
저도 너무나 동의하는 의견입니다. 작성자님 댓글의 내용을 보니, 과거 빌스택스, 버벌진트, 딥플로우가 엘이맥에서 인터뷰한 영상이 떠오르네요.
'명반은 음악 자체가 좋은 것을 너머, 당시의 사회의 분위기, 흐름과도 연결되어야 한다.' 라고 해당 영상에서 버벌진트와 딥플로우가 명반을 정의한 바가 생각납니다. 어쩌면 작성자님이 언급해주신 앨범들이, 명반이라 불리는 전작에 앨범보다 어쩌면 사운드적으로 더 뛰어난 앨범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앨범이 나왔을 때의 반응과 파급력 등 어쩌면 앨범 외부적 요인이 그 앨범을 한국 힙합에서 손꼽히는 명반으로 만든 것 일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의견 너무 감사합니다!
아주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저도 그걸 댓글에 같이 쓰려다 말았는데, 결국 누에킁은 단순 앨범퀄리티만이 아닌 그 앨범의 파급력, 이후 씬에 끼친 영향력이 너무나 거대해서 국힙 3대 명반으로 늘 거론되는 거지요. 또 그 이면으로 누에킁이 현재 관점에선 사운드나 랩디자인 등에서 조악한 부분들이 있으니까 누명 별론데요? 킁이 왜 여기 끼나요? 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게 나오는 걸테고요
뭐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건 굿방걘이 하필 저 위대한 작품들 후속작이라 정말 뛰어난 앨범임에도 그 뛰어난 만큼의 평가는 못받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 정도에요
개인적으로는 이방인>에넥도트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저도 사운드나 취향 쪽으로는 이방인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앨범에 메시지를 고려한다면, 에넥도트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고... 어려운 지점이지요
와 첫번째부터 인정이다
제제케 고결한 충돌도 명반
캬 고민을 많이 하고 골랐는데, 동감하는 의견이 있으니 너무 기쁘네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제제케가 많이 언급은 안되지만 국힙에 기여한 정도나 디스코그래피가 GOAT라인업에 껴도 크게 이상하진 않을 정도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비공식적 기록 3을 들어버려
다 모르겠고 프로미스나인 개추
장난이고 글도 너무 잘 읽었습니다!스크랩까지햇어요
아유 너무 감사합니다! 프로미스나인 앨범도 작년 앨범 중 너무 좋았던 앨범이라서 이렇게 주목 받으니 좋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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