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에 대한 내 의견과 해석을
냈다 거뒀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거든?
나도 이게 첫인상에, 폭로성 앨범인줄 알았어
그런데 조금 1차원적으로 생각했던것 같기도해 지금은.
커뮤니티의 다른 의견들을 좀 참고해보면서
퍼즐을 좀 맞춰보는데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주장은
자전적인 얘기다 라는거.
앨범에 나오는 그 모든 지목된 인물들
(디스 대상들, 여자) 모두가 사실은 허승, 저스디스 등
본인의 페르소나들이고 그걸 은유해서 썼다는거.
그동안의 저스디스의 앨범적 행보라든지
여러가지를 보면 충분히 자기 얘기일수 있을것 같다.
물론 자기 얘기에 스닉디스를 섞어서 쓴것 같다는 의견도 꽤 있던데 그게 맞다면 난 솔직히 잘 모르겠어.
만약 이 앨범의 의의가 폭로성 행위예술이 아닌
그저 은유를 통한 자아통합 과정의 묘사를 담은거라면
솔직히 얘기해서,
앨범으로써의 대중성과 (사운드적 대중성 말고)
전반적인 퀄리티로써의 설득력을 따져봤을때
조금 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왜냐하면, 롤아웃 과정에서 얘기한것들이 있잖아.
물론 본인 딴에는 자기만족 정도가 크니 그럴순 있는데
솔직히 좀 떠벌린 내용들에 비해선,
그 퀄리티가 무책임한것 같기도 해.
뭐랄까, 이런 희귀한 즐길거리들이 담겨져 있으니
“그런것만 집중해서 보고, 다른건 좀 감당해” 느낌이야.
물론 좋아.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스타일의 곡들도 몇개 있어.
예를 들어 몇몇 스토리텔링 랩들은 (특히 사랑 은유)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로 감각적이고 스무스해 그 기법이.
그런데 이걸 명반이냐 아니냐를 놓고 따져봤을때는,
그 예술적 깊이감이나 엔지니어링 완성도는 높은 수준일지언정
그걸 얼마나 설득력있게 대중들한테 전달했느냐가
솔직히 잘 못해낸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명반으로 섣불리 평가하기 정말 애매한 음반인거 같아.
뭐 본인 말로는 곱씹을수록 명반이다 얘기는 하는데
그건 진짜로 두고 볼 일이지,
이미 나온 퀄리티를 놓고 따져 봤을때는,
딱히 확신할순 없는 부분 같아.
일단 작사법이 존나 불친절해.
지나치게 개인적인 방식으로 풀어냈거든.
물론 그러한 작사법이 가지는 장점이라면,
그걸 어떻게든 리스너가 다 이해하려 노력에 성공했을때
더 디테일한 전율을 느끼게끔 할수 있다는 점이겠지만
사실 그건 정말 자기팬들 한정이겠단 생각이 들거든.
개인적인 작사법 자체가 입체감을 더 살려주지만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순간
그 입체감을 느낄 기회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거니까.
그래서 곡 하나 하나로 보면 사운드든 가사적으로든
대중성이 어느정도 깃들어 있는 것 같지만
이걸 하나의 유기적인 앨범으로써
관통하는 서사에 초점을 두고 바라본다면
솔직히 대중성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면 명반으로 공공연히 인정 받기는 어려운거 같아.
오히려, 2mh41k가 곡이 아닌 앨범 단위 관점으로 보면
훨씬 더 친절하고 대중적인 앨범인거 같아.
근데 사실 모든 음반이
대중들한테 명반으로 인정 받을 필요는 없잖아.
소수라도, 그것을 이해한 사람들에게 전율을 넘겨줄수 있다면
나는 그거대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취향 맞는 개인이 그냥 잘 소비하면 되는거야.
그리고 아티스트 본인이 만족하면 되는거고.
그래서 나는 이 앨범이 가지는 가장 큰 의의는
아티스트 개인의 자아실현이였다고 생각해.
널부러진 자아들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점점 그 답을 찾아가게 된 것이고
사람들 평이 어찌 되든
일단 본인 속은 상당히 후련하신거지.
동시에 아티스트로써의 정체성도
이 앨범을 기점으로 확립 됐다고 느끼는듯 하고.
물론 앨범 평을 이렇게 그냥 퉁치고 끝내고 싶진 않아.
내가 그정도로 신중하지 못한 사람은 아니라.
듣다보면 허승 말대로 더 좋아질수도 있는거고.
내가 새로 발견하는 부분에서 뭔갈 더 느낀다든지,
생각이나 평가가 달라질지도 사실 모르는거지.
그치만 그럼에도 솔직히 롤아웃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우리에게 가지게 만든 기대만큼은
내 기준에선 그다지 설득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그치만 또 확실히 재미있는 앨범이다.
왜냐하면 또 요즘 이런 식의 앨범을 찾기도 힘들잖아?
정말 많은 고민과 공을 들여야 진행 가능한 프로젝트고.
암튼 그래서 나도 당분간은 더 소비해볼 예정이지만
솔직히 트랙 단위로 몇곡 뽑아서
듣고 있을것 같긴해 아쉽게도.
허승한텐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한테도 그다지 그런 곱씹음을 이끌어낼만한
어떤 끌림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어 첫인상에.
서사적 친절함이나 곡으로써의 임팩트가 가미 되었다면 결과가 조금 달라졌을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사람들이 허승의 의도만큼
이 앨범을 잘 못느끼는데에 대한
좀 핵심이 되는 포인트 같은데,
허승 작사법 자체가
표현의 신박함,
화려한 플로우와 서사 간 최소한의 유기성,
감정이 빡 꽂히는 펀치라인
등으로 임팩트를 주기는 참 좋은데
동시에 이런 스타일의 단점이
정신 없이 휘몰아쳐서 몰입하기 어렵다
그니까 한마디로 좀 지저분 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이렇게 좀 ’개인적인‘ 작사법 까지
고집하게 되면
몰입도 측면에선 난이도가 매우 상승하게 되는거니까.
개인적인 것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 되는 내용이거나,
마치 연기하듯 내가 그 상황에 이입 할 수 있어야
온전히 몰입이 되는데
그걸 잘 이끌어내지는 못한것 같고.
거기에 더해, 애초부터 정신 없는 스타일이다 보니
듣고자 하는 동기부여로부터 조금 더 멀어지는거지.
그래서 결론은,
일단 머리 아프다.
참 재미 있는 앨범이다.
명반까지는 난 잘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명반일지도.
몇곡은 이지리스닝 느낌으로 소비하기 아주 좋다.
그러다 또 앨범 단위로 다시 듣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걸 확신하기는 또 여러모로 애매한거같고
나만 이렇게 느끼는건 아닌거 같다.
확실하게 얘기할수 있는건
창작자 입장이라면, 배울점도 존재한다.
스토리텔링을 스무스하게 풀어내는 기법이라든지.
끝




개인적인 작사법이란 말 정말 공감되네요 개추드립니다
모두에게 명반이 되지는 못할 앨범 같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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