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우리는 하나의 작업물로써 앨범을 평가하는 거니까요. 앨범에서 느껴지는 의도가 중요하겠죠, 그 무드와 아티스트의 멋, 패션, 톤, 앨범 아트, 브랜드까지 합쳐진 그 하나의 이미지요.
노비츠키가 그렇게 고평가를 받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기억하던 청춘의 상징 빈지노가 이제 30대 후반이 되었고, 머리도 길렀고, 결혼할 여자친구도 생겼으니 음악도 변해야겠지요. 노비츠키를 그렇게 고평가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노비츠키의 무드와 앨범의 컬러가 어떤 느낌인지는 명확하게 감이 올겁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수작이라고 평가받는 앨범이 그래요. 가장 최근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K-FILP이나, 허키시바세키 비프리 합작 앨범도 그렇고, 심지어는 디젤의 신보 L7E3을 봐도 이 앨범이 뭐하는, 또 뭘 하려는 앨범인지, 음악적 색깔이 어떤지는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아이돌 앨범들도 마찬가지죠. 장르를 정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꼭 아니더라도, 요즘 아이돌 앨범들도 하나의 음악적 개성과 색깔을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지디 신보는 뭔지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음악적 색깔은 뭘까요? 저는 결론을 못 내리겠습니다. 어떤 음악적 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혼란이 큽니다. '위버멘시'라는 키워드는 이 앨범에서 중요해보입니다. 선공개곡도 POWER였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POWER 한 트랙을 제외하고는 위버멘시라는 그 주제가 활용되는 걸 볼 수가 없습니다. 이 앨범의 주제는 도데체 뭘까요?
앨범의 구성도 들쑥 날쑥입니다. 선공개곡 2개를 초반에 연달아 배치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인트로나 스킷을 만들거나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앨범 단위의 감상을 고려한다면 처음 재생부터 익숙한 사운드를 계속 듣고 있도록 내버려둔게 이해가 안 갑니다. 또 한 앨범 안에서 정말 다양한 음악 장르들이 난무하는데, 이걸 잡아줄 하나의 방향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앨범의 모든 걸 잡아줄 정도로 플레이어로써의 지디가 아주 탁월했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평이하거나 그보다 못했다고 생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지만, 3번 트랙에서 앤더슨 팩이 나왔을 때 솔직히 너무 비교되서 안타까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소위 대중성을 위해 노리고 만든 트랙들이 많이 보이고, 그것들이 앨범 안에서 잘 녹아들어가 있지도 않은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여러개의 지디 싱글 모음집 같아요. 어떤 곡들이 좋았다면 그런건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게 좋은 하나의 작품으로써의 앨범이라고는 보기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쌉ㅇㅈ하는 후기입니다
지디가 대체 뭘 하고 싶은지 앨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않음 그냥 구색 갖추기용 트랙들로만 채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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