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officialboyy - drugonline
누가 언오피셜보이의 심기를 건드린 것일까? 나타나면 조심해야 될 래퍼 1순위, 하지만 그저 그런 트랩충 중 한명이라는 수식어를 가졌던 언오피셜보이. 이수린은 그런 호칭이 싫었는지 익스페리멘탈이라는 칼을 제대로 갈아 복귀했다.
울려퍼지는 에코와 전자음을 필두로 비디오 게임에서나 나올거 같은 멜로디컬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i'm so bad, 불길한 분위기를 극대화시킨 insane과 어금니, 헤롱헤롱한 사운드스케이프를 내세운 feel과 비보호 좌회전 등 앨범은 극한의 실험으로 꽉차있다. 그러는 가운데 묵직한 베이스와 거친 질감의 드럼은 괴팍한 일렉트로닉 비트가 마음껏 날뛸 수 있도록 앨범의 무게를 꽉 잡아준다. 불안함 속에서 피어난 꽃이 어찌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
국내에 컨셔스 트랩이 얼마나 될까. 겉만 보면 가사는 그저 유치할 것 같지만, 의외로 앨범 속에는 상당히 깊이있는 가사가 자리잡고 있다. 흑인 음악에 대한 이수린의 진지한 태도가 돋보이는 70's rockstar부터 죽음을 연상시키는 의미심장한 가사의 꽃까지. 당시 이수린은 상당히 피폐한 삶을 보내고 있었다 하는데, 자신의 삶을 앨범 속에 그대로 녹여낸게 아닐까 싶다.
구린 음질과 조잡해보이는 일렉트로닉 비트, 실험적인 전자음 차용, 싸이키한 앰비언스까지. 본작은 drugonline이라는 앨범의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온갖 환각적인 요소들이 즐비해있다. 어지럽고 불쾌한 싸구려 마약. 이 앨범을 통칭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
제가 힙합을 입문할 때 정말 즐겨 들었던 drugonline입니다. 현재도 저한테는 ㅠㅠ와 함께 두 장밖에 없는 국힙 5점 앨범 중 하나이죠. 저에게 국힙 3황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누에킁이 아닌 드독ㅠ or 드랭ㅠ.
진짜 말그대로 어지러워지는 앨범
켄드릭 ㄹㅇㅋㅋ콘
깔끔정갈한 리뷰네요
저도 트랩명반 꼽을 때 꼭 언급되어야 하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달기